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9. 21. 선고 2022구합8681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5. 8. 25. 설립되어 상시 약 45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자동차 종합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2. 12.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2. 1. 27. 퇴사하였다.

다.

참가인은, 원고가 2022. 1. 27. 참가인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구두로 2022. 2. 1.자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통보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22. 4.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2022. 6. 4. 원직복직에 갈음한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17.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D).

라.

원고는 2022. 7. 19.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7.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0. 13.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종료된 해고라고 봄이 타당한데,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부당해고이다.'라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2. 11. 16.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처음부터 '자동차 정비 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지도 못한 참가인을 고용할 이유가 없었지만, 원고 대표이사와 참가인 사이의 개인적인 친분을 감안하여 청구서 정리 등의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직원으로 채용하면서도 형식상 전무로 호칭하고 팀장 대우에 해당하는 많은 월급을 지급하였는데, 참가인은 자신의 권한을 넘어서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직원들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는 등 업무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에게 정당한 해고 사유가 존재하는데도 원고는 참가인이 계속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채 권고사직 처리만을 요청하였고, 원고가 참가인의 요청을 승낙함으로써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기로 하였던 것인데, 이후에도 참가인은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 마냥 약 일주일 동안 근무를 지속하다가 급기야 3개월분 급여의 지급 및 확인서의 작성 등 무리한 요구를 하였으며, 원고가 참가인의 성폭행 등 다른 추가적인 비위사실을 들어 위 요구를 거절하자, 참가인이 면담을 핑계로 대면서 원고 소속 직원인 E와 대화한 내용을 임의로 녹음한 다음 자진하여 퇴사한 것뿐이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한 것으로 판단하고, 나아가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에 비하여 많은 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던 사정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로 하여금 부당하게 과다한 금전보상금액을 지급하도록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원고에 입사하기 이전까지 원고 대표이사 F가 개인사업자로 경영하던 김포정비센터(G)에서 2011. 9. 1.부터 2016. 2. 29.까지 근무하면서 매월 4,000,000원 상당액을 급여로 지급받았고, 이후 마찬가지로 위 F가 개인사업자로 경영하던 H에서 2016. 3. 1.부터 2018. 2. 11.까지 근무하면서 매월 4,500,000원 상당액을 급여로 지급받았다.

2)

참가인은 2022. 1. 19. 원고 직원인 I와 사이에 보험회사에게 수리비 공임을 청구하기 위한 수리 전후 과정의 사진이 누락된 문제로 마찰이 있었고, 이와 관련하여 원고 대표이사는 2022. 1. 20. 총괄 이사 J, 총괄 매니저 E 및 상무, 부장, 각 부서 팀장 등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3)

원고 소속 이사 J, 팀장 E는 참가인과 2022. 1. 21.부터 2022. 1. 27.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면담을 진행하였는데, 그 중 E와 참가인이 2022. 1. 21. 및 2022. 1. 27. 각 대화한 내용의 주요 부분은 별지1 기재와 같다.

4)

원고는 2022. 2. 15.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면서, 상실일을 2022. 2. 1.로, 상실사유를 "[26]근로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해고, 권고사직"으로, 상세상실사유를 "해고"로 기재하였다.

5)

원고는 참가인 명의의 계좌에 퇴직상여, 퇴직급여, 연차수당 등 명목으로 아래와 같이 합계 29,018,671원을 이체하였다.

6)

한편, 원고는 참가인의 퇴직과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거나 혹은 참가인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사실은 없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7, 12호증, 을가 제4, 5호증, 을나 제7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해고가 존재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 또한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 종료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의 사직 의사표시 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따라 적법하게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 종료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2)

