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1) 원고는 2013. 8. 9.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9명을 사용하여 건강기능식품 제조, 가공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대표이사 D)으로, 본점을 서울 강남구 E, 16층(이하 ‘원고 서울사무소’라 한다)에 두고 있다가 2020. 9. 14. 이천시 F로 이전하였다.
사단법인 G(이하 ’이 사건 봉사단‘이라 한다)은 1971. 10. 15. 설립되어 H의 목적에 입각하여 국내 봉사단을 지원하는 활동 등을 하는 비영리법인(대표자 이사 I)으로, 본점 소재지가 원고와 동일한 이천시 F이고, 원고와 함께 원고 서울사무소를 사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 봉사단의 대표자 I은 원고 대표이사 D의 아버지이고, 이 사건 봉사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I이 이 사건 봉사단의 이사장이자 원고의 회장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I의 명함에는 원고의 회장 직책이 기재되어 있다.
B는 2020. 8. 28. 이 사건 봉사단의 직원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을 하여 2020. 9. 15.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으며, 2020. 9. 17. I과 사전 면담을 한 후 2020. 10. 5.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이 사용하는 원고 서울사무소로 출근하였다.
B는 2020. 11. 2. 원고 대표이사 D에게 “2020. 10. 5. 하루 근무하고 나오면서 회장님께서 잠시 나오지 말고 기다리고 있으면 이틀 안에 언제부터 다시 나오라고 연락해주신다고 했는데 10월이 다 가고 오늘까지도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저는 10. 5. 당일 근무하고 지금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해고된 것으로 알아야 하나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D은 B에게 “B씨는 입사 취소되었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B는 2020. 11.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채용취소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21.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은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와 B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고, 원고가 2020. 11. 2.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채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채용취소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절차적 적법성을 심각하게 결여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J).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3.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27.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은 독립된 별개의 법인으로, 하나의 사업장처럼 통합되어 운영되었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B는 상시근로자수 5명 미만인 이 사건 봉사단에 입사하였다가 2020. 10. 5. 이 사건 봉사단으로부터 근무보류를 통보받은 것일 뿐, 원고와 사이에서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B는 2020. 8. 28.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게시된 다음과 같은 채용 공고문을 보고 이 사건 봉사단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다.
B는 2020. 9. 6. 이 사건 봉사단의 의료자문원장으로 있던 의사 K과 면접을 하였고, 2020. 9. 15. 다음과 같은 내용의 채용 합격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B는 2020. 9. 17. 이 사건 봉사단의 대표자 I과 면담을 하였다. B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위 면담에서 I으로부터 ‘최종 합격하였고 입사한 후 원고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의 업무를 담당할 것이다. 빨리 출근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고, 당시 B가 부산에서 거주하고 있어 I에게 ‘오늘 집을 구하겠다’고 말하였다“고 주장하였다.
B는 2020. 9. 24. “이 사건 봉사단입니다. 10월 5일부터 근무일정으로 잡았습니 다만, 내부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 있어 근무가 보류됨을 통보하고자 전화하였습니다. 여러 번 전화드렸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서 부득이 문자로 통보하게 됨을 양해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는데,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휴대전화(전화번호 1 생략)는 당시 원고의 관리팀장이던 L의 휴대전화이다. B는 위 문자메시지를 받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답장을 보내어 근무 보류에 관한 설명을 요구하였는데, L 및 원고 등으로부터 답변이나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한편 L는 2022. 3. 16. 원고에게 “2020. 9. 24. B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이 사건 봉사단 직원이 자리에 없다며 I이 B에게 연락을 취해달라고 부탁을 하여 보내게 된 것”이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해주었다.
B는 2020. 10. 5. 원고의 서울사무소로 출근하였고, 같은 날 14:00경 원고의 전략개발팀장 M으로부터 다음과 같이 직무기술서 작성을 지시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위 이메일과 관련하여 M은 원고에게 “입사 후 며칠 되지 않아 원고 직원들의 변동이 많은 상태에서 원고의 직원이 아닌 B에게까지 직무기술서 메일을 발송하게 되었고, 차후에 B가 원고에 새롭게 채용된 직원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해주었다.
