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0. 1. 31. 설립되어 상시 약 3,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공동주택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B는 2015. 5. 11. 원고에 입사하여 서울 성북구 D에 위치한 E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기술직 기전주임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B는 2015. 5. 11. 이후 수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고, 2017. 12. 6.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원고는 2018. 11. 26.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계약기간이 2018. 12. 31.부로 만료(근로계약 만기해지)된다'는 내용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
B는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19. 3.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13. 'B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4조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의제되고, B가 스스로 퇴직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B에게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 사건 통지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22. '원고와 B 사이에 근로관계 종료의 합의를 인정할 수 없고, 원고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이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B는 'F'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벌였고, 근로시간 중에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유부분 하자를 수리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왔다. B는 근로시간 내 영업행위로 많은 수익을 얻었고, 이러한 행위는 서약서 제9조, 취업규칙 제14조에 반하는 명백한 위법행위이다. B는 2018. 7. 24.경 입주민으로부터 1만 원을 받았고 금품수수에 책임을 지고 경위서 및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이하 '1차 금품수수'). 그런데 B는 2018. 9.경 다시 근로시간 중 현관 도어락 교체를 대가로 47만 원을 수수하였고 2018. 11.경 어떠한 처벌에도 따르겠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이하 '2차 금품수수'). 원고는 1, 2차 금품수수에 대한 입주민들의 항의를 계기로 B의 개인 영업활동을 조사하였고, 그 결과 2018. 11.경 B가 2015년경 입사 초기부터 'F' 영업을 해 온 사실을 적발하였다(이하 1, 2차 금품수수 및 개인 영업사실을 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그 자체가 명백한 취업규칙 위반이자 해고사유에 해당하고, B는 이미 경위서와 각서를 작성한 상태에서 재차 2차 금품수수가 적발되어 권고사직을 당연히 수용하는 입장이었다. 다만 원고와 B는 2018. 12. 31.까지인 이 사건 근로계약상 잔여 기간이 2개월도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여, 징계해고보다는 근로기간 만료로 인한 자진 사퇴로 사안을 종결하기로 한 것이다. 원고는 2018. 10.말경 및 2018. 11. 26. 두 차례에 걸쳐 구두로 사직을 권고하였고, B도 이를 받아들여 사직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원고는 그에 따라 2018. 11. 28. 형식적 절차로서 이 사건 통지를 한 것 뿐이고 BE 2018. 12. 31. 비품 일체를 반납하고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은 B가 스스로 그만두어 종료되었을 뿐 원고가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등
인정사실
B는 2015. 5. 11. 원고에 입사하여 기술직 기전주임으로서 이 사건 아파트 공용부분의 전기·기계 시설물의 점검 및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B는 2015. 5. 11. 입사시 근로계약에 부수하여 아래와 같은 서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서약서').
B는 2018. 7. 24.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각방 전등 잔광현상 발생, 가스경보기 문의'로 방문 요청을 받고 해당 세대를 방문하였다. B는 'LED 등으로 전등을 교체한 후 콘덴서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알려주고, 입주민의 부탁을 받아 콘덴서 2개(8천 원)를 구매하여 설치하여 주고 만 원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2)항 기재 사안(1차 금품수수)에 대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B는 아래와 같이 2018. 7. 26.자 경위서, 2018. 7. 27.자 각서를 작성하였다. B는 2018. 7. 28. 해당 입주민에게 만 원을 반환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은 2019. 4. 7. '2018. 9. 9.부터 2019. 9. 11.까지 세대 누수 문제가 있어서 B가 방문하였고, 추가로 민원인의 현관문 및 안방문의 디지털 도어록을 교체하였다. B에게 40만 원 현금을 지급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위 입주민은 2018. 10. 31. '개인적으로 주방 LED 전등교체, 방문고리 교체, 초인종 수리, 지문인식 디지털 도어록 교체 부탁하여 자재비용 33만 원, 설치비용 7만 원을 주기로 하고 이상 없이 교체 받았다. 사전에 직원 입장에서 교체가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으며, 개인적 필요에 의해 부탁하였으므로 B에게 어떠한 이의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관리사무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한 바 있다.
