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0. 21. 선고 2020구합78131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6. 10. 원고에게 한 근무기간 연장거절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근무기간 연장거절의 경위

가.

(1) 원고는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나급)인 항공정비사로서 1997. 8. 16. 최초 임용계약을 체결한 이후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해오다가 2015. 9. 30. 임기만료되어 2015. 10. 1. 5년의 임기로 다시 임용되었다.

(2)

원고는 2013. 7. 1.부터 2020. 6. 30.까지 산림항공본부 B산림항공관리소에서 근무하였고, 2020. 7. 1.부터 산림항공본부 C산림항공관리소에서 항공정비사로 근무하였다.

나.

'산림항공 안전규정'(산림항공본부 훈령)에 따른 산림항공본부 소속 '사고등후속심의위원회'(2020. 2. 10. 개정 전에는 '사고후속심의위원회'이었다. 이하 통틀어 '후속심의위원회'라 한다)는 2020. 3. 23. 원고 및 B산림항공관리소 소속 항공정비사 D, E에 대하여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10조에 따른 항공안전 보고제도를 준수하지 않고 안전조사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이후 중앙징계위원회는 2020. 8. 21. 다음과 같은 징계의결 요구 사유를 인정하여 원고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따른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로 불문경고를 의결하였고, 이후 원고에게 불문경고가 발령되었다(이하 '이 사건 불문경고'라 한다).

다.

산림항공본부 소속 '근무기간 연장 심의위원회'(이하 '연장심의위원회'라 한다)는 원고의 임기만료를 앞둔 2020. 4. 27. 원고 등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에 대한 근무기간 연장심사를 하였다.

라.

산림항공본부장은 2020. 6. 10. 원고에게 '연장심사 결과, 원고가 기준점수인 80점 이상의 합격조건에 미충족되어(79.4점) 임기만료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다(이하 이에 의한 피고의 근무기간 연장거절을 '이 사건 연장거절'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4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연장거절의 무효 여부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연장거절이 재량권을 남용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후속심의위원회에 관한 개정규정의 소급적용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2020. 2. 10. 개정 전 산림항공 안전규정은 항공기사고(이하 '사고'라 한다), 항공기준사고(이하 '준사고'라 한다), 항공안전장애(이하 '안전장애'라 한다) 중 사고 또는 준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만 후속심의위원회를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개정에 따라 안전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도 후속심의위원회가 개최되도록 하면서 그 부칙에서 2019. 12. 13.자로 개정규정을 소급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후속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단순히 사건에 대한 평가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심의결과가 연장심의위원회의 평가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산림항공 안전규정은 산림항공본부 소속 정비사와 조종사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의 일종으로서 위와 같은 개정규정의 적용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소급적용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근로자의 동의도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개정규정은 위법·무효이고 이에 근거한 후속심의위원회의 개최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에 따른 해당 결함은 그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항공기의 경미한 결함으로서 안전장애에 해당한다. 위 개정규정의 소급적용에 따라 해당 사건이 후속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에 포함되어 원고에 대한 주의·경고 조치가 이루어졌고, 이로 인하여 연장심의위원회의 원고에 대한 근무기간 연장심사 평가항목 중 '주의·경고', '안전관리 및 직무수행 역량', '성과평가', '심의위원 평가'의 각 항목을 비롯하여 연장심사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는 산림항공본부장이 가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2)

판단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39조는 2020. 2. 10. 개정 전 '사고·후속처리 등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후속심의위원회를 둔다'고 정하면서 '사고 또는 준사고 중 소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후속심의위원회의 개최요건으로 정하고 있었고, 징계의결 요구의 대상을 사고 또는 준사고에 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0. 2. 10. 개정에 따라 위 규정은 '사고·준사고·안전장애 후속처리를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후속심의위원회를 둔다'로 변경되고, 개최요건도 '사고·준사고·안전장애 중 소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확대되었으며, 징계의결 요구의 대상에는 안전장애도 포함되었고, 징계의결 요구 이외에도 '경미한 과실의 사고·준사고·안전장애에 관하여는 주의·경고 등의 조치요구'를 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또한, 그 부칙 제2조에서 '제39조 규정은 산림항공본부 제6차 현안검토 회의일인 2019. 12. 13.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이 안전장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39조의 개정규정에 따른 후속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에 포함되었고, 그 심의결과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이 요구되어 이 사건 불문경고가 발령되었다.

