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9. 11. 12. 설립되어 상시 7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홍보 및 기타 마케팅 서비스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는 2007. 2. 9. 설립되어 인터넷 정보제공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와 D는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E그룹의 계열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7. 4. D와 연봉을 5,700만 원, 직급을 부장으로 정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뒤 메디컬 라이터로 근무하였다.
D는 2020. 11. 26.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하였고, 2020. 12. 2. 참가인에게 ‘경영상의 이유로 청산하게 됨에 따라 2021. 1. 1.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라는 취지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은 2021. 3. 31.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D가 아닌 원고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27. ‘원고는 D와 공동으로 참가인에 대하여 사용자 지위를 가지고, 이 사건 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으므로 위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F).
원고는 2021. 6. 30. 초심판정을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1. 7.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1. 4.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가 제1, 4호증, 을나 제2, 7, 11, 4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의 사용자는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D이지 원고가 아니다. 원고와 D는 경영진, 회사의 지분 소유 구조, 업무 분야, 근로자, 임금 체계, 취업규칙 등이 서로 다른 별개의 법인이고, 원고의 직원이 참가인에 대한 징계 절차에 관여한 것은 규모가 영세해 인사 분쟁 업무경험이 없는 D의 요청에 따라 E그룹 내 자매회사인 원고가 도움을 준 것에 불과하다.
경영상 해고는 기업의 유지·존속을 전제로 근로자 중 일부를 해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D는 청산하면서 참가인을 비롯한 모든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D의 청산으로 인한 근로관계의 자동종료일 뿐 경영상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캐나다국인 G는 2018. 6. 26. 참가인에게 D 부장 직위(연봉 5,700만 원, 2018. 7. 4.부터 근무)를 제안하는 내용의 취업제안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 부사장 H는 2018. 6. 26. 참가인에게 ‘[D/I] Offer of employment’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G가 참가인에게 보낸 위 이메일과 통틀어 ‘이 사건 제안’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8. 7. 4. D와 연봉을 5,700만 원, 직급을 부장으로 정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한글과 영어로 각각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한글 근로계약서에는 D의 대표이사 J이 날인한 반면, 영문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대표이사 G가 D를 대표하여 서명하는 것으로 기재(For and on behalf of D G Managing Director)되어 있고, G가 해당 부분에 직접 서명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참가인의 업무 수행
참가인은 D 본점 소재지인 서울 강남구 K, L, M, N에 있는 O빌딩 4층에서 근무한 것이 아니라, 원고 본점 소재지인 서울 강남구 P, 5층(이하 ‘Q빌딩 5층’이라 한다)의 바로 아래층인 4층(이하 ‘Q빌딩 4층’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Q빌딩 4층, 5층의 자리배치도(이하 ‘이 사건 배치도’라 한다)에는 D 소속 직원과 원고 소속 직원이 구분되어 별도로 표기되어 있지 않고, D 소속 직원과 원고 소속 직원이 소속 구분 없이 뒤섞여 Q빌딩 4층, 5층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후 메디컬 라이터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수석부사장 R와 부사장 H로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
원고와 D의 업무위탁계약 체결
원고와 D는 2019. 5. 1. D의 인사관리 등 업무를 원고에게 위탁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D는 2020. 5. 1. 위 업무위탁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업무위탁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2019. 5. 1.자 업무위탁계약과 통틀어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
참가인과 원고, D 사이의 분쟁 발생
1차 분쟁
D는 2018. 12. 12.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이로 인해 고객사의 불만을 야기하여 회사에 손실을 초래하였음’,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견적을 임의로 거래처에 보내는 등 회사의 규정을 위반하였음’ 등을 이유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다(이하 ‘1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9. 3. 8. 1차 징계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D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7. ‘승인 없이 고객사에 임의로 견적서를 발송한 행위만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해고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U).
D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27. 초심판정에 비해 징계사유(마스크 미착용 및 직장상사와 말다툼)를 추가로 인정하면서도 징계양정이 과하다는 이유로 D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V).
D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지 않은 채 2019. 10. 21.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철회 및 복직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복직명령’이라 한다).
2, 3차 분쟁
D는 2020. 3. 31. ‘참가인이 소속되어 있던 MC팀이 경영상의 사유로 2020. 2. 29. 해체되었고,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근무할 수 있는 적합한 보직을 찾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2020. 4. 1.자로 휴직을 명하였다. 이후 D는 2020. 6. 29. 참가인에 대한 휴직기간을 2020. 7. 1.부터 2020. 9. 30.까지로 연장하였다.
D는 2020. 7. 7. ‘참가인의 직근상급자인 R 부사장이 참가인의 휴직기간 연장 여부 및 향후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출석을 요청하였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출석하지 않음으로써 상사의 직무명령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복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견책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2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2차 징계처분을 의결한 D의 징계위원회는 2020. 7. 3. 개최되었는데, 그 징계위원장은 원고의 수석부사장 R였다.
D는 2020. 9. 1. ‘2차 징계처분을 통해 시말서 제출을 명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말서를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회사의 정당한 직무명령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3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3차 징계처분을 의결한 D의 징계위원회는 2020. 8. 20. 개최되었는데, 2차 징계처분과 마찬가지로 그 징계위원장은 원고의 수석부사장 R였다.
D는 2020. 9. 25. ‘참가인에게 맞는 업무/보직을 찾기 위해 업무계획서 제출을 수차례 요구하였으나 업무계획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바, 마땅한 업무와 보직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인을 복직시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2020. 10. 1.부터 2020. 12. 31.까지 휴직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휴직명령’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0. 12. 28. 이 사건 휴직명령이 부당휴직이라고 주장하며 원고와 D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2. ‘구제신청의 사용자적격은 원고가 아닌 D에게 있고, 이 사건 휴직명령은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D에 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W).
