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3. 21. 선고 2022구합8980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10. 3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1. 17. 원고에 입사한 후 근로관계를 유지한 채 전출의 형태로, 2011. 10. 4.부터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에서 경제산업부 소속 기자로 근무하였다.

나.

D는 2021. 7. 28. 및 2021. 8. 2. 인사위원회를 거쳐 ‘참가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담당자에게 기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참가인의 가족들(어머니, 누나)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이의 수용보상금증액 소송과 부당이득금 소송(이하 ’이 사건 관련 소송‘이라 한다)에 관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한국토지주택공사 관련 보도를 하면서 회사에 이해충돌 상황에 관하여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2021. 8. 4. 참가인에 대하여 무기정직 처분(이하 ‘이 사건 무기정직’이라 한다)을 하였다. D가 참가인에게 통보한 인사위원회 결정사항 안내 중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참가인은 원고와 D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무기정직에 관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0. 20. ‘D도 이 사건 무기정직을 할 징계권한이 있고, 이 사건 무기정직은 징계사유가 존재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E), 중앙노동위원회도 2022. 1. 28. 같은 취지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F, ‘관련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참가인은 서울행정법원에 관련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3. 9. 7. ‘참가인이 이 사건 관련 소송에 관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에게 원고의 기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였던 사실 등이 충분히 인정되고, 참가인의 비위행위 정도에 비하여 이 사건 무기정직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22구합

58049), 서울고등법원은 2024. 9. 27. 참가인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23누60294), 2024. 10. 25.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재심판정 소송’이라 한다).

마.

원고와 D는 2021. 12.경 ‘① 참가인이 2020. 10.경 동료 기자인 G에게 참가인 가족들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이의 소송 건에 대한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한 행위, ② 참가인이 2020. 5.경 세 차례에 걸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용하는 전선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려고 시도한 행위’에 관하여 추가로 조사를 하였고, 2022. 2. 11. 참가인의 복직 판단을 위한 HR-session 회의를 개최한 후 ‘관계사 전출을 해제하고, 정직은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바.

원고는 2022. 3. 30. 참가인의 복직 및 해고 여부에 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단체협약 제36조 제12호, 취업규칙 제9조 제15호에서 정한 ‘무기정직 발령된 자가 6개월 내에 복직의 명령을 받지 못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2022. 3. 31.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기로 하였고, 2022. 3. 31. 이를 아래와 같이 통지하였다.

사.

참가인은 원고 및 D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7. 20. ‘이 사건 해고의 법적 성격은 직권면직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H).

아.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0. 31. ‘이 사건 해고의 법적 성격은 직권면직에 해당하고, 원고가 직권면직의 근거로 삼은 사유들은 참가인에 대한 무기정직 상태를 유지하여 참가인을 해고에 이르게 할 정도로 합리적인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 26호증, 을가 제1, 5 내지 8호증, 을나 제7 내지 9,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무기정직의 비위행위는 그 자체로도 해고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무기정직을 받은 이후로도 그 원인이 된 사유들을 전혀 해소하지 않았으며, 참가인의 추가적인 비위행위가 발견되는 등 원고로서는 참가인에게 복직을 명할 수 없었는바,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무기정직을 발령한 후 6개월 동안 복직을 명하지 않은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고, 원고가 단체협약 제36조 제12호, 취업규칙 제9조 제15호에 따라 참가인에게 직권면직을 한 것은 정당하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 ‘무기정직의 경우 정직기간이 6개월이 경과하여도 사유가 소멸되지 않을 때에는 자동면직된다’는 규정이 있다면, 이와 같은 무기정직에 이은 자동면직은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회사가 위와 같은 자동면직을 하기 위하여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여야 할 것이고, 일단 무기정직이 정당하게 이루어진 경우라도 그 후 6개월 동안에 피징계자에 대한 무기정직의 징계사유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거나 피징계자가 개전의 정을 보이는 등 회사에 복귀하여 원만한 업무수행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게 되었다는 등 무기정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하였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무기정직을 해제하지 아니한 채 자동면직을 하였다면, 이러한 자동면직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7. 8. 선고 97다7790 판결의 취지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고의 단체협약 제36조 제12호는 ‘무기정직 발령된 자가 6개월 이내에 복직의 명을 받지 못한 때’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9조 제15호는 ‘무기정직 발령된 자가 6개월 이내에 복직의 명령을 받지 못한 때’에는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2)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해고는 위 각 규정에 따른 것이고, 그 법적 성질은 직권면직으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를 갖추었다고 하려면, ① 이 사건 해고의 전제가 되는 이 사건 무기정직이 정당하여야 하고, ② 원고가 이 사건 무기정직 이후 6개월 이내에 참가인에게 복직명령을 하지 않은 데에도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3)

