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6. 14. 선고 2021구단8010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3. 3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일부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5. 7. 1.부터 B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근로자로서 청소차 운전 업무를 하던 중 2020. 9. 4. 청소차에 투입하려던 세제를 들어 올리다가 순간적으로 허리에 상당한 통증을 느끼게 되었다.

나.

원고는 2020. 9. 15. C병원(이하 ‘원고 주치의’라 한다)에서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4-5번,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5번-천추 제1번,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3-4번, 요추부 염좌 및 긴장을 진단받고, 2020. 10. 15. 위 상병이 업무상 발생한 질병이라면서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다.

피고는 2021. 3. 30. 위 상병 중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4-5번은 확인되나,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5번-천추 제1번,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3-4번은 확인되지 않고, 원고의 청소차 운행업무가 허리의 굴곡, 신전 등 일부 부적절한 자세로 이루어지기는 하나 위 상병을 일으킬 정도로 그 빈도나 강도가 높지 않아 신체부담이 낮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의견을 들어, 위 상병 중 요추부 염좌 및 긴장만을 승인하고, 나머지 상병인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4-5번,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5번-천추 제1번, 추간판탈출증 요추 제3-4번은 불승인하였다(이하 위 불승인 상병을 ‘이 사건 상병’이라 하고, 위 불승인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1. 4. 23.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1. 10. 6. 청구기각의 재결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원고는 원고 주치의로부터 이학적 검진, 단순 방사선 검사, 요추부 MRI 영상촬영 등을 거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으므로, 원고의 진료기록에서 이 사건 상병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작업 도중 운행하던 청소차와 그 바닥에서 발생한 진동이 허리에 노출되었고, 청소차를 운전하는 도중이나 그 밖의 청소차 관리 업무에서 부적절한 자세로 작업하여 허리에 부담이 누적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는 이 사건 상병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구체적인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 갑 4 내지 7, 13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 E병원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충분히 진단될 수 있고, 위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적어도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원고 주치의는 2020. 9. 23. 원고에 대한 각종 검사와 요추부 MRI 영상 촬영을 거쳐 이 사건 상병을 확인하였다는 소견을 밝혔다. 또한 피고의 자문의 중 신경외과 전문의도 위 의무기록과 위 영상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사건 상병이 인지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 법원 감정의들도 원고에게서 이 사건 상병이 확인된다는 판단을 밝혔다. 위와 같이 원고의 의무기록과 영상자료를 검토한 의료진들이 일치하여 이 사건 상병이 확인된다고 본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충분히 진단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별다른 자료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상병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피고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의견만으로는 이를 뒤집고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1주일에 5일간 하루 8시간을 근무하였다. 원고는 청소차 운행을 하면서 의자에 앉은 자세로 청소차의 전면, 후면, 측면을 확인하여야 했고, 바닥의 이물질 유무나 청소상태의 확인을 위하여 수시로 바닥을 보면서 위 청소차를 운행하였다. 또한 청소차 운행 후 오염된 청소차와 그 부품을 세척하거나 교환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고, 청소용품으로 중량물인 세제와 배터리용 증류수를 적재하고 투입하는 업무를 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는 청소차 운행 과정에서 허리를 회전하거나 꺾는 등의 자세를 취하였고, 청소차 내부나 바닥면에서 발생한 진동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또한 청소차 관리 및 청소용품 적재와 투입을 위해서도 허리를 아래로 굽히고, 좌우로 회전하는 자세를 취하였고, 필요한 경우 무릎 꿇은 자세나 쪼그린 자세 및 허리를 굽히고 팔을 뻗는 자세를 취하기도 하였으며, 그 상태에서 중량물을 취급함으로써 허리 근골격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업무 자세, 반복 정도, 취급한 중량물, 진동 노출 여부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업무는 허리의 근골격계를 주로 사용하는 업무로서 그 과정에서 중량물 취급과 반복된 진동 노출로서 허리 근골격계에 부담이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그와 같은 형태로 근무한 기간이 24년을 넘는다면 그 누적된 부담의 정도도 결코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가 운행한 청소차는 하부에 있는 청소솔이 바닥을 닦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하여 자동차와 같은 일반적인 이동장비보다 더 큰 강도의 진동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위 청소차에는 유압시트 등 진동을 차단하기 위한 의자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다면 원고의 허리 부분은 이와 같은 강한 진동이 그대로 전달됨에 따라 상당한 부담이 가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원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도 원고가 운행한 청소차는 하부에 설치된 솔이 회전하는 형태로 작동함으로써 진동이 발생하는 장비인데, 전신 진동이 요추부에 대한 부담이 된다는 연구결과에 비추어 보면, 위 청소차 운행 작업은 요추부 부담 작업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라)

원고는 2008년경 제4-5번 요추간판 수핵탈출증으로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로부터 현재까지 계속하여 위와 같은 허리에 부담이 되는 업무에 종사하던 중 청소차에 투입하기 위한 세제를 들어 올리다가 갑자기 통증이 발생하여 이 사건 상병으로 진단받은 것이므로, 원고는 업무로 인하여 위 요추간판 수핵탈출증의 기왕증이 더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으로 진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도 원고의 기왕력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관련성이 높다고 평가하였다.

마)

이 법원 감정의(신경외과)는 이 사건 상병이 직업적 원인이나 퇴행성의 원인의 어느 경우로도 발병할 수는 있으나, 원고의 업무가 운전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퇴행성의 원인이 더 주된 원인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감정의는 원고가 일반적인 자동차가 아닌 바닥면에 설치된 청소솔이 회전하는 청소차를 운행하였다는 영상 등 자료를 확인하지 못하고 감정하였다고 밝혔으므로, 위 감정의(신경외과)의 소견을 다른 이 법원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의 소견보다 우선하여 채택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