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경우, 그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생긴 때이지만, 징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어진 때부터 위 기간이 기산된다. 만일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가 나중에 밝혀지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가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원고로서는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고, 원고는 2017.6. 말경에야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2017.6. 말경부터 3개월 이내인 2017.7.18.에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를 한 이상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시효를 준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이 사건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2016년경까지 참가인을 직접 면담하고 판결문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징계권을 행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아니어서 자체적인 조사권한이 없고 재판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아 보험업계의 소문에 의존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형사판결 내용은 참가인에 대한 사생활정보여서 L○○손해보험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구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이 사건 형사사건의 판결 확정 사실을 바로 알지 못한 것에 대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가 징계권을 게을리 행사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무죄를 확신하며 향후 상급심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판결문을 제출하겠다고 하여 참가인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참가인은 2016.10.27.경부터 육아휴직 중에 있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추가 면담 실시 등의 방법으로 재판 진행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8구합7723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더○○손해보험 주식회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박○○
* 변론종결 : 2019.03.07.
* 판결선고 : 2019.04.11.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7.3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8부해589 더○○손해보험 주식회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의 경위
원고는 2002.10.11. 설립되어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 보험업을 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03.9.8. 원고에 입사하여 서부보상센터 강서팀 선임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14.2.21. 22:20경 인천 서구 연희동 연희농장 부근의 이면도로에서 카렌스 차량을 운전하던 중 김○○의 동생인 김△△의 렉서스 차량 앞 범퍼 부분을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
참가인은 2015.9.경 이 사건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약식명령)되었고(이하 ‘이 사건 형사사건’), 인천지방법원은 2016.4.29. 2015고정3032호로 이 사건 교통사고는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발생된 허위 사고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6노1608)은 2016.12.21. 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2017.1.12.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7.3.17. 상고기각결정을 하였고, 2017.3.24. 확정되었다(이하 확정된 이 사건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을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의 해임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2017.8.22. 참가인에게 징계통보서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2017.10.23. 재심을 청구하였고 원고의 재심 인사위원회는 2017.10.31. 참가인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고 같은 날 참가인에게 취업규정 제9조, 인사규정 제45조제1호, 제2호, 제10호, 행동강령 1. 라.(1) 위반을 징계 근거규정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해임’을 유지한다는 취지의 재심 징계 통보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
■ 해임처분으로 의결한 이유
참가인은 보험금 지급, 심사와 관련된 자동차 보상업무를 담당하는 선임과장으로
위법 부당한 방법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보험사기 행위를 한 점,
업무상 친분관계에 있는 자들과 사전 공모하고 허위로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적으로 범법행위를 저지른 점,
혐의가 입증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
이 과정에서 회사의 명예와 이미지가 손상되었고 대외적으로 회사의 사회적 평가에 매우 나쁜 영향을 초래한 점,
보험사기를 예방하여야 하는 업무를 하는 직원이 보험사기라는 범죄를 저지른 점,
본건 비위행위는 인사규정 제45조제1호, 제2호 및 제10호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징계 적용 기준상 해임대상에 해당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더 이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해임키로 의결하였음.
*****
참가인은 2018.1.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4.17.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징계양정도 적정하고 징계절차도 적법하여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8.5.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7.31.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내지 10, 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참가인이 원고에게 대법원 결정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원고로서는 이를 알 수 없었다. 이처럼 원고에게는 징계사유를 확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원고가 대법원 결정 사실을 알게 된 때인 2017.6. 말경을 기산점으로 3개월의 징계시효가 진행된다. 설령 징계시효의 기산점을 보험사기 범행일인 2014.2.21.로 보더라도 이 사건 형사사건의 수사 및 재판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징계시효가 도과하기 전에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참가인은 원고의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판결문을 제공하지 않은 점, 참가인은 이 사건 형사사건의 항소심 진행 중에도 원고에게 관련 진행상황을 알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간 점, 참가인은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되면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점 등 참가인의 은폐와 회피, 약속 위반으로 인해 원고가 적정한 시기에 징계를 할 수 없었던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징계시효 도과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피고 및 참가인
원고의 인사규정 제49조 단서에 따르면 대법원의 상고기각결정으로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2017.3.24.을 징계시효의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2017.3.24.부터 징계시효 기간인 3개월을 도과한 2017.7.18.에 징계요구를 하였으므로 징계시효를 도과하였음이 명백하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에게 징계사유인 이 사건 형사사건의 사건번호를 알려주었으므로 징계대상자로서의 할 일을 모두 하였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03.9.8. 원고에 입사하여 인사총무부 등을 거쳐 2012.10.1.부터 2014.4.1.까지 경인보상센터 인천팀에서 보상실무를 담당하였고, 이때 인천시 부평구 소재 신○○자동차정비의 대표이사 김○○을 알게 되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후에 차량 보험 가입사인 엘○○○손해보험 주식회사(현 주식회사 케○○손해보험, 이하 ‘L○○손해보험’)에 사고접수를 하였고, 김△△는 2014.2.22.부터 같은 달 26.까지 인천 부평구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 뒤 L○○손해보험으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95만 원을 지급받았다.
