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원고의 관할 아래에 있는 C초등학교에서 2011. 3. 1.부터 2012. 2. 28.까지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다가, 2012. 3. 1. 같은 관할 아래의 D초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고 한다)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되었고, 그때부터 1년 단위로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무를 계속하였다.
이 사건 학교는 참가인의 근무기간이 4년이 다 되어갈 무렵에 2016학년도 영어회화 전문강사 신규채용절차(이하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라고 한다)를 실시하였고, 2015. 12. 22.경 참가인을 최종합격자로 선발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2016. 1.경 ‘2016년 영어회화 전문강사 운영계획’을 통하여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영어공인인증시험 자격 기준을 ‘토익 스피킹 시험 150점’으로 상향함에 따라 참가인이 위 자격 기준에 미달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그러자 이 사건 학교는 참가인의 채용을 일단 보류하고 다시금 신규채용절차를 진행하되, 만일 참가인이 2016. 2. 26.까지 위 자격 기준에 부합하는 영어시험 점수를 취득하고 위 신규채용절차에 지원자가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앞서 선발된 참가인을 그대로 채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6. 2. 20.자 토익 스피킹 시험에서 150점을 취득하여 2016. 2. 26.경 이 사건 학교에 통보하였고, 이 사건 학교는 진행 중이던 신규채용절차를 중단하고 참가인을 2016. 3. 1.자로 다시 채용하였다. 그 뒤로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재계약을 거듭하여 2018. 2. 28.까지 계속 근무하였다.
그 사이에 원고는 2018. 1. 4. ‘2018학년도 영어회화 전문강사 자격 기준 변경 안내’를 통하여 ‘토익 스피킹 시험 점수가 150점 이상 160점 미만인 사람은 일단 2018. 8.까지만 채용하고, 위 기간 동안 토익 스피킹 시험 점수를 160점 이상 취득하였을 시에 2018. 9.부터 재계약한다’는 취지로 자격 기준을 상향 조정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학교는 2018. 2. 13.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8. 3. 1.부터 2018. 8.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으나, 참가인은 위 계약기간 동안에 토익 스피킹 시험 점수를 160점 이상 획득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이 사건 학교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2018. 8. 31.자로 만료되었으니 계약관계를 종료한다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한 해고라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E).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18.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초심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의 관할 아래에 있는 각 초등학교에서 2011. 3. 1.부터 근로의 단절 없이 영어회화 전문강사로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도중에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채용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은 위 2011. 3. 1.부터 4년이 경과한 2015. 3. 1. 이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로 전환되었다 할 것인데, 이렇듯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단지 영어시험 점수가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B),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2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 내지 13, 16, 28, 29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관련 법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 초․중등교육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의 규정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는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또는 갱신되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한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 기간제법의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 내용․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두51201 판결 참조).
원고의 주장<1>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를 통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기존 근로관계는 종료되고 다시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는바, 참가인이 이 사건 학교에서 계속 근로한 기간은 위 채용절차 시점의 전・후로 양분되므로, 결과적으로 참가인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은 4년을 초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계약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통보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계약 종료 사실을 알리면서 앞으로 새로운 계약은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통보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 단
참가인이 이 사건 학교에서 2012. 3. 1.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된 뒤부터 재계약을 거듭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전인 2018. 2. 28.에 이르기까지 6년 동안 근무하였고, 그 사이에 별다른 공백기가 없었음은 앞에서 살핀 바와 같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를 때, 위 6년 사이에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단절시킬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은 이상,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함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 전환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한편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가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의 채용공고가 이루어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2015. 12. 초순경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1주일 뒤 면접 및 영어 수업 실연 시험을 본 사실은 참가인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의 응시자 2명(참가인 및 F)에 대하여 최종 심사 채점표(갑 제23호증의
2)가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가 일견 공개적인 경쟁절차의 외형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은, 위 최종 심사 채점표에는 참가인이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의 2차 시험 과목 중 면접(30점 만점)에서 28점, 수업 실연(30점 만점)에서 29점, 교육과정안 작성(20점 만점)에서 19점을 각 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위 시험 과목 중에서 교육과정안 작성 시험은 생략되었음에도, 이처럼 이 사건 학교가 참가인이 응시하지도 않은 교육과정안 작성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은 것처럼 채점표를 기재하면서까지 참가인을 합격시킨 점을 보면,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는 참가인을 계속하여 채용할 의도 아래 형식적으로 공개채용의 외관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보다 수년 전에 이루어진 2012학년도 신규채용절차에 관하여는 1명의 채점위원이 과목별 최종 점수를 종합하여 기재한 최종 심사 채점표 뿐 아니라, 3명의 채점위원들이 각자 교육과정안 시험 과목의 세부 평가 항목을 심사하여 작성한 영역별 채점표(갑 제19호증의 1 내지 3)까지 아울러 제출하였음에도(참가인도 2012학년도 신규채용절차에서는 40분간 교육과정안 답안을 수기로 작성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정작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에 관하여는 최종 심사 채점표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이고, 나아가 위 최종 심사 채점표가 작성되기 전까지 거쳤던 일련의 심사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다른 증거는 현출된 바 없다.
따라서 위 최종 심사 채점표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에서 참가인에 대한 교육과정안 작성 시험이 시행된 사실이 없다는 참가인의 주장을 배척하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에서 응시자들 사이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여기에 ① 갑 제3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에 따른 채용을 앞두고 참가인에게 퇴직금 34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이 법원의 이 사건 학교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학교는 참가인을 처음 채용한 이래로 매년 2월 말경 퇴직금을 정산하면서 재계약을 체결하여 왔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퇴직금 정산 사실은 계약관계의 계속성을 차단하는 신규채용과 그렇지 않은 재계약을 구분하는 징표로 보기에 부족한 점, ② 참가인이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에서 탈락할 것에 대비하여 미리 다른 학교의 채용절차에 응시하는 등으로 이직을 준비하였다는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이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를 통하여 근로관계를 완전히 종료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신규채용절차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단절시킬 만한 특별한 사정이라고 할 수 없는바,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2012. 3. 1.부터 4년 넘게 계속 근무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 전환되었다 할 것이므로<2>,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 통보가 정당한 이유<3>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