그러나 갑 제9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39조의 개정규정이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에 적용됨에 따라 원고에 대한 후속심의위원회의가 개최되거나 이 사건 불문경고가 발령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연장심의위원회의 원고에 대한 근무기간 연장심사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개정규정의 적용을 이유로 이 사건 연장거절의 효력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연장심의위원회의 원고에 대한 근무기간 연장심사 결과(각각의 평가항목 및 배점은 별지2 중 '전문임기제공무원 근무기간 연장 심사표 작성 기준' 참조), 원고는 '업무성과'(65점 만점) 항목 중 '주의·경고'(5점 만점) 항목에서 5점(5년 내 주의·경고 없음)을 얻었다. 따라서 후속심의위원회의 개최와 이 사건 불문경고의 발령은 위 평가항목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아니하였다.

②

원고는 '안전관리 및 직무수행 역량'(20점 만점) 항목 중 '안전도별 안전지수 반영점수'(10점 만점) 항목에서 7점을 받았는데, 이는 원고가 산림항공 안전규정 [별표4]에 따른 항공안전 보고제도를 준수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3점이 감점된 결과이다.

그런데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39조의 개정규정은 안전장애 등에 대한 후속심의위원회의 개최 내지 징계의결 요구의 근거가 되는 조항일 뿐, 항공안전 보고제도의 위반사실을 이유로 한 위 평가항목상의 감점과는 무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즉, 위 개정규정을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에 적용하지 않아 원고에 대한 후속심의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았더라도, 원고의 항공안전 보고제도의 위반사실을 이유로 한 위 평가항목상의 감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한편, 원고는 항공안전 보고제도의 위반 여부도 다투는데, 이는 뒤에서 살펴본다).

③

원고는 업무성과 항목 중 '성과등급'(45점 만점) 항목에서 S, A, B, C등급 중 최하위인 C등급(37점)을 받았는데, 위 성과등급 항목은 실적평가(25%), 항공안전(25%), 평가자 평가(직근 상급자)(10%), 기관평가(10%), 기관장 평가(20%), 위원회 조정(10%), 가·감점 등의 각 평가요소를 종합하여 도출된다['산림항공본부 인사관리규정'(산림항공본부훈령) 별표3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과 가장 밀접한 평가요소인 위 '항공안전' 항목에서 원고가 만점을 받은 점, 그 외의 다른 평가요소에 있어서 원고에 대한 후속심의위원회의 개최 내지 이 사건 불문경고의 발령 사실이 영향을 주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자료는 없는 점, 설령 영향을 주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하여 행정심판 내지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고 이 사건 불문경고에 따른 원고의 비위행위의 내용, 비난가능성, 항공안전의 위험 우려, 공직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에 대한 후속심의위원회의 개최에 하자가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성과등급 평가에 반영한 것이 심사권자가 가진 평가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성과등급 항목에 관한 심사결과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④

원고는 '심의위원 평가'(15점 만점) 항목에서 10.4점을 얻었다. 위 평가항목은 '업무성과, 안전관리 및 직무수행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의위원별로 평가 후 최고·최저점수를 제외한 산술평균'을 적용한다. 해당 평가항목의 특성상 각각의 심의위원에게는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 달리 그 각 평가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설령 심의위원이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 내지 이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를 평가에 반영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심의위원이 가지는 평가재량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성과평가 항목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산림청 소속 공무원의 경우 매년 초 1년간의 업무목표에 관한 성과계획을 작성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평가대상기간은 당해 연도에 한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은 2019년도 성과평가의 펑가대상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원고에 대한 연장심사에 이를 포함시킬 수 없음에도 포함시켜 성과평가 항목을 평가하였고, 전 산림항공본부장이 위 사건을 이유로 정비과장에게 원고의 성과평가 항목을 C등급으로 줄 것을 강요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하여 해당 항목의 점수가 낮아져 원고에 대한 근무기간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2)