참가인은 위 각하 부분에 불복하여 2021. 4.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22.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X).
D의 청산 및 이 사건 통보
D는 2020. 11. 26.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인으로 원고의 이사인 호주국인 Y을 선임하였다.
D는 2020. 12. 2. 참가인에게 ‘경영상 사유로 청산을 하게 됨에 따라 2021. 1. 1.자로 모든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청산절차(잔여사무처리)에 필요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력들은 부득이 당사와의 고용관계가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감스럽게도 귀하와 당사의 고용관계는 2021. 1. 1.자로 종료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D는 2020. 12. 4. 해산등기를 마쳤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3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2, 4 내지 7, 9 내지 11, 14, 18, 20, 23, 38, 4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실질적인 사용자는 D가 아닌 원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은 원고 대표이사 G와 부사장 H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제안에 따른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G와 H는 2018. 6. 26. 참가인에게 근무 시작 일시를 2018. 7. 4.로, 연봉을 5,700만 원으로, 직급을 부장으로 정하여 이 사건 제안을 하였다. 이러한 사정과 ① 이 사건 제안에는 ‘저희회사(원고)는 올해 1월부터 국내에서 D와 통합되어 D/I의 두 브랜드로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제안 당시에는 원고와 D 사이에 이 사건 위탁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G나 H가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D로부터 인사관리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아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제안을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③ 달리 D가 이 사건 제안의 근무 시작 일시, 연봉, 직급 등 조건을 결정하는데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제안을 할 것인지 여부 및 그 조건은 D가 아닌 원고가 결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한글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D 대표이사 J이 날인하였으나, 영문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G가 D를 대표하여 서명하였는데,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하면 D와 참가인 사이에 한글로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참가인은 D 본점 소재지가 아닌 Q빌딩 4층에서 원고 소속 직원과 뒤섞여 함께 근무하다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H의 지시에 따라 원고 본점 소재지인 Q빌딩 5층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였다. 이 사건 배치도에도 D 소속 직원과 원고 소속 직원이 소속 구분 없이 뒤섞여 Q빌딩 4층, 5층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 부사장인 H조차 Q빌딩 5층이 아닌 4층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메디컬 라이터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J을 비롯한 D 소속 임원이 아닌 원고 수석부사장 R와 부사장 H로부터 이 사건 이메일을 통해 업무지시를 받았다. 이 사건 이메일을 통해 R는 참가인에게 3가지 업무를 지시하면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작성하여야 할 서식 등을 제공하였고, H는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자리가 4층에서 5층으로 변경되었고, 향후 자신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으라고 통보하였다. 뿐만 아니라 D는 이 사건 복직명령을 통해 참가인에게 업무지시는 R가 할 것이고, 보고할 사항이 있으면 R에게 할 것을 명하기도 하였다. 달리 J을 비롯한 D 소속 임원이 참가인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전혀 발견할 수 없다.
D는 R가 참가인의 직근상급자임을 전제로, 참가인에게 R의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상사의 직무명령에 불복하였다는 이유로 2차 징계처분을 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의 실질적인 사용자가 원고라고 전제하지 않는 이상 원고 수석부사장인 R가 형식적으로 D 소속인 참가인의 직근상급자가 될 수는 없다.
원고는 D의 인사권을 포괄적으로 행사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탁계약 제2조는 제1항에서 원고가 D로부터 위탁 받는 인사관리업무를 근로자에 대한 근태 관리(제1호), 근로자에 대한 징계 검토(제2호), 근로자에 대한 개별적인 업무지시(제3호), 이상과 관련된 노무에 관한 모든 업무(제4호)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위탁자(D)는 수탁자(원고)가 제1항에 정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고, 수탁자는 위 업무에 대한 적법한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며, 제4조 제1항에서 ‘수탁자의 본 위탁업무 처리를 위하여 발생한 실비는 모두 위탁자의 부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참가인에 대하여 2, 3차 징계처분을 의결한 D 징계위원회의 징계위원장은 R였고, 나머지 징계위원 2명 중 1명은 원고 소속 임원이었는데, 달리 D가 이 사건 위탁계약 제4조 제1항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2, 3차 징계처분 과정에서 발생한 실비를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자신의 계산으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권을 비롯한 D의 인사권을 전면적·포괄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D에 인사노무에 관한 최종 결정 권한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참가인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가 G에게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원고의 이사 Z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확정재판에 있어서의 확정력과 같은 효력이 없으므로 관련 행정사건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위 무죄 판결은 Z가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만 판단하였을 뿐,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다.
원고와 D가 경영진, 회사의 지분 소유 구조, 업무 분야, 근로자, 임금 체계, 취업규칙 등이 서로 다른 별개의 법인이라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사용자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형식적인 사항에 불과해 원고의 사용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D의 법인격을 부인한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재심판정은 D의 독자적 법인격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할 때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므로, 이러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
이 사건 통보의 부당해고 해당 여부
정리해고는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서 기업의 유지·존속을 전제로 그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를 해고하는 것을 가리킨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3다7005 판결 등 참조). 어떤 기업이 경영상 이유로 사업을 여러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경영하다가 그중 일부를 폐지하기로 하였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사업 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일부 사업을 폐지하면서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그룹의 계열회사인 D와 원고는 사실상 ‘I’이라는 브랜드로 통합되어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D의 청산은 실질적으로 사업 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D의 청산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를 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었다는 점에 대하여 아무런 증명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원고는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통보는 경영상 해고에 해당함에도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않았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용석
판사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