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관광숙박업, 리조트 관련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2014. 9. 17. 설립된 주식회사로, 상시 근로자 약 20명을 사용하여 강원 정선군 D리조트(이하 ‘이 사건 리조트’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1. 1. 원고에 입사하였고, 2016. 7. 1.부터 이 사건 리조트에서 전무이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11. 18. 참가인에게 ‘원고 취업규칙 제19, 24, 88조에 의거하여 2019. 12. 18.자로 참가인을 해고하고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해고 예고를 통지한다’는 내용의 해고 예고 통지서를 전달하였다(이하 ‘종전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19. 12. 18. 종전 해고에 대해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8. ‘종전 해고는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지 않고 소명의 기회도 부여되지 않는 등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강원2020부해45). 이에 원고는 2020. 5. 7. 참가인의 복직 인사발령을 하고, 같은 날 참가인에게 같은 달 15일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의 출석 통지를 하였다.
원고는 2020. 5. 15. 참가인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열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을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2020. 5. 31. 재심 징계위원회를 열어 참가인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고, 같은 해 6. 1. 참가인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20. 8. 7.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0. 6.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 및 절차는 정당하나, 양정이 과다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강원2020부해205).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11.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29. ‘제1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삼기 어려우며, 제2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가 제1, 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원고의 임원인 전무이사로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참가인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다. 원고는 2014. 9. 15. 발기인회를 열어 E를 원고의 대표자인 사내이사로, 참가인을 감사로 각 선임하였다. 원고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임원에 관한 사항에는, 참가인이 2015. 6. 5. 감사에서 사임하여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2018. 6. 5. 중임하였으며 2021. 1. 25. 사임한 것으로, 참가인의 배우자 F이 2015. 6. 5. 감사로 취임하여 2018. 3. 31. 퇴임하였다가 2018. 6. 5. 다시 감사로 취임하여 2018. 7. 26. 사임한 것으로 각 등기되었다.
원고가 작성한 ① E를 원고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2015. 6. 5.자 이사회 회의록, ② G을 원고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2018. 1. 25.자 임시주주총회 의사록, ③ E·참가인을 사내이사로, F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내용의 2018. 6. 18.자 임시주주총회 의사록, ④ H를 사내이사로, I을 감사로 각 선임하는 내용의 2018. 7. 26.자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에는 각 참가인이 이사로, F이 감사로 기재되어 각 인장이 날인되었다.
참가인이 2020. 1. 17. 작성하여 원고의 본부장 J에게 전달한 업무인수인계서에는 ‘① 참가인이 2014. 1.부터 2019. 12.까지 담당한 관공서 업무(강원도청, 정선군청, 올림픽조직위원회, 환경청 등), ② 회사 내외 업무 관련 문서(공문서류 및 제반자료 등), ③ K경기장의 사후활용 관련(계획 및 제안서와 존치 등) 서류 및 컴퓨터 파일 등을 인계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 시설부의 2019. 6. 근무표, 2019. 8. 개정된 원고의 취업규칙에는 각 결재권자로 ‘부서장이나 담당자, 경영지원(J 본부장), 대표이사’가 기재되어 있을 뿐, 참가인은 기재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4. 10.경부터 2019. 4.경까지 출퇴근카드에 출퇴근 상황 및 출장 일정, 행선지 등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15년경부터 담당한 업무의 진행상황, 작성한 문서 및 관련자료, 출장 및 회의 일정,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지속적으로 원고의 대표이사 E에게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고하였고, E에게 “검토하시고 의견 주시면 지시대로 시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어 E로부터 관련 업무나 일정, 문서의 수정 등에 관한 지시를 받았다.
원고의 2018. 5.분 및 2018. 8.분 급여·상여대장에는 참가인에 대한 기본급여 및 수당으로 ‘기본급 200만 원, 상여 100만 원, 식대 8만 원’, 공제금액으로 ‘건강보험 78,390원, 장기요양보험료 5,630원과 소득세 등’이 각 기재되어 있고, 당시 원고의 감사로 등기되어 있던 참가인의 배우자 F에게 기본급 월 100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한편 2018. 5.분 급여대장에는 기본급으로 원고의 부지배인 L에게 490만 원, 본부장 M 및 팀장 N에게 약 406만 원 등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8호증, 을가 제8호증, 을나 제3 내지 7,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은 근무기간 동안 원고의 사업과 관련된 인·허가 업무, 계약 체결, 관공서 등과의 대외협력 업무 등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맡은 위 업무를 전담하여 일정한 재량권을 부여받아 업무집행권을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참가인은 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수시로 원고의 대표이사 E에게 업무 내용을 보고하고 E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원고는 2019. 5.부터 E는 미국으로 장기 출장을 떠나 대외적인 업무만 담당하였고, 참가인이 원고의 대내적 업무를 모두 결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팀장이나 본부장 등을 총괄하는 것처럼 기재된 원고의 내부 조직도 등 원고가 들고 있는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의사결정권자로서 원고의 경영업무를 처리하거나 직원들을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나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9. 5. 이후로도 참가인은 계약 체결 여부의 결정, 계약 단가 결정, 견적 제출 기준, 계약서 내용 수정 등 참가인이 맡은 업무의 세부적인 사항에 관하여 일일이 E에게 검토와 확인을 요청하고, E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해당 업무를 처리한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원고에 전속되어 매월 고정적인 보수를 지급받아온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의 운영에 따른 수익이 참가인에게 분배되었다는 등의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참가인에게 지급된 월 기본급 및 상여금의 합계액인 300만 원에 참가인의 배우자 F에게 지급된 월 기본급 100만 원을 더하여 보더라도, 이는 원고의 부지배인 L, 본부장 M, 팀장 N 등 임원이 아닌 관리자급 직원들에게 2018. 5. 지급된 기본급과 거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금액이다. 여기에 참가인의 출퇴근 현황 및 출장 내역, 담당한 업무의 내용과 더불어 원고가 참가인의 보수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의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인다.
