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8. 24. 선고 2021구합35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8. 4. 16. 설립되어 상시 약 2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IT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 공급 및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0. 6.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영어 동시통역 및 번역 업무를 하였다.

나.

참가인이 소속된 경영지원팀의 팀장 D은 2021. 1. 22. 원고에게 '2020. 11. 27. 서명, 제출하신 퇴직원에 따라 2021. 1. 31.부로 퇴직처리가 될 예정이다'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다.

원고는 2021. 2. 2. '퇴직원을 작성한 사실이 없고, 참가인이 원고를 기망하여 연봉조건 재협상을 위한 서약서와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하게 한 후 이를 위 · 변조한 퇴직원으로 2021. 1. 31.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E),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31. '원고의 퇴직원이 위 ·변조되었다는 증거가 없고, 참가인이 퇴직원을 수리하여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1. 4. 2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1.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2>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거나, 설령 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적법하게 철회하였으므로, 참가인이 2021. 1. 31.부로 원고를 퇴직시킨 행위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한다.

1)

원고는 2020. 11. 27. 소속 팀장 D과 인사팀장 F의 권유에 따라 출퇴근시간 준수, 업무시간 중 개인업무 금지 등을 지키고 참가인의 규칙과 지시를 재차 위반할 경우 첨부한 퇴직원으로 퇴사처리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서(갑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 및 첨부된 서류인 퇴직원(갑 제3호증의 3, 을가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퇴직원'이라 한다), 비밀유지 서약서(이하 '이 사건 비밀유지 서약서'라 하고, 이 사건 퇴직원과 통칭하여 '이 사건 퇴직원 등'이라 한다)를 작성한 사실은 있으나, 참가인으로부터 권고사직 권유를 받거나 권고사직을 수락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퇴직원에 기재된 '권고사직'이라는 문구도 원고가 스스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이 추후에 기입한 것이다. 한편 원고는 위 2020. 11. 27. 이후에도 계속 참가인의 직원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계약을 종료하고자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한 것이 아니고, 참가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음이 명백하다.

2)

참가인의 감사 G은 2020. 11. 27.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받기 전에 원고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원고를 해고하기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징계예고 통지를 한바, 이 사건 퇴직원의 작성 · 제출은 참가인의 강박에 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시간적 여유를 보장하지 않은 채 징계예고 통지와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

3)

설령 원고가 2020. 11. 27. 이 사건 퇴직원을 작성 · 제출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이후 참가인은 2021. 1. 22. 경영지원팀장을 통하여 이메일을 보내기 전까지 사직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 원고는 위 2020. 11. 27. 이후에도 계속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이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적법하게 철회한 것이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20. 6. 1. 참가인의 경영지원본부 경영지원팀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직급: 차장, 직무: (영어) 동시통역]을 체결하고 입사하였다.

2)

참가인의 감사 G은 2020. 11. 26. 원고의 참가인 취업규칙 위반 등 비위행위(출퇴근시간 준수의무 위반, 업무시간 중 개인업무 금지 위반, 업무시간 중 정당한 사유없이 근무지 무단이탈 금지 위반, 겸직금지의무 위반, 동료와의 갈등으로 업무에 지장 초래, 건물 관리소, 입주업체 등과의 갈등 등)와 관련하여 원고와 면담을 진행하였다(이하 '1차 면담'이라 한다).

3)

G은 다음 날인 2020. 11. 27. 오전경 자신의 사무실 옆 회의실에서 원고와 재차 면담을 진행하였다(이하 '2차 면담'이라 한다). G은 원고와 1, 2차 면담을 하면서 원고에게 비위행위가 재발할 경우 퇴직(사직)한다는 취지의 다음과 같은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서약서

-

주인변호 :

· 주 소

:4 f N □ ⑨)

+ } 소

1.

회사 규장에 9는 출휘근시찬 준수

-

무와 무관한 일로 근시간 이후 또는 공휴일에 사무실에 머물지 율음

-업무와 유관환 입도 근로계약서률준수하며, 주,2시간계를 준수 할

2.

업무시간 층 개인언무 금지

8.

업무시간 중 정당한 사유없이 근무재 무단이할 금지

4.

취설규칙, 근로제약서상 경지큼지 초항준수

5.

