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1. 18. 선고 2020구합436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요양서비스 등 사회복지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노인요양시설 K 등 4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K은 2019. 12. 당시 5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요양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나.

K의 원장 L은 2019. 11. 29. 정년을 도과한 뒤 기간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촉탁직 근로자 B, C, D, E, F, G, H, I(이하 ‘이 사건 각 근로자’라 한다)에게 2019. 12. 31.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

다.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 M노동조합은 2020. 2. 27.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23. 부당해고에 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N~O/P~Q 병합).

라.

원고는 2020. 6. 2. 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8.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 체결한 근로계약 및 K의 취업규칙에는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과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오히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요양보호사의 업무는 고령자가 수행하기 적절하지 않은 점, 촉탁직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이 갱신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계약갱신이 있었다는 형식적 사정만으로는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는 점, 최종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더 이상 갱신이 불가능함을 안내하였던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

2)

원고는 19. 11. 4.경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532,879,620원의 환수처분을 받았고 입소자 수가 급감하여 재정상태가 악화된 상태에 있었던 점, 입소자 수가 급감함에 따라 요양보호사 인원도 감소할 수밖에 없었던 점, 원고는 고연령인 촉탁직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단기간의 근로계약을 체결해왔던 점,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는 동료와의 언쟁, 부적절한 언행, 미숙한 업무수행, 노인학대 등의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되는 점,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의 건강상태가 요양보호사 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은 점,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은 각지에서 집회 등을 개최하여 원고와 K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이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 내역은 다음과 같다[B, C, D, G, H, I은 2019. 1. 1. 6개월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19. 4. 1. 1년(2019. 1. 1.부터 2019. 12. 31.)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이 2019년경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3)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년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 안내’에는 현재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의 44.5%가 60대 이상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작성된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요양보호사 455,693명 중 약 53%에 해당하는 241,848명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4)

한편 정년을 도과한 뒤 촉탁직 근로자로 K에서 근무한 직원은 23명으로 구체적인 근로계약 체결 및 갱신 내역은 별지 기재와 같다. K의 원장 L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인사평가를 실시하여 포상 및 근로계약 갱신의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다만 2019년은 인사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

5)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9. 11. 4. 원고에 대하여 ‘K의 인력추가배치가산기준 위반’을 사유로 하여 532,879,62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하였고, 부산진구청장은 2020. 2. 3.부터 같은 해 3. 23.까지 50일간 K의 업무를 정지시키는 처분을 하였다. K의 입소자 수는 2018. 1.경 99명에서 2019. 12.경 59명으로 감소되었고,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에는 입소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6)

K에는 2019. 12. 당시 총 57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중 23명은 2019. 12. 31.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사유로 퇴사하였고, 27명은 2020. 1. 31.자로 희망퇴직하였으며, 나머지 7명은 2020. 2. 29.자로 해고되었다.

7)

K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다가 2019. 12. 31. 계약기간 만료를 사유로 퇴사한 E, I, Z, AA, AB, AC, AD, AE, AF는 2020. 4. 2 ~ 3. 및 2021. 1. 8. ‘2019. 12. 31.까지를 근로기간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K의 원장 L과 사무국장이 내년에 또 계약서를 쓸지 확실하지 않다고 이야기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각 작성하였다. 한편, L은 2019. 3. 2.경 K의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던 AG와 3개월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8)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K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제출한 시말서 및 사유서, 사고경위서 내역은 다음과 같다. 한편 K에 근무하던 몇몇 근로자들은 K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고가 근로자들에게 경위서 등을 작성하도록 강요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9)

D, E, G는 2019. 9. 23.부터 같은 달 30일경 ‘근골격계 증상조사표’를 작성하였다. 요양보호사 업무의 육체적 부담 정도에 대해 D은 ‘매우 힘듦’, E은 ‘견딜만 함’, G는 ‘약간 힘듦’이라고 기재하였다. 그리고 D과 G는 ‘어깨’, E은 ‘허리’를 통증부위로 기재하였다.

10)

원고는 2020. 4. 22.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였는데, 당시 이사회에서는 K의 영업재개에 따른 예산편성을 의결하였다.

