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7.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대구광역시 B구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 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1. 2. 채용기간을 '2019. 2. 7.부터 2019. 12. 31.(필요시 연장계약 가능), 의료급여사업특별회계 자금운용에 따라 채용해제할 수 있음'으로 기재하여 기간제 계약직인 의료급여관리사 채용계획을 공고하였다.
원고는 위 공고에 따라 의료급여관리사 채용에 지원하여 합격하였고, 2019. 2. 7.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2. 27.부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는 생활복지과 소속 의료급여관리사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2020. 1.경 계약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21. 1.경 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2021. 1. 6. 원고에게 계약기간의 종기가 잘못 기재되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반환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참가인은 같은 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을 직권으로 2021. 1. 1.부터 2021. 2. 5.까지로 변경하여 '근로계약기간 연장 실시'라는 내부문서를 시행하였다.
참가인은 2021. 1. 29. 원고에게 대구광역시 B구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 제25조의7,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채용할 수 있고,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되어 2019. 2. 7.부터 2021. 2. 5.까지 근무할 수 있으므로 2021. 2. 5.자로 채용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원고는 2021. 2. 15.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D로 이 사건 통지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4. 7.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원고를 계약기간 만료로 해고한 것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여 원고의 신청을 인용하였다.
참가인은 2021. 5. 18.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20.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이 착오임을 이유로 취소하였고, 이에 따라 2021. 2. 5.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여 이 사건 통지를 한 것이므로 이를 해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 10,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의사와 표시가 불일치하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 인한 것이 아니어서 참가인은 착오를 이유로 이를 취소할 수 없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민법 제109조의 선의의 상대방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은 착오를 이유로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취소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이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근로계약기간은 근로자의 지위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법률적 사항이나 보수 등 나머지 근로조건을 설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므로, 이를 분리하여 취소할 수는 없다.
위와 같이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취소하는 것은 원고의 신뢰를 해치는 것으로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취소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통지는 해고통지에 해당하고, 이로써 아무런 해고사유 없이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에게는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갱신 기대권이 있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착오 인정 여부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나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착오에 의하여 작성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과 수행업무 등 근로조건의 주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구광역시 B구청장의 직인과 원고의 인영이 날인되어 있어 근로계약서로서 갖추어야 하는 주요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근로계약서 내용만으로는 참가인의 의사가 계약기간을 달리 하려고 했다는 점을 알 수 없다.
원고의 2020년도 근로계약서는 2020. 1.경 작성되었는데, 여기에도 계약기간은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 역시 계약기간을 연초부터 연말까지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처음부터 2021. 1. 1.부터 2021. 2. 5.까지로 근로기간을 정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려고 하였음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원고에게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을 2021. 2. 5.까지로 정한다고 이야기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하기 전부터 참가인에게 2021. 2. 5.에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알렸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을 뿐 아니라, 사전에 원고의 근로기간을 검토하여 참가인 내부적으로 원고의 근로기간을 2021. 2. 5.까지로 정하였다는 결재문서 등의 내부 자료도 없다.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 여부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착오로 작성되어 참가인이 이를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에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비추어 보면, 표의자인 참가인에게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취소하지 못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근로계약에 있어서 근로기간은 중요할 뿐 아니라 원고의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른 근로기간이 확정될 경우 기간제근로자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어 근로기간의 종기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었다.
참가인은 대구광역시 B구청장의 직인을 관인날인기록부를 통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었고, 관인을 이용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 생활보장과 직원 뿐 아니라 홍보전산과 직원도 관인이 사용된 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된 것인지 확인하는 내부절차를 규정하고 있었다.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를 2021. 2. 5.까지로 정하기로 하는 내부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친 자료 및 이를 원고 등에게 알렸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처럼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근로기간이 중요한 부분으로 향후 원고의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데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이에 관하여 사전에 별다른 논의하지 않은 채 만연히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기재하였으므로, 여기에는 참가인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지도 않았음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착오를 원인으로 하여 취소되었음을 전제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한 조치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