동료와의 찰동으로 입무에 지창을 숭래하지 할 것

9"*에****㎡"*㎡***당야"**회**

2020년 1월 일

첨부: 폐직원. 비밀유지서약서

[B m 귀중

4)

G이 원고와 2차 면담을 마치고 회의실에서 나간 이후 D과 F이 들어왔고, 원고는 D, F이 제시하는 2건의 서류인 이 사건 퇴직원 등을 작성하였는데,<3>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별점2

▣ 인적 사황

상기 본인은 퇴적 후 안해의 비일유지 사황을 제3자에게 공개하게나} 누설하지 아니하데 경

정관계에 있는 기타 제3자를 위하여 절대 사용하지 않수니다.

합악 본 서약서에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까친 경우에는 부정경정채지법 제11초 및 제12.

조의 규정에 의한 모든 체임을 질것을 엄속히 서악하면서 비필유지 서약서를 제출 함내다.

1.

회사의 영입비원과 개날비필, 관례비 통 산입재방권 제반규정에 준하는 사

2.

회사 입직원의 인사정보에 관한 사할

3.

환사 횡계의 비뭘에 판한 사함

4.

회사가 추진하는 사입업에 관한 비 사항 외 회사운영의 비밀로 간주되는 사항

5.

재직 중 부에 발은 계청, 천근권한과 관권학에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책임 사량

F 주식회사 귀증

한편 이 사건 퇴직원의 퇴직 사유를 기재하는 란의 '권고사직' 글씨는 당시 원고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이후 참가인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J이 아래 10)항과 같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기입한 것이다.

5)

원고는 2020. 11. 28.부터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고, 다만 2020. 12. 1. 및 2020. 12. 8.을 포함하여 동시통역 등 업무가 있을 때 1~2시간 정도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6)

D은 2020. 12. 7. 08:50경 원고를 포함한 경영지원팀 팀원 전체에게 같은 날 14:00 개최 예정인 2021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팀 회의에 참석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원고는 09:39경 D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에 D은 원고가 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하였다.

7)

D은 2021. 1. 22. 원고에게 "1월말 퇴직 관련 건/회사 자산 반납 요청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2020. 11. 27. 서명, 제출하신 이 사건 퇴직원에 따라 2021. 1. 31. 부로 퇴직처리가 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아직 회사에 반납하지 않은 회사지급 노트북/동시통역 관련장비 등 회사 자산을 2021. 1. 31.까지 반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8)

D은 원고의 요청에 따라 2021. 1. 25. 원고에게 근로계약서, 연봉계약서, "날인 결재본-퇴직원(A)-20201127.pdf", "서약서-규정위반등-A(미서명).pdf"(이 사건 서약서에 해당한다) 등을 이메일로 보내 주었다.

9)

원고는 2021. 1. 26. D과 참가인 대표이사 L에게 '이 사건 퇴직원에 권고사직이란 말까지 적어서 위조해서 보내신 이유를 이해할 수 없고, 이는 사문서 위조에 해당한다. 정상적으로 다음 달부터 참가인과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21. 2. 1. 재차 L에게 답변을 요청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10)

참가인은 2021. 2. 3.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에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는데, 상실일자는 '2021. 2. 1.'이고 상실사유는 '권고사직으로 인한 퇴사'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가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감정인 M의 필적감정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원고가 기망 · 강박 · 착오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2020. 11. 27. 참가인에게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하면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가 사직서 제출 당시 사직의 의사표시를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약 2개월간 출근하지 않은 뒤 2021. 1. 31. 퇴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서 원고에게 그 의사표시에 상응하는 사직의 효과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감정인 M의 필적감정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퇴직원에 기재된 'A'이라는 서명은 원고의 필적인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도 2020. 11. 27. D과 F이 동석한 자리에서 이 사건 퇴직원 등을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제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G이 제시한 이 사건 서약서(갑 제4호증)에 서명하면서 그 첨부된 서류로서 이 사건 퇴직원 등에 서명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갑 제4호증은 미서명된 초안에 불과한데,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서약서에는 서명하지 않고 이 사건 퇴직원 등에만 서명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

(가)

