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1. 3. 3. 설립되어 상시 약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의료기기 제조·판매·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원고 대표이사 및 부회장과의 면접을 거쳐 2021. 1. 11.경 최종 입사 합격 통보를 받았으나, 2022. 1. 15. 토요일 18:00경 ‘채용이 취소되었으니 다음 주 월 요일(2022. 1. 17.)에 출근하지 말라.’는 취지의 유선 연락을 받았다.
참가인은 2022. 2.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22. 1. 15. 참가인의 채용을 부당하게 취소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4. 22.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음에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채용을 취소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데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취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2. 5. 3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에 더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절차상 위법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참가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계약 시작일부터 2월 말까지는 당사자 일방의 요구로 제약 없이 계약을 종료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상호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한데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를 간과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의 3개 조직 중 1개 부문의 경영 등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운영할 임원(공장장)으로 채용된 것이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과의 계약종료는 근로기준법상 해고가 아니라 위임계약의 임의해지로서 유효하다.
원고와 참가인은 사유를 불문하고 2022. 2. 28.까지는 상대방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킬 수 있는 해약권을 유보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합의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한 것일 뿐, 근로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시용기간에 참가인의 업무적격성 및 임원 자질 미달을 이유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한 것이고, 이러한 해약권의 행사에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와 달리 정당한 사유가 요구되지 않거나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어 정당한 사유가 넓게 인정되는바,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취소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참가인은 단 하루도 출근을 하지 않았고 어떠한 직위를 정식으로 부여받은 상태도 아니었으므로 참가인을 복직시킬 ‘원직’이라는 개념 자체를 상정할 수 없고, 근로계약의 효력 발생 전에 채용을 취소한 이상 ‘해고기간’이라는 개념도 존재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원직’ 복직이나 ‘해고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의 지급을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호증, 을나 제4 내지 13, 15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21. 12. 23. 공장장, CFO(Chief Financial Officer), COO(Chief Operating Officer), 기획·인사·재경·총무 등 총 4개 분야의 과장급 직원 4명을 채용하기 위하여 헤드헌터를 통해 아래와 같은 내용의 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게시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채용공고를 보고 2021. 12. 26. 헤드헌터에게 이메일로 원고의 COO직 입사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2. 1. 10. 원고의 부회장 F 및 대표이사 G과 공장장직에 대한 입사 면접을 보았다.
원고의 경영지원팀 주임 H(이하 ‘인사담당자’라 한다)는 2022. 1. 11.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최종 입사 합격을 통보하면서 입사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인사담당자는 2022. 1. 12.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회사 전자우편 계정이 생성되었음을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2022. 1. 12. 인사담당자에게 연봉계약서의 송부를 요청하면서 복리후생 조건에 대하여 문의하였고, 인사담당자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수정된 연봉계약서를 발송하면서 복리후생 조건에 대해서는 2022년 2월 중으로 확정될 것이라는 부회장의 답변을 전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과 인사담당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및 이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2022. 1. 14. 인사담당자로부터 송부받은 연봉계약서에 날인하여 제출을 요청받은 입사 서류와 함께 이메일로 제출하였다. 참가인이 발송한 이메일 및 연봉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2>
원고는 2022. 1. 15. 18:00경 인사담당자로 하여금 참가인에게 유선으로 채용취소를 통보하도록 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인사담당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2022. 1. 17. 10:46경 원고의 대표이사 G에게 ‘토요일(2022. 1. 15.) 저녁에 인사담당자로부터 유선으로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회장님께서 내부 임원들이 연봉 문제로 반발이 있어 그렇게 조치했다고 하던데 대표님께서도 이를 알고 계시는지 문의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원고의 부회장 F는 2022. 1. 17. 13:28경 참가인에게 채용취소 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참가인은 2022. 1. 17. 14:27 F 부회장에게 아래와 같이 ‘채용취소 사유 중 복리후생에 관한 부분은 오해가 있고, 이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제공 가능한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판단
참가인의 구제신청이 부적법한지 여부
먼저, 참가인의 구제신청이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연봉계약서 제1조에 ‘이 계약의 기간은 2022년 1월 17일부터 12개월간으로 한다. 단, 계약 시작일로부터 2월 말일 이내에 당사자 중 일방의 요구에 의하여 계약이 종료될 수 있으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기간 만료 후 1년 계약기간을 연장키로 한다. 이에 관하여 상호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사이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연봉계약서 제1조는 ‘근로계약 시작일인 2022. 1. 17.부터 같은 해 2. 28.까지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상호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데,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취소 통지는 2022. 1. 15.