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73. 9. 12. 설립되어 상시 약 3,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실용가구설계 및 제조 판매업, 실내건축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3. 1. 7. 원고에 입사하여 서울지점 운영지원부 여신관리팀에서 대리 직책으로 여신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18. 5. 14.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다음과 같이 참가인이 ‘회사의 규율을 어겨 질서를 문란케 하고, 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하였으며 동료 직원에 대한 성추행 행위를 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취업규칙 제82조 제9호, 제87조 제9호, 상벌규정 제21조 제3호 (가)목을 근거로 참가인에 대해 해고처분을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재심 징계위원회는 위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18. 7.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9. 17. 이 사건 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하였으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부당해고라고 판정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18. 10.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 25.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참가인은 만취상태였던 피해자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를 하여 형법상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를 하였다. 참가인의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으며, 징계사유의 원인사실을 다투는 참가인의 주장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징계사유 조사시 인정했던 진술을 번복하는 것으로서 신빙성이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징계절차 또한 적법하다.
참가인은 피해자에게 진지하게 사과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참가인과 피해자는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고 상급자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였으며 그 행위가 강제추행에 이를 정도의 비위행위로서 피해자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악화시켜 피해자를 사직에 이르게 하는 등 비위행위를 엄중히 처분할 필요성이 있다. 원고는 가구제조․판매, 인테리어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여성 직원 비율이 30% 이상이고 고객도 대부분 여성이므로 성폭력 비위행위에 엄중히 대처해야 할 사정이 있고, 2017년경 발생한 사내 성폭력으로 초래된 기업이미지 훼손을 회복하고자, 2017. 11. 성관련 비위행위를 근절하고 엄중히 대처할 것임을 선언하여 최선을 다해 왔는데, 참가인은 약 1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비위행위를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피고 또는 참가인
참가인은 2017. 12. 22. 회식이 끝난 후 술에 취한 피해자를 택시를 통해 집에 데려다 주었다. 참가인은 택시 안에서 피해자가 졸다가 머리가 기울어지자 오른쪽 어깨를 올려서 기대게 해준 후 잠들었는데, 급커브 구간에서 깨어보니 피해자의 머리가 앞으로 숙여져 있고, 참가인의 오른손과 피해자의 왼손이 깍지를 낀 채 잡혀 있었다. 참가인은 피해자가 깨지 않도록 오른손과 오른쪽 어깨를 움직이지 않고 자신의 머리로 피해자의 머리를 들어 올려주려고 하였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머리 오른쪽 부분이피해자의 왼쪽 머리 부분과 닿았을 뿐이다. 위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상이 아니었고, 참가인은 호의로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 주려고 한 것이지 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지 않았으므로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피해자의 진술에는 상당한 거짓, 오류, 과장이 포함되어 있고, 정황상 만취하였음이 드러나므로 참가인 행위에 대한 주장내용을 신빙할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없다.
징계절차를 진행한 김룡 이사는 고압적으로 참가인을 압박하였고, 참가인을 일방적으로 가해자로 몰아갔으며 조사보고서의 내용은 왜곡된 채 작성되었다. 참가인은 조사보고서 내용이나 진술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겁에 질린 상태에서 날인하였다.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에 위법이 있다.
가사 참가인의 행위 중 일부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주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사과하고 반성하였다. 다만 입맞춤 등 일부 행위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참가인의 행위는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회적으로 이루어졌고, 의도적이거나 반복적이지 않다.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관련 법령 등
인정사실
피해자는 2015. 8.경 원고에 입사하여 2016. 9.경부터 E 재무팀 소속으로 제휴점 미수관리 및 업체 인수인계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2017년경 참가인은 E 관련 여신관리 업무를 담당하였으므로, 피해자는 참가인이 지원하는 쪽에서 발생하는 미수내역을 관리하고 실적 등을 공유하는 등 협업하여 업무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피해자는 참가인과는 7살 정도 나이 차이가 있다.
