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3.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7부해58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상시 근로자 약 61,800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10. 10. 원고에 촉탁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아산공장 B부서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의 촉탁계약직 운영 경위 등
원고의 사업장 현황
원고는 국내에서 울산, 아산, 전주 등 3개 공장에서 총 6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Conveyor-belt) 방식의 연속 조립 공정에 따라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생산라인상에 1명이라도 결원이 발생하면 해당 생산라인 전체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원고의 촉탁계약직 운영 경위 등
사용사업주가 근로자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등의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의무를 규정한 개정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것)이 2012. 8. 2. 시행됨에 따라 원고는 2014. 8. 18. 사내 하도급업체 대표단 등과 현재 근무 중인 직접생산 하도급 인원 중 4,000명을 2015년 말경까지 특별고용하는 내용의 사내하도급 관련 합의를 하였다.
한편, 원고는 위와 같이 사내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함에 따라 교육기간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생산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촉탁계약직을 고용하기로 하였다.
원고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2012. 11. 20. 촉탁계약직 운영과 관련하여 촉탁계약직 운영사유를 '(1) 휴직, 파견, 노조 전임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인원이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2) 기술지원, 품질문제 대응, 단산과 관련한 일시적 혼류생산을 비롯한 한시적 인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사직, 전출, 생산소요 등에 대해서는 단협 44조에 의거한 채용 또는 충원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하여 한시적으로 인력을 사용할 경우. 단, 회사는 직원 정규직 충원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소화한다. (4)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경우'로 하고, 촉탁계약직 운영방안으로 회사는 촉탁계약직 운영사유를 준수하며,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합의(이하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2016. 6. 30. 현재 원고의 촉탁계약직 퇴직자 현황은 아래와 같고,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없었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의 체결 내지 종료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의 체결
원고는 2014. 4.경 홈페이지에 '현대자동차 생산부문 촉탁계약직(기간제) 사원모집' 공고를 하였는데 근무기간에 관하여는 '최초 근무기간은 1개월~6개월 내 당사 소요기간이며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참가인은 위 모집공고에 지원하여 서류전형, 면접, 인성검사 및 신체검사를 거쳐 같은 해 10. 10. 촉탁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
한편, 원고는 위와 같은 촉탁계약직 모집과는 별도로 정규직 사원을 모집하기 위한 공고를 하고 있다.
참가인은 위와 같이 2014. 10. 10. 원고에 채용된 이후 아래와 같이 12회에 걸쳐 원고와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각각의 근로계약서 중 순번 1 내지 9의 근로계약서에는 격월, 설, 추석, 하기휴가에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모든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자가 1개월간 소정의 근로일을 개근한 경우 주어지는 월차 유급휴가, 근로자가 입사일을 기준을 1년간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할 경우 주어지는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
한편,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각각의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은 없고, 참가인은 순번 11 내지 13의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 옆에 "설명들었음"이라는 란에 서명하거나 동그라미 표시를 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 채용된 기간 동안 원고의 아산공장에서 엔진소재 검사공정 C 생산직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업무는 원고가 생산하는 엔진의 엔진블럭(30~40킬로그램), 헤드(20킬로그램) 수백 개를 검사장소 등으로 옮기는 업무로서 단순 조립라인 작업과 달리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인 관계로 정규직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원고가 처음 채용된 당시 위 업무에는 촉탁계약직이 약 30~40명 근무하고 있었으나 2015년 중순부터는 15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원고의 인사담당직원인 D, E은 촉탁계약직 채용에 앞서 총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주지시키고 있고, 촉탁계약직의 근로계약서 중 근로계약기간은 구두로 알려주는 기간을 근로자가 받아 적거나 연필로 기재되어 있는 부분을 근로자가 직접 기재하는 방식으로 작성하며, 계약기간 만료 약 1~2주 전 자신들이 해당 부서담당자에게 촉탁계약직 소요 여부 및 연장 여부를 확인하여 인사팀에 연장 품의 상신을 요청하거나 한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각각 작성하였고, 참가인이 근무한 공정의 담당직원인 F는 참가인이 전임 촉탁계약직의 퇴직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입사한 것이고, 참가인이 2016. 8. 30. 다른 업체에 면접을 보기 위하여 휴가를 신청하기도 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원고의 촉탁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G, H과 촉탁계약직에서 퇴직한 I, J, K, L는 원고로부터 총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음을 사전에 고지받았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각각 작성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의 종료
