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9. 3. 27. 설립되어 버스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5. 28. ~ 2020. 5. 27.로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마을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0. 5. 28.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만료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만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6. 2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D),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21.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만료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9.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E),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2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다.
이처럼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갑 제5,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4조 본문은 "종업원은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상근무에 지장을 초래할 질병이 발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속 근무하는 것으로 한다"라는 취지로 규정한 점, ② 참가인은 각 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도 "일반적으로 근로자에게 건강상의 문제나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없으면 근로계약은 갱신된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비록 원고가 참가인에게 계약갱신 여부를 판단할 기초자료인 건강검진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한편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될 무렵에 이르러서는 실업수당의 수급에 필요한 증명자료인 경력증명서의 발급을 요청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원고에게 교통사고의 위험요인이 될 만한 건강상 문제가 없는 한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 및 유지되어 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의 인정 여부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14, 15호증, 을가 제2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위 2021두45114 판결 참조).
따라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를 계약기간 중에 해고하는 경우에 갖추어야 할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에 따라 판별함이 상당하다.
원고는, 아래에서 살펴보는 원고의 무정차운행 등 위반행위의 존재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참가인이 이러한 위반행위를 이 사건 만료통보의 사유로 삼았다는 점에 관하여 별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만료통보의 사유는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은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해고의 사유를 사전에 근로자에게 통지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기간제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위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할 때(위 2021두45114 판결 참조), 기간만료통보에 앞선 시점에 근로자의 규정위반행위가 발생한 사실 및 사용자가 기간만료통보를 하기 전에 위 규정위반행위의 존재를 인지한 사실이 각 증명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위 규정위반행위를 기간만료통보의 사유로 삼았다는 점을 추단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계약기간 동안에 범한 위반행위는 아래와 같이 총 9차례에 이른다.
위반횟수가 특히 많은 무정차운행의 경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6조 제1항 제6호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단 1회의 위반만으로도 자격취소, 자격정지, 과태료 등 각종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위 법 제87조 제1항 제4호, 제94조 제3항 제4호), 무정차운행을 직접 실행한 운수종사자 뿐 아니라 그를 채용한 운송사업자까지도 벌점을 부과받게 되므로(위 법 제85조 제4항 제3호), 그 위법성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그런데 원고는 2019. 7. 24.부터 2020. 2. 11.까지 불과 7개월 사이에 무정차운행을 6차례나 반복한 것이다.
더욱이 무정차운행에 관한 민원이 급증하는 것에 대처하고자 참가인이 2019. 9. 26. 및 2019. 12. 13. 2차례에 걸쳐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향후 무정차운행 등 법규위반에 관한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징계수위를 높여서 1회 접수 시 정직 3일 처분, 2회 접수 시 정직 6일 처분, 3회 접수 시 해고처분을 하겠다'는 취지의 공고를 하였음에도 원고는 2019. 12. 30. 다시 무정차운행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2020. 2. 5. 원고에게 정직 6일(2020. 2. 17. ~ 2020. 2. 22.) 처분을 하였으나, 원고는 2020. 2. 11. 또다시 무정차운행을 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정직 60일처분을, 구리시로부터 과태료 10만 원 처분을 각 받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더하여 원고는 접촉사고를 거듭 일으키는가 하면, 버스 운행시간도 참가인의 허락 없이 임의로 변경하였고, 운행일보 외에 카드전송내역도 같이 작성하라는 참가인의 지시에 불응하였다.
이렇듯 참가인의 지시, 경고 및 징계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원고가 끝내 근무태도를 개선하지 않은 점을 보면, 참가인의 입장에서 원고와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신뢰관계가 중대하게 훼손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그동안 참가인이 무정차운행 등을 범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계약갱신을 거절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나, 이와 달리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참가인이 잦은 민원, 사고, 불성실 근무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사례들이 확인된다.
더구나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갱신한 근로자들 중에서 원고와 같은 횟수의 위반행위를 단기간에 반복하였거나, 원고처럼 징계처분을 받은 직후에도 위반행위를 되풀이한 사람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보이지 않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의 계약갱신을 거절하였다고 하여 원고와 다른 근로자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는, 본인이 2020. 4. 3. 다른 동료 근로자들과 함께 참가인을 상대로 체불임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서울북부지방법원 2020가단115030호, 갑 제15호증)을 제기하자, 참가인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만료통보를 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의 비위행위들이 모두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이상, 단지 원고가 체불임금 청구의 소를 제기한 시점과 이 사건 만료통보 시점이 근접하다는 사정만을 들어서는 이 사건 만료통보가 원고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인사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평가할 수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보유하더라도,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만료통보로 인하여 원고의 갱신기대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