11)

K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5호증의 1, 2, 제6호증의 1 내지 7, 제7호증, 제8호증의 1, 2, 제9호증의 1 내지 5, 제10호증의 1 내지 3, 을가1, 2호증, 제3호증의 1 내지 5, 제4 내지 6호증, 을나 제1, 3, 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갱신기대권의 존부

가)

관련 법리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2)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는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와 이 사건 각 근로자들 사이에 2019년경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 제1조 제4항은 ‘계약만료일 30일전까지 근로계약기간에 대한 갱신이 없을 경우 근로계약 마지막 말을 근로계약 만료일로 본다’고 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54조 제1항 3호는 ‘정년연령을 넘어서도 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자는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하여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정년을 도과하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사용자 측에서 해당 근로자에 대한 일정한 심사를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이 체결한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에서 계약갱신에 관한 요건과 절차를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보기 어렵다(실제로 원고는 2018년경까지는 매년 인사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참고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은 각 정년에 이르기 수 년 전부터 요양보호사 업무를 계속적으로 수행하여 왔다. 그리고 정년이 도과한 뒤에도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1회에서 3회 가량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 이 사건 각 근로자들 외에 정년을 도과한 뒤 K에서 촉탁직 근로자로 근무한 다른 근로자들도 2019. 12. 31.까지 대부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업무를 수행해왔다. 따라서 K에서는 정년이 도과한 촉탁직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대부분 갱신해온 관행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요양보호사 업무는 그 특성상 상시․지속적 업무에 해당한다. 그리고 2019년 기준으로 요양보호사의 44.5%가 60대 이상이었고, 2020년 6월 기준으로 요양보호사의 약 53%가 60대 이상인 점에 비추어 보면, 60세를 도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작업능률이 저하되거나 위험성이 증대되어 요양보호사 업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원고는 2019. 4.경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더 이상 갱신이 불가능함을 안내하였다고 주장하며 E 등이 작성한 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각 확인서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2019. 3.경 AG와 3개월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잘 하면 계약이 갱신될 수 있고, 내년에도 마찬가지이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기도 한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확인서만으로는 원고가 2019. 4.경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 계약갱신이 불가능하다고 고지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2)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고는 환수처분 및 입소자 감소로 인해 K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었으므로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K의 경영상태 악화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갱신거절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①

근로기준법 제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해고를 위하여 필요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과 정도가 해고에 비하여 낮은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경우에는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 하더라도 계속근로에 대한 기대나 최소한의 고용안정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은 인정되어야 하므로, 사용자 측의 경영상 이유로 인한 갱신거절을 함에 있어 경영상 이유의 불가피성, 갱신거절 회피가능성, 갱신거절 대상자 선정 기준과 절차의 객관성, 합리성, 공정성 등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9. 11. 4. ‘K의 인력추가배치가산기준 위반’을 사유로 하여 532,879,62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하였고, K에 대해 2020. 2. 3.부터 같은 해 3. 23.까지 50일간의 업무정지처분이 이루어졌으며, K의 입소자 수가 급감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로 인해 K에 경영상의 어려움이 발생되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환수처분 및 업무정지처분의 사유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경영상의 어려움은 사용자인 원고 측에 의해 발생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측에 의해 발생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하여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③

게다가 위 환수처분 및 업무정지처분은 1회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로 인해 발생된 경영상 위험이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장래에도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원고는 2020. 4. 22.경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K 업무재개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였고, B, C, F, G, H은 원고와 복직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2021. 10. 5. 보조참가신청을 취하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위 환수처분 및 업무정지처분으로 인해 K의 경영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K의 취업규칙 제17조 제1항 제3호는 사용자 측의 필요에 따른 휴직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는바, 원고로서는 K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휴직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갱신거절을 회피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거절 사유로 들고 있는 다른 사정들에 대해서도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사정들도 모두 합리적인 갱신거절 사유라고 할 수 없다.

①

원고는 위 환수처분 및 업무정지 처분이 이루어진 뒤, K에서 근무하던 57명의 근로자 중 23명은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사유로 퇴사시키고, 27명은 희망퇴직하도록 하였으며, 나머지 7명은 해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K의 경영상태 악화가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들고 있는 나머지 갱신거절 사유들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②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 동료와의 언쟁, 부적절한 언행, 미숙한 업무수행, 노인학대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위 각 근로자들이 작성한 시말서 등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각 시말서 등에 기재된 ‘사고’는 업무수행 중 일어난 사소한 실수 등에 관한 것이고 동료와의 언쟁, 부적절한 언행, 노인학대 등이 있었다고 볼 만한 기재내용은 찾아볼 수 없는 점, 게다가 K 종사자들이 제출한 진술서에 의하면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였던 것으로 보여 시말서의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AG, B, F 등은 시말서 등을 작성한 뒤에도 근로계약을 갱신한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시말서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정도로 위 각 근로자들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의 건강상태가 요양보호사 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D, E, G가 작성한 ‘근골격계 증상조사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조사표는 전문가에 의한 평가를 거쳐 작성된 것이 아니라 위 각 근로자들이 자신이 느끼는 건강상태를 임의로 기재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각 조사표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위 각 근로자들의 건강상태가 요양보호사 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이 집회 등을 통해 원고와 K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된 바 없다.

(3)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는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위가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각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