B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2020. 10. 5. 09:00부터 18:00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면서 원고 직원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고 교육도 받았다. 원고의 산삼 관련 제품의 카탈로그를 제작하기 위한 자료 조사를 하였고 원고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홍보하는 내용의 전단을 제작하기 위하여 관련된 전단을 받기도 하였다”, “원고 소속 직원이 B에게 ‘원고의 업무를 할 것이며, 1~2주 후에 원고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이다’고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B는 2020. 10. 5. 18:00 이후 I으로부터 ‘내부적으로 인원을 조정하는 중이므로 일단 출근을 보류하고 이틀 안에 연락해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B는 2020. 11. 2. 다음과 같이 원고 대표이사 D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D으로부터 “B의 입사가 취소되었다”는 내용의 답장을 받았다.
원고 회사가 하는 산삼 관련 사업을 홍보하는 내용의 N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 연출감독이자 이 사건 봉사단의 운영 등에 일부 관여하였던 O는 2021. 1.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원고는 산삼 가공품을 판매하는 사업체로 설립자는 I이며 실질적인 경영도 I이 맡고 있다. 이 사건 봉사단은 비영리 목적의 국제적 교류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봉사단의 대표 I은 K 원장과 같은 저명인사들에게 이 사건 봉사단 참가를 권유한 후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영리사업에 참가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I이 이 사건 봉사단을 활용하여 영리활동을 할 수 없도록 국가가 규제할 필요가 있으며, 이 사건 봉사단 명의로 채용 공고를 낸 것도 역시 이러한 영리를 추구할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O가 제작하여 2019. 6. 29.경 방영된 방송 프로그램에서 I은 원고의 회장으로서 원고가 하는 산삼 관련 사업을 직접 설명하였고, 스스로를 “원고의 전체 총괄 경영을 맡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위 방송 프로그램에서 원고의 대표이사 D은 원고의 ‘직원’으로 출연하였고, B를 면접한 K 원장은 I에게 원고의 제품에 관한 자문을 하는 외부 전문가로 등장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 제10호증의3, 제12호증, 을 제1, 2,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관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⑴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바(근로기준법 제11조), 여기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조직은 하나의 사업으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21381 판결,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365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등 참조).
⑵ 동일 건물 내 또는 인접한 장소에 동일 사업주에 속하기는 하나 그 기능과 조직을 달리하는 2개 이상의 사업장이 있는 경우, 그 각각의 사업장을 별개의 사업소로 볼 것인지의 여부는 그 각 사업장의 인적·물적 설비에 독립성이 인정되어 각기 별개의 사업소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사업 또는 사무 부문이 독립되어 있는지 여부에 의해 가려져야 하고, 이는 건물의 간판이나 사무소의 표지 등과 같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나타나는 사업장의 외관보다는 장소적 인접성과 각 설비의 사용관계, 사업 상호간의 관련성과 사업수행방법, 사업조직의 횡적·종적 구조와 종업원에 대한 감독 구조 등 실질 내용에 관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두10188 판결, 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53593 판결 등 참조). 이는 지방세법상 동일한 사업소 여부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이나, 근로기준법상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참고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을 제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이 별개의 독립된 법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되었다고 보이고 원고와 B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된다.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⑴ 원고의 대표이사 D과 이 사건 봉사단의 대표자 I은 부자 관계이고, I은 원고의 설립자로서 ‘회장’ 직함을 사용하면서 원고의 사업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고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등 실질적으로 원고의 사업주와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보인다. 갑 제8, 13 내지 15호증 등 원고가 들고 있는 증거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I이 지인들로부터 소액 기부를 받아 이 사건 봉사단을 운영한다고 하나, 2020. 9.경 이 사건 봉사단이 원고와 무관하게 자체적인 봉사 관련 활동이나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2021. 1.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참고인 O는 ‘원고는 I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이 사건 봉사단은 원고의 사업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원고 및 이 사건 봉사단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O가 노동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까지 거짓 진술을 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봉사단은 형식상 별개의 법인일 뿐 실제로는 원고에 소속된 기관 내지 부서의 역할을 하는 데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⑵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은 같은 장소인 원고 서울사무소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고는 위 사무실을 칸막이 등으로 나누어 공간을 분리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4호증의 19, 20의 각 영상에 의하면 사무실 내의 공간이 법인 별로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고 직원들의 자리도 혼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및 이 사건 봉사단 소속 직원들은 I이 운영에 관여하는 다른 법인 소속 직원들과 함께 I, D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에 참여하였고, 위 단체 채팅방을 통해 원고의 회사소개, 제품소개 자료 등을 전달받았으며 원고의 이천연구소 견학 일정에도 참여하였다. 즉, 원고의 직원과 이 사건 봉사단의 직원은 함께 근무하면서 그 근무형태나 지시·감독 체계에 있어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보인다.
