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0. 12. 선고 2021구합6278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위수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차량번호 1 생략) 한성24톤암롤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운행하여 폐기물(음식물) 수집 및 운반을 하던 사람이다.

나.

망인은 2019. 10. 25. 01:20경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298km 지점에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던 중, 위 차량이 갓길 가드레일을 뚫고 10m 아래로 추락한 후 위 현장을 지나던 후속 차량이 가드레일 잔해물을 재차 충격한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1. 1. 22. '망인은 물품의 운송 및 운송에 부수하는 업무를 완성하면 그 결과에 따른 보수를 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지입차주로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 사건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계산하에 이익을 실현하고자 그 업을 행하는 사업주로 판단될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①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업무지시에 따라 정해진 운송장소, 운송시간, 업무 내용, 운송받는 사람과의 업무협조 방법 등을 전달받아 그대로 수행한 점, ② 망인은 고정된 출 · 퇴근시간이 없었으나 이 사건 회사가 지정한 근무시간에 구속되어 있었던 점, ③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정한 운송장소와 이 사건 회사를 오가야 했으므로 근무장소에도 구속되어 있었던 점, ④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정한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스스로 업무내용을 정하지 않은 점, ⑤ 망인은 이 사건 차량의 소유권자가 아니었고, 독자적인 계산으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한 사실이 없으며, 이윤의 창출이나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지 않았던 점, ⑥ 망인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회사 외의 자를 상대로 노무를 제공한 사실이 없이 이 사건 회사에서만 전속적, 계속적으로 근무한 점, ⑦ 망인의 보수는 운송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지휘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아야 하므로, 망인이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사망한 이상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회사는 2019. 6. 12. 사업자등록을 하고 폐기물 수집 및 운반업을 영위하였는데, 망인을 포함하여 총 8명의 지입차주들과 각 차량에 대한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서무, 경리직 등의 근로자는 따로 고용하지 않았다.<1> 이 사건 회사는 거래처에서 운송을 요구하면 배차차량운행일지 계획에 따라 운송을 실시하고, 운송중량, 단가(운송거리)에 따라 운송료를 계산하여 지입료와 제세공과금 등을 제외하고 위 지입차주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였다.

2)

망인과 이 사건 회사는 2019. 9. 3.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차량에 대한 운송사업의 경영을 망인에게 위탁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고, 망인은 같은 날 'D'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이 사건 차량은 자동차등록증상 이 사건 회사의 소유였고, 그 측면에는 'C(주)'라는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3)

망인은 이 사건 위수탁계약에 의한 지입차주로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운반하는 폐기물의 중량을 측정한 계량증명서와 운송일자, 운송장소, 운송량을 기록한 메모를 남기기도 하였다.

4)

망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운송중량, 운송거리에 따라 월별로 산정된 운송료를 지급받았는데, 2019. 9.에는 운송료 총 4,195,540원에서 이 사건 회사가 대납한 보험료 1,038,950원, 지입료 1,000,000원, 호루<2> 대금 450,000원, 검사비 400,000원을 공제한 1,306,590원을 지급받았다. 한편 2019. 10. 25.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이 사건 차량을 견인하는 비용 등으로 총 9,000,000원이 지출되었는데, 이 사건 회사가 망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2019. 10. 운송료 총 7,682,390원에서 위 9,000,000원 및 지입료 1,000,000원, 이 사건 회사가 대납한 보험료 1,038,950원을 공제하면 -3,356,560원이 되었고, 망인의 유족인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차량의 운송 · 운행 사업에 관한 모든 관계, 이 사건 차량에 대한 보험 · 보상관계 등 모든 것을 이 사건 회사가 처리함에 있어 원만히 합의하였기에 추후 어떠한 이의 및 민 ·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이행각서를 작성하였다.

