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1. 17. 선고 2017구합8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250명을 고용하여 연마지포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인천과 충북 진천군에 공장(이하 인천에 위치한 공장을 '인천공장',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공장을 '진천공장'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고, 중국 등 해외에서도 법인과 공장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장에는 약 140명, 진천공장에는 약 11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보조참가인 B(이하 'B'이라 한다)은 2002. 5. 13.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인천공장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 C(이하 'C'라 한다)는 2003. 7. 2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진천공장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다.

원고에는 조합원 수 약 7명인 이 사건 노동조합과 조합원 수 약 110명인 주식회사 A 새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 B과 C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라.

원고는 2016. 6. 14.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인사발령안을 공고하였다(인사발령일 2016. 6. 27, 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마.

B과 C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함과 동시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6. 27.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8. 23. '이 사건 전보의 적정성과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고, B과 C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크며, 원고가 B 및 C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전보에 해당한다. 다만 이 사건 전보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 중 부당전보에 관한 부분만을 인용하고 나머지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인천2016부해296,297/부노 69, 70(병합)].

바.

원고는 2016. 9. 30.,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6. 10. 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6. 12. 22. 초심판정과 결론을 같이하며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중앙2016부해1080/부노194(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20, 24호증, 을가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1996년 진천공장을 설립한 이후 지속적으로 인천공장과 진천공장의 근로자들을 배치전환하고 있다.

원고는 2015. 11.경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납기를 준수하기 위해서 '납기 및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였다. 원고는 위 계획의 일환으로 가공공정을 진천공장으로 일원화하기 위해서 인천공장에서 가공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를 진천공장으로 전보하여 필름제품 가공업무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을 세웠는바, 인천공장에서 가공업무인 유연업무를 장기간 수행하였으나 다른 근로자들과 협업에 문제가 있던 B을 그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또한 원고는 2016. 2.경부터 최적의 품질관리 표준과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BOM(Bill of Material) 재정립 프로젝트'를 계획하였고, 그 일환으로 인천공장에서 배합업무를 장기간 수행한 H을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하였다. 이로 인하여 인천공장 배합실에는 결원이 발생한 반면 진천공장 배합실에는 초과인원이 발생하는 결과가 초래되어 배합업무 경험이 있으나 다른 근로자들과 협업에 문제가 있던 C를 진천공장에서 인천공장으로 전보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2)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인천에 주거지가 있는 B과 진천에 주거지가 있는 C가약 130km에 이르는 거리를 왕복하여 출퇴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고는 B과 C에게 우선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였고, 100만 원 한도에서 이사비를 지급하였으며, 이주보조금 3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00만 원을 3년 간 무이자로 대여받을 기회도 부여하였으므로, B과 C가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근로자라면 당연히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3)

원고가 B 및 C와 이 사건 전보에 관하여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별 인사발령마다 일일이 근로자들과 사전협의를 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원고의 인사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사전협의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는 이 사건 전보 이후 B 및 C와 면담을 실시하였으므로, 원고가 B 및 C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의 정당성이 부정되어서는 아니 된다.

4)

따라서 이 사건 전보는 정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인사권자인 사업주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전보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다.

인정사실

1)

B은 2010. 9.경부터 이 사건 전보일까지 인천공장 가공부에서 가공업무인 유연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C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전보일까지 진천공장 배합실에서 배합업무를 수행하였다.

