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4. 10. 12. 설립되어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알카리 이온수기, 수소수기 연구·제조·판매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2017. 12. 4. 원고에 부사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8. 2. 27.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취업규칙 제15조 제2항에 따라 2018. 2. 28.자로 수습사원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에 따른 참가인의 근로관계 종료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에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5. 1.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시용근로관계가 아니며, 참가인에게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해고절차도 적법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8. 23. 이 사건 초심판정의 이유에 더하여 "참가인은 임원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31 내지 33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이 경영 관련 제안서를 제출하고 입사하게 된 점, 원고의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서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권한을 부여받아 행사한 점, 원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 등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한 점, 근무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한 점, 다른 근로자나 임원에 비하여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임원에 해당하므로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
설령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의 취업규칙에서 신규 채용 직원에 대하여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통보 당시 참가인은 시용기간 중인 근로자에 해당하였다. 참가인은 부사장으로서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고 개선가능성도 없었으며, 업무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동료 근로자들이 참가인과 근무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의 본채용을 거부한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입사 경위
참가인은 기업신용평가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원고와 업무상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을 계기로 하여 원고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원고는 2017. 11. 20. 참가인에게 원고의 인력·매출·생산 관리에 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2017년 매출목표 등을 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7. 11. 29. 원고에게 매출목표와 영업활동 전개 방안, 재무 현황과 개선 방안 등을 기재한 '업무추진 계획안'을 제출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7. 12. 4.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성남공장 근로자인 E과 F의 퇴사 관련 경위
원고의 성남공장에서 근무하던 E 팀장과 G 사원이 2017. 12. 7. 말싸움을 한 끝에 E이 H 팀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귀가하였으며, F 사원도 E을 따라 나가서 귀가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의 I 대표이사는 2017. 12. 7. 10:00경 참가인에게 위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하였다. 참가인은 성남공장으로 가면서 10:33경 E을 만나기 위해 연락하였으나, E은 10:37경 참가인에게 '회사를 말없이 떠나겠다. 부사장님께 첫인사가 이별인사가 되어 죄송하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참가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참가인은 성남공장에 도착하여 F에게 연락하였고, F은 공장으로 다시 들어와 참가인과 면담하였으나 결국 사직서를 작성하고 퇴사하였다.
E과 F의 퇴사로 업무 공백이 발생하고 인원이 부족하여 제조공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자, 참가인은 2017. 12. 13.부터 2017. 12. 14.까지 J 이사, K 부장, L 부장 등과 함께 성남공장 근무 지원자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다. 원고는 2017. 12. 27. 위 지원자들 중 일부 합격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의 업무 내용 및 처리 내역
경영 및 마케팅 업무
참가인은 2017. 12. 12. 기획홍보팀 M 사원에게 온라인 마케팅 관련 자료를 요청하였고, M 사원은 2017. 12. 13. 관련 자료를 보고하였다. 참가인은 온라인 마케팅을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내용의 기획안을 마련하여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으나, 대표이사의 거부로 실행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7. 12. 12. 부품구매요청서를 결재하면서, 하단에 '본건 부품구매로 제조된 제품대금은 전액 부품대금으로 충당함'이라고 기재하고 서명하였다.
민원 관련 업무
고객센터의 N 팀장은 정수기 부품 청녹 발생으로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려는 O 고객의 민원처리를 참가인에게 요청하였고, 참가인은 2017. 12. 8.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와 연락하고 2017. 12. 11. 해당 고객과 통화하였으나, 결국 해당 고객과의 렌탈 계약이 해지되었다.
고객센터의 P 실장은 2017. 12. 11. 지속적으로 필터 교체를 요구하는 Q 고객의 민원처리를 참가인에게 요청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해당 고객과 통화하고 불만사항을 청취한 후 P에게 후속처리를 지시하였으며, P은 2017. 12. 13. 해당 고객과 통화하여 필터 교체와 자바라 청소를 시행하기로 한 후 이를 참가인에게 보고하였다.
대표이사는 2017. 12. 13. 렌탈료를 장기 연체하고 렌탈 계약의 해지를 요구하는 R 고객의 민원처리를 참가인에게 지시하였고, 참가인은 미납 렌탈료를 회수하지 못하고 제품을 수거하였다.
참가인은 2018. 1. 8. 제품의 수리 불만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S 고객을 방문하여 보상판매를 설득하였으나 성사되지 않아 이를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다. 대표이사는 2018. 1. 9. 04:06경 '제품을 수리하는 보상판매하는 일단 공장으로 입고시켰어야 한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참가인은 같은 날 해당 고객을 재방문하여 제품을 수거하고 서울사무소에 인계하였다.
