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7. 25. 선고 2022구합8586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5. 2. 22.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470명을 사용하여 기업 신용조사 및 평가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2007. 10. 1.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2. 4. 16.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연번에 따라 ‘제○항 또는 제○-○항 징계사유’라 하고, 상세한 내용은 별지1과 같다)로 참가인을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15. 제1-나항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라.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29. 이 사건 징계사유 가운데 제1-가항, 제2항, 제3-나항 및 제3-다항 중 출장명령부 허위기재 부분만 징계사유로 인정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부당하다고 보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규정

별지2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징계사유 존부 및 징계절차 적법 여부

1)

제1-나항 징계사유(개인 학위논문 작성 시 회사 정보 무단 유출)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21, 101, 104, 110, 130, 131호증, 을나 제8,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2020. 6. 1. 원고 대표이사가 참가인의 학위논문에 이용하도록 기술신용평가 데이터 제공을 승인(이하 ‘이 사건 제공승인’이라 한다)하기 전에 내부절차를 거치지 않고 데이터를 제공받았고, 이는 보안관리요령 제8조, 제9조, A 행동강령 제19조, 근무서약서 제3조를 위반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가)

원고의 IT서비스부 직원 E는 ‘2015. 10. 14., 2015. 11. 14., 2017. 2. 2. 참가인의 요청과 IT서비스부 부장 F의 구두 지시로 기술신용평가 데이터를 추출하여 제공하였다’, ‘너무 이례적인 상황이었고 데이터 추출을 위한 쿼리를 처음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 추출자료가 참가인의 개인논문에 활용될 것을 알았다면 절대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이 법원에 제출하였다. E가 당시 참가인에게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술신용평가 데이터 자료를 제공한 사실은 문서유출 내역 및 이메일 내역에서 확인된다.

나)

원고는 박사학위 논문을 2015년경부터 준비하였고, 이 사건 제공승인 전인 2020. 4. 20.경 작성된 참가인의 박사학위 논문 초안에는 원고가 발행한 기술신용평가보고서 64,837건의 현황이 제시되어 있다.

다)

원고는 기업 신용정보 조사 및 분석․평가를 수행하는 회사로서 기술신용평가 데이터는 원고가 보유한 핵심적인 정보이고, 원고는 보안관리요령 등 다수의 규정을 두어 비밀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아울러 참가인은 원고에 입사할 무렵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저장된 영업 관련 데이터 정보 등을 회사의 서면 동의 없이 유․무형의 어떠한 형태로든 외부에 반출하거나 누설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바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위와 같이 이례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요청하여 자신의 학위논문에 사용한 것은 원고의 보안 방침에 위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참가인은 2024. 12. 20.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하여 증거불충분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위 불기소처분은 참가인이 논문 게재를 목적으로 데이터를 반출한 것이므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일 뿐 데이터 반출에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였다고 본 것은 아니므로, 위 불기소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2)

제3-가항 징계사유(법인카드 개인용도 사용)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7 내지 40, 47 내지 74, 82 내지 98, 116 내지 128, 135호증, 을가 제6호증, 을나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부분 징계사유는 징계절차에 위반되거나 징계사유 기재 사실의 증명이 없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2022. 3. 3.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및 출석을 통보하면서 첨부한 징계사유서에는 제3-가항 징계사유에 관하여 ‘참가인이 2020. 3.경부터 7.경까지 인재경영부장 G이 관리하는 법인카드(이하 ’이 사건 법인카드‘라 한다)를 대여받아 사적으로 사용(지급결의서상 G이 사용한 것으로 허위기재), 법인카드 운용기준 제7조 위반’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2022. 3. 7. 원고에 ‘회사가 문제 삼는 업무추진비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공식적으로 전달해주면 충분히 소명하도록 하겠으니 내역을 정리해서 전달해 달라’라는 소명요청서를 보냈으나, 원고는 2022. 3. 8. ‘징계사유 관련 자료는 감사부에서 감사인 입회하에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고 회신하였을 뿐, 비위행위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법인카드 사용내역, 장소, 일시를 특정하여 제공하지 않았다. 원고가 2022. 4. 28.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면서 첨부한 징계이유서에도 ‘참가인이 2020. 3.경부터 7.경까지 인재경영부장이 관리하는 법인카드를 부적정하게 사용․수익하여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야기하였고, 설령 참가인이 대표이사의 지시로 위 법인카드를 제공받았다 하더라도 대표이사가 지시한 공무 외 다수의 사적 사용이 의심됨’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법인카드의 부정 사용 횟수, 금액, 내역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원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참가인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횟수(215회)와 금액(9,484,790원)을 정리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로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로부터 이 부분 징계사유의 구체적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받음으로써 해고사유 존부를 다툴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그 이후 인사위원회 등 징계절차에서 소명의 기회가 부여되는 등 절차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다)

