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C(D생 남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전주시에 있는 E주유소(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주유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망인은 2021. 2. 27. 16:50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고객의 차량(화물트럭)에 경유를 주입하는 도중 갑자기 어지럽고 손발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119 신고 후 전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2021. 3. 19. 17:10경 사망하였다.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 사인은 ‘뇌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고, 선행 사인은 ‘모야모야병’이다.
망인의 자녀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1. 9. 9.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등을 근거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들은 2021. 10. 21.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재심사청구는 2022. 5. 25.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1, 12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망인은 만성적인 과로에 시달리는 가운데 유증기(기름증기)를 흡입하여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었고,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일에 발생한 돌발적인 사건으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위 인과관계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
다만,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서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곧바로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정도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망인의 근로관계
입사일자: 2019. 3. 2.
통상 근무시간: 1일 9시간, 1주 6일 근무, 1주 평균 54시간(고정주간근무)
망인의 업무내용
정유차량의 유류를 주유소 저장탱크에 주입시 작업 도와주기
화물자동차 고객과 셀프 주유를 잘 못하는 고객의 차량 직접 주유
셀프 주유 차량 주유방법 및 계산방법 도와주기
주유소 관리(외부차량 주차, 청소 등)
소외 사업장 하루 평균 주유차량 대수
셀프주유소로, 직접 주유 대 셀프 주유 비율은 2대8 정도임.
화물차량의 경우 주유량이 많아서 셀프 주유시 주유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셀프차량을 많이 받을 수 없어 화물차량의 경우 주유원이 직접 주유함.
직접주유 대수 : 66대~70대(주ㆍ야간 포함).
망인의 업무시간
발병 전 24시간 이내 돌발 상황 또는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 여부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당일인 2021. 2. 27. 10:00경 이 사건 사업장의 입구 쪽에 주차해 놓은 외부차량 차주와 주차 문제로 큰소리로 실랑이를 벌임. 당시 사업주가 망인을 사무실로 데리고 와서 진정을 시켰으며, 이후 별다른 문제없이 수습 되어 업무를 계속 수행함[객관적인 증빙자료(CCTV영상 등)는 없음].
발병 전 1주일 이내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 60시간(6일 근무, 1일 휴무)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 58시간 20분(70일 근무, 14일 휴무)
발병 전 1주일 내 업무: 특이사항 없음.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 수행 여부
업무시간
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 55시간(22일 근무, 6일 휴무)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 58시간 20분
[피고는 망인의 업무시간을 사업주의 진술에 의한 망인의 출퇴근시간인 07:30부터 18:30까지로 보되, 12:00부터 13:00까지(점심시간)는 휴게시간으로 보아 이를 제외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점심시간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하에 놓여 있는 시간이므로 업무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20. 12. 29. 고용노동부고시 제2020-155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은 근로기준법과 달리 ‘근로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과 업무시간 모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의미하므로, 근로시간과 업무시간은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다.
업무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업무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업무시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업무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 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3다2892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사업주는 망인이 점심식사를 주변 식당에서 해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을 제4호증의 2),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업장 내에서 배달음식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는 점, 원고들은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사업주와 교대로 식사하여야 하므로 적어도 하루 30분은 업무시간에 추가로 산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화물차량의 경우와 고객의 셀프 주유가 어려운 경우에만 주로 주유 업무를 하는 셀프주유소의 특성상<1> 망인이 휴게시간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 혼자 있었다거나 어느 정도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휴게시간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휴게시간 동안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들은 망인이 퇴근하기 전 이 사건 사업장에서 환복ㆍ세면하는 시간 10분이 업무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사업주는 망인이 18:00경부터 환복ㆍ세면을 한 후 18:30경 퇴근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갑 제10호증), 달리 망인이 18:30 이후에 환복ㆍ세면을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산정한 망인의 업무시간이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업무부담 가중요인 해당 여부
원고들은 망인이 약 22년간 주유 관련 업무를 하면서 고객 불만, 외부차량 주차 문제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함. 이에 대하여 사업주는 망인이 가끔 주유 불만고객과 주유소 주변의 외부차량 주차 문제로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있으나, 평상시 근무할 때에는 특별히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함.
망인의 건강상태
건강보험 수진내역
특이사항 없음
건강검진결과
2011. 12. 30.
종합 소견: 정상B, 혈압 관리, 당뇨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 운동 및 식이요법 등 요망.
혈압/공복혈당: 130/80mmHg / 122g/dL
2014. 12. 31.
