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3. 25. 선고 2020구합8458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6. 1. 17.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20명을 사용하여 신용·복지사업, 조합원을 위한 공제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C는 2019. 3. 4. 원고에 수신 및 신용업무 담당자(경력직 주임)로, 참가인 B는 같은 달 13일 원고에 여신 담당자(경력직 부장)로 각 입사하여 근무해왔다.

나.

원고는 2020. 2. 26. 참가인 C에게, 같은 해 3. 5. 참가인 B에게 각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 만료 통지문’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다.

참가인들은 2020. 4. 7.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 “참가인들은 원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근로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

라.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0. 7.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1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참가인들 채용 경위, 내부결재 과정,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후 참가인들의 태도 등에 비추어 참가인들이 원고와 1년의 기간을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은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각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의 채용공고

원고는 2019. 2. 25.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내부결재를 거쳐 인터넷 구인구직사이트 ’워크넷‘에 경력직원 채용 공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

2)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 후 심사를 거쳐 참가인 C를 포함하여 3명의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이후 참가인 B를 추가 채용하였다.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이하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한 각 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통칭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류나 성질 등에 관한 사항은 기재되지 않았다.

3)

참가인들의 채용과 관련한 문책 조치

원고는 2019. 3. 19. 개최된 임시이사회에서 총 4명의 경력직원(참가인들과 F, G)에 대한 채용 결의 안건을 상정하였고, 위 이사회에 참석한 H 이사, I 이사 등의 동의를 얻어 위 채용을 승인받았다.

J단체(이하 ’J단체‘라 한다)는 2019. 4.~5.경 원고에 대한 부문검사를 실시하였고, 같은 해 8. 27.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직원 채용 부적‘을 포함한 조치요구사항을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원고의 이사장 K에 대하여 참가인들 등의 채용 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물어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4)

참가인들과 함께 채용된 다른 근로자들의 계속 근무

참가인들과 함께 채용되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은 형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F, G은 현재 원고에서 계속 근무 중이고, 원고가 2020. 3.경 이후 F, G과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 갱신 또는 계약형태 변경 등과 관련하여 이사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친 사실은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9호증, 제21호증, 을나 제3 내지 5,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고,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한 처분문서의 문언과 배치되는 사실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다61574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31308 판결 등 참조).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두22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에 을나 제6 내지 11,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처분문서에 해당하고 그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와 같이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한편,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17조에서는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때에는 ‘근로계약기간에 관한 사항’을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는 그 표제가 ‘계약기간’으로 되어 있고, 그 세부 항목은 ‘⑴ 최초고용 및 입사일’, ‘⑵ 연봉 및 임금계약기간’으로 분류되어 있다. 위 ⑴ 항목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시기(始期)만 기재되어 있을 뿐, 종기(終期)는 기재되지 않았고, 위 ⑵ 항목 부분에 1년의 기간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연봉 및 임금계약기간’에 관한 내용임이 문언의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의 종기를 정하는 내용이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은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달리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에 관한 사항을 명시한 별도의 서면이 작성된 바도 없으므로, 이에 반하여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을 둔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인정된다는 특별한 사정은 원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나)

다음과 같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과 달리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채용공고에 ‘경력직(계약직 1년 후 정규직 전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12개월, 계약기간 만료 후 상용직 전환 검토)’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었고 채용공고에 앞선 원고의 내부결재문서에도 같은 취지의 기재가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들과 함께 채용된 F, 채용절차에 지원하였다는 L, M 등이 원고에게 ‘계약직 채용공고로 알고 입사 지원을 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채용공고는 청약의 유인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데 불과하여 합의를 구성하는 의사표시가 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채용공고에 포함된 내용이 곧바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채용공고의 직무내용란에 ‘고용형태: 정규직’이라는 내용이 함께 기재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원고가 위 채용공고로 기간제근로자만을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고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정규직’은 기간제의 반대개념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의미하는 것이 통상적인 용례이고, 원고의 인사규정 등에서 이를 위와 같은 통상적인 용례와 다른 의미로 정의하는 내용은 발견되지 않는 점, 원고 스스로 이 사건 채용공고에 ‘계약직 1년 후 정규직 전환’이라고 기재하여 계약직의 반대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규직’이 근로계약 기간과 무관한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여기에 참가인들이 채용공고와는 별도로 원고의 임원이나 직원으로부터 입사 권유를 받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을 더하여 보면,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은 계약 체결 당시 작성된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 내용에 따라 확정되어야 한다.

