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보조참가인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고, 보조참가인은 고용정책기본법 제18조의2에 따라 직업 관련 자료 · 정보의 전시와 제공 등의 사업을 위하여 한국고용정보원 산하에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와 보조참가인이 2013. 11. 8. 체결한 단체협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갑 제2호증(단체협약서) 참조].
원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4항이 정하는 근로시간면제 대상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연간 700시간의 한도로 보조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대상자를 지정 · 통보할 수 있다(제11조 제1항, 제2항).
보조참가인의 직원은 자유로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되 다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가 사용자로 정의하고 있는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서 '인사(급여), 노무, 회계(경리), 예산, 기획조정 업무담당자' 등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제4조). 다. 보조참가인의 근로자로서 과장 직급인 B는 2011. 11. 7. 입사한 이래 '예산수립, 결산, 중기 재정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4년 가량 담당하다 2015. 11. 1. 운영본부 전시체험운영팀 소속으로 사무분장이 변경되었다. B는 위 사무분장변경 다음날인 2015. 11. 2. 원고에 가입하였다.
보조참가인은 2016. 5.경 연도별 예 · 결산 결과와 통장 잔액이 불일치하고 그 원인을 쉽게 규명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B를 비롯한 전 · 현직 회계담당자들로 하여금 '예 · 결산 검토 분석반'을 결성하여 2016. 10. 1.부터 회계장부와 그 기초자료를 대조 · 검증하는 업무를 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B의 소속부서에서는 B의 기존 업무를 대폭 경감하였다.
한편, 원고와 보조참가인은 2016. 10.초부터 임금협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개시하였고, 원고는 B 등을 단체교섭위원으로 지정하였으나, B는 원고와 보조참가인 사이에서 2016. 10. 26. 개최된 제1차 단체교섭과 2016. 11. 16. 개최된 제2차 단체교섭에 참석하지 아니하였다.
경영기획팀 소속으로 예산수립, 결산 등 총괄업무를 담당하던 과장 C이 육아휴직을 하는 바람에 경영기획팀에 공석이 생기게 되었다.
원고는 2016. 11. 16. B를 근로시간면제대상자(면제기간 2016. 11. 21.부터 2017. 1. 31.까지)로 지정하고 이를 보조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보조참가인은 2016. 11. 17. B를 경영기획팀 소속으로 변경하고 C을 대신하여 예산수립, 결산 등 총괄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존의 '예 · 결산 검토 분석반' 업무를 겸하도록 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이라 한다), 2016. 11. 21. 원고에게 B가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인 예산 업무담당자가 되어 노동조합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였으므로 단체교섭위원을 교체하라는 취지의 '임금교섭위원 교체 요청'을 보냈다. 이로 인하여 원고의 사.항 기재 통보에도 B는 근로시간면제대상자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원고와 B는 보조참가인에 항의하였다.
B는 2016. 11. 17.부터 2016. 11. 18.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하였고,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에 승복하지 아니한 채 휴가 다음근무일인 2016. 11. 21.부터 이 사건 사무분장에서 정한 근무장소로 출근하지 아니하고 2016. 11 23. 열린 제3차 단체교섭에 참석하였다.
원고와 보조참가인은 2016. 12. 2. 개최된 제4차 단체교섭에서 임금인상률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타결하였다.