참가인은 2017. 12. 22. 19:00 퇴근 이후 여신관리팀 소속 F, 재무팀 소속 피해자, G, H와 회식을 하여 1차에서 ‘I’라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20~21시경 2차로 피자와 맥주를 함께 파는 ‘J’으로 자리를 옮겼다(이하 ‘이 사건 회식’). 이 사건 회식에 참가한 동료 직원들은 아래와 같은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2017. 12. 22. 22:30경 회식이 끝나고 피해자를 택시로 데려다 주기 위하여 피해자와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택시 뒷좌석의 왼쪽, 피해자는 택시 뒷좌석의 오른쪽에 앉았고, 목적지인 이수역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참가인의 어깨에 닿게 하고,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을 깍지껴서 잡고, 참가인이 머리를 움직여 피해자의 머리로 갖다 대어 참가인의 오른쪽 입술과 뺨 부위가 피해자의 왼쪽 입술과 뺨 부위에 2회 정도 닿는 행위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
참가인과 피해자는 2017. 12. 22. 23:00경 택시에서 내려서 피해자의 집까지 함께 걸어갔고, 참가인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 23:10경 피해자에게 “잘자요. 아까 뭔가 헤롱거려서 실수 같은거 한거 같아서... 미안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이하 ’이 사건 메시지‘).
피해자는 2018. 5. 8. 원고 법무팀 소속 변호사에게 ‘사내 성희롱’에 관하여 면담을 신청하였고 법무팀 소속 이사와 변호사가 담당조사관이 되어 혐의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사’). 담당조사관은 2018. 5. 8. 피해자를 면담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아래와 같이 참가인이 이 사건 회식 이후, ① 택시 안에서 머리를 잡아 어깨에 기대게 하고, ② 피해자의 손을 깍지를 끼우는 방식으로 잡았고, ③ 피해자의 입술에 2회 가량 입을 맞추었으며, 그 외 피자집에서 피해자의 허리를 감싸안거나 자택 앞에서 포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담당조사관은 2018. 5. 9. 참가인과 면담하여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참가인은 아래와 같은 진술서에 날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진술서’).
담당조사관은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밝혔다고 말한 동료직원에 대하여 2018. 5. 9. 조사를 실시하였고, 동료 직원은 같은 날 아래와 같은 내용을 확인하였다.
참가인이 그 무렵 작성한 자필 사과 편지의 내용 일부는 아래와 같다.
피해자와 참가인은 이 법정에서 각 다음과 같은 내용을 진술하였다.
한편 이 사건 행위 당시 참가인과 피해자가 탑승한 택시를 운행하였던 택시기사는 2018. 5. 30. ‘참가인이 만취한 젊은 여성과 탑승했고, 참가인이 너무 심하게 코를 골아서 룸미러로 뒷좌석을 자주 보았다. 강변북로에 접어들자 승객 둘 다 잠에 들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남성 승객이 여성 승객에게 입맞춤을 시도하거나 입맞춤을 했던 모습은 보지 못했다’는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2018. 5. 14.자 징계위원회, 2018. 5. 31.자 재심 징계위원회에서 아래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는 2017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내 성폭력 사건 이후 2017. 11.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선결 과제로서 ‘성폭행, 성추행 등 성평등 중대 위반자에 대한 엄중한 징계’ 등 3대 원칙을 정하고, 성평등 중대 위반자에 대한 양정기준으로서 ‘징계해고 및 피해자에 대한 법적보호 강력 지원’을 선언하였다.
한편 원고가 원고 회사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에 대하여 2018년경 행한 징계처분의 현황은 아래와 같다.
피해자는 이 사건 행위 이후에도 2018. 5.경까지 참가인과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협업하여 업무를 진행하였고 2018. 6. 15. 사직하였다. 피해자는 사직 이유에 관하여 ‘회사 내에서 참가인을 마주하는 것이 불쾌했고 업무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것조차 불편했다. 성추행이 아니라 성폭행이었다는 헛소문까지 돌았다. 참가인의 복직을 원하지 않는다.‘는 심경을 밝혔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4, 30 내지 38, 4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나 제1 내지 3, 5, 6호증의 각 기재, 을나 제4호증의 각 영상, 증인 D, 참가인 B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징계절차 위법 여부
원고 상벌규정에 의하면 비위사실에 대한 조사는 감사팀 또는 법무팀이 담당하고(제16조 제1항), 조사기관은 징계혐의 사실의 발생을 인지 또는 적발한 경우에는 이를 조사하여야 하며(제18조 제1항), 출석통지서 또는 유선 등으로 징계대상자와 관련자 및 참고인 등을 소환하여 조사할 수 있다(제18조 제2항). 조사기관은 조사가 완료되면 조사결과를 대표이사 또는 감사실장에게 보고하여야 하고(제19조 제1항), 대표이사 또는 감사실장은 조사결과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징계위원회 간사에게 징계위원회 소집을 요청할 수 있다(제20조). 징계위원회는 취업규칙 및 상벌규정에서 정한 징계사유를 심의하기 위하여 설치 및 구성되는데, 징계대상자의 출석을 명하는 때에는 출석통지서를 발부하여 징계사유설명서와 함께 징계위원회 개최 5일 전까지 통지하는 방법으로 한다(제26조 제1항). 단, 당사자와의 합의를 통해 통지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제26조 제1항 단서), 징계혐의사실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면 서면진술서를 제출하게 한 후 출석하지 않도록 할 수 있으며(제26조 제2항), 징계대상자가 출석을 원하지 않거나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으로 처리하고 심의․의결할 수 있다(제26조 제3, 4항).
