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30. 선고 2022구합8669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결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0. 9.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운영하는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이라 한다)의 생명환경과학대학 동물생명공학과에 임용기간을 2020. 9. 1.부터 2022. 8. 31.까지로 하여 강의전담교원인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나.

참가인은 2022. 6. 8. 교원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사한 결과 아래와 같은 이유로 재임용 부적격 결정을 하였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한 후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였다.

다.

이후 참가인은 2020. 6. 30. 원고에게 강의평가 점수 상위 60% 미달(74.59%)을 이유로 재임용 부적격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임용 거부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2. 7. 20. 피고에게 이 사건 재임용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2. 10. 12. 원고의 소청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마.

한편, 참가인의 구「교육중점교원 및 강의전담교원 임용규정」(2019. 12. 30. 제13차 개정 전의 것, 이하 ‘종전 임용규정’이라 한다)은 강의전담교원의 재임용 조건을 ‘강의평가 상위 8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9. 12. 30. 제13차 개정을 통하여 이 조건을 ‘강의평가 상위 70% 이상’으로 개정하였고, 2020. 8. 31. 제14차 개정을 통하여 다시 해당 조건을 ‘강의평가 상위 60% 이상’으로 개정하였다(이하 2020. 8. 31.자로 개정된 규정을 ‘이 사건 임용규정’이라 한다).

바.

이 사건 임용규정 중 이 사건에 적용되는 주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결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의 종전 임용규정 및 이 사건 임용규정은 모두 근로자인 강의전담교원의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따라서 종전 임용규정을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이 사건 임용규정으로 개정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참가인은 종전 임용규정을 이 사건 임용규정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필요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용규정은 무효이고, 이에 터잡은 이 사건 재임용 거부처분 또한 무효이다.

그런데도 원고의 소청심사청구를 기각한 이 사건 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설령 이 사건 임용규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재임용 거부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므로, 이 사건 결정 역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이 사건 임용규정은 강의평가 상위 60%에 해당하지 않는 강의전담교원을 재임용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는바, 이는 강의전담교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재임용 기준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교원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교육활동을 보장하려는 재임용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매우 부당한 규정이다.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와 같이 2020. 9. 1.자 신규 임용된 사람들에 대해서만 개정된 이 사건 임용규정을 적용하였으므로, 평가대상 교원 사이에 불평등․불공정한 기준을 적용한 것에도 해당한다.

나)

참가인이 강의평가에 사용한 설문지의 항목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추상적인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평가와 최종평가 사이에 연관성도 떨어져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것도 어려우므로, 이러한 강의평가를 기준으로 재임용 여부를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

다)

원고는 2020년 2학기에 유독 낮은 강의평가 점수를 받았는데, 위 학기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정상적인 대면 강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원고가 위 학기에 담당한 7개 과목 중 5개 과목이 실험․실습을 병행하는 과목이었고, 이러한 과목의 특성상 온라인으로만 진행해서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웠으며,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원고는 동물생명공학과 중에서도 ‘식품발효학’ 전공 강의전담교원으로 임용되었는데, 원고의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동물분자유전학 및 실험’, ‘생명정보학개론 및 실습’, ‘동물유전공학’의 3개 과목도 담당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2020년 2학기의 강의평가 점수를 그대로 재임용 기준으로 활용한 것은 부당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임용규정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준수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가)

이 사건 임용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용규정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취업규칙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용규정의 개정으로 불이익을 받는 교원들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교원들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재임용심사에는 이 사건 임용규정이 적용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관련 규정 및 그에 관한 법리

(가)

근로기준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한편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취업규칙의 작성․신고의무를 부과하면서, 아래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처럼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다수의 개별적 근로관계의 처리상 편의를 위하여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사항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고, 근로기준법이 종속적 노동관계의 현실에 입각하여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근로자의 입장을 보호․강화하여 그들의 기본적 생활을 보호․향상시키려는 목적의 일환으로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이다(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구체적으로,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되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근로기준법 제97조). 또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 또는 변경할 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어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되어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판결 참조). (2) 사립학교 교원의 재임용 관련 규정 및 그에 관한 법리

(가)

헌법 제31조 제4항의 대학의 자율은 헌법 제22조 제1항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의 확실한 보장수단으로서, 대학에 부여된 헌법상의 기본권이다.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라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그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특히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한다(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6헌바33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사립학교법은 임용권자인 학교법인에게 교원의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교원으로서의 적격성을 심사하여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자유재량행위에 속한다(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7069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8다58794, 58800, 5881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으로,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3조의2는 교원의 임용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그 제7항 전문에서 ‘교원인사위원회가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의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학칙에 따라 재임용 심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6조의2 제1항 제2호는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을 대학평의원회의 심의사항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재임용심의사유를 학칙이 정하는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대학교원으로서의 재임용 자격 내지 적격성의 유무가 임용권자의 자의가 아니라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과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에 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에 의하여 심의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교원에게 사전에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사후에는 재임용거부결정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할 수 있도록 재임용심사기준이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대학이 이러한 재임용심의사유에 관하여 위와 같은 요구에 부합되게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을 마련하는 것으로 그 규정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재임용심의사유의 규정형식은 학교법인의 자율적 선택에 맡겨져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두1835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 임용규정의 취업규칙 해당 여부