2)

B은 이 사건 전보 이후 진천공장에서 자신이 한 번도 수행한 적이 없던 점보롤권취(생산된 제품을 롤 형태로 감는 업무) 보조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C도 이 사건전보 이후 인천공장에서 배합업무가 아닌 가공업무를 수행하게 되었고, 2016. 8. 29.경에서야 비로소 배합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3)

진천공장 공장장 K는 2016. 5. 20. 원고에 배합업무에 능숙한 근로자 1 내지 2명을 2016. 6.경 진천공장으로 인사발령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4)

B의 상급자들이 작성한 B에 관한 2015년 가치 · 태도 평가표에는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으로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등의 항목이 최하점인 1점으로 평가되어 있거나, 평가의견란에 '부서 인원 간 소통이 되지 않음', '동료와 사적인 대화는 거의 하지 않는 상태로 소통의 문제가 있음', '대화 시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 함', '개인주의적 성향이 크며 동료에 대한 존중과배려가 부족함', '고집이 타인에 비해 무척 강한 성격으로 항상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5)

C의 상급자들이 작성한 C에 관한 2015년 가치 · 태도 평가표에는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으로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등의 항목이 최하점인 1점으로 평가되어 있거나, 평가의견란에 '업무능력은 있으나 규율준수와 동료의식이 다소 낮으며 부정적인 마인드가 강하여 변화가 필요함', '파업 이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마인드는 변하지 않음', '직무에는 충실하나 부정적인 편견이 많음'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6)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6. 6. 20. 원고에 이 사건 전보를 취소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노동조합에 B과 C는 평가등급이 낮고 동료들과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전보를 통하여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력을 키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이 사건 전보를 시행하였다고 답변하였다.

7)

인천공장 제조팀 과장 L은 2016. 6. 16. B과 이 사건 전보와 관련된 면담을 하며 B에게 2015년 실시된 가치 · 태도 평가가 반영되어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며 기숙사가 제공되고 생활안정자금대출이 가능함을 고지하였다. 진천공장 제조팀 과장 M는 2016. 6. 29. B과 이 사건 전보와 관련된 면담을 하며 B에게 2015년 실시된 가치 · 태도 평가가 반영되어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며 이 사건 전보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B에게 회사가 변하기 전에 본인의 근무태도가 변하였는지 한 번 생각해 보라고 말하였다.

8)

진천공장 제조팀 과장 M는 2016. 6. 23. C와 이 사건 전보와 관련된 면담을 하며 C에게 2015년 실시된 가치 · 태도 평가가 반영되어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며 기숙사가 제공됨을 고지하였다. 인천공장 제조팀 과장 L은 2016. 7. 1. C와이 사건 전보와 관련된 면담을 실시하였다.

9)

B의 배우자와 자녀 2명은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 C의 노모와 배우자 및 자녀 2명은 청주시에 거주하고 있다.

10)

원고는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또는 진천공장에서 인천공장으로 전보된 근로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고, 100만 원 한도에서 이사비를 지급하며, 이주보조금 30만 원을 지급하고, 2,000만 원을 무이자로 3년간 대여해 주었다.

11)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13명이고 그 중 인천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음에도 진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4명이다. 위 기간 동안 진천공장에서 인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2명이고 그 중 진천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음에도 인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1명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5, 15, 18, 19, 21, 22, 28, 29, 36, 37호증, 을가 제1 내지 3, 5호증, 을나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M와 N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를 벗어난 부당전보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업무상 필요성 인정 여부

가)

B의 경우

원고는 2015. 11.경 납기 및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였고 그 일환으로 가공공정을 진천공장으로 일원화하기 위해서 인천공장에서 가공업무인 유연업무를 장기간 수행한 B을 진천공장으로 전보하여 필름제품 가공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려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2015. 11.경 납기 및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갑 제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M와 N의 각 일부 증언만으로는 B을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시킬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B은 진천공장으로 전보된 이후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필름제품가공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업무가 아닌 자신이 한 번도 수행한 적이 없는 점보롤 권취 보조업무를 수행하게 된 점, ② 원고는 B과 C의 구제신청으로 가공공정을 진천공장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이 전면 중단되었고 그로 인하여 B에게 당초 계획과 다른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구제신청으로 B의 전보가 정지된 것도 아니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의 전보와 가공시설의 이전이나 설치가 금지된 것도 아니며 B이 진천공장에서의 업무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아닌바, 위 구제신청으로 가공공정을 진천공장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이 전면 중단될 어떠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점, ③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가공공정을 진천공장으로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진천공장에서 가공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를 대폭 충원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오히려 진천공장에서 가공업무를 수행하던 I을 인천공장으로 전보하였던 점, ④ 원고가 가공공정을 진천공장으로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인천공장의 가공시설을 진천공장으로 이전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B을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시킬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C의 경우

