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등
당사자들의 지위 및 근로관계
참가인은 상시 약 3,3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종합환경위생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4. 12. 2.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5. 4. 1.부터 김해지사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원고에 대한 감봉처분 관련
참가인은 2018. 8.경 원고가 참가인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채 다른 영업활동을 겸업하고, 근무시간 중 사적 용무를 처리하며, 영업일지를 허위 작성하였다는 등의 비위 제보를 접수하고, 원고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한 뒤, 2018. 10. 24.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위 감사 과정에서 김해지사에 설치된 CCTV 등을 통하여 원고를 사찰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기타반응, 적응장애 등(이하 '이 사건 상병'<1>이라 한다)이 발병하였다는 이유로 2018. 10. 26.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참가인은 2018. 10. 3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근무시간 중 근무지 무단이탈 및 사적 용무, 영업일지 허위등록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감봉 1월(이하 '이 사건 감봉처분'이라 한다)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2018. 11. 1.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을나 제5호증).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CCTV를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임의로 조작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 대표이사를 고소하였는데,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0. 12. 31. '원고의 추측성 주장 외에 피의사실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을나 제6호증).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고를 제기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는 2021. 10. 13. 위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의 위치정보의 수집 동의 관련
참가인은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라 주로 외근을 하는 현장 서비스 직군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관리, 업무 효율성의 제고, 회사 자산보호 및 관리 등을 목적으로, 위치기반 정보 시스템의 일종인 'D(D, 이하 '이 사건 시스템'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건 시스템은 현장 서비스 직군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법인폰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및 법인차량 위치정보 단말기를 통해 근로자들의 위치정보, 근무시간, 이동거리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시스템 운용을 위한 소속 근로자들의 위치정보 수집 및 이용을 위하여 별지 2 기재와 같은 형식의 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고 한다)를 징구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9. 7. 12.부터 2019. 8. 19.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하고, 법인폰과 법인차량에 이 사건 시스템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그 설치에 동의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출·퇴근시 법인폰과 법인차량을 소속 지사에 수령·반납하여 달라는 통보를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그와 같은 요구는 개인사찰, 직장 내 괴롭힘, 협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를 반복적으로 거부하였다.
참가인은 이와 관련하여 2019. 7. 31. 및 2019. 8. 6. 원고에게 시말서 제출을 지시하였지만 원고는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2019. 8. 19. 이 사건 시스템을 설치하였다.
원고의 지시 불이행 관련
참가인의 부산경남지역본부장인 E는 2019. 10. 21. 김해지사를 방문하여 업무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원고에게 ① 김해지사의 13개 주요 고객사(월 매출 100만 원 이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고객사)를 방문하고 그 결과를 2019. 10. 말까지 영업일지에 등록해 줄 것, ② 계약 만료 일자가 임박한 총 23개의 산업체 고객사(2019. 10. 6개, 2019. 11. 12개 및 2019. 12. 5개 고객사)를 방문하고 상담 내역 및 이슈 사항 등을 영업일지에 기록하여 줄 것 등을 지시하였다(을나 제16호증 제2쪽 참조).
원고는 위 ①지시사항에 관하여 13개의 고객사 중 1개(F)를 제외한 12개 고객사에 대하여는 직접방문을 하지 않은 채 유선으로 연락하고 이를 영업일지에 '내근활동'으로 기록하였다. 또한 위 ②지시사항에 관하여는 모든 고객사를 방문하지 아니하고, 총 23개의 계약만료 고객사 중 중 6개의 고객사에게만 유선으로 연락한 후 이를 영업일지에 '내근활동'으로 기록하였다.
E는 2019. 11. 6. 원고에게 재차 기존 지시사항을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참가인의 사찰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고통을 받고 있어 고객면담을 할 수 없으며, 회사의 고객면담 강요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회신을 하였다(을나 제16호증 제1쪽 참조).
