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7. 7. 16. 피고에 재활상담직으로 입사하였고, 2014. 7. 21.경부터 피고 B지사 재활보상2부(이하 '재활보상2부'라고만 한다)에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2017. 1. 24.경부터 2018. 7. 31.까지 휴직 이후 2018. 8. 1.경 재활보상2부에 복직하여 근무하였고, 2019. 7. 22.경부터 피고 B지사 재활보상1부(이하 '재활보상1부'라고만 한다)로 부서를 옮겨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11. 13. C병원에서 '공황장애, 우울병 에피소드'(이하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고, 2019. 12. 3. 피고에게 '2019년 상반기 정기 전보 당시부장의 부서 이동 요구를 거절하자 2019년 하반기 인사 때까지 부서장의 지속적인 부당한 지시에 시달렸고, 새로운 부서로 이동 후 2019. 8. 6. 업무결재를 받던 중 담당 차장으로부터 업무 관련 심한 질책을 받아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하였다'는 취지로 업무상 재해로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하였음을 주장하며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0. 9. 24. 피고에게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아래와 같은 심의결과를 근거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관계 법령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재활보상2부에 근무하던 2018. 8. 1.경 재활보상2부 부장으로부터 원하지 않는 부서이동을 지속적으로 강요받았고, 원고가 부서이동을 거절하자 원고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이 있는 부서 회의에서 원고 1명만을 지적하며 '원고는 말을 빠르게 하지 말라'는 등의 질책을 하였으며, 원고보다 아래 직급 직원에게 원고가 담당하는 장해업무를 담당하라고 말하는 등 지속적으로 원고의 업무능력을 폄훼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였다. 이후 재활보상2부 부장은 원고가 2019. 7. 19.경부터 재활보상1부로 부서를 옮기게 되자 인사이동 마지막 날 원고를 찾아와 '미처리 없이 일을 다 하고 가는 것이 예의다'라고 말하였고, 원고가 업무를 남겨 놓고 부서이동을 한 이후 부서회의에서 '주임은 미처리 거의 없이 다 하고 갔는데 과장은 그렇지 않았다'는 발언을 하였으며, 원고가 재활보상1부로 옮긴 이후에도 여전히 원고를 질책하였다. 또한, 재활보상 1부 차장은 원고가 재활보상1부로 부서를 옮긴 이후 부서의 전 직원 앞에서 '원고는 공단 경력이 몇 년인데 과장이 되어 그것도 모르냐, 그건 부서 막내도 아는 것이다'고 말하며 원고를 질책하였고, 재활보상1부 차장이 원고를 찾아와 '내가 실언을 했다, 미안하다'고 말하였으나, 재활보상2부 부장이 '차장이 미안하다고 하잖아'라고 원고에게 말하더니 재활보상1부 차장에게 가서 '주임이 부서이동 할 때는 미처리 건이 하나만 있었다, 우리 부서 주임은 일을 잘한다'는 취지로 원고를 겨냥한 업무능력에 관한 발언을 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는 직장상사로부터 부당한 인사이동의 지시를 받고 그에 대한 거부의사를 이유로 하여 불이익한 대우를 지속적으로 받았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원고는 직장상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고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아 사건 각 상병에 이르게 되었고, 이후 피고 감사실로부터 직장상사들의 행위가 '힘희롱(power harassment)'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게 되자 더욱 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상병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갑 제3, 5, 6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E협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피고 B지사 근무경력
원고는 2014. 7. 21.경부터 2019. 7. 21.경까지 재활보상2부에서 요양업무(장해급여, 요양비, 합병증 등 관리카드, 간병급여 지급업무 등)를 담당하였고, 2019. 7. 22.경부터 재활보상1부로 이동하여 최초요양신청업무를 담당하였다.
한편, 재활보상2부 부장은 2019. 1. 1.경부터 2019. 7. 21.경까지 원고와 같이 재활보상2부에서 근무하였고, 재활보상1부 차장은 2019. 7. 22.경부터 2019. 9. 29.경까지 원고와 같이 재활보상1부에서 근무하였다.