진천공장 공장장 K가 2016. 5. 20. 원고에 배합업무에 능숙한 근로자 1 내지 2명을 2016. 6.경 진천공장으로 인사발령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갑 제23, 34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M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H이 인천공장에서 상당 기간 배합업무를 수행한 사실, H이 2016. 6. 27.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된 이후 진천공장에서 배합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H을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한 데에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었고, H의 전보로 인한 인천공장 배합실의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C를 인천공장 배합실로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도 일정 부분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C는 인천공장으로 전보된 이후 배합업무가 아닌 가공업무를 수행하였고 2016. 8. 29.경에서야 비로소 배합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바, H의 전보로 인한 결원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인천공장 배합실 업무에 큰 지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 스스로 이 사건 전보 당시 주문 물량 감소로 인천공장 배합실의 업무량이 감소되었음을 자인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인천공장 배합실의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진천공장에서 근무하던 C를 인천공장으로 전보시킬 업무상 필요성은 미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전보로 B과 C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

앞서 본 바와 같이, B의 배우자와 자녀 2명은 인천에 거주하고 있고, C의 노모와 배우자 및 자녀 2명은 청주시에 거주하고 있다.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B과 C는 매일 약 130km에 이르는 거리를 왕복하여 출퇴근하거나 주중에 기숙사에 홀로 거주하게 되었으므로, B과 C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매우 크다.

원고는 B과 C에게 우선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였고, 100만 원 한도에서 이사비를 지급하였으며, 이주보조금 3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00만 원을 3년 간 무이자로 대출받을 기회도 부여하였으므로, B과 C가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근로자라면 당연히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소액의 금전적 지원으로 B과 C가 약 130km에 이르는 거리를 왕복하며 지출할 교통비조차 전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기숙사 제공과 소액의 금전적 지원만으로 매일 약 130km에 이르는 거리를 왕복하며 허비하는 시간 또는 주 중에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함으로써 받는 정신적 고통이 보상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전보처분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근로자가 장기간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였고 회사도 일부 사원만을 대상으로 전보처분을 해왔기 때문에 근로자가 자신의 근무장소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면, 사업주로서는 마땅히 전보처분 전에 근로자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쳐 전보처분으로 받게 될 근로자의 정신적 충격을 완화해 줄 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더군다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미미하게 인정되는 반면 그로 인해 근로자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매우 크다면 사업주로서는 더욱 성실히 근로자와 협의절차를 거쳐야 하는바, 사업주가 위와 같은 신의칙상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와 협의절차조차 거치지 아니하고 전보처분을 하였다면 그 전보처분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인천공장에는 약 140명, 진천공장에는 약 11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인천공장에서 진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13명이고 그 중 인천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음에도 진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4명에 불과한 사실, 위 기간 동안 진천공장에서 인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2명이고 그 중 진천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음에도 인천공장으로 전보된 사원은 1명에 불과한 사실, B이 2002. 5. 13.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 사건 전보 시까지 인천공장에서 계속 근무하였고 C도 2003. 7. 2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 사건 전보시까지 진천공장에서 계속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B과 C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자신이 근로계약 체결 당시부터 10년 이상 근무한 인천공장 또는 진천공장에서 앞으로도 계속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B의 경우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C의 경우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미미하게 인정되는 반면 이 사건 전보로 B과 C가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매우 크다면 원고로서는 마땅히 이 사건 전보 전에 B 및 C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B 및 C와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기는커녕 어떠한 사전 고지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전보를 하였는바, 이 사건 전보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각주1) 2017. 6. 2.자 준비서면(1) 제24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