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5. 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17부해235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자동차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2016. 3. 3. 피고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보조참가인에게 '공장장' 직책을 부여하였다.
보조참가인은 2016. 10. 17. 원고 소유의 자동차를 운전하여 외근 업무를 수행하던 중 교통사고를 발생시켰다.
원고의 부사장은 2016. 11. 7. 보조참가인을 사무실로 불러 면담하면서 위 사고 처리를 적정하게 하지 아니였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보조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을 종료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보조참가인이 근로계약 종료에 앞서 3개월 정도 기한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으로 근로계약의 종기에 관하여 의사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합의가 결렬되었다.
보조참가인은 다음날 출근하여 근무시간이 끝나기 전인 18:10경 일찍 퇴근하면서 원고의 부사장에게 "오늘까지만 근무할 테니 대표이사에게 잘 말해 달라."라고 말하며 업무를 인계한 뒤 업무 인수·인계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전화로 물어보라고 당부하였고, 2016. 11. 9.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보조참가인은 2016. 11. 9. 원고의 대표이사와 전화통화를 하였다. 전화통화에서 보조참가인은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자신이 부당하게 해고당하였음을 들면서 그에 대한 퇴직위로금 또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의 대표이사는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을 뿐 보조참가인을 해고한 것이 아니고 보조참가인의 근무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았으므로 퇴직위로금이나 퇴직금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보조참가인은 2016. 11. 21. 원고에게 원고가 보조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11. 30.까지 해고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6부해 1627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2. 2. 원고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채 해고하였음을 인정하여 보조참가인의 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2017부해 235호로 재심판정을 청구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5. 2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와 보조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쌍방의 합의에 의하여 해지되었으므로, 원고가 보조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법령
별지와 같다.
판단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한편, 계약의 합의해지는 계속적 채권채무관계에 있어서 당사자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이고, 이러한 합의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서로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고, 또 계약의 합의해지는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이와 같은 묵시적 합의해지는 계약에 따른 채무의 이행이 시작된 후에 당사자 쌍방의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인하여 계약을 실현하지 아니할 의사가 일치되어야만 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4130, 92다4147 판결,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7088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 있어서 그 계약의 합의해지가 있다고 하려면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중단하고 사용자가 이를 수용한다는 점에 관하여 쌍방의 의사합치가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부사장이 2016. 11. 7. 보조참가인에게 기존 사고처리의 문제점 등을 들면서 근로계약을 종료할 뜻을 밝혔으나, 근로계약 종료일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여부에 관한 교섭이 결렬된 사실, 그런데 보조참가인이 위 교섭 결렬 다음날인 2016. 11. 8. 원고의 부사장에게 "오늘까지 나올 테니, 대표이사에게 잘 말해 달라. "라고 말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로써 보조참가인은 원고의 합의해지 청약을 거절한 이후 종기를 2016. 11. 8.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새롭게 청약하였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원고가 이를 승낙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원고의 부사장은 위 청약 이전에 보조참가인과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교섭한 바 있었고 보조참가인으로부터 위 청약을 받고도 특별히 이에 반대하지 아니한 채 보조참가인으로부터 업무를 인계받고 보조참가인의 조기 퇴근을 그대로 용인한 점, ② 보조참가인이 다음날 출근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원고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 무단결근 등을 지적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보조참가인은 앞서 본 것처럼 '오늘까지 근무하겠다'라고 말하며 대표이사에게 그 뜻을 잘 전달해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을 뿐, 그러한 제의가 수용되었는지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보조참가인은 원고가 보조참가인의 뜻을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 생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보조참가인의 근로계약 합의해지 청약에 대하여 원고의 부사장으로부터 이를 전달받은 원고의 대표이사가 이를 바로 승낙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당초 원고와 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제의에 따라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관하여 교섭할 당시 보조참가인도 근로계약의 종료 자체에는 반대하지 아니한 채 다만 근로계약 종료에 다소 장기의 기한을 달라고 요구한 반면, 원고가 이에 난색을 표시함으로써 그 교섭이 결렬된 점, ② 보조참가인은 그 다음날 퇴근하면서 근로계약 종료일을 바로 그 당일로 정하여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하였는바, 이러한 청약내용은 후임 근로자를 물색할 여유가 없게 되고 업무 인수·인계도 충분히 하기 어려워 원고에게 다소 불리한 것으로서 보조참가인은 그러한 사정을 알고서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잘 전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하며 양해를 구하기도 하였던 점, ③ 보조참가인은 바로 다음날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퇴직위로금 또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의 대표이사는 이를 거절하였으나, 보조참가인은 자신이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계속 근로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지는 아니한 채 퇴직위로금 또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달라고 요구한 데에 불과하여 여전히 보조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를 계속 제공할 뜻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인 원고가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보조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보조참가인의 청약대로 2016. 11. 8. 합의 해지되었다고 할 것인바, 이와 달리 보조참가인이 그 의사에 반하여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와 보조참가인은, 보조참가인의 위 청약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아울러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보조참가인의 청약이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이 아니었을지라도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부사장이 보조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제안하였으나 보조참가인은 근로계약의 종기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기도 하였던 점, 보조참가인은 그 다음날 근로계약의 종기를 당일로 정하여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하면서 원고의 대표이사에게 잘 말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보조참가인으로서는 당시의 상황에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청약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보조참가인의 위 표시행위는 진의 (내심의 효과의사)와 일치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피고와 보조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