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10. 17. 선고 2018구단6199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제주시 B아파트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원수급인으로서 공사를 진행하던 주식회사 한화건설(이하 '한화건설'이라 한다)과 사이에 2017. 1.경 건설기계 임대차 표준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자신의 소유인 C 지게차(이하 '이 사건 지게차'라 한다)를 운행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2017. 2. 7. 07:48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는 내리막 도로를 내려가다가 과속방지턱을 넘는 순간 이 사건 지게차의 제동장치가 고장 나 작동이 되지 않자, 사고를 피하기 위하여 운전석 밖으로 뛰어 내렸는데, 착지를 하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고 땅바닥에 후두부가 충돌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는 '급성경막하혈종, 두개부기전부골절, 두개골골절, 뇌좌상'의 상병을 진단받아 2017. 5. 31.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7. 7. 10.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이 근로계약에 준하는 내용으로 볼 수 없고, 원고가 본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피고는 2017. 12. 15.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다시 이에 불복하여 재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피고는 2018. 5. 24.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한화건설에 종속되어 이 사건 지게차의 운행 업무에 종사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한화건설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가)

현행 건설기계관리법 제22조 제1항은 건설업자와 건설기계 소유자 사이에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서를 필수적으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고, 위 법 시행령 제16조는 위 법 제22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위 임대차 계약서 작성시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할 사항들을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계약서에는 위 법 시행령 제16조에서 정하는 필수적 기재사항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이 사건 계약은 형식상으로 전형적인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나)

이 사건 계약서 제7조 제2항에 의하면, 원고는 한화건설로부터 서면에 의한 승낙을 받았을 경우 이 사건 지게차의 운행 의무 등과 같은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지게차를 운행하게 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원고의 의무 이행에는 대체가능성이 존재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 제8조 전문에 근거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원고가 한화건설 현장책임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위 제8조 전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화건설 현장책임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대상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인 '원고'가 아니라 '원고의 건설기계 조종사'이며, 이 사건 계약서에는 반드시 원고 본인이 이 사건 지게차를 조종하도록 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이 사건 계약서 제8조 후문에 의하면, 일정한 경우 한화건설은 원고에게 건설기계 조종사의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바, 이를 보더라도 이 사건 계약상 '건설기계 조종사'는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인 원고와는 별개의 존재로서 원고에게 종속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라)

만일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한화건설 현장책임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이는 단지 원고 스스로 이 사건 지게차를 조종함으로써, 원고 본인이 건설기계 조종사가 되어 버린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위 현장책임자의 지휘·감독은 이 사건 공사현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각 공정의 업무 흐름을 원활하게 조율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고, 이를 한화건설이 지배·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의 업무를 지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

근로자의 안정적 생활 보장을 위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은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계약서 제6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면, 원고가 한화건설로부터 이 사건 지게차에 대한 대여대금을 지급받는 날은 고정적이지 않았다.

바)

원고는 한화건설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았고, 2016. 1. 13.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쳤으며,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의 자료상피보험자로 등록된 사실이 없었다.

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3일치 작업분에 대하여 2017. 5. 31. 원고에게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타인의 피해에 대하여 원고의 책임보험으로 보험처리를 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석찬

각주1) 건설기계관리법 제22조(건설기계임대차 등에 관한 계약)

각주2)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 제16조(건설기계임대차 계약서의 포함 내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