에 이루어진바, 위 조항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의 구제신청이 위 조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위 조항은 단지 ‘당사자 일방의 요구로 인하여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고 포괄적·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 사건 연봉계약서 작성 당시 당사자들에게 어떠한 계약 종료사유가 발생될지 불분명한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계약 종료시 발생되는 손해배상의 범위 등에 대해 다툼이 생길 경우 소송 등을 통하여 법적으로 시비를 가릴 필요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의 기재만으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관계의 종료와 관련된 일체의 소 제기 권리를 포기하였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설령 부제소합의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사자들이 구체적인 분쟁이 생기기 전에 재판청구권을 미리 일률적으로 포기한 것에 해당하여 부제소합의 제도의 취지에 반하여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위 대법원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와 향후 어떠한 경우에도 해고의 정당성에 대하여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의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또한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에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당초 원고는 ‘COO’직으로 입사를 지원하였으나 원고는 참가인과 ‘공장장’직에 대한 입사 면접을 진행하였는데,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의하면 ‘COO’는 ‘임원(이사급 이상)으로 향후 CEO 포지션 포텐셜을 고려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 ‘공장장’의 경우 그와 같은 임원급 대우에 관한 조건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단지 위 두 직급에 대한 공통사항으로 ‘연봉 등 처우’는 별도 협의하며 향후 스톡옵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② 이 사건 연봉계약서의 기재를 함께 살펴보더라도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경영성과나 참가인의 업무성적과 무관하게 고정적인 월급을 받기로 하였을 뿐, 이익을 배당받거나 손실을 부담하는 등으로 참가인이 원고의 경영위험을 부담하기로 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바, 참가인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인 성격으로 보수를 받기로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③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공장 근로자 채용 및 근태관리와 평가, 승진, 업무배치, 필요한 장비·부품 구매 등 공장 운영에 관한 전적인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기로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기로 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관계의 성립 및 해고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계약의 체결에 있어 특정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다.<3>
통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사용자의 모집 공고는 근로계약을 위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지원자가 그 모집절차에 응모·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채용절차를 거쳐 지원자에게 합격 내지 채용내정의 통지를 하는 것은 그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이다. 이는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지급이 이루어지기 상당기간 전에 사용자가 채용을 미리 결정하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채용내정 통지를 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고, 그 후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14호증의 녹음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2022. 1. 11.경 참가인에 대하여 채용내정을 통지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후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원고와의 대면 면접을 거친 후 인사담당자를 통하여 연봉, 인센티브, 휴가비 기타 비용 내지 수당 지원 등을 포함한 근로조건을 세부적으로 정하여 전달하도록 하였고, 정식 출근 개시일 또한 구체적으로 특정하였다. 이는 면접 과정에서 주요 근로조건이 정해진 상태에서 근로계약에 관한 청약과 승낙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참가인의 업무내용, 임금 등 주요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기재된 내용과 면접 당시 논의된 내용대로 정하기로 하는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보이고, 구체적 복리후생 조건은 세부 근로조건에 불과하여 근로계약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합격 통보 이후에 무리한 수준의 복리후생을 요구함으로써 면접 당시 합의된 근로조건을 거절하고 새로운 청약을 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용하지 아니한 이상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면접 당시 먼저 참가인에게 상장회사인 I 수준의 복리후생 적용 여부를 거론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은 합격 통보 이후 세부 근로조건을 협의하면서 실제 그러한 복리후생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는지 확인을 요청하거나 의사를 타진한 데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I와 같은 복리후생 수준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절대 근무할 수 없다는 입장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의 적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은 인사담당자가 참가인에게 최종 입사 합격을 통보한 2022. 1. 11.경 성립하였고,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용자가 채용을 미리 결정하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그때부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2022. 1. 15. 인사담당자로 하여금 참가인에게 유선으로 채용 취소를 통보하게 하였고, 그 후 원고의 부회장이 2022. 1. 17. 참가인에게 복리후생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사유로 근무할 수 없게 되었음을 문자메시지로 통지하였는바, 이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취소로서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① 글씨를 쓴 지면을 뜻하는 ‘서면’은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자적 형태로 작성되는 ‘전자문서’와는 준별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만을 해고통지 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서면통지를 할 수 없었다거나 서면통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③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별도의 의결 등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해고사유, 해고시기 등에 대하여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었으나 원고측이 전송한 문자메시지에는 참가인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해고사유나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유선 통보나 문자메시지에 의한 해고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서면’ 통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가 그 당시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 통지는 서면통지의무(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 부적법하다.<4>
결국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그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이다(나아가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취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부당한 채용취소를 당하지 아니하였다면 근무하게 되었을 원직’에 참가인을 복귀시키고, 근로계약 개시일로부터 원직 복직일까지 발생한 임금 상당액을 참가인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채용내정의 취소)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각주1) ‘2022년’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각주 1과 같다.
각주3) 다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명시하여야 하고(제17조 제1항), 그 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하며(제17조 제2항),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 부과대상이 되나(제114조 제1호), 이와 같은 사용자의 의무는 근로자의 지위 강화를 위한 것으로서 근로계약의 성립이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각주4) 서면통지 여부는 해고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요건일 뿐 해고 의사표시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참조),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해고의 의사표시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