원고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참가인은 2019. 11. 14. 참가인 김해지사 CCTV에 의하여 촬영된 약 3개월 분량의 영상기록(이하 '이 사건 영상기록'이라고 한다)이 2018. 10. 25.<2> 12:44경 삭제된 사실을 파악하였다. 참가인은 복구된 이 사건 영상기록을 토대로 원고가 이 사건 영상기록을 삭제하였다고 판단하고, 원고를 컴퓨터 등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 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등 혐의로 고소하였다.
원고는 2020. 1. 28. 위 고소내용과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21. 5. 26. '원고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정보인 이 사건 영상자료를 삭제하여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전자기록등손괴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0고단224).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와 검사가 각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23. 7. 14.'이 사건 영상자료를 삭제한 것은 원고에게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1노1271).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2023. 11. 16.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3도10975,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관련
참가인은 2020. 3. 9. 원고가 위와 같이 기소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 제1심 판결 선고 이후인 2021. 7. 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차례로 '제○징계사유'라고 하고, 합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고 한다)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고(해고일자: 2021. 9. 9.), 이를 2021. 7. 9.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원고는 2021. 7. 9.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원고 인사위원회는 재심의를 거쳐 2021. 7. 22. 인사위원회 의결 결과를 그대로 유지하는 의결을 하였다(을나 제25호증 참조).
참가인은 2021. 9. 13.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였다[고용보험 상실일: 2021. 9. 10.(이직일 2021. 9. 9.), 상실사유: 징계해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1. 9. 14.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2. 1. 19.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징계절차가 적법하여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G).
한편 원고는 2018. 10.경부터 이 사건 상병을 원인으로 하여 신경정신과 약물치료 및 상담치료를 받기 시작하였고, 2019. 11. 29.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상병을 산재로 승인하는 판정을 받아 2021. 8. 9.까지 요양을 진행하였다. 그 후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이 이 사건 상병 요양기간 연장신청(신청기간: 2021. 8. 10.~2021. 11. 9.)을 불승인하자, 원고는 산업재해보상재심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였고, 위 위원회가 원고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는 재결을 하였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2022. 4. 12. 원고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2021. 8. 10.부터 2022. 2. 10.까지의 요양기간을 소급 승인하였다.
원고는 2022. 2. 15.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요양 중인 상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반하므로 위법하다는 주장을 추가하였는데,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5. 20. 이 사건 해고가 업무상 질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 중에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징계양정 또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일을 기존 2021. 9. 9.에서 위 요양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30일 이상이 경과한 2022. 3. 14.로 변경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1 내지 13, 16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련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이 CCTV를 통하여 행한 개인사찰 등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을 계속하고 있던 중인 2021. 9. 9.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를 하지 못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반하여 무효이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요양을 위하여 필요한 휴업에는 정상적인 노동력을 상실하여 출근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일부 상실하여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곤란한 상태에서 치료 등 요양을 계속하면서 부분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부분휴업도 포함된다. 이 경우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치료 과정 및 치료 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등 참조).