(가)

이 사건 임용규정은 이 사건 대학의 교육중점교원 및 강의전담교원의 임용 및 재임용에 관한 것으로, 교원의 임용권자가 그 재량권을 행사할 때 자의가 아니라 객관적인 사유에 의하여 심의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임용규정은 사립학교법에 따른 재임용 심사의 기준이 되는 ‘학칙’에 해당하고, 이는 취업규칙에 명시되는 근로조건과는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나)

또한 이 사건 임용규정은 교육중점교원 및 강의전담교원의 임용자격, 임용조건 및 기간, 재임용 심사 방법 및 기준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근로기준법 제93조에서 취업규칙에 포함하도록 정한 내용을 대부분 규정하고 있지 않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취업규칙과 명확히 구분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임용규정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임용규정을 제정․개정함에 있어 사립학교법 등에서 정한 절차 및 기준을 준수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제정 및 변경에 필요한 사항까지 준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

만일 이와 달리 이 사건 임용규정을 취업규칙으로 본다면, 그 변경 시동의 여부에 따라 기존 교원과 새로 임용되는 교원 사이에 재임용에 관하여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될 여지가 있게 되고, 오히려 재임용 기준이 불확실해지거나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사립학교법의 취지에 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나)

가정적 판단 - 이 사건 임용규정이 취업규칙이라면 원고가 그 적용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나아가 설령 이 사건 임용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이 변경된 후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그런데 원고는 종전 임용규정이 개정되어 2020. 8. 31. 이 사건 임용규정이 시행된 이후인 2020. 9. 1. 강의전담교원으로 신규 임용되었고, 임용계약서에서 명시적으로 이 사건 임용규정에 기재된 재임용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하였으므로[을가 제2호증 임용계약서 제4호 (마)목 참조], 원고에 재임용 심사에 있어서는 이 사건 임용규정이 적용된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0. 9. 1. 강의전담교원으로 신규 임용되기 전에도 이 사건 대학의 외래교수와 겸임교수로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용규정이 아닌 종전 임용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대학의 외래교수는 일반 대학의 시간강사와 유사한 지위를 가지고 있고, 겸임교수는 이 사건 대학 교원 이외의 직무에 종사하면서 교원의 업무를 겸직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강의전담교원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그런데 종전 임용규정이나 이 사건 임용규정은 이 사건 대학의 교육중점교원 및 강의전담교원에만 적용되는 것으로서 외래교수나 겸임교수에 대해서는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는 2020. 9. 1. 강의전담교원으로 신규 임용된 시점에서 비로소 이 사건 임용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었다고 할 것이고, 종전에 외래교수나 겸임교수로 근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종전 임용규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은 아니다.

다)

소결

결국 이 사건 임용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적용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2)

재임용 심사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

가)

관련규정 및 법리

구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은, 교원인사위원회가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해당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의함에 있어서는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에 따른 산학연협력에 관한 사항”에 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내용을 비롯한 대학교원 재임용의 법적 성격과 사립학교법이 규정한 대학 내 재임용 심의의 구조, 재임용거부결정에 대한 사후구제절차와 사법심사의 범위 등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 전문에서 재임용 심의 사유를 학칙이 정하는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대학교원으로서의 재임용 자격 내지 적격성의 유무가 임용권자의 자의가 아니라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과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에 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에 의하여 심의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교원에게 사전에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사후에는 재임용거부결정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할 수 있도록 재임용 심사기준이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두1835 판결,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두17403 판결 등 참조).

한편, 위 규정이 평가의 구체적인 방식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면서 이를 사립대학 학칙에 위임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임용권자는 재임용 여부 심의와 관련된 학칙과 구체적인 재임용 여부 심의기준을 마련함에 있어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7항이 위임한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구체적인 평가항목의 설정이나 배점, 평가방법 등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두6056 판결 참조).

사립대학 교원에 대한 재임용 거부의 객관적 사유, 즉 재임용 심사기준에 미달된다는 사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거나 그 사유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교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여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재임용 심사에 있어서 허용될 수 있는 정도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결과 합리적인 기준에 기초한 공정한 심사가 결여된 것으로 인정되어 그 사법상의 효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그 재임용 거부결정을 무효라고 볼 수 있을 것인데,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인한 재임용 거부결정의 무효 사유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두1341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내지 10,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재임용을 거부한 것이 재임용 심사에 있어서 허용될 수 있는 정도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을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자유재량행위에 속하므로, 참가인은 재임용 심사의 평가방법, 배점 등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을 보유하게 되고, 반면 원고는 참가인에게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정한 재임용 심사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인 이상, 참가인은 이 사건 대학의 교육의 질 향상, 경쟁력 제고, 학생들의 만족도 확보, 교원의 지위 보장 및 이를 통한 안정적인 교원 인력 확충 등 재임용 심사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재임용 심사 기준을 정할 재량권을 보유한다. 즉, 참가인은 재임용에 있어 완화된 심사기준을 도입하여 교원의 지위를 보장하고 교원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도 있고, 반면 재임용에 있어 엄격한 평가기준을 도입하여 교원으로서의 높은 능력과 자질을 요구하고 교원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도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재임용 심사 기준을 정함에 있어 반드시 일정 비율 이상의 교원을 재임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임용규정이 강의평가 상위 60% 이상인 강의전담교원만을 재임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용규정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2)

