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5. 19. 선고 2022구합5303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2018. 10. 16.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회사로 설립되어 상시 약 5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위수탁계약을 통해 수행하는 콜센터업, 상담서비스제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16. 7. 11.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상급단체로는 F단체을 두고 있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7. 10. 10. G지부(이라 ‘이 사건 지부’라고 한다)를 설치하였고, 원고 소속 근로자 약 260명이 이 사건 지부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3)

참가인 C은 2015. 8. 31.부터 H 소속 직원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2019. 3. 1.부터 원고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고, 2021. 1.경 부팀장으로 보직 임명되었다. 참가인 C은 이 사건 지부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였다.

나.

원고의 참가인 C에 대한 징계

1)

원고는 2021. 4. 1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 C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2021. 4. 23. 참가인 C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견책의 징계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2)

참가인 C은 2021. 4. 30. 원고의 인사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2021. 5. 13.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취지의 의결을 하였다.

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들은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부당징계에 해당하고, 이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이유로 2021. 7. 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8. 25. ‘이 사건 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 C의 부당징계에 대한 구제신청을 인용한 반면, 참가인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라.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1)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중 부당징계 부분에, 참가인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각 불복하여 2021. 10.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은 2021. 12. 7.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 및 참가인들의 각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위 재심판정 중 부당징계에 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원고는 2022. 1. 10. 위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10 내지 12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부팀장 지위에 있던 참가인 C이 신입 상담사인 I에게 J 팀장과의 대화를 녹음하도록 종용한 행위는 직장 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직원 간 불신을 야기하여 직장 내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중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가장 경한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 또한 적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I은 2021. 2. 9.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상담사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당시 참가인 C은 부팀장 지위에 있었고, J은 팀장 지위에 있었다.

나)

I은 가족 모임 일정으로 인하여 2021. 3. 18.에 연차를 사용할 예정이었고, 연차 사용과 관련하여 J에게 이미 구두로 보고가 된 상황이었다.

다)

I은 2021. 3. 10. 감기 및 생리로 인하여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I은 같은 날 08:30경 참가인 C에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근무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참가인 C은 I에게 ‘J에게 사정을 보고하고 보건휴가를 신청하고 귀가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라)

I은 2021. 3. 10. J에게 ‘생리’라는 말은 하지 않은 채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보건휴가 사용이 가능한지를 문의하였고, 이에 J은 ‘연차를 먼저 소진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마)

I은 2021. 3. 10. 연차를 사용하고 퇴근하였다.

바)

I은 2021. 3. 11. J과 2021. 3. 18. 자 휴가 사용과 관련하여 면담을 하였는데, J은 I에게 ‘2021. 3. 18.은 가족 모임으로 보고가 된 이상 보건휴가는 사용하기 어렵고 무급결근으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사)

참가인 C은 2021. 3. 11. 휴가 사용 문제로 울고 있던 I으로부터 해당 문제와 관련된 내용을 듣게 되었고, J에게 I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였다.

아)

J은 2021. 3. 11. I에게 다시 면담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이에 참가인 C은 I에게 J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할 것을 제안하였다[참가인 C은 2021. 3. 25. 자 면담조사 과정에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녹취해라’ 식으로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I은 2021. 3. 12. 자 경위서에서 ‘부팀장님(참가인 C)이 휴대폰 녹취하라고 쥐여주심’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자)

J은 I과 면담을 하던 도중 I이 녹음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면담은 중단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2 내지 14, 16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C이 I에게 J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하도록 제안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부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①

근로기준법 제73조는 “사용자는 여성 근로자가 청구하면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의 취업규칙 제30조 제1호 [별표 2], 원고의 단체협약 제52조 제1항에 의하면, 여성 근로자는 월 1일의 무급 생리휴가(보건휴가)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73조를 위반한 경우,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에 의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참가인 C은 2021. 3. 11. I으로부터 ‘I이 2021. 3. 10.에 보건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연차를 사용하게 된 경위’를 듣게 되었다. 그런데 만약 I이 정당한 사유로 보건휴가를 요청하였음에도 원고 측에서 보건휴가를 주지 않은 것이라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73조, 원고의 취업규칙 제30조 제1호 [별표 2], 원고의 단체협약 제52조 제1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또한 비록 I이 ‘생리’라는 단어를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는 병가를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고, 원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 보건휴가나 병가를 사용함에 있어 연차를 먼저 소진하여야 한다는 원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 C은 위법의 소지가 있는 행위의 진상을 파악하고자 I에게 J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②

참가인 C이 I에게 녹음을 제안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C은 I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I에게 ‘객관적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녹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를 한 것에 불과할 뿐, 녹음을 하도록 강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참가인 C이 부팀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신입 상담사인 I에게 J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하도록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③

이처럼 참가인 C은 위법의 소지가 있는 행위의 진상을 파악하고자 I에게 녹음을 제안한 것이고, 부팀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녹음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증명할 수단으로 녹음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을 뿐이며, 부당하거나 위법한 행위가 있는 경우 그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하여 녹음이 필요한 경우가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C이 I에게 J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하도록 제안한 행위가 직장 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거나 직장 내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서 원고의 취업규칙 제3조에서 규정한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④

대화자 중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에 다른 사람의 발언은 그 녹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 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녹음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는바(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등 참조), I이 자신과 J 사이의 면담 내용을 녹음한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