이 사건 퇴직원 등의 작성 경위에 관하여, F(참가인 인사팀장)은 '2020. 11. 27. 오전경 원고가 이 사건 퇴직원을 작성 · 제출할 당시 D 팀장과 함께 배석했다. 원고에게 퇴직원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으며, 원고가 직접 이 사건 퇴직원 등에 서명했다. 이후 서명된 이 사건 퇴직원 등을 바로 인사팀 실무 담당자인 N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서(갑 제6호증의 13, 을가 제5호증)를 작성하였고, 이 법정에서 "G이 2020. 11. 27. 오전경 원고와 2차 상담을 마친 직후 F과 D을 불러서 '원고가 권고사직을 수용하여 퇴직하되 2021. 1. 31.까지 근무하고 급여를 받는 것으로 합의가 됐으니 퇴직원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여, N에게 준비시킨 퇴직원과 비밀유지 서약서 초안을 가지고와서 D과 함께 원고를 만났다. 원고에게 '2021. 1. 31.까지 2개월간 급여를 지급한 뒤 퇴직하고, 그때 봐서 통역업무 등이 있으면 원고가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는지 다시한 번 보자'고 제안하였고, 원고는 이를 수긍하였다. 당시 이 사건 퇴직원 등 2건 외에 다른 서류는 작성되지 않았고, 이 사건 서약서는 G과 원고가 1, 2차 면담을 할 때 나왔던 서류인데, 원고가 서명을 거부하여서 폐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증언하였다. F의 위 각 진술은 사건의 경과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부분에 있어 일관되므로, F이 참가인의 직원임을 감안하더라도 그 신빙성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나)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갑 제6호증의 4)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2020. 12. 21. F을 찾아갔을 당시 F은 "2021. 1. 말까지 일단 서약서<4> 쓴 걸로 하고, 그때 우리는 프리랜서로 할지 안 할지에 대한 결정이 남아있어요. 2021. 1. 말까지 우리는 원고랑 더 이상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네? 일이 없기 때문에."라고 말한바, 이에 따르더라도 원고로부터 이 사건 퇴직원 등을 제출받은 2020. 11. 27. 당시 이미 원고가 퇴직하는 것으로 합의하였고, 다만 2021. 1. 말경에 원고에게 프리랜서로라도 업무를 맡길지결정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다)

이 사건 서약서의 하단에는 '첨부: 퇴직원, 비밀유지 서약서'라는 기재가 있고, D은 2021. 1. 25.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원과 함께 이 사건 서약서(갑 제4호증)도 이메일로 보내 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위 갑 제4호증은 미서명된 초안일 뿐만 아니라 단순히 원고의 요청에 따라 (서명 여부를 불문하고) 참가인이 보관하고 있는 원고 관련 서류를 보내 준 것 중 일부에 불과해 보이는 점, ② G이 1, 2차 면담 과정에서 원고의 서명을 받기 위하여 이 사건 서약서 초안을 미리 준비하였다면 그 첨부 서류인 퇴직원과 비밀유지 서약서 초안도 준비하였을 것으로 보임에도, 2차 면담을 마치고 나서야 F에게 이 사건 퇴직원 등의 초안 준비를 지시한 점, ③ 원고는 동일한 내용의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이에 서명하게 되었다는 이유에 대하여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④ 그 밖에 원고가 이 사건 퇴직원 등뿐만이 아니라 이 사건 서약서에도 서명하였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실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서약서에도 서명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5> 오히려 G이 1, 2차 면담 과정에서 원고에게 비위행위 재발 방지를 서약하는 취지의 이 사건 서약서를 제시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였고, 이후 G이 원고에게 정식 징계절차를 밟지 않는 대신 2021. 1. 31.까지 출근하지 않고 급여는 지급받은 뒤에 권고사직 형식으로 퇴사할 것을 제안하자 원고가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여 사직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퇴직원 등을 작성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건의 경과이다(원고는 G과 2021. 1. 말까지 재택근무를 하기로 합의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참가인은 적어도 2020. 11. 24.부터는 원칙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사직하지 않고 재택근무하는 것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

(라)