B는 2017. 2. 14. 퇴사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6부노92호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B는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6부해1599호로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위 두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뒤 2017. 1. 18. 원고와 B의 각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위 판정 중 원고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한 부분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2017부노2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이 부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2017. 4. 2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7 내지 10, 14, 15호증, 을가 제4, 6, 7, 8호증, 을나 제2, 3, 10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은 B가 근로시간면제자가 되어 노동조합 업무를 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가 정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 또는 같은 조 제4호 전단이 정한 지배 · 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판단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경우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아래와 같은 각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의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경영기획팀 소속으로 예산수립, 결산 등 총괄업무를 담당하던 과장 C이 육아휴직을 하는 바람에 경영기획팀에 공석이 생기게 된 사실, B는 2011. 11. 7. 입사한 이래 예산 관련 업무를 4년 가량 담당하여 해당 업무에 관한 경력이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는 휴직을 하게 된 C의 후임으로 적합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보조참가인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이후에도 B로 하여금 종전과 같이 '예 · 결산 검토 분석반' 업무에 전념하라고 하는 등 B의 업무 내용에 변경된 것이 없고, 경영기획팀 소속 대리 D이 C의 업무를 대신하기에 충분하므로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은 업무상의 필요성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먼저 피고가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에도 B에게 종전과 같이 '예 · 결산 검토 분석반'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는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당시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괴로움을 토로하였고 원고는 B의 고충을 덜어주는 한 방편으로 B를 근로시간면제자로 지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이후에도 B로 하여금 '예 · 결산 검토 분석반' 업무에 전념하게 하였다면 B는 기존 소속 전시체험운영팀 업무에서 벗어나는 결과가 되어 B의 당시 고충이 경감되는 등 B에게 그다지 불이익한 결과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B가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에 승복하지 아니한 이유는 근로시간면제대상자로서 기존 업무를 경감받을 수 없게 됨과 아울러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으로 인한 업무부담의 증가에 있음을 알 수 있어 이 사건 사무분장이 실질적인 업무의 변화 없이 단순히 B의 노동조합원 자격을 상실시키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들(특히 갑 제1호증의 7/19쪽)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종전 업무담당자인 C은 회사업무로 인한 건강악화 등으로 당분간 가정에 집중하기 위하여 육아휴직을 신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C이 담당하던 예산수립, 결산 등 총괄업무가 가지는 중요성을 더하여 보면, C은 휴직 이전에 상당한 정도의 업무량을 소화해 오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당시 C이나 B보다 직급이 아래인 대리였던 D으로 하여금 기존 업무에 공석이 생긴 상급자의 업무까지 겸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B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인지 여부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나, 한편 갑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 2016. 5. 25.부터 2016. 5. 29.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여 '내시경 갑상선 일엽절제술', '중앙림프절 절제술'을 각 시행받았고, 위 치료를 전후하여 2016. 5. 25.부터 2016. 6. 3.까지, 2016. 6. 7.부터 같은 달 10.까지 병가를 사용한 뒤 업무에 복귀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2016. 7. 1., 2016. 8. 5., 2016. 11. 4., 2016. 11. 11. 각 병가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B로서는 위 치료를 마친 뒤 얼마되지 않아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으로 업무부담이 증가되어 생활상의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B의 치료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고 치료를 마친 직후 일상업무에 복귀하였던 점,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이후에도 업무량 증가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정도가 되는 경우 보조참가인과의 협의를 통하여 업무경감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자체가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정도에 이른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
B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6호증, 을나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이 육아휴직을 신청한 때는 2016. 11. 16.인 사실, 보조참가인의 경영기획팀장은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이후인 2016. 11. 18. B에게 전화로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의 필요성 등을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보조참가인은 공석이 생긴 뒤 바로 다음날인 2016. 11. 17.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을 하는 등 B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보조참가인으로서는 당시 예산수립과 결산 업무의 수요가 많은 연말이 다가 오고 있었고, C이 육아휴직을 한 것이 회사 내에 알려지게 됨에 따라 당시 비선호 보직인 공석에 가게 될 후임자가 누구인지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는 등 폐단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신속히 후임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었던 점, B는 C이 육아휴직 신청을 한 다음날인 2016. 11. 17.과 2016. 11. 18.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보조참가인으로서는 B와 사전 협의를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보조참가인이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타 사정
이와 같이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은 그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고,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
이와 아울러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으로 불이익을 입는 측면이 있기는 하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보조참가인의 입장에서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은 급박하고 긴절한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중요업무를 맡기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B에게 불이익을 가할 의사로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으로 인하여 B가 그의 희망과는 달리 노동조합활동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는 점을 알고서 B로 하여금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 이후인 2016. 11. 23. 노동조합의 교섭위원으로 단체교섭에 참석할 수 있도록 용인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사무분장변경이 B의 조합활동을 방해하고자 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 의사로 이루어진 것이라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