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상시 약 46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운송사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원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A지회를 두고 있다. C노동조합(이하 'C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서울지역 내 운송사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지역별 노동조합으로서 그 산하에 원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A지부를 두고 있다.
단체협약의 체결
참가인, C노동조합 등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2015. 12. 10. C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하였다.
원고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을 위임한 D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은 2017. 5. 15. 유효기간을 2017. 2. 1.부터 2019. 1. 31.까지로 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원고의 근로자 중 411명이 C노동조합에, 52명이 참가인에 각 가입하여 원고 근로자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총 조합원 수는 463명이었다.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과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현황 등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은 2017. 2. 25. 근로시간면제 제도 합의서(이하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제도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위 합의서에는 C노동조합 A지부 위원장 E(2,500시간), 위 지부 사무업무전담자 F(2,080시간)을 근로시간면제자로 하여 총 4,580시간을 근로시간면제 시간으로 배분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반면 원고는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않았다.
원고는 C노동조합에 본사(서울 강북구 소재) 36.96m², G공영차고지 3층 12.96m² 규모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참가인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원고의 G공영차고지 3층은 휴게실, 창고, 비품실, C노동조합의 사무실 및 창고로 구성되어 있고, 위 차고지 2층에도 창고가 존재한다.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원고와 C노동조합이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전혀 배분하지 않은 것'과 '원고가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9. 25. '원고와 C노동조합이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원고가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모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므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시정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서울2017공정19).
원고와 C노동조합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각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 3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C노동조 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중앙2017공정31, 32(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8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원고 사업장의 참가인 소속 조합원은 52명으로, 원고 사업장의 전체 노동조합원 463명 중 11.2% 가량에 불과하여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 및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의 필요성이 적은 점,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시간면제 시간(4,580시간)을 초과하여 참가인에게 별도로 이를 배분하거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는 점, 참가인은 이 사건 단체협약 과정에서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과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요청한 바도 없는 점, 관련 지침 등에 의하면 원고 사업장에서 사용가능한 근로시간면제자는 최대 5명<1>에 불과한데, 조합원 비율이 11.2%에 불과한 참가인에게 위 근로시간면제자를 배분해주는 것은 불합리한 점, 현재 원고의 사무실에 별도의 여유 공간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관계법령에서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휴게 공간을 변경·축소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아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법리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갈 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그 주장·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8. 3.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 대표노동조합에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하여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4065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아니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참가인을 차별한 것으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복수 노조인 사업장에서 각각의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에 따라 면제받을 근로시간은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①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시간의 확보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유지·존속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점, ② 근로시간면제 제도로 노동조합의 실무자에게 보장되는 노동조합 활동 시간은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조합원들의 고충 처리, 산업 안전의 확보, 노동조합의 유지·관리, 건전한 노사 관계의 발전 등을 위해 사용되는데 이러한 활동은 조합원의 다소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범위에서나마 모든 노동조합에게 보장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수 노동조합의 근로시간면제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합리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특히 고용노동부장관이 2013. 6. 25. 고시한 '근로시간면제 한도'(고용노동부고시 제2013-31호)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원고의 사업장에서 2017년 1년 동안 인정될 수 있는 근로시간면제의 한도는 최대 5,000시간이고,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제도 합의서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에 4,580시간의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한다 하더라도 420시간의 근로시간면제 시간이 남는 상황에서, 참가인에게 이를 전혀 배분하지 아니할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또한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4,580시간만을 근로시간면제 시간으로 정하였으므로, 이를 초과하여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위와 같은 내용의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원고와 C노동조합이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제도 합의서를 통해 총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4,580시간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 사업장에서 사용가능한 최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가 3명뿐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시간면제 제도 합의서에 의하면 C노동조합의 근로시간면제자는 2명에 불과하므로, 추가로 참가인 소속 원고 근로자를 풀타임 내지 파트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지정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노동조합 사무실은 조합원 교육이나 회의 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신규 조합원 모집과 조합원 상담 등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법이 보호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이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에도 노동조합 사무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할 장소를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다거나 교섭 대표노동조합과 비교하여 소수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적다는 사정만으로 오직 교섭 대표노동조합에게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소수 노동조합에게는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더욱이 원고는 G공영차고지 3층에 있는 창고, 비품실 또는 C노동조합의 창고, 위 차고지 2층에 있는 창고를 일부 통합함으로써 기존 휴게 공간을 철거 축소하지 아니하더라도 참가인이 노동조합 사무실로 사용할 공간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원고는 C노동조합에 본사 36.96m², G공영차고지 3층 12.96m² 규모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G공영차고지 3층에 있는 C노동조합의 창고 일부 또는 전부를 참가인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한다 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사무실 공간의 배치 활용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일이고,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에 의하면 노동조합에 어느 정도 근로시간면제를 인정할 것인지는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의 동의에 의해 정해지며,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공정대표의무를 규정함으로써 사용자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다른 노동조합에 비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유리하게 처우 하여서는 안 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별로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함에 있어 사용자의 개입이 불가피하고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방치할 사항이라 볼 수 없으며, 소수 노동조합의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 내지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배제할 수도 없다.
교섭창구 단일화 및 단체협약 제도의 취지, 노동조합법 제35조<2>의 문언 등을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이 원고와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상 근로시간면제와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규정(이 사건 단체협약 제42조, 제45조)은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인 참가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거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42조, 제45조에 근거한 정당한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
여기에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거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행위는 참가인에 대한 자의적이고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시간을 배분하거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는 행위를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참가인 A지회 소속 조합원 수는 52명에 불과하였고 이후 계속 감소하여 2018. 8.경 현재 30명이라는 이유로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시간면제와 노동조합 사무실이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합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정은 오히려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을 뿐 차별행위의 합리적 이유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전혀 배분하지 않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