참가인이 2015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원고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사용한 사실, ‘전무이사’라는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나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고의 법인카드로 원고의 숙박업 영업신고에 필요한 비용, 출장 시의 주유비, 회식비, 문구류 구입비, 추석 선물 구입비 등을 결제한 것으로 보이고, E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위 사용금액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거나 지출에 앞서 법인카드 사용에 관한 허락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와 같은 법인 카드 및 전무이사 명함의 사용은 관공서 등의 대외협력 업무, 영업 업무 등을 수행하는 참가인의 편의를 도모한 것에 불과할 뿐,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있는 사정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 취업규칙 제2조는 ‘본 규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기본규율을 정하는 것’이라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한 2014년도를 기준으로 원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은 만 55세였고, 당시 참가인의 나이가 만 66세로서 위 정년을 초과하였다는 점, 취업규칙 제16조 제2항에서 ‘임원으로 선임된 경우에는 당연 퇴직된다’고 정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참가인은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원고의 취업규칙 및 근로기준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취업규칙 제19조 및 근로기준법 제26조를 근거로 종전 해고에 대한 해고 예고를 하였고, 원고의 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복무규율위반(취업규칙 제24조)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취업규칙 제88조)로서 종전 해고 및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또한 앞서 살펴본 참가인의 근로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들고 있는 참가인의 나이가 취업규칙상 정년을 초과하였다는 사실 등은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이 원고에 근무한 기간 동안 감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살펴본 사정에 의하면 참가인의 이사라는 지위는 상법상의 이사와 같은 위임관계가 아니라 형식적·명목적인 것으로서, 실제로는 이 사건 회사 내외의 업무와 관련하여 의사결정권이 없었고 대표이사 E의 지휘·감독하에 담당한 업무를 처리하여 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징계사유의 존부 및 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고의 대표이사 E는 2019. 11. 6. 17:55경 참가인과 업무 관련 전화통화를 한 후, 전화가 끊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모르는 참가인이 지인들과 나누는 대화를 휴대전화를 통해 듣게 되었고, 그 중 1시간 정도 분량의 대화를 녹음하였다. 녹음된 참가인과 참가인의 지인들 사이 대화(이하 ‘2019. 11. 6.자 대화’라 한다) 중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고(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아래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제1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리조트를 매각하려고 모의하여 원고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였다는 제1징계사유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1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다.
⑴ 2019. 11. 6.자 대화의 내용과 맥락 등을 살펴보면, 참가인이 언급한 평당 땅값, 250억 원 정도의 인수비용, 부채의 규모, 대출 거래은행 및 이자율 등은 원고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참가인은 “2019. 11. 6.자 대화는 참가인이 원고를 위해 검토하고 있던 회생회사 주식회사 R(이하 ‘R’라 한다)의 인수에 관한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참가인이 2019. 10. 31. S회계법인으로부터 ‘R M&A를 위한 인수의향서 제출안내서’를 송부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2019. 11. 6.자 대화에서 ‘R’가 직접 언급되었다고 볼 증거는 없고, 을나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R는 골프코스 및 클럽하우스의 면적이 약 10만 평, 콘도의 부지 면적이 약 1만 평 등 11만 평이 넘는 규모이므로, 위 대화에서 언급된 ‘땅값이 평당 500만 원으로, 250억 원 정도면 땅값만 가지고 인수’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땅값이 평당 500만 원, 250억 정도면 인수’라는 참가인의 말에 뒤이은 ‘부채가 O은행에 260억 원, 본사가 100억 원이 있고, 우리 금리가 3.7%’라는 부분은 원고의 부채규모 및 대출거래 은행 등에 관한 내용인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점, 이 사건 리조트의 대지 면적이 17,737㎡(약 5,365평)이므로 평당 500만 원으로 계산할 경우 그 대금이 약 268억 원이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땅값과 인수대금 등은 원고에 관련된 대화라고 봄이 자연스럽다.
