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9. 10. 14. 설립되어 상시 약 8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적층세라믹 콘덴서 제조 등 전자축전기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2. 6. 1. 기존의 2그룹 7부 21과에서 2그룹 8부 22과로 조직을 개편하였는데, 개편된 조직 구성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이 사건 재심판정일 기준).
이 사건 근로자는 2000. 11. 6. 원고에 입사하여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해 오다가 2022. 1. 17. 제조부 제조1과에서 총무부 안전환경과로 전보되었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는 2022. 4. 11.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라는 이유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10.'이 사건 전보는 부당전보에 해당하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하였다(G/H 병합).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28. '이 사건 전보는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자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으나, 원고의 재심신청은 기각하였다(C/D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는,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원고의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독립된 조직을 운영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전보 과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충분히 거쳤으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것일 뿐 이 사건 근로자에게 노동조합 활동상의 불이익을 주기 위하여 행한 것이 아니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부당전보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4696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3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그로 인한 이 사건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관해 적정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전보는 인사권의 재량을 일탈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공정안전관리업무 담당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각 제조부서에 2022. 1. 7. 'PSM(공정안전관리) 조직강화 관련 인원선정 의뢰'라는 사내연락서를 송부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제조1과는 희망자가 없었음에도 이 사건 근로자를 선정하였고, 제조2과는 I가 희망함에 따라 I를 선정하였으며, 제조3과는 희망자가 없어 선정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2022. 2. 14. 이 사건 근로자에게 2022. 1. 17.자로 제조부 제조1과에서 총무부안전환경과로 이 사건 전보를 명함을 통지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근로자는 입사 후 제조부서 근무 및 노동조합 활동을 주로 하였고, 관리부서 근무이력은 물류과에 4개월 근무한 것과 2년 11개월 동안 총무부 소속 비정규직센터 소장으로 근무한 것이 전부였다. 또한 교대제 근무자인 이 사건 근로자는 전보에 동의하지도 않았고 관련 자격증도 보유하지 않은 반면, 제조2과 I은 주간 상주 근로자로서 전보를 희망하기도 하였고 관련 가스 자격증도 갖추고 있었다. 이처럼 관련 자격증을 보유(원고의 안전보건과 소속 직원들은 모두 안전 보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하여 오히려 공정안전관리 업무 능력 및 적성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근로자가 전보를 희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보를 희망하지도 아니한 원고를 전보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 합리성이나 필요성을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이 사건 근로자는 2021. 12. 말경, 2022. 1. 12. 및 2022. 1. 15. 제조부서장인 J 차장이 이 사건 전보와 관련된 PMS 업무를 권유한 데 대하여 '생계적인 문제와 업무능력 미달 등의 이유로 불가하다'라는 등 위 권유를 수차례 거절하는 의사를 밝히기도하였다. 이에 더하여 아래 라.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향후 노동조합 활동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는 측면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전보의 합리성이나 필요성에 대하여 더욱 의문이 든다.
교대제 근무자인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월 평균 임금이 4,740,813원(출근정지 등이 없었던 2021. 9.분 급여 4,929,991원, 2021. 10.분 급여 4,830,169원, 2021. 12.분 급여 4,462,279원의 월 평균 임금액)에서 2,688,029원(2022. 2.분 급여 2,551,994원 및 2022. 3.분 급여 2,824,063원의 월 평균 임금액)으로 실제 약 205만 원이 감소하였는데,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위와 같은 생활상 불이익이 언제해소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하나, 대부분의 면담은 이 사건 전보 이후 이 사건 근로자가 고충 상담을 요청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원고가 사전에 이 사건 근로자로부터 동의를 얻거나 충실한 협의를 거쳤다고 볼 자료가 없다.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관련 법리
배치전환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지는, 배치전환의 동기, 목적, 배치전환에 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의 존부,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형량, 배치전환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배치전환을 하기에까지 이른 과정이나 사용자가 취한 절차, 그 밖에 배치전환 당시의 외형적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정되는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2. 23. 선고 97누1803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는 이 사건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불이익을 준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 단체협약 제6조(조합원의 자격)에는 대상업무와 직책 등에 따라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자의 범위가 설정되어 있는바,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위 조항 제1호에 따라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근로자는 입사 이후 22년간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해 오면서 노동조합 위원장을 2번 역임하기도 하는 등 조합원으로서 활발히 활동해 왔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위한 중앙노동위원회 심문과정에서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은 매우 중대하다'는 의견을 수차례 밝히기도 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는 2021년 제8대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입후보하였다가 낙선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가 2021. 6. 6. 선거 홍보 영상(원고의 임금수준이 동종 업계 및 인근 제조 사업장 중에서도 최저 수준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을 제작하여 전 조합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송부하자, 원고가 2021. 6. 7. 회사 내 전 부서(공정)에 '선거기간 중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확대 생산하거나 경쟁 후보자를 비방 또는 허위사실 유포, 과도한 SNS 활동 등으로 사생활 침해 등 부정행위가 발생하면사규에 의거 엄히 처벌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협조공문(사내연락서)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는 원고의 위와 같은 사내연락서 배포행위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21. 11. 2. 이 사건 근로자의 위 구제신청이 기각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전보는 그로부터 불과 약 2달여 만에 이루어졌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를 총무부 안전환경과로 전보하게 되면 위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어 더 이상 위 근로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 위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와 사이에 갈등상황이 있었던 직후에,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성에 비하여 이 사건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함에도 부당하게 이 사건 전보의 발령을 한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전보를 행한 것은 이 사건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로 하여금 더 이상 조합활동을 할 수 없게 하고자 하는 부당노동행위의 의사에 기인한 것으로 추단되고, 달리 원고가 한 주장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러한 추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