판단

원고 등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산림항공본부 전문임기제공무원 근무기간 연장심사 기준'(내용은 별지2 참조, 이하 '이 사건 기준'이라 한다)에 의하면, 업무성과 중 성과평과 항목은 지난 5년의 근무기간에 대한 실적평가 등을 바탕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평가대상기간을 2019년에만 한정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아가 전 산림항공본부장이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을 이유로 정비과장에게 원고의 성과평가를 C등급으로 주도록 강요하였음을 인정할 충분한 자료는 없고, 나아가 설령 원고의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 내지 이에 관한 원고의 비위행위를 성과등급 평가에 반영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심사권자의 평가재량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항공안전 보고제도 미준수를 이유로 한 감점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10조에 따른 항공안전 보고제도는 '운항 중, 운항 직후 또는 직전에 조종사 등이 발견한 항공기의 결함 및 운항 이상 사항을 발견하였을 때'에 대한 보고의무를 규정한 것으로서 정비사인 원고가 정비 도중 발견한 항공기의 결함 사항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가 2020. 1. 29. 당시 헬리콥터 볼트 이탈 및 꼬리 손상 사실을 발견한 경우에는 항공안전 보고제도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고의 상사는 의무보고를 집요하게 요구하여 원고가 의무보고를 하였는바, 원고의 의무보고 당시 볼트 이탈 사실을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항공안전 보고제도를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안전관리 및 직무수행 역량' 항목에서 3점을 감점한 것은 위법하다.

(2)

판단

갑 제6, 8, 14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20. 1. 29. 헬리콥터 검사업무 중 꼬리 쪽 동체와 꼬리 날개에서 손상 흔적, 헬리콥터 기어박스에 장착된 볼트 1개 이탈, 이탈한 볼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손상 흔적을 발견하고 같은 종류의 볼트를 이에 장착한 사실, 그럼에도 원고는 2020. 1. 30. 항 공정비과장에게 결함보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자율보고를 하면서 '꼬리 날개에서 찍힘 손상을 발견했다'고 보고하였을 뿐 위와 같은 볼트 이탈 및 교체 장착 사실은 보고하지 않은 사실, 원고는 2020. 1. 29.부터 2019. 1. 31.까지 진행된 산림항공본부의 1차 현장조사에서 볼트류 이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허위 진술하였고, 2020. 2. 4. 2차 현장조사에서도 볼트 이탈 및 교체 사실을 부인하다가 계류장에서 볼트가 발견되자 이를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 원고는 2020. 2. 7. 위 사건에 관한 의무보고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결함발생 사건에 따른 항공기 결함은 항공안전법령상 안전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항공안전법 제59조, 구 항공안전법 시행규칙(2020. 2. 28. 국토교통부령 제7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4조에 따른 항공정비사의 의무보고 대상에 해당하거나, 설령 의무보고의 대상인 안전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항공안전법 제61조에 따른 자율보고의 대상인 '의무보고 대상 안전장애 외의 안전장애를 발생시켰거나 발생한 것을 알게 된 경우 또는 항공안전위해요인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거나 발생이 의심되는 경우'에 해당함은 명백하므로, 산림항공 안전규정 제10조에 따른 항공안전 보고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나아가 앞서 본 원고의 비위행위의 내용 및 그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항공안전 보고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의 안전관리 및 직무수행 역량 항목에서 3점을 감점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이 사건 기준의 개정으로 포상점수가 누락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산림항공본부는 2020. 4. 7. 이 사건 기준을 개정하면서 지난 5년간 포상이 없는 경우 받을 수 있는 점수를 1점에서 0점으로 하향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에 대한 2020. 4. 27. 연장심사 당시 1점의 포상점수를 받을 수 없게 되어 합격기준에 0.6점이 못 미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기준의 개정은 산림청에 재직 중인 모든 전문임기제공무원에 대한 침익적인 규정임에도 경과규정을 두지 않고 불과 20일 뒤에 열리는 연장심의위원회에 이를 적용한 것은 산림항공본부장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기준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이를 불리하게 개정하는 경우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이를 받지 아니하여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기준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이라 함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것이다(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기준은 산림항공본부 인사관리규정에 따른 전문임기제공무원의 근무기간 연장을 위한 심사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제1조 참조)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근무기간 연장심사에 관한 세부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으므로,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의 근로조건을 규율하는 준칙인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기준의 개정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공무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다른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다카1355 판결,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1두3051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역시 공무원에게 적용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20. 7. 10. 선고 2019누68086 판결(대법원 2020. 11. 12.자 2020두45797호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됨)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갑 제11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산림항공본부장이 2020. 4. 7. 이 사건 기준을 개정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