⑵ 위와 같이 2019. 11. 6.자 대화에 이 사건 리조트의 땅값과 이를 토대로 계산한 대략적인 인수 예상 비용, 원고의 부채 규모, 대출이자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내용만으로는 참가인이 대화 상대방 등과 함께 원고 또는 이 사건 리조트를 인수할 계획을 세웠다거나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리조트를 매각하도록 만들 것을 모의하였다는 제1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2019. 11. 6.자 대화에서 원고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은 단편적인 정도에 그치고, 다른 업체의 인수 경위 등 참가인이 과거 관여하거나 들은 사업에 관한 내용, 참가인의 친구, 선·후배 등 지인에 관한 내용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⑶ 원고는 2019. 11. 6.자 대화 중 참가인이 ‘호주의 7선 의원을 한 친구가 원고에 대한 M&A에 도움을 주기로 했고, 5,000억 원을 지원받아 호텔을 짓기로 했는데, 카지노는 여건상 불가하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참가인이 대화 중 위 7선 의원, 카지노, 강원도 등을 언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들고 있는 대화 부분을 거듭 살펴보더라도 이를 원고에 대한 M&A 계획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참가인은 카지노 관련 대화 마지막에 “그렇게 알고, 한 번 좀 잘 대기만성이라고, 때가 되면 다 하겠지. 수신제가라고 내가 할 일 다 해놓고 있으면 돼. 아직 나이가 창창한데 뭘 걱정을 해”라고 상대방을 다독이는 말을 하는 내용이 확인되는바, 원고가 들고 있는 대화 부분은 참가인이 대화 상대방의 사업 계획에 관한 조언을 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제2징계사유
참가인이 2019. 11. 6.자 대화에서 언급한 ‘부채가 O은행에 260억 원, 본사가 100억 원이 있고, 우리 금리가 3.7%’라는 부분이 원고에 대한 내용인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는 원고의 신용정보에 해당하는 채권자인 금융기관의 명칭과 대출 이자율 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원고 취업규칙 제24조 제7호에서 정한 ‘직무상의 비밀 또는 회사의 기밀’을 누설한 것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이에 대해 참가인은 원고의 부채에 관한 사항은 신용정보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공개된 기업신용정보라고 주장하나, 신용정보회사등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고의 동의를 받아 수집·처리한 것으로 보이는 원고의 부채규모, 자산상태 등의 재무정보 외에 참가인이 언급한 원고의 채권자인 금융기관의 명칭과 구체적인 대출 이자율 등은 법령에 따라 공시 또는 공개되거나 원고 스스로 일반에 공개한 정보로는 보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을 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징계처분에서 재량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는 징계사유로 인정된 비행의 내용과 정도, 경위 내지 동기, 비행이 당해 행정조직 및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 행위자의 직위 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4두45734 판결,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두46670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법인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정당성을 인정한 제2징계사유만으로는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⑴ 제2징계사유는 원고 취업규칙 제24조 제7호에서 정한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라도 직무상의 비밀 또는 회사의 기밀을 준수하고 이를 절대적으로 누설되지 않도록 각별 유의할 것’이라는 복무규율을 위반한 것에는 해당한다. 그러나 2019. 11. 6.자 대화로 인하여 원고에게 유·무형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취업규칙 제88조 제2호에서 징계해고의 사유로 정한 ‘업무상 비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2019. 11. 6.자 대화에서 원고의 부채 액수, 대출거래 금융기관의 명칭과 대출 이자율이 누설되기는 하였으나, 대화 중 단편적으로 언급된 것에 불과하고, 위 대화로 원고의 구체적인 신용거래능력 등이 공개되었다거나 원고의 신용거래나 사업 진행 등에 불이익을 미쳤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으므로, 복무규율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2징계사유가 취업규칙 제88조 제23호에서 정한 ‘제24조(복무규율)을 위반한 자로 그 정도가 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⑵ 참가인은 2014년 원고에 입사하여 약 6년 간 근무하는 동안, 자신이 담당한 업무의 진행 상황과 처리 내역 등을 원고에 지속적·구체적으로 보고하는 등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해고 이전까지 다른 징계를 받은 이력은 없다. 이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단절시키는 해고의 징계처분은 과도하게 무거운 것으로 판단된다.
⑶ 위와 같이 제2징계사유의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2019. 11.
6.자 대화에서 참가인이 이 사건 리조트를 매각하게 만들어 인수하는 등으로 원고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나타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참가인이 이 사건 변론을 통해 “원고의 오해를 풀고 싶고,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혀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직무상의 비밀 또는 회사의 기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하려는 원고의 징계 목적은 해고보다 가벼운 징계처분으로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고 보인다.
소결론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징계사유만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그 비위의 정도에 비해 징계양정이 과다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신수빈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