원고는 2016. 9. 17. 참가인에게 같은 달 23.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됨을 문자메시지로 통보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20. 원고로부터 퇴직 안내문을 고지받고 원고에게 퇴직사유를 '계약만료로 인한 퇴직'으로 기재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6. 9. 23.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같은 해 10. 6. 참가인에게 퇴직금 등 10,127,602원을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절차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16. 10. 2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415호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2. 14. 원고와 참가인은 2014. 10. 10.부터 2016. 9. 23.까지 짧게는 22일, 길게는 6개월을 계약기간으로 하여 총 13회에 걸쳐 단기의 근로계약을 장기간에 걸쳐 반복하여 갱신하였던 점, 근로계약 기간을 수차례 1개월로 정하면서도 1개월 이상의 근로를 전제로 하는 격월간 상여금, 연차 유급휴가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었던 점,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은 근로계약기간만 다를 뿐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고 여러 차례에 걸쳐 계약체결 일자가 근로계약 개시일 이후로 되어 있는 등 근로계약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근무한 부서는 상시 주간 공정으로 정규직 근로자가 선호하지 않는 부서여서 참가인은 전체 근로계약기간 동안 다른 업무나 장소로 배치 전환된 적 없이 동일한 업무에 계속하여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참가인을 상시적이고 계속되는 업무에 사용하면서 특별한 사유 없이 필요 이상의 단기 근로계약을 수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갱신한 것으로 근로계약 상의 근로계약기간은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한 후, 참가인은 23개월 13일을 근무하는 동안 다른 업무나 장소의 변동 없이 상시적이고 계속된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상 참가인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시점 직전에 갱신을 거절하고 참가인이 담당했던 공정에 다른 촉탁계약직을 채용하여 계속 사용하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등의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1. 17.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5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3. 21. 근로계약의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 상실 여부,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로자 보호법규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초심판정과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기간의 정함은 형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설령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원고의 단체협약 및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12 내지 14, 16, 20, 21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4, 6,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기간제 사원 모집 공고를 통하여 원고에 입사한 점,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점, 원고가 영위하는 자동차 제조업은 그 특성상 한시적 인력 사용의 필요성이 있고 대규모 인력 사용으로 단기 계약의 갱신사유가 발생하는 점, 참가인이 근무한 공정은 상시 주간 공정이기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들의 선호도가 낮아 참가인을 계속적으로 고용할 수밖에 없었던 점, 참가인을 비롯한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작업을 하는 관계로 작업시간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여건으로 근로계약서가 사후적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있었던 점,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서에 상여금, 월차 유급휴가, 연차 유급휴가 규정이 있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표준근로계약서를 기초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형식에 불과한 것이라 볼 수 없다.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사용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도 최장 2년까지는 기간제 근로자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때에는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므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인정한다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과 결합하여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시키는 법률효과를 갖게 되어 사용자의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판례상 인정되어 오던 '갱신기대권'의 법리는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으므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참가인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설령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종전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자동차 생산공정의 일시적인 업무공백에 대처하기 위하여 참가인을 비롯한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채용하여 사용해 왔고 참가인이 맡은 공정에 배치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가 없어 근로계약이 여러 차례 갱신된 것에 불과한 점, 근로계약 등에 계약갱신의 의무 또는 그 요건이나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아니한 점, 원고가 채용한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고 참가인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참가인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참가인의 근로계약 중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인지 여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 그러나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위와 같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참조).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근무기간을 1~6개월 하는 촉탁계약직(기간제) 모집공고에 지원하여 원고와 명시적으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은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할 때마다 근로계약기간을 자필로 기재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특히, 참가인은 2015. 9. 24., 같은 해 12. 30. 및 2016. 7. 1.의 마지막 3차례 근로계약 체결 시에는 근로계약기간에 관하여 설명을 들었다는 공란에 서명하거나 표시를 하기도 하였다.