①

이 사건 기준의 개정 내용은 ㈀ 임용결격 및 자격요건 확인 사항 중 비위면직자 여부 조회 항목을 삭제하고, ㈁ 평가항목 점수를 일부 조정하여, 기관장 평가항목(5점 만점)을 삭제하고, 직무수행역량(부서장 평가) 항목의 배점을 종전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하며, 포상 항목(5점 만점)에서 지난 5년간 포상이 없는 경우를 1점에서 0점으로 하향한 것이다(개정 전후의 평가항목 변동은 별지3 참조). 이로 인하여 근무기간 연장심사 대상인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 중 지난 5년간 포상이 없는 근로자들은 그 개정 전에는 포상 항목에서 1점을 얻을 수 있었으나, 개정 후에는 어떠한 점 수도 얻지 못하게 되었다.

②

위 개정으로 비위면직자 여부 조회 항목이 삭제되었으나, 비위면직자에 해당하지 않은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이므로 해당 개정사항이 전체 근로자에게 미치는 유리한 효과는 미미하다. 또한, 기관장 평가항목이 삭제되고 직무수행역량 평가항목의 배점이 상향되었으나, 이는 종전에 기관장과 부서장의 평가를 합친 것에서 부서장의 평가로 단일화된 것으로서 평가자의 평가에 좌우되는 항목의 점수가 그 개정 전후로 총 10점으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해당 개정사항이 전체 근로자에게 유리한지는 명확하지 않다.

③

그러나 포상이 없는 경우 취득가능한 점수가 하향된 것은 포상이 없는 상당수 근로자들에게 명백하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온다.

(4)

취업규칙의 변경에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변경에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에 노동조합이 없으면,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 의사를 모으는 회의방식 기타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산림항공본부장은 이 사건 기준의 개정 이전인 2020. 3. 26. 그 소속 직원들에게 이 사건 기준의 개정 내용을 알리고 이에 관한 의견을 2020. 3. 31.까지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기한 내 회신이 없을 경우 의견이 없는 것으로 처리한다고 통보한 사실, 원고는 위 2020. 3. 26. 위 통보공문을 열람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자의 동의방식에 관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기준의 개정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5)

이 사건 기준의 개정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代償) 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는, 이 사건 기준의 개정이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기준의 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개정된 이 사건 기준을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다.

①

연장심의위원회의 원고 등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에 대한 연장심사일은 2020. 4. 27.인데, 산림항공본부장은 그로부터 20일 전인 2020. 4. 7. 이 사건 기준을 개정하고 개정된 심사기준을 원고 등에 대한 심사에 적용하였다. 당시 개정된 이 사건 기준을 곧바로 위 심사에 적용해야 할 긴급성이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②

원고 등 산림항공본부 소속 전문임기제공무원 중 지난 5년간 포상이 없는 근로자들은 이 사건 기준의 개정으로 포상 항목에서 1점을 얻을 수 없게 되었는데, 그 개정 이후 연장심사일까지의 기간이 20일에 불과하여 그 기간 안에 포상을 받는 것은 현저히 어렵다. 이는 이 사건 기준의 개정 전 규정을 신뢰한 근로자들의 기득권을 침해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③

원고를 비롯한 전문임기제공무원에 대한 2020. 4. 27. 연장심사 결과에 의하면, 심사대상자들 사이의 점수 간격이 상당히 좁고, 기준점수 80점에 1점 이하의 점수가 미달되어 연장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근로자는 원고를 포함하여 총 3명이다(을 제3호증). 따라서 이 사건 기준의 개정에 따른 포상 항목의 점수 변경이 원고 등 근로자들의 근로기간 연장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

소결론

결국 개정된 이 사건 기준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적용할 수 없음에도 이를 적용한 결과 원고가 근무기간 연장심사에서 기준점수에 미달되었고, 이를 기초로 하여 이 사건 연장거절이 이루어졌으므로,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그 밖에 원고는, 근무실적 평가 시 표창 누락, 원고의 근무능력에 대한 미고려 등을 재량권 남용의 사정들도 주장하나, 이 사건 연장거절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한 이상 위 주장들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연장거절의 효력 유무에 관한 다툼이 있어 확인의 이익이 있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