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9. 5. 선고 2018구합88920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10. 3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2018. 3. 8. 눈썰 매장 등 동종유사업체 정설기, 제설기 운전 및 유지 관리 1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을 정설 분야의 8급 일반직 직원(1명)으로 채용하여 2018. 4. 18. 임용할 예정이라고 공고하였다.

나.

원고는 2018. 3. 16. 참가인 채용전형에 지원하여 정해진 필기시험, 면접시험 등을 모두 통과하였고, 참가인은 2018. 4. 6. 원고에게 정설 분야에 최종 합격하였음을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4. 10. 참가인 직원으로 근무하고자 채용등록을 마쳤다.

다.

참가인은 2018. 4. 17. 원고에게 '참가인은 채용과정을 외부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최종검토 과정에서 원고의 자격 및 경력이 채용 자격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생겼다. 정설기, 제설기 운전 및 유지 관리 경력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여 달라.'라고 요청하였다.

라.

원고는 일부 경력증명서를 추가로 제출하였으나, 2018. 4. 26. 참가인으로부터 제설기 운전 및 유지 관리 경력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채용을 취소하겠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받았다.

마.

원고는 2018. 4. 27.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D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6. 26.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음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으나, 원고는 참가인이 정식으로 발령하기 전까지 부적격 사유를 발견하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는 이른바 내정단계였고, 참가인이 요구하는 제설기 운용 경력을 갖추지 못한 이상 원고의 채용을 취소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8. 2.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0. 3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호증부터 을가 제9호증까지,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나.

판단

1)

근로관계의 성립

갑 제2, 4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참가인이 공고한 일정에 따르면 전형을 모두 거친 뒤 참가인은 2018. 4. 6. 합격자에게 최종합격 사실을 통보하고, 2018. 4. 7.부터 2018. 4. 11.까지 채용등록을 받은 다음, 2018. 4. 12.부터 2018. 4. 17.까지 임용대상자에게 결격사유가 있는지 조회하고, 2018. 4. 18. 합격자를 임용한다.

②

참가인은 채용 공고를 통해 신규 채용하는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부터 18시까지 '이고, 급여는 '1호봉 기준 연 1,888만 5,000원, 인정경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며, 평가급, 초과근무수당 등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임'이라고 안내하였다.

③

참가인은 2018. 4. 6. 원고에게 최종합격 사실을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4. 10. 채용등록을 마치고 종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을 이루는 근로시간과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내용, 임금 등 근로조건은 이미 참가인이 공고한 내용에 포함되어 있었고, 원고는 참가인이 공고한 대로 전형을 거친 뒤, 참가인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아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로 채용등록까지 마쳤으므로 늦어도 원고가 채용등록을 마쳤을 무렵에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인다.

2)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정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고, 일단 근로관계가 성립하면 이러한 보호가 근로관계의 내용, 즉 기간의 장단이나, 임금의 다과, 고용형태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정당한 이유란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여야 하는데(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누5884 판결 등 참조), 아직 사실상의 문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근로자에게서 정식으로 임용할 수 없는 결격사유가 발견된다면 위와 같이 해고를 위하여 요구되는 정당한 이유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을 따름이다.

나)

이 사건 통보는 앞서 본 대로 이미 성립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행위이므로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앞서 든 각 증거와 을가 제6, 8, 9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에게 참가인과 사이에 성립한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

참가인이 원고에게 통보한 채용취소 사유는 '채용 공고에서 밝힌 자격기준인 정설기, 제설기 운전 및 유지관리 1년 이상의 경력이 충족되지 않아 미리 공고한 응시자 유의사항에 따라 채용을 취소한다'는 것이다. 원고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사이에 종전 직장인 인천광역시 E공단에서 근무하면서 제설(除雪)장비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 참가인은 채용 공고를 하면서 정설 분야의 자격기준으로 '눈썰매장 등 동종유사업체 정설기, 제설기 운전 및 유지관리 1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일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때 제설기(製事機)가 눈을 만드는 장비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요구하는 자격기준을 갖춘 것으로 오인할 수 있었다.

○

참가인은 2018년 신규 채용에 필요한 온라인 원서접수, 서류심사 및 필기면접심사 등 일체 업무를 주식회사 F(이하 회사 표시를 생략한다)에 위탁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채용 공고의 부실은 F의 과실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있으나, 그러한 경우에도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과정에서 F는 참가인을 위하여 채용 업무를 대행한 것이므로 그 과실을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볼 수 없다.

○

참가인은 채용 공고에서 응시자 유의사항으로 '지원서 등 허위기재 또는 기재착오, 구비서류 미제출 등으로 인한 불이익은 지원자 본인의 책임으로 한다', '추후 서류내용의 허위사실이 발견될 경우에는 합격 또는 임용을 취소한다'라고 밝혔으나, 원고가 지원서 등 채용절차에서 제출한 서류가 허위로 작성되지는 아니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채용 공고에서 '응시인원이 채용인원과 같거나 미달하더라도 적격자가 없는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으나, 이는 이미 선발되어 근로관계가 성립한 원고와 같은 사람의 채용을 취소하는 경우와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

원고는 제설(除雪)장비를 운용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주된 직무로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스키장에서 제설(製雪)차량을 운전한 경험이 있으므로 참가인이 요구하는 내용의 근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보유한 자격 및 능력이 참가인이 요구하는 제설(製)기 운용에 필요한 그것과 현저히 다르거나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참가인이 공고한 내용을 보더라도 정설 분야에 지원한 사람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인적성 검사, 면접심사의 4단계 전형을 거치게 되는데, 필기시험에서는 영어 과목과 건설기계일반 과목의 시험을 실시할 뿐이어서 다른 건설기계와 구분되는 제설(製雪)기에 고유한 지식을 검증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

원고는 참가인의 합격통보를 신뢰하여 종전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당초 예정되었던 임용일(2018. 4. 18.)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018. 4. 26. 비로소 이 사건 통보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통보에 이르게 된 경위를 고려하건대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결코 가볍지 않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