그런데 관련 재심판정 소송에서 원고의 이 사건 무기정직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무기정직은 D가 원고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한 징계로, 참가인은 원고의 단체협약 제36조 제12호 또는 취업규칙 제9조 제15호에서 말하는 “무기정직 발령된 자”에 해당한다(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무기정직을 한 주체가 아니어서 원고의 단체협약 제36조 제12호 또는 취업규칙 제9조 제15호를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원고가 이 사건 무기정직 이후 6개월 이내에 참가인에게 복직명령을 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는지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14, 17, 21, 23, 25호증, 을가 제4호증, 을나 제1, 3, 4, 15,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무기정직 이후 6개월 동안 참가인에게 복직명령을 하지 않은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다.

①

참가인은 자신의 기자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관련 소송에 관해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였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관련된 보도를 하면서 참가인의 가족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장기간 재판 중이라는 사실을 원고 측에 보고하지도 않았는바, 참가인의 행위는 언론인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위반한 심각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②

특히 위 비위행위가 기자 신분을 이용한 직무관련 비위행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로서는 이 사건 무기정직 후 참가인의 복직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참가인이 같은 비위행위를 반복할 위험이 존재하는지, 참가인에 의해 원고의 공정성이나 대외신인도가 추가로 훼손될 위험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참가인의 업무 수행가능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③

이를 위하여 원고와 D는 참가인의 복직심사를 위한 HR-session 회의 등을 진행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무기정직의 비위행위 외에도 참가인의 추가적인 비위행위(2020. 10.경 동료 기자인 G에게 참가인 가족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이의 소송 건에 대한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한 행위<각주1>, 2020. 5.경 세 차례에 걸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용하는 전선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려고 한 행위)를 확인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무기정직 후 자신의 비위행위에 관해 진술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I, J, K을 ‘참가인의 부정청탁을 받고도 이를 거절하거나 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이 사건 관련 소송에서 화해권고를 수용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에 6,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취지로 부정청탁 관련 신고를 하고, 위 I, J을 수사기관에 업무방해죄로 고소를 하였으나 수사기관은 I, J에게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처분 등을 하였으며(갑 제21호증, 을나 제15호증 참조), 참가인은 현재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자신을 모함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비위행위를 인정하지 못하고, 비위행위의 제보자 측에게 압력을 행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의 비위행위 재발을 방지하기 어렵다는 등의 판단 하에 참가인의 무기정직 상태를 유지하고, 참가인에 대한 복직명령을 하지 않았는데(을나 제9호증의 2 제3쪽),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고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참가인으로 하여금 원고에 복귀하여 업무수행을 하게 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결국 참가인은 이 사건 무기정직 후 6개월이 경과할 때까지 원고로부터 복직명령을 받지 못하여 원고의 단체협약 제36조 제12호 또는 취업규칙 제9조 제15호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하게 되었고,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책임 있는 사유로 말미암아 사회통념상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하면서 원고 소속 부서장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고 주장하나,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복직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다양한 고려 요소 중 하나로 원고 소속 부서장들의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인사권 행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