L○○손해보험은 2014.3.10. 참가인에 대하여 부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원고는 2014.3.6.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교통사고 및 합의금 수령과 관련한 경위서를 제출받았고, 2014.4.2. 참가인에게 대기발령을 하였다. 원고는 경찰조사가 지연되자 2014.7.3. 참가인을 구상담당 보직으로 인사발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형사판결이 선고된 후 참가인에게 그 판결문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상급심에서 무죄를 입증할 것이고 판결문은 향후 상급심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제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원고에게 판결문을 제출하거나 판결 확정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형사판결이 선고된 후인 2016.10.27.경 육아휴직을 신청하여 그로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 중에 있었다. 참가인의 육아휴직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에 이 사건 형사사건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원고의 감사실 소속 직원이 참가인을 면담하였으나, 이때에도 참가인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경위서 작성을 거부하였고 이 사건 형사판결문을 제출해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원고의 인사팀은 2017.6. 말경 참가인에 대한 소문을 듣고 L○○손해보험에 이 사건 형사사건의 진행사항을 확인한 결과 대법원 결정에 따라 이 사건 형사사건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감사실에 이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를 요청하였다. 원고의 감사실은 2017.7.13.부터 같은 달 17.까지 참가인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같은 달 18. 참가인에 대하여 중징계를 요구하였다.
한편, 원고의 인사규정 제49조는 ‘징계의결의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2년(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의 횡령 유용의 경우에는 3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를 행사하지 못한다. 다만, 수사기관이나 조사기관의 수사·조사로 인하거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기간이 경과한 때에는 결정 또는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개월 이내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갑 제 1 내지 6, 16, 21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징계시효 도과 주장에 대한 판단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을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여 개최된 징계위원회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경우, 그 징계위원회 개최시한의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생긴 때이지만, 징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이 없어진 때부터 위 기간이 기산된다(대법원 2013.2.15. 선고 2010두20362 판결 참조). 만일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가 나중에 밝혀지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가 징계절차를 개시해도 충분할 정도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징계위원회의 개최시한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3.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원고로서는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기 전까지 징계를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고, 원고는 2017.6. 말경에야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2017.6. 말경부터 3개월 이내인 2017.7.18.에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를 한 이상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시효를 준수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이 사건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2016년경까지 참가인을 직접 면담하고 판결문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징계권을 행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형사사건의 피해자가 아니어서 자체적인 조사권한이 없고 재판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아 보험업계의 소문에 의존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이 사건 형사판결 내용은 참가인에 대한 사생활정보여서 L○○손해보험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구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는 2017.6. 말경 참가인에 대한 소문을 듣고 비로소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직후 감사실에 이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를 요청하여 2017.7.18.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가 이루어졌다. 이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이 사건 형사사건의 판결 확정 사실을 바로 알지 못한 것에 대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가 징계권을 게을리 행사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무죄를 확신하며 향후 상급심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판결문을 제출하겠다고 하여 참가인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참가인은 2016.10.27.경부터 육아휴직 중에 있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추가 면담 실시 등의 방법으로 재판 진행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형사사건의 사건번호를 알려주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제출되어 있지 않다.
소결
원고의 징계요구는 징계시효를 도과하기 전에 이루어졌고, 이 사건 형사판결과 같이 참가인의 보험사기행위가 인정되므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피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 및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홍순욱
판사 김언지
판사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