②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연봉 및 임금계약기간’ 부분에 기재된 1년의 기간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위 ‘연봉 및 임금계약기간’이라는 표제가 인사행정상의 실수로 ‘근로계약기간’을 잘못 기재한 것이었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1년으로 정하려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체결된 다른 근로자와의 연봉계약서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들에게 그와 같은 사정이 충분히 설명되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연봉 및 임금계약기간’을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으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③

원고는 참가인들도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려는 원고의 의사를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참가인들과 함께 채용된 F, 채용절차에 지원하였다는 L, M, 채용에 관여한 원고의 직원과 임원 등으로부터 작성받은 사실확인서(갑 제7호증) 등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 원고가 들고 있는 자료에도 참가인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근로계약 기간을 1년으로 한다’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은 없는 점, ㉡ 같은 기회에 입사 지원을 한 근로자라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조건의 근로계약 협의가 얼마든지 가능한 점, ㉢ 참가인들의 채용을 승인한 2019. 3. 19. 임시이사회에 참석하였던 H, I 이사가 참가인들이 정규직<1>으로 채용되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는 등 상반되는 증거도 존재하는 점, ㉣ 참가인들과 함께 채용된 F, G은 채용된 지 1년이 지난 이후로도 계약 갱신 등의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근무하고 있고, G은 참가인 B와의 전화 통화에서 “계약직이었으면 미쳤다고 (원고에) 들어와요? 나는 정직으로 들어왔죠”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다른 객관적인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들은 원고에 입사하기에 앞서 동종업체에서 수년간 유사 직무를 수행한 이력을 인정받아 경력직으로 채용되었으므로, 당초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전제되었다면, 참가인들의 입장에서 계약기간과 만료시의 갱신 조건 등은 기존의 근무처를 떠나 원고에의 입사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와 같은 중요사항을 채용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하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전혀 기재하지 않은 채, 막연한 구두 합의만으로 결정하였다는 취지인 원고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④

원고가 참가인들을 채용하면서 사전에 채용계획에 관한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J단체로부터 조치요구를 받고 원고의 이사장 K에 대하여 견책 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위 조치요구에 관련규정으로 명시된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3조는 ‘직원의 채용계획은 이사장이 수립하여 이사회의 승인(기간제 및 단시간근로 직원 채용은 제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J단체는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위 조치요구가 참가인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채용되었는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으나, 참가인들이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되었다는 점이 명백하였다면 위와 같이 인사규정 제13조를 근거로 책임자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할 이유가 없고, 이에 대해 원고는 물론 징계대상자인 K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도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원고 내부에서도 참가인들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여겼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⑤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통지를 받은 후 ‘1년 계약직 근로자,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했다’는 이직사유가 기재된 이직확인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는 참가인들이 위 이직확인서와 퇴직금, 연차미사용수당을 수령한 점 등을 들어 참가인들도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근로관계의 종료를 인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을나 제14호증,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들은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이직확인서를 발급받고 퇴직금 등을 수령하기에 앞서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다투며 구제신청을 한 사실, 실업급여 신청시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명령, 법원의 해고무효 판결 등이 있을 경우 그 사실을 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하고 이미 지급받은 실업급여액 반환을 명령받았을 때 전액 반환할 것’이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따라서 참가인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만료로 종료하였다고 인정하고 그 효력을 다투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퇴직금 등을 받고 실업급여를 신청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해고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의 해고는 실제 사업장에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2)

구체적 판단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함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참가인들을 기간제근로자들로 보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 사건 통지로써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려 하였으므로, 이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

바.

소결론

이 사건 통지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