B는 2018. 11. 1. 위 4) 항 기재 사안(제2 금품수수)에 대하여 경위서를 작성한 바 있다.
원고는 2018. 11. 26. 이 사건 통지를 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 4인은 2018. 12. 10. '관리사무소 직원이 세대민원 처리를 빌미로 개인적으로 수리를 해주고 돈을 받아간다는 소문이 있다. 즉시 관련 직원을 인사조치 하시고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는 내용으로 조치를 요청하였다. 관리소장 G는 과장 H에게 '근로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만료까지 근무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B는 2018. 12. 24.부터 2018. 12. 29.까지 휴가를 냈고, 2018. 12. 30. (일요일)에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과장인 H은 2019. 12. 31. 13:54경 B에게 '인수인계 정확히 해주길 바랍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는 '사직할 의사가 없다고 소장님께 전달하였습니다.'라고 답변하였으나, H은 다시 14:44경 '내일부터 B는 이 사건 아파트 직원이 아닙니다. 내일부터는 출입금지랍니다. '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관리소장 G는 같은 날 15:21 B에게 '이미 통보한 바와 같이 2018. 12. 31.부로 근로계약이 만료되었기에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업무 등 인수인계에 적극 협조바라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B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동료 직원이나 관리소장 등에게 2018. 12. 31. 따로 인사를 하지도 않았다.
원고 소속 회계실장은 2019. 1. 8. B에게 전화를 걸어 '퇴직금을 지급하려고 한다. 급여계좌로 이체하면 되는지 물었고, B는 '아직 다른 데 출근하지 않는다. 좀 쉬려고...'라고 답변하고 보증보험 환급에 대해 질의하였다. B는 같은 날 회계담당자에게 전화로 '일단은 복직신청을 하려고 하고 있다. 나름대로 내가 할 것을 할 것이다'라고 답변하였다고, 회계실장은 '복직신청을 하면 퇴직금이 나가는지 여쭈어 봐야겠다'고 말하였다. 원고는 2019. 1. 10. B 명의의 계좌로 9,870,28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이체하였다.
이 사건 관리사무소 소장인 G는, 이 법정에서 '잘못이 있어도 굳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경우는 없고 스스로 사퇴를 하는데, B는 계약기간이 2개월 정도 남은 상태에서 실업급여도 받아야 하니까, 그 때까지만 근무하고 나갈 테니까 편의를 봐달라고 하여 선처 차원에서 해고하지 않고 권고에 의한 사직 처리를 하였다. 2018. 12. 24.부터 장기간 휴가를 사용하는 것도 업무에 지장이 많았음에도 자진사퇴 의사가 확실한 것 같아서 허락해주었다. 1차 금품수수 후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였는데도 2개월 여만에 또 금품수수가 있었기 때문에 퇴직한 것이다. 자진 사직인 경우에는 사직서를 제출받는데 B의 경우에는 사직서를 내라고 요청하였으나 차일피일하다가 내지 않고 그냥 나갔다.'고 진술하였다.
원고 소속 직원들은, 'B가 F라는 상호로 개인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업무에 태만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도 작성하였지만, '종전에 작성한 확인서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B가 묵묵히 근무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도 작성하였다.
B는 2020. 9. 21. 이 법원으로부터 피고의 신청에 따른 소송고지를 받았으나, 피고를 통해 '암 투병으로 참가할 형편이 안 된다'는 취지를 전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을가 제1 내지 7,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H, G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쟁점 및 관련 법리
기간제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게 함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사유가 있을 경우에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위와 같은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1항, 제2항), B는 2015. 5. 1. 입사하였으므로 2018. 11. 28. 이루어진 이 사건 통지 무렵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는 상태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는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성질의 것이므로,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사직인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인지 문제된다.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법률요건분류설에 기초한 증명책임의 일반원칙에 따라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 따라서 '정당한 해고'(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3583 판결 등 참조)나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은 물론,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이하 '근로자의 사직')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 근로자가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해고 사실 및 그 정당성을 다투는 것('정당한 해고'가 인정되지 않으면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가 성립되지 않는다.)에 대응하여 사용자가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 사유로 '근로자의 사직'을 주장하는 경우, '해고에 관한 사실'과 '근로자의 사직'은 양립 불가능한 사실이다. 따라서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된 경우, 그 관계가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요건으로서의 '근로자의 사직'은 사용자에게 증명책임이 있고, 근로자는 여러 사정(해고에 관한 사실을 포함한다)으로 근로자의 사직을 추단하는 것을 방해할 정도의 증명(반증)을 하면 충분하다.