⑶ B는 2020. 10. 5. 원고 서울사무소로 출근하였고, 같은 날 14:00경 원고의 전략개발팀장 M으로부터 직무기술서를 작성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에 대해 원고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M이 B를 원고의 직원으로 착오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20. 10. 5.경 원고 소속 근로자는 약 7명 정도였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봉사단 등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직원 수가 많지 않았던 점(원고는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의 근로자 수를 합하여도 5명 남짓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입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전략개발팀장의 지위에 있는 M이 원고의 신규 입사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파악하지도 않은 채 업무 관련 지시를 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M이 이 사건 봉사단에 채용된 B를 원고에 채용된 것으로 오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각 법인 소속 직원들이 혼재되어 원고와 이 사건 봉사단으로 구분되어 사용되지 않은 데 비롯되었다고 보인다. 또한 B는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과정에서 ‘2020. 10. 5. 09:00부터 18:00까지 정상적으로 근무를 하면서 원고의 산삼 관련 제품 카탈로그 제작과 관련된 자료 조사, 원고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홍보하는 전단 제작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위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고 허위가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B가 원고의 직원인 M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B는 2020. 10. 5. 원고 서울사무소에서 원고의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⑷ B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2020. 9. 17. I과 면담을 하면서 I으로부터 “최종 합격하였고, 입사한 후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원고의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B가 2020. 10. 5. 원고 서울사무소에서 원고의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원고의 직원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점, 이에 대해 B가 의문을 제기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점, 갑 제8호증의 일부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봉사단의 직원으로서 B 등에 대한 채용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던 P는 이 사건 봉사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의 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2020. 9. 이 사건 봉사단 이름으로 신규 채용된 직원들은 원고 등의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B의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B는 이 사건 봉사단 명의로 공고된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을 하였으나, I과의 합의에 따라 원고에 채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⑸ B가 2020. 11. 2. D에게 ‘해고된 것으로 알아야 하는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이에 D이 B에게 ‘B는 입사 취소되었다’고 답변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이에 대해 원고는 D이 I으로부터 위 문자메시지를 대신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 및 D이 B의 채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면 문자메시지에 ‘이 사건 봉사단 또는 I의 부탁으로 입사 취소의 의사표시를 대신 전달한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이 합리적인 점, 당초 B는 D이 B의 해고 여부를 결정하거나 그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D에게 자신의 거취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해 D이 ‘이 사건 봉사단에 문의하라’고 하는 대신 자신의 판단으로 B에게 ‘입사 취소되었다’는 답장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B에게 2020. 9. 24. 근무보류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이 사건 봉사단 측이 아니라 원고의 관리팀장이던 L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가 원고와 무관하게 이 사건 봉사단에 전속되어 채용된 직원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⑹ 결국 이 사건 봉사단과 원고는 경영주체가 I 또는 I과 D 부자로 사실상 동일하고, 원고 서울사무소의 같은 공간을 사업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직원에 대한 감독구조를 달리하는 등으로 인적·물적 설비에 독립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여기에 B가 2020. 10. 5. 원고 서울사무소로 출근하여 원고의 산삼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원고의 전략개발팀장으로부터 직무기술서 작성 지시를 받은 점, 이 사건 봉사단이 B와 같은 웹디자이너가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B에게 원고의 관리팀장이 근무 보류를, 원고의 대표이사 D이 입사 취소를 각 통지한 점 등 앞서 살펴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B는 실질적으로 원고에 채용되어 원고와 근로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고의 절차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B는 실질적으로 원고를 운영하는 사업주인 I에 의해 채용되어 2020. 10. 5. 원고 직원의 지시에 따라 원고의 산삼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등 원고와 사이에 근로관계를 형성하였고, 2020. 11. 2. 원고 대표이사 D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B에게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의사표시를 전달하였다. B가 2020. 10. 5. 근무 이후 I으로부터 ‘일단 출근을 보류하고 이틀 안에 연락해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사실은 있으나, 이는 그 내용상 잠정적인 대기발령의 지시로 보일 뿐, B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의사표시로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B는 2020. 11. 2. 원고로부터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지받았다고 인정된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할 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2020. 11. 2. B에게 문자메시지로 ‘B는 입사 취소되었다’고 통지하였을 뿐,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2020. 11. 2. B에 대하여 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다.
소결론
원고와 B 사이에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인정되고, 서면으로 통지되지 아니한 원고의 B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위법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위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