한편, 계약이 합의해지 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데, 이와 같은 합의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므로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그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지가 성립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304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성립되었다거나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자진 퇴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종료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 소속 매니저 E는 2022. 1. 21. 참가인과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보직 변경, 급여 삭감 등을 제안하였다가 이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권고사직으로 통보하는 것인지'를 묻자 E가 '그렇다'라고 답변하면서 근로관계의 종료 시기를 2022. 2.말경으로 해달라는 참가인의 요청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의 종료에 대한 잠정 합의는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더 나아가 참가인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에 E와 참가인이 서로 공감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실제로도 여러 차례 면담을 진행하여 임금의 추가지급 여부 및 그 금액, 실업급여의 수급, 확인서의 작성 등 근로계약을 종료하기 위한 조건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에 관한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주장과 달리 근로계약을 권고사직의 방식으로 합의해지 하는 것에 대하여 확정적이고 종국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의 주장과 달리 참가인이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동의하고도 그러한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거나 갑작스럽게 무리한 요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E가 2022. 1. 27.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2022. 1.말경을 기준으로 사직한 것으로 처리하겠다면서 같은 날 오전까지만 근무한 다음 퇴사하라고 통보하였던 데다가, 이전까지 근로계약을 종료하기 위한 조건에 관해 협의하거나 제안했던 사항들까지 전부 번복하였던 것이며, 나아가 E 스스로도 참가인을 '해고'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 또는 성폭행을 가한 사실을 촬영한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여 참가인으로 하여금 원고의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적 조치를 취하는 데에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할 만한 언행을 하기도 하였다.

(3)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배우자와 이혼한 상태에서 자녀들을 양육하면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는 것인데,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종료하기 위한 조건, 특히 추가로 지급받기로 한 임금 등에 관하여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황에서 선뜻 퇴직에 동의하였다거나 일방적으로 자진 퇴사하였다는 것은 사회일반의 상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4) 원고는, 참가인이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소지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이에 관해 거짓말을 하였다거나,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에 비하여 과다한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하기 이전에도 원고 대표자가 개인 사업자로 경영한 사업체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근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지급받은 임금의 액수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액과 별반 다르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정들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원인이 이 사건 해고인지, 아니면 사직이나 합의해지인지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5)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퇴직상여, 연말정산금(원천징수환급) 명목의 돈을 지급받거나 원고에게 퇴직금을 신속히 지급하여 달라고 독촉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금원은 근로관계가 합의해지로 종료된 경우는 물론이고, 일방적 해고로 종료된 경우에도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만을 들어 참가인이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을뿐더러 참가인이 선행행위와 모순된 주장을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6)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사직 내지 합의해지로 종료된 것이라면 원고로서도 참가인으로부터 사직서를 징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면서 그 사유를 '해고'로 기재하기까지 하였는바, 이는 원고 스스로도 참가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2)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함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면으로 통보한 사실이 없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그 사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하다.

3)

금전보상액이 적법하게 산정되었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노동위원회 규칙 제65조 제2항은 "보상금액의 산정기간은 해고일로부터 당해사건의 판정일까지로 한다"고 규정한다. 위 규정의 취지는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원직복직하는 경우와 달리 사용자와 신뢰관계 훼손으로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에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근로자가 새로 취업하기까지의 장래의 수입상실에 대한 보상, 부당해고로 인한 고통 등에 대한 위자의 의미까지 포함하여 근로관계정산에 대한 대가로서 청산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방식을 다양화하여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노동위원회는 위 보상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개별사안에 따라 적절한 청산금을 결정할 수 있는 상당한 재량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과다한 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던 데다가 사업장에서 불화를 일으켜 업무 분위기를 저해한 귀책사유가 있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퇴직상여 등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을 지급한 점까지 고려하면, 초심판정이 지나치게 많은 금전보상액을 인정한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금전보상액은 위 법령 및 중앙노동위원회 금전보상위원회의 '금전보상액 산정기준에 관한 권고'(을가 제3호증)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위 기준 자체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산정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②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에 비하여 과다한 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 ③ 참가인에 대한 수사결과 통지서(을나 제5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관해서도 상당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이는 점, ④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미 지급한 금원은 해고예고수당 내지 퇴직금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해고일 이후 노동위원회 판정일 이전까지의 임금 상당액에 소정의 위로금 등을 고려하여 정한 이 사건 금전보상액과는 법적 성질을 달리하므로, 금전보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금전보상액의 산정에 있어서 초심판정이 재량을 일탈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