그렇다면 이 사건 임용규정에서 정한 재임용 심사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대학의 강의전담교원은 다른 전임교원과는 달리 전공 분야의 연구나 학생지도를 담당하지 않고 오로지 강의만을 전담하므로, 참가인이 강의전담교원의 재임용 심사에 있어 강의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인다. 강의평가는 수강생들의 설문조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그 구체적인 질문 항목(갑 제7호증의 2 참조)을 살펴보면, ‘강의 초기에 제시되었거나 보강된 강의계획에 따라 수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담당교수는 수업내용에 적합한 수업방법으로 학습흥미를 유발하였다’, ‘담당교수는 학생들과 충분한 상호작용을 하였다’, ‘과목 특성에 적합한 과제와 시험 방법이 활용되었으며, 평가는 공정하게 이루어졌다’, ‘담당교수는 강의시간을 잘 지켰으며, 휴강인 경우 사전고지와 보강을 했다’, ‘이 수업을 통해 강의분야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향상되었다’ 등 강의계획, 강의방법, 강의운영, 피드백, 평가, 학업성취도 등 다방면에서 강의를 평가하기 위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수강생들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매우 그렇다’부터 ‘전혀 아니다’까지 5단계로 답변을 하게 되며, 이러한 답변 점수를 합산하여 강의평가 점수를 부여하게 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강의평가 항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단순하다고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강의를 평가하기에 적정한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평가방법은 충분히 객관적․합리적이라고 보인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강의 중간평가 문항과 최종평가 문항 사이에 연관성이 떨어져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예측하기 어려워 강의평가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강의 중간평가는 학기 중간에 강의의 난이도, 진도, 담당교수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학생들의 개략적인 의견을 파악하여 담당교수에게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재임용 심사 기준으로 사용되는 강의 최종평가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므로, 강의 중간평가와 최종평가의 질문 항목이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참가인이 수강생들에게 제시한 강의 중간평가 항목(갑 제7호증의 1 참조)이 부적절하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대학의 강의평가는 재임용 심사의 기준이 될 수 있을 정도의 합리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일 따름이다.

(4)

또한 원고는 정년이 보장되는 교원, 원고보다 이전에 임용된 교원들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임용규정이 아닌 개정 전 임용규정이 적용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년이 보장된 교원은 재임용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재임용 관련 공정성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고, 원고보다 이전에 임용된 교원들에 대해서는 해당 임용계약 당시 시행되던 임용규정에 따른 재임용 심사 기준이 임용계약서에 명시되었으므로, 그러한 기준에 따라 재임용 심사를 진행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강의전담교원에 대해서는 2년의 임용기간이 적용되는바, 원고와 같은 날짜에 신규 임용되거나 재임용되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2022. 9. 1.자 기준 재임용 심사 대상이 되는 강의전담교원들에 대해서는 모두 이 사건 임용규정이 적용되므로, 이 사건 임용규정이 재임용 심사 대상 강의전담교원들에게 불평등․불공정하게 적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

(5)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와 작성한 임용계약서에 이 사건 임용규정에 따른 재임용 심사 기준이 적용됨을 명시하였으므로, 원고는 임용 당시부터 강의평가 상위 60% 이상이어야만 재임용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은 원고에게 사전에 재임용 심사방법에 대하여 충분히 알려주어 예측가능성을 제공하였다고 보인다.

(6)

2020년 2학기에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면 강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주로 온라인 강의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상황은 이 사건 대학의 교원들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었던 것인바, 원고가 실험․실습을 병행하여야 하는 과목을 담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다른 교원들에 비하여 부당하게 낮은 강의평가를 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이 개별 강의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임용규정에서 정한 바와 같이 수강생들의 강의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재임용 심사를 할 수밖에 없고, 이와 달리 실험․실습 병행 과목 담당교수들에게만 재임용 심사에 있어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거나, 강의평가 점수 산정에 있어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우대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7)

원고가 동물생명공학과 중 ‘식품발효학’ 전공 강의전담교수로 임용된 것은 사실이나, 원고는 ‘응용생물화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을가 제1호증 참조), 이 사건 대학의 외래교수로 재직하면서 ‘기초생명과학개론’, ‘생명공학개론‘ 등의 강의를 담당하기도 하였는바, 원고가 2020년 2학기에 유전학 전공 교수가 해임되는 등의 사정에 의하여 담당하게 된 ‘동물분자유전학 및 실험’, ‘생명정보학개론 및 실습’, ‘동물유전공학’ 과목이 원고의 전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별개의 분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과목을 담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강의평가가 합리성과 공정성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명희(재판장) 윤민수 권오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