원고 대표이사에 대한 모욕 편지 사건
대표이사는 2018. 1. 10.경 '회장님의 독단적인 성품이 회사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니 고치기 바란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편지를 받았는데, 해당 편지는 서울무역센터우체국에서 2018. 1. 9. 발송된 것이었다.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업무 배제 및 인사위원회 개최 등
대표이사는 2018. 1. 10.경부터 참가인을 기존에 진행하던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영업 업무를 하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원고 및 타사의 제품에 관한 자료를 공부하려고 하자 2018. 1. 19.경부터는 참가인이 회사 업무와 관계없는 개인적인 일을 한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고 직원들의 연락처와 업무 관련 보고서 등 자료도 모두 회수하였으며, 2018. 1. 25.경에는 부사장 직책이 기재된 명함도 회수하였다.
원고는 2018. 2. 12. 참가인에게 해외영업팀이 사용해야 하니 참가인이 사용하고 있는 공간을 비워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자신이 옮길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대표이사와 참가인, 직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가인 업무관련 건'을 안건으로 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인사위원회에서는 대표이사와 직원들이 참가인이 아무런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대화가 이루어졌으며, 어떠한 의결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4 내지 27, 34 내지 41, 46, 49 내지 52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3 내지 5, 8 내지 4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F, E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갑 제28 내지 30호증, 을가 제5호증, 을나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참가인의 채용경위, 업무내용 및 업무형태, 원고 대표이사의 참가인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의 내용, 방법 및 정도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원고의 부사장 직책을 맡기로 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참가인이 원고 입사 전 기업신용평가 업체에 재직하고 있었던 점, 대표이사에게 매출목표 달성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에 관한 업무추진 계획안을 제출하고 영입되어 입사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가 영위하는 수소수기 제조 및 판매업에 관한 세부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있었다거나 상당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표이사는 참가인에게 A/S 등 민원 대응 업무, 성남공장 인사 문제 해결 업무, 부품 주문 업무, 영업 업무 등을 수행할 것을 각각의 업무별로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참가인으로부터 그 이행 결과에 관하여 '업무기획전략실행 일일보고서'를 제출받거나 메신저, 구두로 보고를 받았다. 참가인은 2017. 12. 13. ~ 2017. 12. 14. 생산팀 지원자 면접을 진행한 후 대표이사에게 면접 결과(지원자의 경력, 수행 가능 업무, 평가 결과, 예상 연봉 등)를 상세히 보고하였고, T 이사에게 "결정은 이사님과 사장님(대표이사)이 해야 한다."라고 하였으며, 일일보고서에도 생산인력 채용 여부를 대표이사 재가사항으로 기재하여, 결국 최종적인 인사권은 대표이사에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을나 제3호증의4 내지 9, 제17호증의 4). 또한 참가인이 2017. 12. 12. "본건 부품구매로 제조된 제품 대금은 전액 부품대금으로 충당함"이라고 기재하고 결재한 부품구매요청서 역시,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해당 문구가 기재되었고, 참가인의 결재 후인 2017. 12. 15.에도 대표이사가 직접 관련 지시를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을나 제13호증, 14호증의 1, 2).
참가인은 업무추진 계획안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매출목표 달성을 위한 영업활성화의 일환으로 온라인 마케팅 시행, 경기도 중소기업 유통공단 콜센터를 활용한 마케팅 제도 개선, 고객관리 및 영업을 위한 주부사원 모집 등을 추진하였고, 2018년도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사업 공고 검토, 매니저 보유 부품 재고 수량 파악 등의 방안도 추진하였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위와 같은 업무 추진을 중단하라고 지시하여 결국 위와 같은 방안은 실행되지 못하였고, 달리 참가인이 일반적인 경영시스템 열람권한을 부여받았다는 것 외에 자율적인 업무 집행 및 결정 권한을 가지고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참가인은 성남공장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서울사무소로 복귀할 때에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였고, 외근 시나 휴가 사용 시에도 대표이사에게 그 사유나 내용을 보고하였다.
참가인은 근로계약 시 고정급으로 연봉 50,000,000원을 약정하였고, 2018년 2월분 급여는 4,166,660원이었으며, 위 급여에서 4대 보험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받았다. 원고에 근무하던 부장 직급 근로자의 2017년 12월분 급여가 4,000,000원인 점, 원고의 서울사무소가 아니라 성남공장에서 근무하는 등기이사들의 2018년 1월분 급여가 2,500,000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급여가 다른 근로자나 임원들에 비하여 현저히 고액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비록 참가인이 다소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았더라도 참가인이 부사장 직책으로 입사한 점을 고려하면 이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위임관계의 존재를 추단할 만한 본질적인 요소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제5조에서 근로자로서 준수하여야 할 업무수칙을 상세히 정하고 있고, 제6조에서 상사의 업무 지시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 등을 해지사유로 열거하고 있으며, 제12조에서 원고의 취업규칙에 따를 것을 정하고 있어, 근로계약서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이 임원의 지위를 전제로 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다.
