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26. 선고 2022구합85300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9. 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한국마사회 부당직 위해제 및 부당전보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 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한국마사회법에 근거하여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말산업의 육성에 관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과 여가 선용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4. 8. 1. 피고에 입사하여 2015. 3.경 2급으로 승진하여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이다.

나.

참가인은 C팀 D으로 근무하던 중, 2016. 2. 3.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그 뒤 참가인은 2016. 2. 5.부터 2016. 5. 4.까지 직위해제되어 대기발령을 받았고, 2016. 5. 5.부터 F센터 부원으로 근무하라는 전보발령을 받았으며, 2018. 2. 11. G센터부원(H)으로 근무하라는 전보발령을 받았다.

다.

참가인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월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처분 및 2018. 2. 11.자 전보발령의 무효확인과 참가인이 간부 지위에 있었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 차액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2022. 2. 16. 참가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0가합103967),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항소,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수원고등법원 2022나14420,<1> 대법원 2023다251619).

라.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 이후 부원 직위로 근무하던 중, 2021. 6. 28. 원고 I 직위를 부여받게 되었다.

마.

2021. 10. 1.경 참가인을 I 지위에 보임한 J이 해임되고 2022. 2. 11. K이 새로 선임된 이후, 참가인은 2022. 4. 20.자로 직위해제되어(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라 한다) L지사로 전보되었다(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하고, 이 사건 직위해제와 이 사건전보를 모두 지칭할 때에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바.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7. 14.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사.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27.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생활상의 불이익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행한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보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재심 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9, 22, 29호증, 을나 제1, 2, 5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 인사규정 제15조의2에 근거한 것으로, 간부 직원이 통상 갖추어야 하는 청렴성, 도덕성 등이 고려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형량해 보더라도 업무상 필요성이 더 크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하다. 이와 달이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0, 11 내지 13,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형량하더라도 업무상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은 정당하다.

가)

먼저 원고는 인사규정 제15조의2가 직위의 미부여뿐만 아니라 '직위부여의해제'도 포함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반면, 참가인은 위 규정이 '직위부여의 해제'는 포함하지 않으므로 위 규정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핀다.

(1)

원고 인사규정 제15조 제1항은 "직원 개개인에 대하여 그 직급에 상응하는 일정한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5조의2는 "회장은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1·2급 직원에 대하여 근무성적평정 결과, 징계처분 내역 등을 고려하여 처장, 부장 등의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 직제규정 제14조는 일반직의 직위를 ① 지역본부장, ② 실장, 처장, ③ 부속기관의 장, 단장, 부장, 지사장, 담당부장, 팀장, ④ 부원으로 구별하고 있다.

(2)

그런데 인사규정 제15조의2는 문언상 제15조와 달리 그 대상을 "1·2급 직원"으로, 원고가 부여하지 않는 대상의 직위를 '처장, 부장 등'으로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간부급 인사는 부원들에 대한 관리·감독권한과 조직을 통솔해야 하는 책무를 가지므로, 만일 관리자가 그 자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일정 기준에 따라 원고가 그 사람에 대하여는 간부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결정하는 것은 원고의 인사재량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인사규정 제15조의2의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는 문언은 간부급 인사에 대하여 이미 부여되었던 직위를 해제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옳다.

(3)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인사규정 제15조의2가 '간부직위가 없는 사람에게 간부직위를 부여하지 않거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에 대한 후속조치'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위 규정을 한정하여 해석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인사규정 제15조의2을 좁게 해석한다면, 간부 직위를 발령받은 경우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간부에 대한 직위의 해제가 불가능하여 간부로서 능력이나 자질이 없는 사람에 대하여도 직위 해제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4)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도 2018년경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직위부여의 해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이미 부여한 직위를 해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에도 원고 이외에도 임금피크대상자, 명예퇴직 예정자, 인사 고충 반영에 따른 희망부서 등의 전보 등을 이유로 다른 3명의 간부들에 대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 인사를 발령하였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에 관하여 살핀다.

(1)

원고 인사규정 제15조의2는 "근무성적평정 결과, 징계처분 내역" 등을 '고려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는 인력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회사에게 간부 인사에 관한 재량권을 규정한 것이며 그 기준이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2)

참가인의 이 사건 징계처분 중 인정된 징계사유는 "밤늦은 시간에 단둘이서 택시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여직원의 손을 잡거나, '사랑하는 E야'라고 문자를 보낸행위"로, 이는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희롱이라는 점에서 비위의 수위나 정도가 가볍지 않다. 나아가 참가인은 범행 이후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려고 하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자신의 행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까지 가하기도 하여 비위행위 이후 정황도 매우 좋지 못하다.

(3)

공공기관의 간부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직위이며 일반 직원과 달리 가중된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 위와 같은 비위행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간부직을 유지하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조직 내 기강을 위태롭게 하고 조직 내 질서를 훼손시킬 수 있어 보인다.

(4)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 제68조(피해자·신고자 보호 및 가해자 인사조치 등)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장은 제67조 제3항에 따른 조사 결과 기관내 성희롱 또는 성폭력 발생 사실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하여 (중략) 감사·감찰·인사·교육훈련 분야 등의 보직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성비위 사실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참가인에 대해서는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 관리,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간부 직위에 대한 보직제한의 필요가 있어 보인다.

(5)

참가인은 참가인이 H으로 근무할 당시 이미 여성근로자들에 대한 평정을 해 왔고, 이 사건 인사명령 당시 청렴성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H으로서의 평정 권한과 간부로서의 평정 권한은 그 권한의 정도와 책임 소재에 차이가 당연히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간부 인사에 관한 재량권은 일반 근로자에 비하여 폭넓게 인정될 수 있고, 원고는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 그 이후 정황, 참가인의 간부로서의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6)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참가인의 근무지가 M지사에서 L지사로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출퇴근시간은 26분에서 21분으로 오히려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직무수당이 월 48만 원에서 월 13만 5,000원으로 감액되기는 하였으나, 1994년 입사한 참가인의 경력과 직급(2급)에 따라 추단되는 참가인의 월급 수준에 비추어 볼 때 그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로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하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