원고의 고충신고 신청 및 피고 감사실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원고는 2019. 11. 12. 피고 감사실에 「재활보상1부 차장과 재활보상2부 부장을 피신고인으로 하여, 재활보상2부 부장이 부당한 인사조치를 감행하려다 본인 의도대로 되지 않자 지속적인 힘희롱을 하였고, 타부서로 이동한 후에도 인신공격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었고, 재활보상1부 차장은 직원들 앞에서 '그동안 업무가 미흡한 것 같다, 공단 경력이 몇 년인데 과장이 돼서 그것도 모르냐, 그건 ○○대리(부서 막내)도 아는 거다'라며 창피를 주는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 는 이유로 힘희롱 고충신고서를 제출하였다.
피고 감사실은 관련 조사를 거쳐 2020. 2. 14. 원고가 신청한 고충신고 내용이 힘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는데, 힘희롱 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의학적 소견
주치의 소견서(C병원, 2019. 11. 13. 작성)
C병원 심리평가 보고서(임상심리전문가 작성, 2019. 9. 30.)
주식회사 U 소견서(2020. 8. 22., 상담심리전문가)
이 법원의 D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E협회(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 질병 · 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그 증명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로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증명되면 족하다.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 앞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상병이 원고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각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앞서 본 사실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직장상사들이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원고의 말투, 업무능력 등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업무와 관련되어 위와 같은 발언들이 행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직장상사들로부터들은 발언의 내용, 경위, 뉘앙스, 공개성, 반복성, 지속성 등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있는 점, 직장상사들이 원고를 대하는 태도를 지켜보거나 원고에 대한 발언을 들은 대부분의 동료 직원들은 피고 감사실 조사 당시 '직장상사들이 원고를 차별하거나 괴롭힌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힘희롱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상의 동료 직원들의 진술 내용 참조), 원고가 직장상사들과 근무한 기간이 짧고, 직장상사들이 원고에 대하여 한 발언을 들은 동료들이 많지 않은바, 직장상사들이 원고에 대하여 한 '말투나 업무능력 등에 관한 발언'들이 공개된 자리에서 반복적 ·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직장상사들로부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정도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부당한 인사이동 압력, 인사이동 거부에 따른 불이익, 공개된 자리에서의 업무능력에 관한 질책 등'을 받은 것이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E협회 의료감정원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인사이동 문제로 인한 원고와 상사와의 갈등이 있었음은 확인되나, 이후 상사의 지속적인 보복성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원고가 호소하고 있는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객관적으로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스트레스라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원고의 개인적인 취약성이 질환의 발병과 악화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여 원고의 우울증 또는 공황 장애와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는 의학적 소견을 회신하였고, 이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와도 부합한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가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각 상병이 유발되거나 심화될 정도의 부당한 대우 또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정할 만한 행위 행태 및 내용이 확인되고, 인사이동 문제로 인한 상사와의 갈등, 상사의 지속적인 보복성 괴롭힘, 힘희롱 신고의 실패 등이 누적적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으나,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직장상사들로부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정한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적 · 지속적으로 당한 것이라 평가하기 어려운 이상, 원고의 주장내용을 기초로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할 정도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을 전제로 감정결과를 제시한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의 위 감정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원고에 대한 C병원의 2019. 9. 30.자 심리평가보고서상 '평소 내면의 핵심적인 갈등 및 정서는 억압한 채, 스트레스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피상적인 수준의 감정 변화를 경험할 취약성이 엿보인다, 인정에 대한 욕구가 높은 편으로 평소 사회적 평판에 취약하면서 솔직한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피상적인 수준의 관계를 맺어왔을 수 있겠다, 근무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부정적인 피드백 많아지고 인정 욕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되자 자존감 저하된 상태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심리평가검사결과에 개인마다 업무상 발생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가 다르다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상병은 원고의 개인적 · 내재적 소인이 큰 영향을 미쳐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도 C병원의 위 심리평가보고서 기재 내용을 언급하며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에는 개인적인 취약성이 상당 부분 기여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된 경위, 그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공개된 자리에서의 직장상사의 질책성 발언 등으로 큰 충격을 받고 이 사건 각 상병에 이르게 되었고, 직장상사들이 업무과정에서 원고의 개인적 · 내재적 소인을 파악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그 발언과 행동 등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판단되나,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상병이 원고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각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