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4. 5. 19. 설립된 후 2015. 8. 20. 특수법인으로 전환되어 상시근로자 약 60명을 사용하여 농어업재해보험사업 등을 영위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2007. 1. 15. 참가인에 입사하여 정책보험본부 C부서에서 서무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19. 7. 29. 원고에게 ‘타 직원의 내부 업무시스템 ID를 도용하는 등 권한이 없는 개인정보, 인사보안 관련 문서 등이 포함된 다량의 문서를 출력하고, 이를 복사기에 방치하였다(2019. 6. 24. 오전 발견)’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50조에 따라 2019. 8. 29.자 징계해직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9. 11. 2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29.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0. 3.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5. 12.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0. 7. 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는 경우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행정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소(訴)를 제기하여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31조 제2항), 원고는 2020. 6. 15.에 피고 위원회의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그로부터 15일이 도과한 2020. 7. 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판단
을가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서의 우편물배달증명서에 2020. 6. 15. 원고의 재심 대리인인 노무법인 D의 ‘E’ 명의로 서명이 되어 있고, 주소란에 위 노무법인의 상호인 ‘D’이 기재되어 있는 등 원고의 재심 대리인이 위 일자에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우편물배달증명서의 주소란에는 노무법인 D의 주소지인 ‘서울 금천구 F건물, G호’가 아니라 ’서울특별시 금천구 H건물 D‘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위 재심판정서가 잘못된 주소지로 송달되었다가 뒤늦게 재심 대리인에게 전달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2020. 6. 15.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무기계약직 상태였던 원고가 일반직 전환 임용에 거듭 실패하자 답답한 마음에 I 부장의 동의 하에 I의 J 프로그램 사번과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이 사건 문서를 검색하게 된 점, 이 사건 문서 중 91장이 회수되었고 원고가 나머지 90장을 파쇄하여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없는 점, 보안문서가 모두 회수되어 피해가 미미한 점, 참가인은 J 프로그램 사번과 비밀번호를 같은 팀 내에서 공유할 정도로 개인정보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미흡하였던 점,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1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부터 1회 표창장을 수여받는 등 성실히 근무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관련 규정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5. 5. 26.부터 2019. 5. 25.까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사용하였고, 참가인은 2018. 8. 20.부터 2019. 5. 31.까지 L를 원고의 육아휴직 대체인력으로 채용하여 그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원고는 2019. 5. 27. 정책보험본부 C부서 소속으로 복직하여 농어업재해재보험 기금관리,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 회계관리, 기금 회계 결산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원고의 대체인력이었던 L 계정의 컴퓨터와 IP주소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원고 소속 정책보험본부 직원은 2019. 6. 24.(월) 09:00경 정책보험본부 1층 사무실의 복합기(이하 ‘이 사건 복합기’라 한다)에서 개인정보가 포함된 ‘인사채용 제도개선 방안’ 등 총 91장 분량의 문서가 방치된 것을 발견하였다. 원고는 위 복합기의 작업이력 리포트, 방화벽 로그인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2019. 6. 22.(토) 22:13경부터 같은 달 23.(일) 05:38경까지 이 사건 복합기에서 발견된 문서를 포함하여 ‘인사채용 제도개선방안, 인사명령, 인사위원회 결과 보고 등 자료와 직원 진단서, 병가신청서, 공개채용 인·적성 직무능력검사 결과,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 대상자 명단, 노동조합 질의 및 답변내용, 승진후보자 주요 경력 요약서’ 등 총 136건, 301장의 문서(이하 ‘이 사건 문서’라 한다)가 L 계정 컴퓨터를 통해 출력된 것을 확인하였는데, 당시 위 컴퓨터는 원고가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위 문서 중 이 사건 복합기로 출력된 문서는 총 46건, 181장이다.
이 사건 문서 발견 당시 L 계정 컴퓨터의 비밀번호는 원고가 설정해둔 것이었고, 방화벽 로그 기록과 J 로그 기록상 해당 시간에는 원고 컴퓨터만 가동되었다. 원고 컴퓨터의 IP주소를 통해 I 부장의 ID로 로그인되어 I 부장 명의로 이 사건 문서를 저장․출력한 내용이 확인되었는데, I 부장은 당시 원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고, 상세로그인 내역은 다음과 같다.
(표 삽입을 위한 공백)
원고 직원 M은 2019. 6. 22.(토) 퇴근하면서 1층 C부서 사무실에서 원고와 마주쳐 인사하였고, 2019. 6. 23. 06:42경 원고 사무실에서 가방을 메고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원고의 모습이 CCTV에 촬영되었다.
참가인은 2019. 6. 24. I 부장에게 J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하였고, 같은 달 27. 원고의 업무용 컴퓨터를 회수하였으며, 같은 달 28. 개인정보가 유출된 직원 8명에게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음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9. 7. 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의결하고, 같은 달 9. 보안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이 사건 문서를 열람․출력하였다는 전제 하에 위 행위를 보안 위반으로 보아 징계위원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하였다. 참가인이 2019. 7. 25. 개최한 징계위원회에서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29.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2019. 8. 30.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에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출석도 하지 않았다.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2019. 8. 30.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원고를 고발하였고, 대전지방법원은 2020. 12. 4. 원고에게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및 건조물칩입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2020고약9740). 이에 대해 원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2021. 8. 27.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원고를 벌금 200만 원에 처하는 1심 판결이 선고되었고(2021고정23), 원고가 이에 항소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이 2021. 9. 4.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9호증, 을나 제2 내지 10, 12 내지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과 그로 인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는 그 비위행위의 내용·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인사규정 제53조에 따른 [별표] ‘징계양정기준’에서 ‘비밀엄수의무 위반’ 중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이 경우 비밀엄수의무 위반의 유형에 불구하고 모두 징계해직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원고가 I 부장의 J 프로그램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사실 및 타인의 개인정보를 열람․출력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사건 복합기에서 출력된 것으로 확인된 문건의 종류가 46개, 매수가 총 181장으로 그 규모도 크다. 원고가 여러 차례 일반직 전환 임용에 지원하였으나 탈락하였다는 사정은 이러한 원고의 행위를 정당화할만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원고가 권한 없이 타인의 개인정보를 열람․출력한 행위 자체가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공공기관인 참가인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규범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도 고려하면, 위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행위를 가벼이 볼 수 없다.
공적이 있는 경우 징계를 경감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사항이고(인사규정 제52조의2 제2항), 앞서 본 바와 같이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비밀엄수의무 위반의 경우 모두 징계해직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공적에 따른 징계 경감을 하지 않은 것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상훈
판사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