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9. 15. 선고 2022구합8535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4. 4. 7. D 설립 및 지원 조례에 따라 설립되어 위 주소지에서 상시 42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E'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12. 12. 1. 원고의 전산업무 담당자로 입사하여 안전시설팀에서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업무 등을 담당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직원 인사관리에 활용하고자 매년 직원 간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원고는 2019년도 다면평가 조사용역을 주식회사 F(이하 'F'라고 한다)에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F는 위 용역계약에 따라 다면평가 온라인 링크개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후 2019. 12. 30.경부터 2020. 1. 3.경까지 원고 직원 78명의 이름, 소속, 평

가점수, 평가자의 서술평가가 기재된 다면평가 결과를'(인터넷주소 1 생략)_(개인별숫자 2자리)'에 게시하고, 직원들의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개인별로 부여된 인터넷 주소를 전송하여 자신의 다면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

참가인은 아래와 같이 2020. 1. 3. 원고 소속 직원들 51명의 다면평가결과(소속, 점수, 평가점수, 평가자의견 표시, 이하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라고 한다)를 무단으로 열람한 뒤 위 자료가 표시된 휴대전화 화면을 캡쳐하여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였고, 2020. 3. 9. 위 자료를 원고 소속 G 본부장에게 전달하였다는 이유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되었다. 참가인은 2021. 12. 1. 수원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 및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고(2020고단8828), 같은 법원에서 2023. 1. 11. 그 항소가 기각되어(2021노8875), 현재 상고심 계속 중에 있다(대법원 2023도108, 이하 통틀어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라.

원고 감사팀은 관련 형사사건의 1심 판결이 선고된 뒤인 2021. 12. 13. 원고의 감사팀은 참가인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 후 징계절차를 개시하였다. 원고 인사위원회에서는 참가인에 대하여 '① 정당한 권한 없는 자의 다면평가 결과 무단 열람 및 캡쳐, 전송 등(정보통신망법 위반)', '② 직무상 의무위반 및 타인의 업무권한 침범', '③ 다면평가 유출사건 관련자 자진신고 지시 위반'을 징계사유로 하여 해고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1. 12. 23. 참가인에게 이를 서면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하고, 위 해고의 근거가 된 각 징계사유를 그 순번에 따라 '제○징계사유'라고 한다). 참가인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재심 인사위원회는 2022. 1. 11.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마.

참가인은 2021. 6.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8. 9. 제2, 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그 징계양정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1. 9.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1. 19.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가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추지

2.

원고의 주장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될 뿐 아니라, 정보보안담당자인 참가인이 원고 소속 직원들의 다면평가자료를 임의로 유출한 행위는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도 과다하지 않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4.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을나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와 F는 2019. 12. 30.부터 2020. 1. 3.까지 2019년 다면평가 결과를 게시하되 직원들이 각각 자신의 다면평가 결과만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직원들은 각자가 전송받은 고유 인터넷 주소[(인터넷주소 1 생략)_(개인별숫자 2자리)]를 통하여서만 자신의 다면평가 결과만을 열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런데 인터넷 페이지가 암호화되어 있지 않고, 주소 마지막의 '개인별숫자 2자리'가 본부와 팀별 직원들의 순서대로 개인별 연번을 숫자 1부터 78까지 부여한 다음 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어, 'H', 'I'와 같이 주소에서 개인별 숫자 2자리를 다르게 입력하면 다른 직원의 다면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었다. 2017년, 2018년에는 이와 달리 끝부분이 개인별숫자 2자리가 아니라 무작위 7문자 암호화 방식((인터넷주소 2 생략) 등)이었다.

2)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직원들 사이에 다면평가 결과 열람과 관련하여 암호화 조치가 되어 있지 않아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G 문화사업본부장은 2020. 3. 9. 본부장급 회의에서 당시 참석한 본부장들을 향하여 "본부장들의 점수가 형편없다.", "평균 이하다.", "본부장들 점수를 다 보았다."라는 말을 하였다.

3)

원고는 2020. 3. 11.부터 2020. 3. 13.까지 다면평가결과와 관련된 특정감사를 실시하였다. 감사팀 직원 J, K은 G와 면담하여 다면평가결과의 유출 경위 및 최초 유출자를 질의하였다. G는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 일부를 감사팀에 제출하였으나 위 다면평가결과를 최초로 유출하여 본인에게 전달한 자가 누구인지에 대하여는 함구하였고, 원고는 감독기관인 경기도에 감사를 의뢰하였다.

5)

경기도는 2020. 4. 20. 원고 법인에게 다면평가결과 유출과 관련한 조사결과를 통보하면서, ① G에 대한 경징계 요구 및 최초 유출자와 G 본부장, F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수사요구를 하였다.