해고를 전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서 정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적어도 이 사건 해고 당시인 2021. 9. 9.에는 업무상 사유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휴업에 이를 정도는 아니고 정상적으로 출근할 수 있었던 경우 또는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 당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입원치료를 한 기간은, 2018. 10.경의 5일에 불과하고, 원고는 그 이후로는 계속하여 통원치료만을 하면서, 관련 형사사건으로 인하여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참가인의 김해지사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왔다. 또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하였음에도 원고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였다거나 그 이후 원고의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볼 별다른 사정 또한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원고에게 업무상 사유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에는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가 이와 관련하여 들고 있는 2009다63205 판결의 경우 요양승인이 내려졌을 뿐 아니라 '휴업'급여가 지급되기도 한 사안이었음에도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다.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이 이루어진 2020. 3. 9. 이후에도 원고는 법인차량과 법인폰을 계속하여 사용하였고, 원고 법인차량 운행기록을 보더라도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치료를 시작하기 전인 2018. 1.부터 2018. 10.까지의 기간 동안 월 평균 법인 차량 운행거리는 1,939km, 주유금액은 209,562원이었던 반면,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치료가 진행된 2018. 11.부터 2020. 2.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의 월 평균 법인 차량 운행거리는 4,144km, 주유금액은 334,066원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하였다(을나 제19호증 참조). 이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원고가 노동능력을 상실하거나 휴업이 필요한 상태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2018. 10. 29. 이 사건 상병으로 요양을 시작한 이래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요양연장승인을 받아 연장을 계속하여 왔는데, 근로복지공단은 2021. 6. 15. 원고에 대하여 2021. 8. 9.을 기한으로 하여 증상고정 상태로 요양 종결처리를 하는 처분을 하였으며, 이에 원고가 재차 요양 신청을 하자 2021. 7. 2.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그렇다면 비록 그 이후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원고의 요양기간을 소급하여 인정하여 주었다 하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이 당초에 증상고정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였던 사정과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2. 2. 10.경 요양이 최종 종결처리 된 사정은, 그와 같이 증상고정이 이루어졌다고 판단이 이루어졌던 2021. 8. 9. 무렵에는 원고의 증세가 상당히 호전되었음을 반증케 하는 사정이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제1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행정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참조). 관련 형사사건에서 제1징계사유와 같은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이 사건에 있어서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을 하지 아니하고 이와 관련하여서는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하여만 다투고 있어 위와 같은 확정 형사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과 달리 판단할 특별한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하는바, 제1징계사유는 인정된다.
제2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이 이 사건 시스템을 원고에 대한 노동감시의 목적으로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존재하였으며, 법인폰과 법인차량에 관하여 대안을 마련하지 아니하고 반납을 요구하는 것은 원고를 직무에서 배제하기 위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므로 그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법인폰와 법인차량을 출·퇴근시 반납하라는 원고의 지시에 불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7.8조 제13호(정당한 사유없이 상사의 명령에 3회 이상 불복한 자), 제15호[허가 없이 회사의 시설물, 제품 등을 사사로이(부당하게) 사용한 자]에 해당하므로, 제2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참가인의 '법인차량 운행기준'(을나 제10호증 참조)은 '법인차량은 안전운행확약서와 위치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를 한 직원에 한하여 업무용으로 운행한다는 전제하에 지급된다.'고 정하고 있고[1. 1). (1). 참조], '안전운행확약서와 위치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동의 없이는 차량 지급 및 배정은 불가하다'고 정하고 있다[2. 3). (2). 참조]. 또한 참가인의 '법인폰 운영기준'(을나 제11호증 참조)은 '루트운영 또는 영업 등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할 경우 법인폰은 지사팀장(본부팀장)에게 반납해야 한다'고정하고 있다[법인폰 운영기준 1. 9). 참조].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동의서 작성 및 이 사건 시스템 설치를 하지 아니한 채 법인차량 운행기준 및 법인폰 운행기준을 위반하여 법인폰과 법인차량을 출퇴근시 반납하지 아니하고 계속해 사용하였고, 참가인이 이를 반복적으로 지적하였음에도 계속하여 반납을 거부하였다. 또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시스템 설치 요구에 동의하지 아니할 경우 법인폰과 법인차량을 출퇴근시 수령·반납하면 되는 것이고, 업무시에는 법인폰과 법인차량을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그와 같은 조치가 원고를 업무에서 부당하게 배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는 자신의 편의와 필요에 따라 법인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면서(다만 원고 정책으로 지사장들에게는 법인차량의 사적사용이 허용되었으므로, 사적사용 자체가 징계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갑 제5호증 참조),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따른 이 사건 시스템 설치를 거부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행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 명령에 불복한 행위이며, 회사 제품 등을 부당하게 사용한 행위에 해당한다.