B가 사직하였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사직 제의에 대하여 참가인이 명시적 의사표시로 사직하였다거나 출근을 포기하는 등 사실상 사직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B를 해고하였음이 인정된다.
관리소장 G가 2018. 10.말경 및 2018. 11. 26.경 구두로 B에게 사직을 권고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에 대하여, B가 동의하거나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해석할 만한 정황이 없다. 사직이란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종료하고자 하는 사유이므로 사직의 의사는 자신의 비위행위를 인정하는 경위서나 각서를 작성하는 의사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징계해고가 근로기준법 소정의 제한을 받는 경우, 해고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거쳐 효력의 존부가 인정되므로, B가 1, 2차 금품수수와 관련하여 자신의 비위행위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회사의 처분을 감내하겠다는 내용의 경위서나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 그러한 의사가 '스스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와 동일시될 수는 없다. B가 작성한 경위서 등의 내용에는 입주민으로부터 돈을 받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소명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증인 H, G의 각 증언만으로는 사직에 대하여 B와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B가 1, 2차 금품수수를 인정하였고, 가사 그 외에도 약정 근로시간 중 업무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거나 F 명함을 교부하였다는 등의 의혹이 문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비위행위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나 원고의 취업규칙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가 되거나 해고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그 사정만으로 B가 스스로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들어 해고를 하는 경우 근로자의 지위 보장을 위해 정당한 사유를 요구하고 있고, 절차적 지위를 보장하고자 징계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는 것을 '정당한 사유'에 포섭하여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취업규칙에 보장된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B의 비위행위를 이유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할 것을 요구하거나, 사직을 전제로 후속 절차를 강요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B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의 종료를 강요하는 것이다. 이는 가사 원고가 종전에도 이 사업장에서 다른 근로자들과 징계절차 없이 권고사직, 의원면직 등의 형태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72조는 근로자가 퇴직하고자 할 때는 1개월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제70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근로자의 퇴직일은 근로자가 제출한 사직서에 퇴직 일자가 명시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원고는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 사직서를 제출받기도 하였고, G는 B의 경우 사직서를 제출받지 못한 이유에 대하여 'B가 차일피일 미루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는 B의 사직의 의사를 추단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사정이다.
원고는 2018. 11. 26. 이 사건 통지를 하였고, B가 2018. 12. 31. '사직할 의사가 없다'고 하여, 이 사건 통지에 이의를 제기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H, G를 통하여 '근로계약이 만료되었다. 더 이상 직원이 아니다. 내일부터는 출입금지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위와 같은 메시지의 내용과 앞서 본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를 둘러싼 전후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고는 근로자인 B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고지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2018. 11. 28. 이후 B의 퇴직을 전제로 인수인계 등 절차 진행에 협조할 것을 거듭하여 촉구하였다. 2018. 12. 31. 이후에는 이미 B의 퇴직을 전제로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후임자를 물색하는 등 B가 출근하여 근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B가 2018. 12. 31. 이후 출근하지 않거나, 원고의 퇴직금 지급에 대해 거부하지 않은 것은 '사직의 의사를 추단하게 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원고의 해고 의사표시 등으로 출근하여 일할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취한 행동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통보의 부당해고 인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또한 원고의 취업규칙은 제86조 이하에서 징계의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86조 제4항은 징계위원회 개최시 본인에게 소명기회를 반드시 주어야 하며, 대상자가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할 때에는 서면으로 소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이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유에 대해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이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해고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 이 사건 통보가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를 갖추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B가 문제되는 사실관계에 대해 일부가 사실과 다르고 상황상 불가피하였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 이상, 근로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통보 과정에서 원고가 아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 사건 통보가 해고사유를 적시하고 있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통보는 절차적 위법이 있고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할 것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정당한 사유의 존부를 떠나 효력이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B의 사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해고에 의한 것이다. 그 해고는 절차적 위법이 있고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여 효력이 없다.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