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충북 단양군 C에 소재한 의류판매 매장인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사업주이고, B은 2012. 12. 28.부터 2014. 5. 3.까지 이 사건 사업장 소속 근로자로서 의류판매 및 고객응대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B은 2014. 5. 3.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근한 이후 자택에서 쓰러져 119 구급대에 의하여 E병원으로 이송되어 '우측 뇌내출혈, 우측 뇌실내철종'(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게 되었고, 그 후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17. 11. 28. "B이 일상적으로 1일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해 온 사실이 확인되고,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일인 2014. 5. 3.은 연휴가 시작된 날로서 평소보다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과로 누적과 스트레스가 요인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다고 판단된다."라는 피고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결과에 따라 2017. 11. 28. B의 위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승인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그 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2018. 5. 25. 1,975,310원의, 2018. 7. 5. 4,134,920원의, 2018. 7. 23. 19,710,980원의 각 산재보험급여를 징수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징수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B은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이미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 질환이 의심되고, 주 4회 정도의 음주를 하는 등 이 사건 상병에 대한 개인적인 위험요인이 이 있었으며, B이 만성적인 과로 및 스트레스에 시달렸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따라서 B 측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이루어진 이 사건 승인처분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는 행정처분으로서 당연무효이고, 이 사건 승인처분이 적법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징수처분 역시 이 사건 승인처분이 당연무효인 만큼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1>
판단
이 사건 승인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하는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행정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 할 것이나,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것이 처분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때에는 비록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지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5. 9. 선고 95다46722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처분의 당연무효를 주장하여 그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원고에게 그 행정처분이 무효인 사유를 주장·입증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두1185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더하여 을 제3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승인처분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는 행정처분으로서 당연무효에 해당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승인 처분에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 위법성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B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은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발생 원인은 B이 의사의 전문적인 진단 없이 자의로 뇌출혈의 발생률을 높이는 항혈소판제제를 복용한 점이라 할 수 있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근무환경 역시 이 사건 상병의 발생 원인으로 작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는바, 이러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된 경우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참조). 그런데 B은 G생으로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2014. 5. 3. 당시 만 45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였던 점, 비록 2012년도 건강검진 결과 B은 고혈압 질환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실제로 고혈압을 원인으로 치료받은 내역은 없었던 점, 피고에 의하여 이루어진 재해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기 전 12주 동안 B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은 60시간으로서 고용노동부고시(제2016-25호, 2016. 7. 1. 시행)인 '뇌심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서 업무와 뇌심질병의 발병 사이에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는 경우로서 규정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거의 근접한 점[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기 전 12주 동안 B의 일일 평균 업무시간이 8 ~ 9시간에 불과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재해조사 당시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서 B의 일일 평균 업무시간이 9 ~ 10시간이었다고 진술하였고(재해조사서 3면 참조), 피고는 사업주인 원고의 이러한 진술 등을 참조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기 전 12주 동안 B의 일일 평균 업무시간을 60시간으로 특정하였다.],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근무환경 및 업무가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함에 있어 40% 정도의 기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위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상병의 주된 발생 원인인 항혈소판제제의 복용이 B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B의 업무상 과로 등이 위와 같은 주된 발생 원인에 결합하여 이 사건 상병을 악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사건 상병과 B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설령, 원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상병과 B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사실을 오인하여 이 사건 승인처분을 한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과 B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 사건 상병의 발생 원인 및 특징, B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구체적인 근무 내용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하여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사항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상병과 B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하자는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징수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동일한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단계적인 일련의 절차로 연속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라면,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명백한 것이 아니어서 당연무효로 볼 수 없고 행정소송으로 효력이 다투어지지도 아니하여 이미 불가쟁력이 생겼으며, 후행처분 자체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후행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에서 청구원인으로 선행처분이 위법한 것을 주장할 수 있으나, 이와 달리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고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에만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누12507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1315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징수처분과 관련하여 그 자체의 고유한 하자가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처분인 이 사건 승인처분이 중대·명백하여 무효이므로 그 하자가 이 사건 징수처분에 승계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징수처분은 이 사건 승인처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 승인처분과는 처분의 상대방 및 그 법률효과가 다르고 이 사건 승인처분과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행정처분이므로, 이미 불가쟁력이 발생한 선행처분인 이 사건 승인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연무효에 해당하는 사유가 아닌 한 그 하자가 후행처분인 이 사건 징수처분에 승계되지 않는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승인처분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설령 이 사건 승인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후행처분인 이 사건 징수처분에 승계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징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석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