6)

원고는 2020. 5. 20.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수사의뢰를 하였고, 수사기관에서는 강제수사 등을 거쳐, 참가인이 최초 유출자가 참가인임을 확인하고 2021. 4. 14. 이를 원고에게 통보한 다음 참가인을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하였다.

나.

제1 징계사유

살피건대, 참가인은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뒤 위 자료가 표시된 휴대전화 화면을 캡쳐하여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였고, 2020. 3. 9. 위 자료를 원고 소속 G 본부장에게 전달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그 항소심까지 기각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다면평가자료 보안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관련 증거수집과 외부업체의 관련 증거 인멸을 염려하여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를 보관한 것이어서 이를 비위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인터넷 주소의 마지막 숫자를 변경하여 입력하는 방식으로 다른 직원의 다면평가결과 열람 페이지에 접속하여 해당 정보를 저장한 것을 두고 부정한 방법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는 없다. 또한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건의 경위 등을 고려하더라도 그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가인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 캡쳐본을 삭제하고 휴대폰을 바꾸기도 하였다.

3)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다.

제2 징계사유

1)

이 부분 징계사유는, 원고가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였음에도 직속 상사나 주관부서에 보고할 직무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접근권한 없이 위 다면평가 정보에 침입하여 이를 열람·유출하였다는 것이다.

2)

살피건대, 위 징계사유 중 '참가인이 접근권한 없이 위 다면평가 정보에 침입하여 이를 열람·유출하였다'는 부분은 제1 징계사유와 중복된다. 또한 다면평가의 주관부서는 경영지원팀이고, 문제된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가 게시된 공간은 외부 용역업체인 F의 전산망이다.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안전시설팀에서 전산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고,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 자체를 취급할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도 심문회의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갑 제2호증 제25면 참조).

따라서 원고가 제1 징계사유와 같이 취급권한이 없는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를 취득한 것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위 다면평가 정보의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별도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로서 징계사유를 추가로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라.

제3 징계사유

1)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2020. 5. 28. 내부 전산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경기도 감사결과 및 경찰 수사의뢰 등 다면평가 결과 유출 관련 진행경과를 알리고, '직원 여러분 중 본 사건을 목격하거나, 타의에 의해 열람하거나, 기타 본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저에게 제보해주시면 사건 해결 및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자진신고를 하는 직원은 사안에 따라 감경 또는 선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내용의 사장 지시사항 공지문을 게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원고는 위 내부 전산망 공지를 통하여 다면평가 결과를 유출한 자의 자진신고를 지시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은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게시물의 내용 자체를 보더라도 자진신고를 요청할 뿐 자진신고 의무를 지우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설령 자진신고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이는 그 특성상 대상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고 그에 따른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자기부죄금지원칙에 위배되거나 진술거부권 등 헌법상 권리침해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자진신고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 자진신고의 대상이 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양정에서 고려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러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자진신고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제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5.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2)

참가인에게 제1 징계사유만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위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 해고될 정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고,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참가인이 보안상의 허점을 이용하여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를 저장한 것은 맞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단 등을 이용하여 다면평가 프로그램의 보안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침입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위 다면평가 프로그램의 보안은 뒤에서 보듯이 전산업무를 수행하는 참가인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그 허점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였다.

나)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가 외부에 쉽게 노출된 근본적인 원인은 다면평가 접속 웹사이트의 주소를 원고 직원들의 순번에 따라 개인별숫자 2자리를 부여한 F의 안일한 보안관리방식 때문이고, 참가인 외에도 위와 같은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 접속방식을 파악하고 열람한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의 비위행위의 정상이 가볍지는 않지만, 보안방식을 종전과 달리 암호화 방식이 아닌 연속 숫자번호 방식으로 변경하여 특별한 노력 없이도 다수의 사람이 다른 사람의 다면평가 결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모든 책임을 오로지 참가인에게만 돌리기는 어렵다.

다)

참가인이 2020. 1. 3. 다면평가 결과를 무단으로 열람·캡처·저장한 후 2020. 3. 9. 누설할 때까지 약 2개월 동안 이 사건 다면평가 정보를 사적 이익을 위해 부정하게 이용하거나 하려고 한 흔적이 보이지는 않고, 위 정보를 다수에게 유포하지는 않았으며, G가 해당 정보의 제출을 요청하자 그에게만 전송하고 삭제하였다.

라)

참가인은 약 10년간 원고 회사에 근무하며 우수사원으로 1회의 포상을 받았고, 2019. 5. 22. 방화벽 차단 문제로 1회의 경고를 받은 외에 다른 징계내역은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