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1. 30. 선고 2017구합66558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4. 24. 중앙2017부해161호 부당징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생긴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상시 약 197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1997. 8. 18. 참가인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5. 12. 6. 13:50경 서울 영등포구 신길로 204에 있는 우신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참가인 소속 시내버스를 운전하여 편도 3차로 중 3차로를 따라 우신초등학교에서 대신시장 방향으로 시속 약 10km의 속도로 우회전하던 중 위 시내버스의 오른쪽 앞 범퍼 부분으로 그곳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B이 운전하는 자전거 왼쪽 부분을 들이받았다. B은 위 교통사고로 흉곽 전벽의 타박상 등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

다.

참가인이 가입한 전국버스공제조합은 B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로 입은 상해에 대한 보험금으로 1,566,600원을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검사로부터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받고, 2016. 2. 15.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5만 원의 범칙금 납부 통고를 받았다.

마.

참가인은 2016. 5. 3. 이 사건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아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다음 2016. 5. 10. 원고에게 정직 4일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바.

원고는 2016. 6. 3. '참가인에게 위 징계처분에 관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재심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으므로, 위 징계처분은 부당하다'라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참가인은 위 징계처분을 취소하면서 2016. 6. 29. 원고에게 다시 징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고, 원고는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사.

참가인 징계위원회는 2016. 9. 27.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이 취업규칙 제25조 제1호, 제55조 제2호, 제12호, 제14호, 제16호, 제22호, 제38호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의 과거 징계전력 등을 징계양정으로 참작하여 원고에게 정직 4일의 징계처분을 결정하였고, 참가인은 2016. 9. 29. 원고에게 정직 4일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

아.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참가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참가인 재심 징계위원회는 2016. 10. 13.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자.

원고는 2016. 11. 9.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 3.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차.

원고는 2017. 2.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4. 24. '참가인에 조직된 노동조합 지부의 상급단체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참가인이 포함된 사용자 단체인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30조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적용되지 않고,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며, 징계양정 또한 적정하다'라는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에 조직된 노동조합 지부의 상급단체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참가인이 포함된 사용자 단체인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2015. 6. 25.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는 "사고로 인하여 약식 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이 사건 징계처분에도 적용된다.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 사건 교통사고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따라 원고에게 징계처분을 할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징벌)을 하지 못한다.

다.

판단

1)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 적용 여부

가)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한편,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를 해석할 때에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그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하여 해석할 수 없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72249 판결 참조).

나)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가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①

참가인에 조직된 노동조합 지부의 상급단체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참가인이 포함된 사용자 단체인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2015. 6. 25.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015년도 단체협약서

제2조(효력)

본 협약은 취업규칙, 기타 회사가 정한 제 규칙, 회사와 종업원(조합원)에 있어서 모든 협정 또는 계약에 우선한다.

제4조(조합원의 범위)

①

회사는 종업원이 입사 시에 자동적으로 노동조합의 조합원임을 인정한다.

제6조(소노사협의회)

회사와 지부(노동조합) 간에는 소노사협의회를 둔다. 임금에 관한 사항은 다룰 수 없다.(단서 생략)

제30조(구상권 제한)

운전직 종업원(조합원)이 승무 중 고의가 아닌 부주의 또는 불가항력적으로 사고가 야기되었을 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사고로 인하여 약식기소된 자(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고자 제외)에 대하여는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

제48조(유효기간 등)

본 협약의 유효기간은 2015. 2. 1.부터 2017. 1. 31.까지로 한다.

②

참가인은 2013. 9.경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안양교통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와의 협의를 통해 '경미한 사고 및 안전사고로 300만 원 미만의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1일의 정직에 처하기로 하는 징계양정기준을 마련하였다. 참가인은 위 지부와, 2014. 9.경 '6개월 이내 교통사고를 2건 이상 발생시킨 경우'에는 50% 가중하여 징계하기로 합의하고, 2015. 6.경 '경미한 사고 및 안전사고로 300만 원 미만의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3일의 정직에 처하기로 합의하였다.

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적용되는데, 제30조에서 '교통사고로 약식기소된 사람 중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사람에 대하여는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교통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운전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운전직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정식 기소되지 않을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교통사고인 이상 그 사고가 근로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징계 등의 불이익한 인사조치의 사유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사유에는 개괄적으로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단체협약 제6조의 위임에 따라 이 사건 지부와 정한 '경미한 사고 및 안전사고'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이 적용된다」 라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지부와 '경미한 사고 및 안전사고'에 관하여 징계양정기준을 마련하였으나, 참가인과 이 사건 지부가 합의한 것은 교통사고가 징계사유로 인정된 이후에 징계양정 판단에 적용되는 징계양정기준에 불과할 뿐, 해당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다. 즉, 위 징계양정기준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따라 교통사고를 유발하여 정식 기소된 사람이나 정식 기소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사고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사람으로서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따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을 뿐이다.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고는 정식 기소되지 않았고 더 경미한 제재처분인 범칙금만을 부과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교통사고의 경우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가 적용되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에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

2)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 여부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 이 사건 교통사고가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을 원인으로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시내버스를 운전하여 편도 3차로 중 3차로를 따라 시속 약 10km로 서행하였던 점, B도 자전거를 운전하여 도로를 횡단하면서 도로를 지나는 차량을 살피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원고의 과실은 경과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징계사유 외 다른 징계사유 포함 여부

참가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 외에 원고의 과거 징계전력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로 삼거나 징계양정의 참작 사유로 보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교통사고만이 이 사건 징계사유이고, 원고의 과거 징계전력 등은 징계양정사유에 불과하다.

또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로 정식 기소되지 않았고, 이 사건 교통사고에는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에 따라 이 사건 교통사고를 독립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징계처분에서 원고의 과거 징계전력 등을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로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징계처분을 정당화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위 주장의 근거로 대법원 1990. 11. 23. 선고 90다카25512 판결, 1992. 2. 11. 선고 91다5976 판결을 들고 있으나, 위 사건들은 모두 교통사고 유발행위 이외에 수차례에 걸친 무단결근, 교육불참 등까지 징계사유로 삼았던 사건이므로,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부적절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소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0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타당하므로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홍승모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