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10. 26. 선고 2016구합6764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가전제품 등의 설치, 수리 및 용역제공업 등을 목적으로 1987. 6. 3. 설립되어 현재 전국 약 440개의 영업지점을 두고 약 4,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가전제품의 도·소매업 및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4. 12. 19. 주식회사 대우전자에 입사하여 위 대우전자가 참가인에게 영업양도된 이후 2013. 6. 1.부터 참가인의 B 영업지점(이하 '이 사건 지점'이라 한다)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나.

참가인은 2015. 9. 10. 원고에 대하여 보직해임 및 대기발령을 하고, 2015. 9. 1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여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위 징계해고에 불복하여 2015. 9. 23. 참가인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의 재심인사위원회는 2015. 10. 6. 원고에 대하여 마찬가지로 해고를 의결하여 이를 통보하였다.

라.

원고는 2015. 12. 2.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 26. 직장 내 성희롱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가 정당함을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결정에 불복하여 2016. 3. 4. 피고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6. 5. 18.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2, 3호증, 을나 제3,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해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위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로 기재된 각 비위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제3징계사유의 경우 그러한 질문을 한 상대방은 남자직원으로서 당시 동석한 여자 직원은 그로 인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였을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금지하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

2)

위와 같은 사정에 더하여 그동안 원고가 20년 동안 회사에 헌신하여 오면서 수차례 포상을 받은 점, 그 밖의 다른 징계전력이 없는 점, 직원들의 존경을 받아온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해고는 비례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양정이 지나치게 과다하다.

나.

관계 법령 등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의 협력사 소속 직원으로 이 사건 지점에서 휴대폰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H(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2015. 9. 4. 참가인 운영의 신문고에 '원고로부터 2015. 6. 30. 회식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하는 등 수차례 성희롱을 당하였다'라는 고충민원을 제기하였다.

2)

참가인의 조직문화팀 소속 직원 2명이 2015. 9. 8.부터 같은 달 9.까지 이 사건 지점을 방문하여 위 지점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위 민원내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총 8명의 직원들이 '원고가 6월 30일경 회식자리에서 피해자의 속옷을 당기며 "옷이 왜 그러냐?"라고 말한 뒤 피해자의 팔뚝을 만지며 "살결이 부드럽네"라고 말한 것을 피해자로부터 들었다', '회식자리에서 피해자의 팬티 끈을 잡아당기면서 농담하는 것을 보았다', '회식자리에서 피해자를 불러 피해자의 무릎을 만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3월경 울고 있는 피해자에게 물었더니 원고가 재킷 옷매무새를 만져주면서 가슴을 만졌고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원고가 평소 여직원과 스킨십이 잦았다(허벅지 만지기, 배 찌르거나 주물거리기, 어깨 쓰다듬기, 냄새 맡기 등)', '항상 음담패설을 즐겨한다', '어린 여직원들에게 "넌 첫 경험이 언제니?", "모텔은 언제 처음 가봤니?", "남자랑 여자랑 하면 누가 더 좋을까?", "가슴 사이즈가 얼마냐?"란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하반기 판촉을 마치고 매장으로 복귀하는 도중차 안에서 본인 및 피해자에게 "너는 첫 경험이 언제니?"라고 물었다'는 등 원고가 평소 피해자를 포함한 여자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성적인 언행을 해온 것을 목격하였거나 전해 들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측에 제출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6월 말경 회식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옷이 예쁘다고 하면서 옷을 만진 적이 있고, 직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야한 이야기를 함께 한 적이 있으며, 휴게실에서 저녁 간식 먹으면서 여러 직원들 어깨를 만진 적이 있고, 월별 회식자리에서 건배하면서 피해자에게 술을 따르라고 하고 다리를 간지럽힌 적이 있으며, 매장 입구에서 피해자 옷의 단추를 채워주면서 복장 단정히 하라고 한 적이 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측에 제출하였다.

4)

원고는 2015. 9. 10. 이 사건 지점 소속 직원들에게 원고 본인이 피해자를 성희롱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발송하였고 같은 달 22.경부터 23.경까지 일부 직원들로부터 위와 같이 원고가 요구한 취지에 따라 원고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작성된 진술서를 교부받아 이를 참가인 측에 제출하였다.

5)

원고는 아래와 같이 제1, 2, 4징계사유로 기재된 각 비위행위 등을 범죄사실로 하여 강제추행죄로 기소되었고,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2017. 2. 14. 원고에 대하여 위 범죄사실이 모두 인정됨을 이유로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으며(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6고단743),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춘천지방법원은 2017. 12. 6.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춘천지방법원 2917노240), 이에 대하여 원고가 제기한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도21467, 이하 위 확정된 판결을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1, 4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2, 4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행정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병합)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로 기재된 비위행위를 모두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의 상벌규정 제4조 제3항에서 정하는 '제 규정에 위반하여 직원 본분에 배치되었을 때'(제1호) 또는 '직원의 신분을 망각하고 회사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시켰을 때'(제4호)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제1, 2, 4징계사유 해당 행위에 관하여 원고에게 강제추행죄를 인정한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되었고, 그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②

제1 내지 5징계사유에 관한 지점 소속 직원들의 진술이 모두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우며 그 대부분의 내용이 서로 일치하고 있어 신빙성이 넉넉히 인정된다.

③

원고 역시 참가인측에 제출한 확인서에서, 원고 본인이 피해자의 옷을 만지고 (피해자와) 함께 야한 이야기를 하였으며 피해자의 다리를 간질이고 피해자 옷의 단추를 채워준 적이 있다는 등의 사실을 밝힘으로써 제1 내지 5징계사유로 기재된 비위행위 중 일부의 행위를 실제로 하였음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④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지점 소속 직원들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의 내용 및 그 후 실제로 원고에 의하여 참가인측에 제출된 일부 직원들 작성의 진술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확인서 제출 후 위와 같이 일부 인정하였던 비위행위 사실마저 모두 부인하면서 직원들에게 실제 사실과는 다른 내용으로 원고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별도로 부탁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곧 직원들로 하여금 실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도록 요구한 것에 해당한다.

2)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주장의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징계해고가 원고의 비위행위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것으로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①

원고는 지점장으로서 다른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사내 기강을 확립하여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를 이용하여 협력사 직원인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고 신입 여직원에게 성적 언동을 하는 등 참가인의 내부 기강을 크게 훼손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상당히 무겁다.

②

그럼에도 원고는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원고 본인이 그와 같은 비위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피해자가 원고를 모함하였다는 취지의 허위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고 보이고, 특히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로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확정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해고하기에 충분한 정도로 판단된다.

③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의 정도는 그 내용과 횟수, 지속기간 등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의 상벌규정 제4조 제4항 별표 징계양정 기준에서 '성희롱'에 대하여 위와 같이 가장 높은 정도의 비위도 및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고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징계해고는 위 징계양정 기준에도 부합한다.

3)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이현정 강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