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원고의 피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모두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재단법인이고, 피고 공단은 고용보험법 제115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45조 제3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국가인정자원개발 컨소시엄 사업(이하 '컨소시엄 사업'이라고 한다)에 관한 권한을 위탁받은 기관이다.
컨소시엄 사업이란 '사업주, 사업주단체 등이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둘 이상의 사업주와 협약을 체결하여 근로자 등을 위하여 실시하는 직업능력개발사업'으로서, 피고 공단은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운영규정'(고용노동부고시,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비용을 지원한다.
원고는 2014. 4. 1. 피고 공단과 이 사건 규정 및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운영규칙(이하 '이 사건 운영규칙'이라 한다)에 따라 컨소시엄 사업을 수행하고, 피고 공단은 원고에게 관련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업 사업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 공단은 2015. 1. 1. 원고와 위 약정을 갱신하였다.
원고는 2015. 11. 9. 피고 공단으로부터 1,099,643,000원을 지원받고 원고 부담금 180,357,000원을 집행하여 서울서예박물관 4층을 '챔프홀' 강의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고 한다) 등으로 리모델링하고, 관련 설비를 구입하여 공동훈련센터로 운영하였다. 피고 공단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원고에게 지급한 지원금은 총 1,604,371,396원이다.
원고는 2019. 9. 11. 피고 공단에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컨소시움 사업의 수행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사업 조기 종료를 통보하였다. 피고 공단은 2019. 12. 18. 원고에게 사업자선정이 취소된 사실과 기지원된 훈련시설·장비 등 인프라에 대한 회계정산 후 잔존가액을 반납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지하였다.
피고 공단은 2020. 5. 8. 원고에게 ① 불인정집행액 93,000원, ② 지원금 잔액 23,910,723원, ③ 이자잔액 35,567원, ④ 기타반납금액 1,026,011,790원 총 합계 1,050,051,080원의 반환금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원고는 2020. 5. 22. 피고 공단에 ① 내지 ③의 반환금 합계 24,039,290원 추가발생 이자 등 비용 7,020원을 더한 23,046,310원을 반환하였으나, 남은 지원금 1,026,011,790원은 반환하지 않았다.
피고 공단은 2020. 6. 23. 원고에게 남은 훈련시설·훈련장비 지원금 1,026,011,790원(= 훈련시설 852,681,509원 + 훈련장비 173,330,281원)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재통지하였다. 원고는 2020. 6. 26. 그 중 훈련시설 부분의 반납액 852,681,509원의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지원금 반환을 거절하고, 2020. 8. 4. 피고 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다.
피고 위원회는 2021. 8. 17. '이 사건 통보는 감가상각하고 남은 가액을 반환하도록 안내한 것에 불과할 뿐 그 자체만으로는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거나 당사자의 지위에 아무런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어서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행정심판청구를 각하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결'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 을가 제1 내지 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 위원회에 대한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통보에 의하여 비로소 반환금을 납부할 의무를 지게 되었으므로 위 통보는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처분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보아 원고의 심판청구를 각하한 이 사건 재결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공단에 대한 주장
이 사건 약정은 피고 공단이 사전에 정한 약관에 해당하고, 사업종료시 원고에게 지원금 반환의무를 강제하는 위 약정 제7조 제2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한다)에 반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고, 피고는 약관법상의 설명의무도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제7조 제2항을 근거로 원고에게 지원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설령 지원금의 반환의무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시설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1호 및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 제2항 [별표2]의 '직업훈련용 시설'에 해당하여, 내용연수 5년을 적용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 공단은 18년의 내용연수를 적용하여 반환금을 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위법하며, 또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감경사유에 대한 고려도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피고 공단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주장
이 사건 통보는, 피고 공단이 공법상 계약인 이 사건 약정에 따라 보조금의 반환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통보는 행정소송에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청의 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1993. 9. 24. 선고 93누11999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는 이 사건 약정 제7조 제2항, 이 사건 규정 제24조 제2항, 이 사건 운영규칙 제40조의5 제1항에서 정한 정산방법에 따라 피고가 이미 지급한 지원금의 반납을 통보한 것에 해당한다. 결국 이 사건 통보는 피고 공단이 이 사건 약정의 당사자로서 원고에게 약정 내용의 이행을 구한 것일 뿐 피고 공단이 우월한 지위에서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친 공권력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이라고 한다) 제33조 제1항은 '중앙관서의 장, 보조사업자 또는 간접보조사업자는 보조금수령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 또는 간접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제1호), 보조금 또는 간접보조금의 지급 목적과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경우(제2호), 보조금 또는 간접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제3호)에는 지급한 보조금 또는 간접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한을 정하여 반환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통보는 위와 같은 보조금법 규정에 따른 보조금 반환명령이 아니라 원고의 사업 조기 종료 통보에 의한 보조금 반환요청에 해당하므로, 우월한 지위에서 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보기 어렵고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서 계약에 근거하여 하는 의사표시에 가깝다.
또한 보조금법 제33조의2는 보조금의 반환을 명하는 경우 중앙관서의 장이 명하는 제재부가금, 가산금 부과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제33조의3은 중앙관서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보조사업자는 반환금 등을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위 각 규정은 보조사업자가 중앙관서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경우에만 반환명령의 대상이 된 보조금을 강제징수할 수 있도록 유보하고 있기 때문에, 피고 공단이 보조금수령자에 대하여 보조금을 반환하도록 요구하더라도 보조금수령자가 이를 따르지 않을 때에는 이를 강제징수할 수 없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다24245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규정 제24조 제2항에서 '피고 공단은 해당 시설·장비 등의 내용연수, 활용실적 및 훈련프로그램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심의위원회에서 감가상 각에 관한 사항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이 사건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 제24조 제2항은, 원고와 피고 공단이 이 사건 규정 제22조, 제24조 제1항에 따라 매년 실시하는 회계정산 과정에서 원고가 설치한 훈련시설 등 고정자산의 감가상각을 할 때 시설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그 감가상각 기준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것으로, 고정자산의 평가방식에 관한 것이고 반드시 보조금의 반환을 전제하지 않으므로(컨소시움 약정이 유지되는 동안에도 피고는 매년 회계정산 과정에서 고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에 관한 사항을 달리 정할 수 있다) 피고가 우월한 지위에서 반환금 액수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이후 위 회계정산 내용을 기준으로 보조금 반환 액수를 정하는 것은, 별개의 규정인 이 사건 규정 제24조 제3항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공단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고, 피고 공단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
피고 위원회에 대한 판단
행정소송법 제19조는 취소소송은 행정청의 원처분을 대상으로 하되(원처분주의), 다만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심판의 재결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결취소소송의 경우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할 것이고,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없는 경우에는 원처분의 당부와는 상관없이 당해 재결취소소송은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누16901 판결 등 참조).
피고 위원회가 이 사건 재결에서 원고의 심판청구는 행정심판으로서의 대상적격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각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통보의 처분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피고 위원회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피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