원고는 이 사건 시스템이 근로자의 위치를 추적하여 개인사찰의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시스템 설치 요구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시스템은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특성에 따라 그 근로시간 등 근태관리와 안전상 위치 확보 등을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방식 또한 서비스 시작 및 종료 시에만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위치정보의 수집 또한 최소화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동의서는 수집·이용 목적과 보유·이용 기간을 명확히 적시하고 있고, 위치정보의 주체는 수집정보에 대해 이 사건 회사에 상시 열람을 요청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어, 근로자가 수집정보나 정보이용내역을 상시 확인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이 사건 시스템이 개인사찰에 활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할 어떠한 객관적인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 점, ④ 현장직 근로자들을 사용하는 다른 회사들의 경우와 비교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시스템이 이례적이거나 근로자들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원고의 현장직 근로자들 또한 대부분이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시스템의 설치 요구 및 운영에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제3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요양 중인 상태에서도 유선상으로 고객관리를 충실히 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본부장 E와 사전에 협의와 양해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므로, 원고가 업무를 태만히 하였다거나 지시를 불이행한 사실이 없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본부장 E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7.8조 제13호(정당한 사유없이상사의 명령에 3회 이상 불복한 자), 제20호(기타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상기 각 호에 준하는 행위를 행한 자)에 해당하므로, 제3징계사유 또한 인정된다.
원고는 E가 김해지사의 13개 주요고객사 방문과 결과 등 영업활동 등록을, 계약만료 임박한 총 23개 고객사 방문, 상담 내역 등 영업일지 등록을 각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1개의 주요고객사만을 방문하고, 그 외 일부 고객사에 대하여 유선 연락을 한 외에는, 다른 고객사를 방문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E가 재차 위 지시사항을 이행할 것을 지시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지사를 대표하여 영업을 수행하는 원고의 업무 중 고객관리는 가장 중요한 업무에 속한다고 할 것임에도 원고가 E의 지시에 응하지 아니하고 고객관리를 소홀히 하였는바, 이와 같은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고객방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가 위와 같은 E의 지시가 있었을 무렵 고객사를 방문하여 상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심각하였다고 볼 별다른 자료나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② 이 사건 상병 치료 이후 오히려 원고의 법인차량 운행기록은 그 치료 이전보다 약 2배가량 증가하였는바(을나 제19호증 참조)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고객방문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가 E와 협의하여 유선으로 고객관리, 영업활동을 하였다고 주장하며 들고 있는 이메일(을나 제16호증 제1쪽)은 원고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고, 그 직전에 E가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에 의하더라도 E는 원고에게 고객사 방문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나 제16호증 제2쪽), ④ 계약만료가 임박한 23개의 고객사 중 17개에 대하여는 유선으로도 연락을 취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원고가 자의적으로 고객사 방문영업을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원고 주장의 요지
해고는 근로자의 생활기반을 붕괴시키는 처분이므로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원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해고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비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경영질서를 극도로 문란하게 하였다거나 막대한 금전 손실을 입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해고 외의 다른 징계처분으로도 충분히 징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김해지사 지사장인 원고가 자신의 비위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이 사건 영상기록을 삭제한 행위는, 유해성 화확물질인 특수방제약제 및 관련 장비를 보관하는 참가인 김해지사 사무실 내부의 보안과 안전 확보 등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이자,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 또한 원고가 상급자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불응하여 고객사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자신의 필요만을 이유로 업무폰과 업무차량을 퇴근시 반납하지 아니한 행위 또한 그 비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김해지사의 지사장으로서 지사 관리 총괄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위에 있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모범을 보였어야 함에도, 이와 같은 비위를 저질렀으며, 그 이전에도 근무시간 중 근무지 무단이탈 및 사적 용무, 영업일지 허위등록 등의 사유로 이 사건 감봉 처분을 받은 사실도 있고, 비록 이 사건 해고의 직접적 징계사유는 아니나 그와 같은 근무태만 행위는 대기발령 시점까지 교정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참가인이 원고를 사찰하고 있다거나 참가인의 정당한 업무지시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등의 주장을 일삼으며 자신의 비위행위를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아니한 채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신뢰관계가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고용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참가인의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휴업기간 동안의 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그와 같은 징계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가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