위 상벌규정의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당사자와의 합의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가 아니라면 징계대상자에게 5일 전까지 징계사유와 함께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하고 있고, 그 절차를 통하여 징계대상자에게 혐의사실에 대해 입장을 소명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징계위원회에 앞서 기초적인 혐의내용을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하여서는 달리 사전 소명기회 부여나 조사기간 등에 관해 특별히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조사와 관련하여 조사담당관이 참가인을 소환하기 전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통지하지 않았고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조사기간이 짧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처분과 관련하여 참가인의 변명 및 소명 기회에 지장이 초래되거나 징계처분의 적법성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진술서는 조사담당관과 참가인의 문답 형식으로 작성되어 있고, 참가인은 이 사건 진술서에 간인․날인하였으며 말미에는 자필로 약 7줄 정도 심경을 기재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였는지 여부는 중대한 비위행위의 인정여부와 관련된 사실관계로서 주요하게 다루어졌고, 이 사건 진술서 기재 중에는 참가인이 혐의사실을 부인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진술한 부분 또한 기재되어 있으며 징계혐의에 대한 참가인의 입장, 그와 같이 생각한 이유, 피해자의 주장에 대한 참가인의 의견 등 참가인이 실제로 진술한 내용이 아니라면 그와 같이 기재하였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내용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진술서의 형식, 내용, 참가인의 나이, 경력, 이 사건 진술서에서 다루어진 내용이 징계절차에 미칠 의미를 참가인도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진술서는 참가인이 사실관계에 대해 인정하고 수긍하던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해석되고, 참가인의 주장만으로는 이 사건 진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강압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서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 부족하다.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에 대한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②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이나 강제추행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취지 참조).
징계사유의 원인사실 인정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 ① 이 사건 조사는 피해자의 신고에 따라 이루어졌고, 피해자에 대한 면담, 참가인에 대한 면담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관련자들이 자신이 기억하는 상황을 종이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였다. 이 사건 행위와 관련된 피해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이루어졌고 진술이 일관되며 그 내용에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참가인의 비위행위를 허위로 꾸며내거나 참가인을 모함할 지위에 있다고 보이지 않을뿐더러 달리 그러한 동기를 의심할 만한 아무런 정황도 없다.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신빙할 수 있다.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조사과정이 강압적이라거나 이 사건 진술서가 신빙성이 없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다. 이 사건 진술서는 징계위원회 개최 이전 이 사건 조사단계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아직 참가인이 원고의 징계양정이나 징계수위를 모르던 상황에서 작성되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진술서에서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어깨를 기대도록 대 준 점’, ‘피해자의 손 윗부분을 잡았다가 나중에 깍지를 끼는 형태로 잡았다는 점’, ‘뽀뽀로 의심될 만한 행동, (피해자의) 고개 숙인 부분을 머리로 들어 올려 주면서참가인의 오른쪽 입술과 뺨 부위가 피해자의 왼쪽 입술과 뺨 부위에 닿은 사정’이 있었고 ‘뽀뽀로 의심될 만한 행동은 2회 정도’라는 내용을 인정하였다. 이는 피해자가 ‘입맞춤이 2회 있었다’고 진술한 내용을 포함하여 이 사건 행위에 관해 신고한 내용과 일치한다.
피해자의 동료직원은, 이 사건 회식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인 2017.