원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는 참가인이 제시한 '2021년 연봉조건 재협상을 위한 서약서'<6>와 이 사건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한 사실은 있으나 이 사건 퇴직원에는 서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고, 이 법원에 이르러서는 2021년 연봉조건 재협상을 위한 서약서'에 관하여는 언급함이 없이 이 사건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한 사실은 있으나 이 사건 퇴직원에는 서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며(2022. 3. 2.자 준비서면 7, 9쪽), 이 법원의 필적감정결과 이 사건 퇴직원에 기재된 'A' 서명이 원고의 필적임이 밝혀지자 이 사건 퇴직원에 서명한 사실은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서약서에 서명하면서 그 첨부된 서류로서 이 사건 퇴직원 등에 서명하였을 뿐'이라는, 완전히 다른 취지로 그 주장을 번복하였다. 이 사건 퇴직원 등을 작성 · 제출할 당시의 사실관계는 당사자인 원고가 가장 정확하게 기억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이 위와 같이 일관되지 않는 점, 원고는 동시통역 및 번역 업무에 상당한 경력이 있는 자로서 한글로 작성된 문서의 내용을 독해하는 데 능숙할 뿐만 아니라 꼼꼼히 읽는 것이 습관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는 그 직전에 G이 제시한 이 사건 서약서의 내용을 읽어보고 이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한 사실이 있음에도 문서의 제목이나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하여 이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장이 번복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3)

이 사건 퇴직원의 퇴직 사유를 기재하는 란의 '권고사직' 글씨는 당시 원고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이후 참가인이 2021. 2. 3. 근로복지공단 서울강남지사에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직원 O이 기입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이 사건 퇴직원 등의 작성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간에 원고가 권고사직의 형식으로 사직하기로 하는 취지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퇴직원 자체가 사용자인 참가인에게 퇴직 의사를 표시하는 문서이므로, 그 사유를 추후에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퇴직원이 갖는 사직의 의사표시로서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4)

원고는 이 사건 퇴직원 등을 작성 · 제출한 다음 날인 2020. 11. 28.부터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고(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적어도 2020. 11. 24.부터 원칙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 사무실에 편하게 출근하기 위하여 임차하였던 서울 강남구 K동 소재 집을 늦어도 2020. 12. 7. 이전에는 내놓기도 한바, 이는 이 사건 퇴직원을 통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원고는 2020. 11. 27. 이후에도 참가인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였고, 이는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2020. 12. 1. 및 2020. 12. 8.을 포함하여 동시통역 등 업무가 있을 때 1~2시간 정도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여 몇 번 근무한 것 이외에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를 꾸준히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가 일정 부분 근무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퇴직일인 2021. 1. 31.까지는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고 급여도 지급받고 있었던 이상 원고가 근로제공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당연하고, 참가인이 원고에게 위 퇴직일까지는 업무를 수행할 것을 요청하였다고 하여 이를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5)

원고는 G으로부터 징계예고 통지를 받은 직후 이 사건 퇴직원을 작성 · 제출하였으므로, 이는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거나 징계예고 통지와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적법한 사직의 의사표시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G이 원고에게 일정한 기간 내에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징계면직한다는 취지의 조건부징계면직통지를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은 발견되지 않고,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G이 원고의 비위행위를 들면서 이 사건 서약서를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퇴직을 어느 정도 종용한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를 넘어서 G이 원고를 징계할 것이라고 위협하여 강박의 상태에 빠뜨렸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나아가 원고는 G이 회의실에서 2차 면담을 마치고 나간 뒤에 어느 정도 시간적 간격(서류 준비 등에 소요된 시간)을 두고 이후 G이 아닌 D과 F이 들어온 자리에서 이 사건 퇴직원을 작성 · 제출한바, 이러한 작성 · 제출 경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드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퇴직원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적법하게 철회되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고,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대법원 1994. 8. 9. 선고 94다14629 판결 참조). 그러나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이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이와 같은 경우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철회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원고가 2020. 11. 27. 참가인에게 퇴사일을 2021. 1. 31.로 한 이 사건 퇴직원을 작성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약 2개월간 출근하지 않고 급여는 지급받은 뒤 권고사직 형태로 2021. 1. 31. 퇴사한다는 참가인의 제안을 원고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한 다음 날인 2020. 11. 28.부터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한 채 급여를 수령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 측에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위 참가인의 제안과 같이 2021. 1. 31.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여 퇴사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이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받은 권고사직 형식의 퇴사 제안을 수용하여 참가인이 준비한 이 사건 퇴직원의 초안에 서명하여 참가인에 제출한 이상 사직의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하였고, 그렇다면 원고는 참가인의 동의 없이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0. 11. 27. 이후에도 계속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합의가 이루어진 이상 원고로서는 임의로 사직의 의사를 철회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일방적으로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직의 의사표시 철회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라.

소결론

원고와 참가인 간 근로관계의 종료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관계 종료의 합의 및 그에 따른 원고의 이 사건 퇴직원 작성 · 제출에 기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