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6. 14. 선고 2022구단5627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용접 등을 하는 취부사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1998. 10. 7.부터는 사업주로서 B, C, D를 운영하면서 같은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나.

원고는 2021. 6. 25. E이비인후과의원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난청’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2. 1. 11. 원고가 근로자로서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근무기간이 3년을 초과하고, 청력손실정도도 장해인정기준에 부합하나, 원고는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로서 소음에 노출된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이 사건 난청은 원고가 근로자로서 한 업무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유로 원고의 위 청구에 관하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을 1988년경 약 5.5개월, 1992년경 약 2개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년의 합계 5년 7.5개월로만 인정하였으나, 원고는 1972년부터 1998년까지 20년이 넘는 기간을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 또한 소음성 난청은 소음노출 초기에 급격히 일어났다가 더 이상 크게 악화하지 않은 채 진행속도가 감속하는 특성을 가지는데, 원고의 초기 소음 노출기간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이었으므로, 이 사건 난청도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에 노출된 소음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로 근무하는 동안의 업무와 이 사건 난청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의 ‘업무상의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업무상의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의학상 상당인과관계란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최초의 상병이 요양 신청한 상병에 대하여 조건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는 관계가 있다는 뜻이고,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간접사실에 의하여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충분하고, 이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단순히 최초의 상병이 일반적으로 재발 또는 악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은 물론, 최초의 상병과 요양 신청한 상병 사이에 조건적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명백히 부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곧바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4두14587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 갑 제4 내지 10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경찰병원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난청은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으로 발생할 일반적인 가능성이 있고, 위 소음과 이 사건 난청 사이에 조건관계가 의학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이 이 사건 난청의 발생에 유력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업주로서 근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보다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이 이 사건 난청의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사실은 1972년경부터 취부사 업무에 종사하였으나 당시 소득신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근무경력에 관한 자료가 누락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실제로 1972년부터 취부사 업무 등 소음노출업무에 종사하였음을 인정할 최소한의 간접적인 자료조차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은 세무관청이 발급한 소득금액증명에 따라 인정되는 1988년경 약 5.5개월, 1992년경 약 2개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5년의 합계 5년 7.5개월이라 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원고는 1998. 10. 7.부터 사업주로서 취부사 업무에 종사하였다는 것이므로 그때부터 이 사건 난청을 진단받을 때까지 22년 8.5개월간은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주로서 소음에 노출된 기간이다.

나)

위와 같이 원고가 사업주로서 소음에 노출된 기간이 근로자로서 소음에 노출된 기간의 4배를 초과하므로, 이 사건 난청이 소음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면 사업주로서 노출된 소음에 의하여 더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나아가 소음성 난청의 경우에는 소음에 노출된 지 10~15년차에 그 청력손실이 최고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원고가 소음에 노출된 때부터 10~15년차는 사업주인 때일 뿐만 아니라 그 시기에 이를 때까지 사업주로서 업무한 기간이 더 장기간이므로, 이 사건 난청에 영향을 미친 소음은 원고가 사업주로서 업무한 기간에서 노출된 소음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법원 감정의도 소음성 난청이 소음 노출 초기에 난청이 급격히 진행하고, 이후 청력손실정도가 감속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하면서도,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보다 사업주로서 근무한 기간이 더 길어 사업주로 근무할 당시 노출된 소음이 이 사건 난청에 더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원고가 사업주로서 소음에 노출된 기간은 22년 8.5개월에 이르고 있고, 그 기간 노출된 소음만으로도 이 사건 난청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로 근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과 이 사건 난청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려면 그와 같은 소음만으로도 이 사건 난청이 발병할 수 있어야 하므로, 근로자로서의 소음노출기간이 종료될 무렵 이미 난청이 발생한 상태라거나 그 당시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난청이 악화된 것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는 근로자로서 소음노출기간이 종료된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난청을 호소하거나 그로 인한 치료를 받지는 않았으므로 근로자로서 근무를 종료할 당시 난청이 발병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사업주로 업무를 시작한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 난청이 진행된 것도 아니어서, 사업주로 업무를 시작한지 24년이 지난 2021. 6. 25.에서야 진단된 이 사건 난청은 사업주로서 업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에만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라)

원고가 보이는 이 사건 난청은 4kHz보다 높은 청력이 회복되는 전형적인 소음성 난청의 형태가 아니라 위 고음역대에서 청력손실의 정도가 더 커지는 노인성 난청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 사건 난청은 소음뿐만 아니라 노화에서 비롯된 난청도 그 영향이 있을 것이라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노인성 요인과 소음성 요인이 복합된 이 사건 난청은 노인성 난청이 진행되는 기간에 노출된 소음, 즉 사업주로서 업무한 기간 노출된 소음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진행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