5)

망인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운송 업무를 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회사는 소속된 다른 지입차주에게 추가 배차를 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이러한 경우 망인은 운송료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나 지입료와 제세공과금 등은 여전히 부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 7, 8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C 주식회사의 회신, 이 법원의 C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일정한 자본을 투자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지입차주로서 운송용역을 제공하는 대가로 지입회사인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에 따른 용역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망인이 상당기간 이 사건 회사가 지정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특정 운송 업무를 반복 수행하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내용과 특성에 따른 것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위수탁계약은 망인이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자등록을 마쳐야 함을 명시하고 있고(제5조 제3항), 이에 따라 망인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며,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차량을 유지 · 관리하였다. 망인은 운수회사인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차량을 지입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운송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이 사건 위수탁계약에 따른 독립적인 운송사업자로서의 권한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하기로 한 것일 뿐이므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고정적으로 출근하지 않았고, 운송 업무가 배정될 때에만 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당사자로서 정하여진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따라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 등을 수행할 의무가 있었으나, 그 업무수행 과정은 원칙적으로 망인에게 일임되어 있었다고 보이고, 운행 도중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이 사건 회사에게 통보하여 이 사건 회사가 위 사고에 대한 사고수습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8조 제1, 2항)은 그로 인하여 정하여진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므로, 이를 들어 망인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지휘 · 감독을 받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3)

원고는 망인과 E 사장 간의 통화 녹취록, 망인과 원고 간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갑 제3, 4호증), 계량증명서와 메모(갑 제8호증)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이 업무수행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은 구체적인 폐기물 운송일정, 운송경로, 운송량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망인에게 통보한 것이 아니라 이를 망인과 상의하는 과정을 거친 점, 그 과정에서 E이 다소 강한 어투로 말을 하였더라도 이는 거래처에서 요구한 운송장소, 운송일자를 맞추지 못할 것이 우려되어 한 언행에 가까워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은 망인에게 운송일정이나 운송경로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주로 하였을 뿐, 망인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 · 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망인이 작성한 계량증명서와 메모는 망인 스스로 폐기물의 운송일자, 운송장소, 운송량을 기록하여 남기기 위한 자료로 볼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원고의 주장과 같이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보고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구체적 지시에 의하여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에 부수되는 업무, 예컨대 상 · 하차지 주변 정리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는 근거도 없다.

4)

원고는, 망인이 운송장소, 운송시간, 업무 내용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었고 제3자를 고용하여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를 대행하게 하거나 다른 사업장의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이 사건 회사에 종속되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폐기물의 운송장소, 운송일자 등은 운송 용역을 제공받는 거래처의 지시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이므로 이 사건 회사나 망인이 이를 임의로 정할 수는 없었던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구체적인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는 망인과 이 사건 회사가 상의해서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이 사건 차량의 소유 명의를 이 사건 회사로 하되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를 자신이 수행하기로 이 사건 회사와 계약을 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위 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다른 사업장의 폐기물 수집 및 운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일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드는 사정만으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다.

5)

이 사건 차량에 'C(주)'라는 문구가 부착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와 동일성 식별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한편 이 사건 회사로 하여금 망인의 교통사고, 자동차 정기검사 기피, 운수종사자 준수사항 위반 등의 경우에 일정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11조 제2항)도 성실하고 안전한 차량 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제품 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이는 모두 이 사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이기도 하다.

6)

망인은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고, 운송중량, 운송거리에 따라 산정된 운송료를 지급받았다. 망인은 이 사건 차량의 운영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였고, 이 사건 위수탁계약상 사고 발생시에도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있었다(제8조 제3항. 실제로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이 사건 차량을 견인하는 비용 등을 망인에게 지급할 2019. 10. 운송료에서 공제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운송료에서 지입료, 보험료 등 각종 비용을 공제한 금액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다[2019. 10.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견인 비용 등이 해당 월 운송료를 초과하여 그 금액이 마이너스(-)로 산정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망인은 운송 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였다.

7)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내용상 망인이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운송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10조는 망인이 다른 운전자를 고용하여 운송을 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실제로 망인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운송 업무를 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회사는 소속된 다른 지입차주에게 추가 배차를 하여 운송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고, 이 경우 망인에게 지입료와 제세공과금 등은 여전히 부담하도록 하되 별도로 징계하거나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다.

8)

이 사건 위수탁계약상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동의 없이는 차량을 매매하거나 수탁자로서의 지위를 이전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제14조 제1항), 이는 이 사건 회사가 차량의 양수인 내지 수탁자 지위의 양수인이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려는 규정에 불과할 뿐 망인의 차량 양도 자체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9)

망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운송료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을 뿐,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아니하였고, 망인에 대하여는 산재보험,<3>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의 적용이 없었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받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망인에게는 통상의 근로계약에서 볼 수 있는 승진, 징계, 직급 등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마.

소결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