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23. 선고 2022구합8942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70년 설립되어 2014. 5. 2. D 자회사로 편입되었고, 상시 약 2,2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4. 3. 2. 원고에 입사하여 합성동지점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2. 2. 16.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특수주거침입죄, 특수협박죄로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4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아 2022. 2. 2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2021고단1264호, 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 이 사건 형사판결의 범죄사실의 요지(이하 '이 사건 면직사유'라 한다)는 아래와 같다.

다.

원고 인사부장은 2022. 6. 3. 참가인에게 이 사건 면직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자연면직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2. 6. 17.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10. '이 사건 면직사유가 인정되고, 절차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G).

마.

참가인은 2022. 9. 8.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9.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8. '이 사건 형사판결을 당연퇴직 사유로 삼아 원고 인사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 제39조 제2호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통보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의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

취업규칙으로서 규범력이 인정되는 이 사건 인사규정은 제39조 제2호 본문에서 '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도 포함된다. 참가인은 원고의 업무와 무관한 이 사건 면직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형사판결로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의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

2)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 존재

금융기관 종사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점, 원고는 지역특화은행으로서 지역사회에서의 평판이 매우 중요한 점,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면직사유와 관련하여 형사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을 알릴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파괴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통보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나.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의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한다(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01527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에 당연면직 사유로 규정된'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의 의미는 그 규정의 취지 및 체계, 취업규칙의 다른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는 이 사건 인사규정의 다른 당연면직 사유와 달리 그 성질상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할 수 없는 경우(제39조 제1호, 제3호, 제4호, 제10호)나 근로제공 의사가 없는 경우(제39조 제5호 내지 제9호)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는 '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라고 하더라도 '교통사고로서 집행유예처분을 받은 자'는 당연면직 되지 않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도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예외를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 사건 인사규정 제12조 제1호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3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즉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을 채용결격자로 규정하고 있는 점과의 균형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의 '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았을 때'로 한정하여 해석할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의 형을 받았을 때'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의 취지 참조).

이와 관련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대법원 1999. 9. 3. 선고 98두18848 판결 등을 원용하며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의 '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았을 때'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집행유예의 형을 받은 사람을 채용결격자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의 업무와 무관한 이 사건 면직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형사판결로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의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등에서 당연퇴직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써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이는 당연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이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 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참가인이 이 사건 형사판결로써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은 것이 이 사건 인사규정상의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이를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를 한 것은 성질상 해고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통보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갑 제11,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윤리경영규정실천지침 제39조 제4항 제2호가 '직원이 형사소송으로 제소를 당한 경우나 수사가 착수된 경우 제소내용 및 향후대책 등을 문서로 작성하여 준법감시부로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참가인이 2021. 12. 14.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윤리준수서약서에 첨부되어 있는 윤리점검표에는 '형사소송으로 제소 당한 경우 준법감시부로 보고하여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이 사건 면직사유와 관련하여 2021. 11. 29. 공소가 제기되어 2021. 12. 7.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을나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형사판결을 선고받음으로 인해 원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원고의 업무와 무관한 이 사건 면직사유를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당연면직을 통보하는 것은 원고의 인사지침(이하 '이 사건 인사지침'이라 한다)이 규정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에 대한 징계양정에 비추어 볼 때 형평에 어긋난다. 업무와 관련 없는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보다 업무와 관련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보다 더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규정 제39조 제2호, 이 사건 인사지침 제134조, 제144조, 제145조, 제151조에 의하면 업무와 관련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면직뿐만 아니라 정직, 감봉, 견책까지도 가능한 반면, 업무와 관련 없는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당연면직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바, 이러한 결론은 구체적 타당성이 현저하게 결여되어 부당하다.

(2)

이 사건 면직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참가인 어머니와 피해자 사이의 다툼으로 인해 화가 나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서 그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사생활의 영역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3)

달리 이 사건 면직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로 인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근로 제공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이전까지 원고에서 비교적 성실하게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형사판결을 선고받은 이후에도 원고 합성동 지점에서 계속 근무하며 원고에게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

(4)

이 사건 면직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로 인해 지역사회에서의 원고의 평판이 현저하게 저해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통보를 받게 된 것은 지역사회에 이 사건 면직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져서가 아니라, 참가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피해자가 원고에게 민원을 제기함에 따른 것일 뿐이다.

(5)

참가인은 원고에 재직하는 동안 원고로부터 4회의 노력상, 1회의 모범상을, 금융결제원장으로부터 1회의 표창을, 한국은행총재로부터 1회의 표창을 각 수상하는 등 다수의 공적이 있다.

(6)

참가인이 원고 윤리경영규정실천지침 제39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이 사건 면직사유와 관련하여 공소가 제기된 사실을 원고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을 참가인에게 불리하게 고려할 수는 없다. 이와 달리 보게 될 경우 참가인은 원고에게 자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사실상 진술을 강요받는 것이 되므로 진술거부권이 형해화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위험이 있다.

3)

소결론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