원고가 주장하는 참가인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횟수와 금액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의 법인카드 운용기준에 의하면, 법인카드는 관리자가 보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관리자 외 직원에게 법인카드를 교부하여 사용하게 할 수 있고(제3조 제2항 제2호), 법인카드별 사용한도액 및 발급수량은 대표이사가 정하며(제4조 제2항), 사용제한업종에서의 사용(제5조)과 사적 사용(제7조 제1항)을 제한하는 외에 특정한 사용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보더라도, 업무추진비란 사업추진에 특별히 소요되는 접대비, 연회비, 기타 제경비 및 업무협의, 간담회 등 대외 유관기관 또는 거래처와 관련하여 소요되는 경비 등을 말한다(제2조)고 정하고 있을 뿐, 업무추진비의 사용 목적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 않다. 참가인은 당시 대표이사 H의 지시에 따라 대외업무에 사용할 목적으로 인재경영부장 G으로부터 법인카드를 교부받아 사용하였다고 주장한다. 위 각 규정 및 H, G의 각 진술 등을 종합하면, 관리자가 아닌 직원이 법인카드를 교부받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법인카드의 전체 사용액이 크고 사용 목적과 상대방이 분명하게 소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위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② 원고의 법인카드 운용기준에 의하면, 법인카드 사용 및 처리는 매출전표를 첨부하여 법인카드 무증빙시스템을 통해 처리하는데(제6조 제2항), 법인카드 관리자 본인이 직접 영수증 처리를 하되 불가피한 경우 타인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6조 제3항). 참가인이 사용한 이 사건 법인카드의 영수증 처리는 G이 담당하였고, G은 매달 한 번씩 일괄적으로 사용목적과 상대방을 불러주어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입력하도록 하였으며 이전 사용내역과 비슷한 내역이 있으면 사용목적 등을 그대로 쓰도록 하기도 한 점을 고려하면, G이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법인카드의 사용목적 등을 고지받아 부하 직원에게 그대로 전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 내부 시스템에 기재된 사용 상대방과 실제 사용 상대방이 불일치한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해당 금액을 사적으로 사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그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업무와는 무관한 개인적인 용도로 이 사건 법인카드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제3-다항 징계사유 중 출장비 허위 수령 부분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2, 43, 123 내지 1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부분 징계사유는 징계절차에 위반되거나 징계사유 기재 사실의 증명이 없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가)

원고가 2022. 3. 3.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및 출석을 통보하면서 첨부한 징계사유서에는 제3-다항 징계사유에 관하여 ‘출장명령부 허위 기재’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허위증빙으로 출장비를 수령한 행위에 관한 내용은 없다. 원고가 2022. 4. 28.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면서 첨부한 징계이유서에도 ‘출장명령부 허위 기재’만 징계사유로 기재되어 있고, 출장비 허위 수령에 관해서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출장비 허위 수령내역을 특정하여 소명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나)

이 부분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출장부 기재내역과 실제 출장 내역이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허위증빙으로 출장비를 수령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징계양정 당부

1)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2)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제1-나항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잘못이 있으나,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점에서 결론을 같이하여 위법하지 않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참가인의 직원상벌규정 별표 제4호 징계양정표에 의하면, 취업규칙을 비롯한 제규정, 서약사항 및 지시명령 위반의 경우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해고~정직’, 비위 정도가 심하거나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정직~감봉’,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견책’으로 정해져 있다.

또한,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되는 경우 그 양정을 가중하고(직원상벌규정 제13조 제2항 제1호), 징계대상자가 포상을 받았을 경우에는 포상의 등급을 고려하여 징계양정을 한 단계 감경할 수 있다(제13조 제3항, 별표 제1호).

나)

이 사건 징계사유 가운데 제1항, 제2항, 제3-나항 및 제3-다항 중 출장명령부 허위기재 부분이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원고가 가장 중요한 징계사유로 삼은 제3-가항 징계사유를 포함하여 나머지 징계사유들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

참가인은 자신의 학위논문에 수록할 목적으로 회사의 보유 자료를 전달받았고, 그 중 일부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의 승인이 있었다(제1항 징계사유). 참가인의 사내 전자우편 외부 유출은 참가인과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로 인해 원고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제2항 징계사유). 참가인이 다른 부의 업무추진비 예산을 전용하거나 출장명령부에 허위 기재한 절차적 잘못이 있으나, 이로 인하여 실제로 업무추진비가 쓰이지 말아야 할 곳에 쓰였다거나 원고가 출장명령 없이 근무지를 이탈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제3-나항 및 제3-다항 징계사유 중 출장명령부 허위기재 부분).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들의 비위 정도가 심하다고 볼 수 없다.

라)

참가인은 과거 징계전력이 없고, 대통령 및 I단체위원장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두 차례 표창을 받은 사실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