원고는 2018. 2. 27.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할 당시 참가인에게 사무위임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이 아니라 '수습사원 본채용거부 통보서'를 교부하여 원고 스스로도 참가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심리 단계에서도 참가인이 수습근로자라고 주장하였을 뿐 임원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은 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이 수습기간 중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취업규칙에 신규 채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시용기간의 적용을 선택적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시용기간을 적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근로계약에 명시하여야 하고, 만약 근로계약에 시용기간이 적용된다고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시용근로자가 아닌 정식 사원으로 채용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1. 26. 선고 90다4914 판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0473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취업규칙 제15조 제1항에서는 "회사는 직원을 신규로 채용하는 경우에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둔다. 단, 회사가 경력을 인정하여 채용한 자에 대하여는 수습기간을 두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신규 채용 직원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수습기간을 두고 있지만 모든 신규 채용 직원에 대하여 예외 없이 수습기간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경력 입사자에 대하여는 수습기간 적용의 예외를 두고 있다. 참가인은 기존의 타 업체 근무경력을 인정받아 부사장 직책으로 채용되었으므로, 위 규정에서 말하는 '경력을 인정하여 채용한 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런데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 제4조의 수습기간 항목에는 연월일이나 기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공란으로 남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사항이 없다는 '×' 표시로 보이는 필적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와 참가인은 위와 같이 취업규칙에서 수습기간의 적용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근로계약에서 참가인에 대하여 수습기간이 적용된다고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오히려 원고가 위 '×' 표시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수습기간을 적용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수습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정식 근로자로 채용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 절차와 사유를 갖추었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원고가 2018. 2. 12. 개최한 인사위원회 내용 및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통보의 통보서에는 '참가인이 사무실에서 청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라는 내용 외에는 구체적으로 참가인의 어떠한 행위가 취업규칙 등의 규정 위반에 해당하여 징계사유나 해고사유가 되는지에 관한 내용이 나타나 있지 않고, 위 통보서에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평가 내지 의견만이 기재되어 있다. 이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사유가 특정되어 있지 않아 참가인이 사후에 해고를 둘러싼 분쟁을 적정·용이하게 해결하고 방어권을 행사하여 적절히 대응하는 데 장애가 될 만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인다(원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에서 '본 채용 거부사유'의 일자 및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사유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인정되는 일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서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2017. 12. 7. 성남공장에서 근무하던 E, F의 퇴사와 관련하여, 그 날은 참가인이 입사한 지 4일째 되던 날에 불과하였던 점, E은 H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퇴직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며 참가인의 면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E과 F에 대하여 강제 퇴사를 시키는 등 독자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참가인은 2017. 12. 15.경까지 성남공장에서 근무하면서 생산팀 인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면접대상자를 모집하고 지원자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인력 부족 및 이로 인하여 발생한 제품 불량 등의 문제에 관하여 참가인에게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참가인이 수행한 민원처리 업무는 고객 콜센터 부서에서 대응하지 못하여 참가인에게 요청된 어려운 사건들이었으므로, 원만한 민원해결에 실패했다는 것만으로는 업무능력상 책임을 묻기 어렵다. 참가인이 고객과 통화하거나 고객을 방문하여 제품을 수거한 내역, 고객 콜센터 직원과 서비스 기사를 통해 실시한 후속조치 등 민원 해결 과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대응이 미흡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Q 고객의 경우 오랜 시간 통화한 끝에 참가인에게 '장시간 불만을 들어주고 잘 응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은 2017. 12. 4. 입사한 후 2018. 2. 27. 이 사건 통보를 받기까지 약 3개월 남짓 근무하였을 뿐이므로, 2017년도 매출목표를 달성하거나 2018년도 매출실적 상승을 기록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제안한 영업활동 전개방안 등도 대부분 대표이사의 거부로 추진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는 참가인을 기존에 진행하던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영업 업무를 하라고 지시하였고, 참가인의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관련 자료도 모두 회수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박탈하였다. 대표이사는 참가인에게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제시하라고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3주 정도 관련 자료를 공부하고 새로운 명함을 받아 영업을 실시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대표이사는 막연히 몸으로 부딪히는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것은 근로계약 위반이고 연봉에 걸맞은 일을 하라는 취지로 답변하였을 뿐 참가인에게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2018. 1. 9.자 편지가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거나, 원고의 서울사무소 인근에 위치한 우체국에서 발송되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편지를 참가인이 작성하여 보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이 사무실에서 청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참가인이 조직의 업무 분위기를 해치려 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부족하다(참가인은 2017. 12. 말경부터 감기 등으로 인하여 마스크를 착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결론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통보 당시 본 채용이 이루어져 수습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근로자였으며,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고의 정당한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