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5. 7. 12. B단체(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2021. 1. 1.부터 IT기획부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원고는 2021. 5. 22.경 피고에게 “이 사건 법인 소속 직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무고 등의 피해를 당하였다”는 내용의 민원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21. 7. 20. 같은 취지로 이 사건 법인의 대표자 등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다(이하 ‘제1차 진정’이라 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제1차 진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2021. 12. 1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제1차 진정을 ‘법 위반사항이 없음’으로 종결하였다는 내용의 신고사건 처리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제1차 통지’라 한다).
원고는 2021. 12. 25.경 피고에게 ‘원고가 직장 내 집단 따돌림 및 무고의 가해자로 지목한 이 사건 법인 소속 직원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등의 내용을 기재한 민원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21. 12. 30. 제1차 진정과 같은 취지의 진정을 재차 제기하였다(이하 ‘제2차 진정’이라 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2022. 3. 4. 원고에게 제1차 통지와 같은 이유에서 제2차 진정을 ‘법 위반사항이 없음’으로 종결하였다는 내용의 신고사건 처리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제2차 통지’라 하고 제1차 통지와 통틀어 ‘이 사건 각 통지’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23,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한 인사발령 등 피해사실이 인정됨에도 피고는 사실을 은폐하고 충분한 조사 없이 원고가 제기한 진정 사건을 임의로 종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통지는 위법·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각 통지를 한 행정청이 아니므로 피고적격이 없고, 이 사건 각 통지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 등을 외부적으로 그의 명의로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행정처분을 하게 된 연유가 상급행정청이나 타행정청의 지시나 통보에 의한 것이라 하여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며, 권한의 위임이나 위탁을 받아 수임행정청이 정당한 권한에 기하여 그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는 말할 것도 없고, 내부위임이나 대리권을 수여받은 데 불과하여 원행정청 명의나 대리관계를 밝히지 아니하고는 그의 명의로 처분 등을 할 권한이 없는 행정청이 권한 없이 그의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도 처분명의자인 행정청이 피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14688 판결 등 참조).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행정권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 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누9099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신청권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두4742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통지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의 명의로 이루어졌음이 명백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피고의 소속기관으로서 피고의 감독을 받는다는 점이나 원고가 2021. 5.
22.경 및 2021. 12. 25.경 피고에게 각 민원신청서를 제출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처분명의자가 아닌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통지에 관한 행정소송의 당사자적격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각 통지를 외부적으로 행한 행정청이 아닌 피고를 대상으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피고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이 법원은 2022. 8. 8. 석명준비명령 및 2022. 9. 23. 변론기일에서 원고에게 피고경정을 검토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원고는 피고경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면서(제76조의2), 사용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사 실시,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고(제76조의3),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16조에서는 사용자가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제76조의3 제6항을 위반한 경우)에 처하거나, 1,000만 원 이하(사용자 등이 제76조의2를 위반한 경우) 또는 500만 원 이하(제76조의3 제2, 4, 5, 7항을 위반한 경우)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은 근로조건의 기준 확보 등을 위해 근로감독관을 두어 근로기준법이나 그 밖의 노동관계 법령 위반의 죄에 관하여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고(제101, 102조), 고용노동부 훈령인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서는 노동관계법령의 위반행위로 권익을 침해당한 자 등이 그 위반사항을 행정관청에 진정·청원·탄원·고소·고발 등을 한 신고사건에 대하여 근로감독관의 조사, 결과처리 등의 절차를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감독관은 신고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① 법 위반사실이 확인되었을 때에는 사용자 등에게 시정기간 내에 시정하도록 서면지시를 하여, 기한 내에 시정이 완료되면 내사종결, 기한 내에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② 조사 결과 법 위반사실을 발견할 수 없는 때에는 신고인과 피신고인에게 그 사유를 회시하고 내사종결 처리하여야 한다(근로감독관 집무규정 제40조, 별표3).
위 관련 규정들을 살펴보면, 근로기준법 위반사항 등을 신고한 진정인에게 그가 희망하는 대로 근로감독관으로 하여금 사용자에 대한 시정지시나 범죄인지,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 등을 하도록 구할 수 있는 실체상‧절차상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달리 진정인에게 위와 같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이에 비추어 제1, 2차 진정은 원고가 근로기준법 위반의 죄로 의심되는 사항을 신고하고 그에 대한 조치를 촉구함으로써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감독관에게 혐의 유무의 조사개시에 대한 사실상의 단서를 제공한 것에 그치는 것으로서 법률상의 권리행사에 해당하지 않고, 제1, 2차 진정에 기하여 이루어진 내사종결 처리는 진정사건에 대한 내부적 사건처리방식에 지나지 아니하여 원고의 권리·의무나 법적 이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1990. 12. 26. 선고 89헌마277 결정 등의 취지 참조). 따라서 제1, 2차 진정에 대한 내사종결 처리를 알리는 이 사건 각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소결론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통지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은 피고적격 및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을 흠결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4. 결 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