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5. 16. 선고 2018구합84515 판결

공정대표의무위반시정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는 2001. 4.경 D공사에서 분리되어 상시 약 2,348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전국에 E본부, F본부, G본부, H본부, I본부, J본부, K본부의 7개 사업소를 두고 L생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D공사에서 분리된 5개의 M회사(참가인 회사, N 주식회사, O 주식회사, P 주식회사, Q 주식회사)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1. 7. 24. 설립된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그중 참가인 회사에 소속 조합원은 아래 라.항 기재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일 기준 395명이다.

다.

피고보조참가인 C 노동조합(이하 '참가인 조합')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11. 6. 7. 설립된 기업 단위 노동조합이고, 소속 조합원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일 기준 1,175명이다.

라.

원고와 참가인 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 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어 2017. 12. 26. 참가인 회사와 아래와 같은 조항이 포함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 조합과 참가인 회사는 2018. 1. 9. 위 조항의 위임에 따라 '근로시간면제 한도 운영 합의서'를 작성하고, 근로시간면제 한도인 11,500시간 내에서 참가인 조합에 9,185시간, 원고에게 2,315시간을 배분하였다.

마.

원고는 2018. 3. 26.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참가인 조합에 근로시간면제 시간 중 20%의 비율에 따른 시간을 우선하여 배분한 것과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원고의 근로시간면제 시간 사용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한 것이 공정 대표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그 위반에 대한 시정을 신청하였다(서울 2018공정8호).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5. 2.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역할을 고려하여 교섭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2,300시간)을 우선 배분하고, 근로시간면제 시간 사용 인원을 노동조합별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각 노동조합에 배분한 것이므로 부당한 차별로 보기 어렵다'는 사유로 그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위 초심 판정에 불복하여 2018. 7. 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중앙 2018공정24호),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9. 17. 위 초심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차등 배분에 대한 시정신청 기각의 초심 판정을 유지한 부분에 한정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다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은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노동조합법 등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다. 그 해석에 따르면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할 때에는 '조합원 수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근로시간면제 시간 중 20%의 비율에 따른 시간을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우선 배분하고 잔여 시간만 조합원 수에 따라 배분하도록 정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원고를 차별하여 대우한다. ① 단체교섭이나 고충처리 등 노동조합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은 모든 노동조합에 필요한 시간이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사정만으로 다른 노동조합과 비교해 특별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사용자와의 단체교섭 등을 위하여 다소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고 하더라도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함으로써 충분히 해당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점, ③ 이 사건 단체협약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 등에 참석할 경우 근태처리에 협조하기로 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굳이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배분하면서 이중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유리하게 대우할 필요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차별적 대우에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조항에 따라 근로시간면제 시간 중 20%를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우선 배분하는 것은 공정 대표의 무위반이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참가인 조합이 2014. 10. 22. 참가인 회사와 체결한 2014년 단체협약은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과 관련하여 제14조 제2항에서 "전체 노동조합에 대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연간 10,700시간으로 하며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제16조 제5항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교섭권을 고려하여 제14조 제2항에 배정된 시간 내에서 20%를 교섭대표 노동조합에게 우선 배분한다. 단 연간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10,700시간(참가인 조합: 8,832시간, 원고: 1,96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2)

원고와 참가인 조합은 2016. 7. 22.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른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2016. 8. 30. 그중 참가인 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3)

참가인 조합은 2017. 5. 18.경 원고에게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하여 원고의 의견을 제출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원고는 이에 응하여 2017. 5. 24.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7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송부하였다.

4)

참가인 조합은 원고가 송부한 요구안을 포함하여 '2017년도 단체협약에 관한 노동조합안'을 마련하고 2017. 6. 20.부터 2017. 12. 13.까지 단체교섭 회의를 거쳐 2017. 12. 26.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5)

원고는 2018. 1. 4. 참가인 회사에 공문을 통하여 '2014년 단체협약 체결시 근로시간면제 한도 시간을 배분에 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시점의 참가인 조합과 원고 조합의 인원에 비례하여 배분한 전례가 있으니,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도 전례의 기준에 따라 근로시간면제 한도 시간을 배분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을다 제1, 2, 3, 5, 7, 8,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 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 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그 주장·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8. 3.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 회사와 참가인 조합은 전체 노동조합에 제공하는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조합 간에 배분하는 데에서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하여 근로시간면제 한도 11,500시간 중에서 75%에 해당하는 9,185시간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 조합에 배분하고, 나머지 25%에 해당하는 2,315시간만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원고 조합에 배분함으로써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원고를 차별하였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위와 같은 차별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참가인들이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 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참가인 조합은 참가인 회사와의 단체교섭에 앞서 원고에게 단체교섭 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줄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이에 응하여 문서(2017년 발전노조 단체교섭 요구안)로써 근로시간면제 한도 운영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교섭권을 고려하여 배정된 근로시간면제 한도에서 20%를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우선 배분한다'는 안을 제시하였다. 참가인 조합은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도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별조항마다 원고의 요구안을 첨부하여 교섭요구안을 마련하였다. 이처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참가인 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원고 조합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충실히 거쳤고, 이 사건 쟁점 사항인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 기준에 관하여 원고가 제시한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 조합에 제시하였던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 기준에 관한 요구안은 실무자의 착오로 잘못 제시된 것이거나 공동교섭대표단 구성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 기준에 관한 이 사건 조항은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 제시한 의견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①

참가인 회사는 2014년도 단체협약에서도 이 사건 조항과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20%를 우선 배분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었다. 원고의 2017년 요구안은 위 2014년도의 조항을 비교 조항으로 기재하여 제시한 것으로서 해당 조항에 대한 검토를 거쳐 원고의 요구사항을 정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 대하여 제시한 '2017년 발전노조 단체교섭 요구안'에 기재된 문언에 의하면, 공동교섭대표단 구성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취지가 담겨 있지 않다.

다)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이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합원의 수가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관한 일차적이고 기본적인 기준이 되어야 함에는 의문이 없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 따른 공정 대표의무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는 상황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사이에 절대적인 평등이나 단순한 비례적 평 등이 무조건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고 또한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담보할 수 있고 그를 통하여 참가인 조합이 획득한 결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참가인 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위한 단체교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에 유리한 협상을 위하여 들이는 노력이나 시간을 적절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보다 다소 유리하게 배분하는 것 자체는, 위와 같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준비과정에 들이는 노력이나 시간을 반영하는 결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라)

이 사건 조항에 따르지 않고 단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일 무렵 원고와 참가인 조합의 조합원 수의 비율에 비례하여 근로시간면제 한도 11,500시간을 배분하면, 원고의 몫은 약 2,875시간(11,500시간 × 395/1,570명)이 된다. 즉, 원고가 이 사건 조항을 통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20% 우선 배분함에 따라 적게 배분받은 시간은 560시간(2,875시간 - 2,315시간)이고, 총 근로시간면제 한도 가운데 약 4.86%[560시간 / 11,500시간] 정도이다. 그 정도가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단체교섭 준비과정에 들이는 노력이나 시간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지를 살피기에 앞서, 무엇보다 그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조항의 근로시간면제 시간 배분 기준과 같은 취지로 제시한 교섭요구안을 반영한 결과이므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