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5. 3. 선고 2021구단66916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3. 17.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62. 7. 1.부터 1970. 4. 22.까지 약 7년 10개월간 대한석탄공사 B광업소에서 채탄, 보갱 작업 등에 종사한 광산근로자로서, 2019. 8. 12. C이비인후과(이하 ‘원고 주치의’라 한다)에서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난청’이라 한다)으로 진단받고, 2019. 11. 15.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나.

피고는 2020. 3. 17. 원고가 기준 이상의 소음이 노출되는 사업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이력이 확인되고 소음성 난청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을 보이고 있으나, 소음 노출 중단 이후 경과 기간, 원고의 나이(82세), 측두골 CT 영상에서 양측 중이염의 흔적, 임피던스 검사 결과 양측 B형으로서 이상 소견 등이 있어 원고의 난청과 업무 사이에는 관련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특별진찰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난청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장해급여 청구에 관하여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0. 7. 31. 기각되었고,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1. 4. 15. 재심사청구도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소음성 난청은 증상이 진행되어 청력에 불편을 느끼게 되어서야 자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음 노출이 중단된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소음성 난청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원고의 중이에 다소간의 병변이 확인되기는 하나 원고는 기도청력검사와 골도청력검사 사이에 차이가 없는 혼합성 난청에 해당하므로 골도청력역치가 40dB 이상인지 여부로 소음성 난청 여부를 판정할 수 있으며, 그 밖에 난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있더라도 소음을 난청의 원인으로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난청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참조).

그리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 내용과 형식,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같은 법 시행령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같은 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두39297 판결 참조).

라.

구체적인 판단

1)

갑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작업 환경에서 3년 이상 종사한 사실, 원고 주치의 및 특진에서 실시한 순음청력검사 결과 원고의 양측 귀 모두 40dB 이상의 청력손실에 해당하는 이 사건 난청으로 진단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리고 앞서 든 증거, 갑 제7 내지 14호증,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이비인후과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서울대학교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제반사정이나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난청은 원고가 종사한 소음 노출 작업으로 발병하였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서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이 법원 감정의는 2019. 12.경 촬영된 측두골 CT 영상에서 원고가 만성 중이염 환자에게 관찰될 수 있는 양측 유양동 경화소견이 관찰되기는 하나, 고막이나 중이에 뚜렷한 병변은 보이지 않아 검사 당시 중이염에서 비롯된 난청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사료되고, 임피던스 검사 결과가 B형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청력 손실이 소음과 완전히 무관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감정의의 소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중이염의 흔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난청이 오로지 중이염으로만 발생한 것으로서 소음 노출 작업과의 인과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나)

피고가 2020. 3. 2.부터 시행하고 있는 업무처리지침은 난청의 원인이 업무와 업무 외 원인이 혼합되었더라도 소음 노출 정도가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충족하고 명백한 업무 외 원인에 따른 난청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 가능하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근로자가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받았더라도 소음 노출 경력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충족하고 소음 노출로 인하여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진행속도보다 청력손실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면 그 난청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소음 노출 작업환경이 이 사건 난청의 발병 혹은 악화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원고의 연령을 고려할 때 이는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감정의의 소견을 위 피고의 업무처리지침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난청의 경우도 소음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만 발생하였음이 명백하지 않은 이상 일응 피고로서는 이를 소음을 원인으로 하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

소음성 난청의 경우 순음청력검사상 4kHz 음역대가 급격하게 청력이 저하되는 특징을 보이나, 이는 소음성 난청의 초기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서, 소음성 난청이 계속 진행되면 고주파수 음역대의 청력이 계속 감소하다가 결국 저주파수 청력도 침범되어 감소되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에 따라 소음성 난청의 초기에는 고음이 잘 들리지 않아 일생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않다가 증상이 진행될수록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정도로 청력감소가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원고와 같이 소음 노출이 중단된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다면, 4kHz 음역대에서 청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특징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이를 소음성 난청에서 배제할 것은 아니다. 또한 소음으로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병하는 경우 노인성 난청이 자연경과보다 악화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보이는 난청의 증상이 오로지 노인성 난청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라)

원고가 소음 노출이 중단된 이후 약 49년이 지나서 이 사건 난청으로 진단되었으나, 위와 같이 소음성 난청의 초기에는 고주파수 음역대에서 청력손실이 우선 발생하여 일상생활의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결과, 개인마다 다른 청력에 대한 감수성이나 주관적 불편감에 따라 이를 난청으로 호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이고, 소음성 난청을 가진 상태에서 노인성 난청이 함께 진행되다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서 비로소 난청으로 진단받을 수도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난청으로 진단될 당시 소음 노출 중단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었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이 사건 난청이 소음성일 가능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