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9. 25. 선고 2019구합654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9. 10. 8. 원고에 대하여 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현재 시내버스운송업을 영위하는 B 주식회사에 근무하는 자로서 위 회사 노동조합의 대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나.

피고는 2019. 9. 4. '서울시 감사(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에서 서울 소재 65개 시내버스운송회사 중 51개 회사가 노동조합위원장('노조전임자')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1>(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4조 등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분에 해당하는 급여를 초과하여 지급한 사실이 적발되었고, 이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향후 관련 형사고발 조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라는 내용 등이 담긴 보도자료(이하 '이 사건 보도자료'라 한다)를 언론에 발표하였다.

다.

이후 원고는 2019. 10. 1. 정보공개청구서에 '2019년 9월 4일 언론에 의하면 서울 소재 시내버스운송회사 중 51개 회사가 이 사건 감사에서 적발되었다고 하는데, 시내버스 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51개 회사가 어느 회사 조합인지 알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을 기재하여 피고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라 하고, 편의상 원고가 정보공개를 구하는 대상을 '이 사건 정보'라 한다).

라.

그러자 피고는 2019. 10. 8.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피고의 업무수행이나 향후 진행예정인 수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이 사건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비공개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공개를 구하는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가 피고에게 정보공개법상 공개청구의 대상인 '정보' 그 자체의 공개를 청구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 과정에서 피고에게 명시적으로 피고가 이 사건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회사라고 밝힌 51개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알고 싶다고 요청하였고, 위와 같은 회사들의 명단이 기재된 자료를 피고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가 비록 피고에게 위와 같은 자료 그 자체의 공개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자료에 기재된 51개 회사의 현황을 알고 싶다는 취지로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피고가 보유·관리하는 위 51개 회사들의 명단이 기재된 자료의 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와 같은 자료가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인 이 사건 정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가 특정 정보의 공개를 청구한 것이 아니어서 그 자체로 부적법한 청구에 해당하고, 결국 원고의 위와 같은 요청을 받아줄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감사에 관한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 함은 같은 법 제1조의 정보공개제도의 목적 및 같은 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규정에 의한 비공개대상정보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2두12946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두4335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먼저 이 사건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위 회사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들 및 이를 통해 작성한 감사 관련 자료들 일체가 공개될 경우, 자칫 감사 관련자들의 형사 피의사실이 외부로 공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거나, 감사과정에서 제출된 자료가 외부에 공개됨에 따라 향후 피고의 또다른 감사업무와 관련하여 감사 관련자들이 조사를 기피하거나 관련 자료제출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자료들의 공개는 신중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위와 같은 자료 일체의 공개를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 피고가 이 사건 보도자료에서 밝힌 위 51개 회사의 구체적인 명단 자료인 이 사건 정보만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정보의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이를 공개할 경우 오히려 피고의 해당 감사업무의 공정성 및 이 사건 보도자료의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이며,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개별 회사들의 부당노동행위 사항까지 공개되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가 문제 삼고 있는 것처럼 향후 진행될 수사와 관련된 형사 피의사실 공표 문제 역시 발생할 여지는 적다고 판단된다. 또한 관련 회사들 역시 자신들의 비위행위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기에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한다고 하여 향후 위 회사들이 피고의 자료제출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 등 관련 감사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이지 않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된다고 하여 피고의 관련 감사업무에 관한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미연(재판장) 한현희 박영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