말 또는 2018. 1. 무렵, 피해자가 자신에게 ‘참가인이 택시에서 손을 잡고 뽀뽀를 했다’고 말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피해자는 이 사건 회식 직후 이 사건 행위 및 그로 인한 불쾌감 등을 동료직원에게 토로했던 것으로 보이고, 아직 신고 등 별다른 조치를 진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굳이 허위진술을 하거나 사실을 과장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보인다. 피해자는 기억이 생생하던 사건 직후부터 이 사건 행위를 ‘손을 잡은 행위, 뽀뽀한 행위’로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진술서에서 피해자의 손을 잡은 사실을 인정하였고, 재심 징계위원회에서도 자신이 손을 잡은 사실을 인정하겠다고 하였음에도 소송 과정에서는 ‘손이 잡혀져 있었다’거나 ‘손이 닿아 있었다’는 취지로 자신의 능동적․적극적개입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손을 잡은 사실’은 징계사유 중 하나로서 부수적 사실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려움에도 진술에 일관성이 결여되는 등 그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더구나 참가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이 사건 행위 직후부터 어색한 행동을 보였고 택시를 내리며 불쾌감을 느낀 듯한 행동을 하였으며, 이에 참가인도 거리감을 느끼고 ‘피해자가 깨어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보인다. 이 사건 메시지는 그 내용 자체가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을 만한 행동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취지이고 참가인이 스스로 작성한 사과 편지에는 ‘제 머리로 피해자의 머리를 들어 올려주려던 가운데 피해자가 불쾌한 경험을 하게 하였고 그 당시 순간적으로 제가 했던 행동에 저 역시 당황하였다’는 표현이 있다.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택시의 급커브길 운행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머리가 자신의 어깨 쪽으로 기울어져서 어깨를 대 주었다’거나, ‘택시의 움직임 등으로 손이 닿거나 잡혀진 것, 머리와 머리가 닿은 것’뿐이라면, 사회통념상 피해자가 상황 직후 참가인에게 불쾌감을 느끼거나 참가인이 그 직후 ‘실수 같은거 한 것’을 사과하거나, 참가인이 편지를 통해 ‘(머리를 들어올리며) 불쾌한 경험을 하게 했다, 순간적으로 제가 했던 행동에 저 역시 당황하였다’고 표현할 이유가 없다. 이 사건 행위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피해자가 동료직원에게 ‘참가인이 손을 잡고 뽀뽀를 하였다’고 표현할 이유도 없다.
피해자가 술을 다소 마셨고 이 사건 회식 중 취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만취하였거나 이 사건 행위의 사실관계를 오해할 정도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마신 술의 양 등은 부수적 사항에 불과하며, 이 사건 행위는 그 이례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충격의 정도 등에 비추어 훨씬 선명한 기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일부 부수적 사항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하여 이 사건 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까지 그 신빙성이나 정확성을 배척할 만한 정도의 사정으로 보이지 않는다.
야간 시간에 전면을 보며 고속 주행을 하는 택시운전사가 운전 중 뒷좌석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뿐더러, 위와 같이 인정되는 당시의 사정, 즉 피해자의 머리가 참가인의 어깨 근처에 와 있는 상황에서 참가인이 머리 부분을 돌리는 듯 움직여 뺨과 입술을 접촉하였고 직후 피해자가 특별한 의사표시나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는 사정에 비추어, 택시운전사가 운전 중 룸미러를 통해 잠깐씩 뒷좌석의 모습을 볼 때 참가인이 위와 같이 입맞춤을 한 행위와 머리를 움직이거나 머리 방향을 피해자 쪽으로 돌리는 행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으리라 보이지도 않는다.
징계사유 해당 여부
원고의 취업규칙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징계사유로 보고 있고, 복무의무와 관련하여 사원이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사원에게 성적인 언어나 행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원고의 상벌규정은 직원에 대한 성차별, 성희롱, 성추행 등을 ‘직원에 대한 부정행위’로 보아 징계사유로 의율하고 있다.