한편,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촉탁계약직 근로자 모집과는 별도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두고 있다.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각각의 근로계약은 그 기간의 합이 약 1년 11개월에 불과하여 장기간에 걸쳐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갱신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참가인과 근로계약의 체결을 반복한 사유가 원고가 노동조합과 합의한 촉탁계약직 운영사유에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는 측면은 있다. 그러나, 원고가 노동조합과 합의한 촉탁계약직 운영사유는 그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촉탁계약직을 채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촉탁계약직 운영사유를 정함으로써 촉탁계약직 고용을 가급적 줄이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영위하는 자동차 제조업은 일부 공정에서 필요한 인원이 부족하면 전체 공정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원고로서는 원활한 업무를 위하여 촉탁계약직 운영사유에 명백하게 부합하지 않더라도 촉탁계약직을 사용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근로계약 체결이 촉탁계약직 운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가 촉탁계약직을 사용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것과 상반되는 연, 월차 유급휴가 등에 관한 규정이 있고 참가인의 근로계약서 중 일부(순번 3, 6, 10)는 이미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작성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고는 약 61,8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어서 개별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에 일일이 부합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에 위와 같은 규정이 들어간 것은 고용노동부의 표준근로계약서를 기초로 작성된 결과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고, 참가인의 근로계약서 대부분은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작성된 것이어서 일부 근로계약서가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이 형식적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기간제법은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횟수 및 갱신사유에 관하여 별도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우선 원고는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기간제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기간제법 제4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더라도,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규정들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는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17. 10. 27. 선고 2016누73537 판결 참조).
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갱신의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아니하고, 오히려 참가인에게 적용되는 원고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되었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에서도 촉탁계약직의 근무기간이 한시적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원칙임을 서로 양해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이 입사 이후 짧게는 3주일에서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총 12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다시 체결하면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는 당초 전출, 사직, 생산소요 또는 휴직, 파견, 정직 등의 사유로 작업공정에 일시적인 업무공백이 발생한 경우에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채용하여 사용하여 왔으므로 촉탁계약직 근로자는 신규 근로자 배치, 복직 등의 사유로 당초 업무공백 사유가 해소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점, 실제로 참가인이 담당한 업무에 근무하는 촉탁계약직은 점차 그 수가 줄어들었던 점, 참가인이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한 것은 그 업무내용이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여서 정규직들이 배치 단계에서 기피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신규 또는 기존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를 대체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근로관계가 종료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참가인은 입사 후 자동차 엔진부품을 검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들 업무의 객관적인 내용 자체는 원고가 영위하는 자동차 제조업의 특성상 상시적·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한시적으로 촉탁계약직을 사용해 왔을 뿐만 아니라 업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업무 자체의 객관적 내용뿐만 아니라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한시적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원고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는 과정에서 신규 교육훈련 등으로 일시적인 공백이 생기는 경우나 휴직·정직 등으로 공백이 생기는 경우에 정규직 직원이 충원될 때까지 공백이 생긴 당해 업무에 한시적으로 인력을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
원고로서는 이러한 일시적 인력수요를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여 대처할 수도 있을 것이나, 기간제법의 입법취지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처우를 금지하고 남용을 규제하는 것과 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조화를 도모하는 데에도 있으므로, 원고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규직이 아니라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촉탁계약직을 채용하는 것이 기간제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 자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참가인 자신이 이들 업무를 2년을 초과하여서까지 계속하여 수행할 것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이 입사할 당시 원고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촉탁계약직 사원 모집공고문에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채용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여 당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보더라도 그 취지는 원고가 사정상 필요한 경우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할 뿐 원고에게 재계약의무를 부담지운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평가 제도를 실시한 바가 없고,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의 재계약은 촉탁계약직 소요 부서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서면 등으로 참가인의 총 근로계약기간이 2년 이내로 제한된다는 의사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원고는 촉탁계약직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총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사정을 고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에 따라 지금까지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점, 참가인은 마지막 근로계약 기간 중 근로계약의 종료에 대비하여 다른 업체에 취업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의 재계약 내지 연장으로 계속근로할 수 있는 기간의 최대한이 2년을 초과할 수 없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서 마지막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때에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이호동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