종합 소견: 정상B, 이상지질혈증 관리 - 식이ㆍ운동요법 등으로 관리 요망. - 혈압/공복혈당: 118/78mmHg / 93g/dL
기타사항
흡연: 1일 반갑
음주력: 주 1회, 맥주 1병
의학적 소견
사망진단서(전북대학교병원, 2021. 3. 19.)
사망 전 의무기록(전북대학교병원)
<2><3><4><5>
피고 자문의 소견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결과(2021. 9. 7.)
진료기록감정결과1(의료법인 G병원 신경외과)
진료기록감정결과2(F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7, 8, 10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의료법인 G병원장, F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법원의 신경외과 감정의 소견을 참고하면, 망인은 뇌경색 이후 발생한 광범위한 뇌출혈(이 사건 상병)과 그로 인한 심한 뇌부종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망인의 업무내역에 관하여 본다.
망인은 약 22년간 주유 관련 업무를 하였고, 셀프주유소인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한 이후에도 약 2년간 화물차량의 경우 및 고객의 셀프 주유가 어려운 경우의 주유 업무, 고객의 주유 및 계산을 도와주는 업무, 주유소 관리 업무(외부차량 주차, 청소 등) 등을 고정적으로 수행하였다.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망인에게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원고들은 망인이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일 10:00경 외부차량 차주와 주차 문제로 큰소리로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 사업주가 망인을 사무실로 데리고 와서 진정을 시킨 뒤 망인은 쓰러질 무렵인 16:50경까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외부차량의 주차 관련 문제는 망인이 평소에 수행하던 업무 중 하나로 보이고, 망인은 오랜 기간의 주유 관련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다소의 정신적인 부담을 느꼈다고 볼 여지는 있을지라도 이를 넘어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들도 같은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 동안 망인의 총 업무시간은 60시간이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8시간 20분으로, 전자가 후자보다 약간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30% 이상 증가하지 않았으며, 특별히 업무의 양, 강도, 책임 및 업무환경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뀌었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그 밖에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단기간 동안 망인의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라)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 동안 망인의 총 업무시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60시간이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5시간이며,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58시간 20분이다. 망인의 업무시간은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경우, 즉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고시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발병 전 업무시간이 1주 동안 52시간을 초과하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약 22년간 유사한 업무를 계속적․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충분히 적응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업무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바, 망인이 겪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업무상 긴장과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동일 직종 근로자들이 통상 겪는 수준을 넘어선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서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밖에 망인 뇌심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망인이 장기간 주유소에서 근무하면서 유증기를 흡입하여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었던 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망인의 면역력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검사결과가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주유는 야외에서 수행하는 업무이므로 망인이 유증기에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노출수준은 매우 낮았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③ 이 법원의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는 ‘주유원이 노출되는 유증기가 인체의 면역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의학적으로 명확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임상적인 주목을 받을 만큼의 영향력에 해당할 정도의 크기는 아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망인의 면역력이 유증기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의해 극도로 저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과 연관되는 유해물질에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거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만큼 면역력이 저하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망인은 뇌혈류를 저해시켜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고 나아가 혈관이나 미세동맥류를 파열시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고(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들 소견을 참고하면, 모야모야병을 가진 환자의 90%는 뇌경색이 발생하고, 2.5% 정도는 뇌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동양인 성인의 경우 뇌출혈의 발생 빈도가 높다), 1일 반갑 정도의 흡연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뇌혈관질환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망인의 기저질환, 흡연 등 여러 위험요인이 분명하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과로를 하였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곧바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
나아가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모야모야병의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학적 연구보고는 없는데다가, 앞서 본 망인의 업무 내용 및 근무형태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수행해 온 업무가 망인에게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여 이로 인한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기존 질환인 모야모야병 내지 그로 인한 뇌경색, 뇌출혈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고 볼 수도 없다.
이 법원의 신경외과 감정의는 장시간 근무, 10년 이상 장기간 근무, 지속적인 심리적 긴장 상태 등으로 인하여 뇌경색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취지로 언급하였으나, 실제 업무시간, 업무량, 업무 강도의 변화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소견을 요한다고 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은 언급들에 일반론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반면에 이 법원의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는 '망인은 화학물질의 노출,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요인보다 기존의 모야모야병 등의 개인적 상병 및 흡연 등의 습관이 뇌출혈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소견을 분명하게 제시하였고, 그렇다면 망인의 업무상 요인보다는 개인적인 위험인자들이 이 사건 상병을 발병시킨 것이라 추단할 수 있을 뿐, 원고들의 주장처럼 이 사건 상병이 망인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이고, 이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었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소결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재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