참가인과 피해자는 미수관리에 관한 실적을 공유하는 등 협업하는 관계에 있었고, 이 사건 행위는 함께 협업하는 근로자들이 친목을 도모하자 퇴근 후 이 사건 회식을 하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앞서 본 성희롱의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성희롱의 성립은 참가인과 피해자 사이의 지휘․감독 관계만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며,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지는 등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지시를 하는 지위에 있지 않고, 이 사건 행위가 원고 내부에서 벌어진 것은 아니라거나 근로제공과 직접 관련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성희롱의 성립이 부정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행위는 회사 근로자 사이인 참가인이 택시 안에서 피해자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거나, 손을 잡아 손깍지를 끼거나, 참가인의 머리를 피해자의머리에 갖다 대면서 참가인의 뺨과 입술 부분을 피해자의 뺨과 입술 부분에 접촉하는행위이다. 피해자는 참가인의 행동에 대하여 ‘화가 났다. 혐오스러웠다. 무서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민망함, 불쾌함, 혐오감, 부끄러움 등의 감정을 느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와 참가인의 나이 차이, 피해자는 미혼 여성이고 참가인은 기혼 남성이며 협업이 필요한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장 동료(선․후배)라는 외에 특별한 친분관계가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행위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여성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서 원고가 징계사유로 의율하는 ‘성희롱, 성추행(원고 회사는 형법상 강제추행을 포괄하는 의미로서 성추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인다)’에 해당한다. 가사 참가인이 주관적으로 ‘피해자가 잠들었다고 생각하여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러한 행위를 하였더라도 달리 해석할 수 없다.
이 사건 행위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징계사유의 존부를 다투는 참가인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4860 판결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성관련 비위행위에 엄중히 대처하려는 지침을 이행하고 있고, 이 사건 행위가 피해자의 사직에 영향을 미치는 등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고통이 크다는 점 등 원고가 주장하는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판단된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고, 일부는 강제추행의 형사책임을 질 여지도 있는 행위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먼저 강제추행은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른바 기습추행도 인정되고,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의 판례로서(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참조), 경위, 동기, 전후의 정황,비위의 정도 등의 구체적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성희롱 또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비위의 정도, 전후의 정황 등이 매우 다양한 유형을 포섭한다. 따라서 성희롱이나 강제추행 행위의 죄질이나 비난가능성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고, 이 사건 행위가 ‘성희롱, 강제추행’이라고 하여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가인과 피해자가 담당하던 업무가 협조 관계에 있고 참가인이 피해자보다 입사경력이 길며 나이가 많다는 사정은 있지만, 피해자가 참가인의 관리, 감독을 받는 관계이거나 참가인이 피해자의 근로관계 형성이나 변경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지위라고는 볼 수 없고, 참가인이 피해자의 근로환경과 근무의욕에 큰 영향을 미칠 지위․ 직급에 있지도 않다. 이 사건 행위는 직장 내 권력 등을 결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참가인의 경력, 직급 등을 고려할 때 특별히 일반 직원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요구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징계사유가 ‘근로관계 존속에 관한 신뢰’의 측면에서 비난가능성이 아주 큰 경우는 아니라고 평가하게 하는 요소이다.
우리 사회에서 ‘직장 내 성희롱’ 금지 규범은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강제추행은 형사책임의 영역에 속하는 금지행위이다. 원고는 사회인식의 변화에 부응하고 2017년경 발생한 성폭력 범죄로 말미암아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자, 성 관련 비위 행위를 엄중히 다룰 것을 결단하였다. 사용자의 이러한 방침은 과거 왜곡된 직장문화를 개선하고 성 관련 비위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고하여 올바른 직장문화를 형성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므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행위가 피해자에게 작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퇴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이 사건 행위 일부에 대하여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징계위원회에서는 피해자에 대해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고소를 고려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으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여 피해자가 참가인에 대한 ‘해직’을 강하게 바라고 있다는 사정 등은 모두 징계양정을 고려함에 있어 부정적으로 평가하여야 할 요소이며 이 사건 행위에 대해 중징계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 또한 인정된다.
그러나 해고는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중한 징계처분으로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단절에 이를 정도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어야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행위의 객관적인 태양에 비추어 행위 자체가 피해자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도록 악화시킬 정도에 이른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비록 피해자가 사직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두 참가인에게 돌리는 것은 가혹하다. 참가인은 이 사건 조사과정에서는 대체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의 요청에 응하여 자필로 이 사건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취지의 편지를 쓰기도 하였으며 참가인의 가족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행위를 바로 인정하기 어려웠으리라 보이는 점 등을 일부 참작할 수 있다.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처분 이전 약 5년간 원고에 근무하면서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없이 성실하게 근무를 하였던 점, 원고의 규모나 사업장 여건을 참작할 때 참가인과 근로관계를 단절시키지 않고도 피해자와 참가인을 격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행위는 참가인이 술에 상당히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와 택시에 동승하였다가 일회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다수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의 귀책사유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단절시켜야 할 사정이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해고와 과거 원고가 성 관련 비위행위에 대해 처단한 사안을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으므로, 형평의 차원에서 원고가 일률적으로 참가인에 대하여도 해고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위법하다.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