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C생,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5. 12. 28. 원고에 택시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 사업장에는 3개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데, 원고는 2015. 8. 17. 교섭대표노동조합인 D노동조합 충남지역본부 E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 한다)와 다음과 같이 종전에 체결한 단체협약의 내용 중 정년에 관한 부분을 일부 변경하는 단체협약 보충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변경된 단체협약을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6. 10. 31. 정년퇴직한 뒤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6. 11. 1.부터 2018. 10. 31.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2006. 10. 3. 이 사건 분회의 분회장으로 선출되어 2018. 9. 12.까지 노동조합 전임자로 활동하였다. 참가인은 정년퇴직 이전까지 6년 정도 택시기사로 근무하였고,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로는 2018. 10. 1.부터 2018. 10. 31.까지 한 달 동안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8. 10. 15. 참가인에게 '참가인은 2015. 8. 17.자 단체협약 보충합의서에 따라 기간제 개별근로계약을 체결하여 2016. 11. 1.부터 2018. 10. 31.까지 2년간 근로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오는 2018. 10. 31.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라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2018. 11. 29.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충남2018부해535호로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18. 이 사건 통보가 무효라는 취지의 초심판정을 내렸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2.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9부해192호로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5. 1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내렸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 당시 다음과 같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체결, 작성하여 시행 중이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부터 갑 제3호증까지,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협약에 따르더라도 정년이 지난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1회에 한하여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체결하여야 할 뿐, 이후 1년 단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야 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처음 체결한 계약기간 2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이를 갱신하는 관행이 확립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참가인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가사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재직기간 대부분을 노동조합전임자로 근무하여 택시운행 업무능력이 검증되지 아니하였고, 노동조합 활동 이외에도 여러 이유로 사용자인 원고와 마찰을 일으켜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기에 갱신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이 사건 통보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하고 있는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고령자에 대하여도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할 경우, 고령자에 대한 채용 자체가 기피되어 고령자에 대한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21조는 사업주에게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그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고령자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퇴직금 등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할 때 종전의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고 임금의 결정을 종전과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등 참조).
판단
다음과 같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의 단체협약이 2015. 8. 17. 변경되기 전까지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면서도 '성실근로여부에 따라 자동연장'되고, 사고다발자에 대하여만 예외로 한다고 정하였다. 이후 2015. 8. 17. 체결된 이 사건 협약은 근로자의 정년을 63세로 연장하고,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정년에 도달하였거나, 이후 정년에 도달하는 근로자와는 2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정하였으며, 위 협약 제17조의2 제4호는 근로자가 1년간 2회 이상의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 등 근로기간 중 일정 횟수나 정도 이상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거나, 갱신하지 아니한다고 정하였다.
이 사건 통보 당시 원고 취업규칙은 정년인 60세에 도달한 근로자는 퇴직한다고 정하면서도 건강상태가 양호하여 업무수행에 이상이 없는 사람, 재직 중 근무태도, 성적 및 성격이 양호한 사람, 재직 중 종사하던 업무가 계속 필요한 사람은 심사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한다는 내용을 두고 있었다.
갑 제3,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5. 9. 1. 이후 다음과 같이 정년이 도래하거나, 정년이 지난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원고가 2018. 10. 15. 이 사건 통보 당시까지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사람은 참가인, F, N, P 등 4명뿐이었다. F, N은 2016년 한 해 동안 2건의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P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하였다.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던 H, R, T, X 등은 이 사건 통보 이후에도 계속 원고의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일정한 요건 아래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단체협약은 이 사건 협약으로 변경되기 전까지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정하면서도 사고유발자 이외에는 자동연장된 것으로 본다고 정하여 사고이력이 없는 근로자들의 경우 단체협약에 따른 정년에 도달한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한편,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는 원고 취업규칙은 이 사건 협약이 체결되기 전부터 이 사건 통보가 이루어진 때까지 같은 내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이고, 그에 따르면 건강상태와 근무태도가 양호하며, 수행하는 업무가 계속 필요한 근로자는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였는데, 이는 계약 갱신의 기준이 되는 요건을 마련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고 근로자들은 종래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협약은 근로자들의 정년을 63세로 연장하면서 당시 변경된 정년인 63세에 이미 도달하였거나, 도달하게 되는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정하였다.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처우에 대하여 위 협약 제17조의2 제4호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할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변경되기 전 단체협약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근로자가 일으킨 교통사고의 횟수 또는 경중을 기준으로 삼았으므로 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과 마찬가지로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이 사건 통보 당시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정년 이후 2년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근로자들 중 다수가 매해 근로계약을 1년씩 연장하며 계속 근무하고 있었다. 갱신기대권이라 함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데에 대하여 가진 정당한 기대를 법적 권리로서 보호한다는 것이므로 그 인정 여부는 근로자가 다투는 갱신거절 당시의 근로 형태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통보 당시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이 갱신되지 아니한 사람은 참가인 1명뿐이었고, 그 밖에 계약이 갱신되지 아니한 다른 사람은 모두 이 사건 협약 제17조의2 제4호에서 정한 갱신 거절 사유가 있거나, 근로자 본인이 계약의 갱신을 바라지 아니하는 경우였다.
원고가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별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할 사유로 명시하였다거나, 그러한 사정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 사유로 들었다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갱신 거절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 근로자에게 그 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갑 제6,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따르면 참가인이 이 사건 분회장으로 활동한 2006. 10.경부터 2018. 9.경까지 원고 근로자들이 원고를 상대로 47건의 고소, 고발, 진정 등을 제기하였다는 사실, 참가인이 2007. 10.경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2006년경 및 2007년경 다른 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사실, 참가인이 2015. 1.경 원고 내부 교양교육에 참석하지 아니하고, 2017. 12.경 단체교섭과 2018. 2.경 및 2018. 8.경 원고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의 연령이 그가 수행해야 할 운전 직무에 위험성을 증대시킨다거나, 참가인이 운전 직무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을 가지지 못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한 갱신 거절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이 이 사건 분회장으로 활동한 기간 원고를 상대로 제기된 고소, 고발, 진정이 모두 참가인 한 사람이 제기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2018. 9. 12.까지 노동조합 전임자로 근무하면서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지위에 있었으므로 이를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만큼 악의적인 근무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참가인이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다른 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것은 그가 정년에 이르기 전인 2006년경 및 2007년경 있었던 일이고, 참가인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던 기간의 사건이 아니어서 그 계약 갱신 여부에 고려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참가인이 단체교섭과 원고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일은 참가인이 참석하지 아니한 경위나 이유 등 참가인의 책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없고, 해당 기간 노동조합 전임자로 근무한 참가인의 지위를 고려하면 반드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만큼 악의적인 근무태도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협약과 원고의 다른 근로자들이 일하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원고와 참가인과 사이의 근로계약을 계속하지 못할 만큼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