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4. 26. 원고에게 한 평균임금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 일부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2. 2. 16.부터 1989. 6. 30.까지 B탄광에서, 1989. 10. 1.부터 1991.
11. 30.까지 C 주식회사 D에서, 1991. 12. 28.부터 1992. 1. 8.까지 주식회사 E에서 채탄, 굴진 작업 등에 종사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위와 같은 업무로 인해 2021. 10. 21. ‘진폐’ 진단을 받았음을 이유로, 피고로부터 제11급의 장해등급을 인정받아 그 무렵부터 진폐보상연금을 수령하여 왔다.
그 후 원고는 원고의 경력에 따라 진폐보상연금의 기초인 평균임금이 상향 정정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2022. 4. 11. 피고에게 평균임금 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분 지급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2. 4. 26. 직업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 지침(2021. 6. 1.,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 따라 원고의 최종 근무지인 주식회사 E에서의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 고시 제2015-77호, 이하 ‘특례 고시’라 한다) 제5조 각호에 따른 임금을 아래와 같이 산정하여, 그 중 높은 금액인 24,331.61원을 진폐 진단일인 2021. 10. 21.까지 증액한 148,106.51원을 원고의 평균임금으로 정정하고, 소멸시효 내 보험급여 차액분 240,560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8. 2.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2022. 8. 10.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 역시 2023. 2. 17.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채탄부로 상당한 기간을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따라서 원고의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근속기간이 10일임을 이유로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인 동종근로자의 임금과 비교하여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원고의 경력을 고려할 때, 원고의 평균임금은 1992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 5~9년 경력의 남성 광원 근로자의 임금 수준에 비추어 29,075.34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근속연수만을 기준으로 평균임금 등을 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6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5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 규정(이하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이는 일정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질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때가 있는데,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 평균임금 대신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른 동종 직종 근로자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는 같은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해당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는 역시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례 고시 제5조는 “제1조부터 제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임금 수준 및 물가 사정에 관한 사항(제1호), 해당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기재된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국민연금법·국민건강보험법·고용보험법에 따라 신고된 보수월액·소득월액·월평균임금 등에 관한 사항(제2호),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해당 근로자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사항(제3호), 해당 사업장의 근로제공기간 중에 받은 금품에 대하여 본인 또는 그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 경우 사업주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한정한다) 등 증빙서류에 관한 사항(제4호), 고용노동부장관이 조사·발간하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 및 사업체노동력조사보고서 등 고용노동통계에 관한 사항(제5호)을 감안하여 적정하다고 결정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특례 고시 제5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특례 고시 제1조 내지 제4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평균임금을 결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특례 고시 제5조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최대한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금액과 비교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인 동종근로자의 평균임금을 토대로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원고의 통상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고는 이 사건 지침에서 특례 고시 제5조 제3호, 제5호에 따라 근로자의 1일 임금액을 산정할 경우 해당 근로자의 근속연수를 반영,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 지침 내용에 따른 적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지침은 직업병에 걸린 사람의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업무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피고 산하 보험급여관리부에서 입안하여 제정된 것으로서, 그 명칭, 발령 기관, 목적, 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지침이 대외적으로 국민, 법원을 기속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지침에 부합한다고 하여 곧바로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는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특히 앞서 본 법리를 고려할 때 원고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인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처분의 경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고는 9년 6개월가량을 광업에 종사하였던 사람이다. 그런데 원고의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이었음을 이유로 근속연수가 1년 미만인 동종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원고의 평균임금으로 본다면, 극단적인 경우 근속연수와 경력 모두 1년 미만인 근로자와 원고가 평균임금에 있어 동일한 취급을 받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리고 그것이 비합리적인 결론이라는 것은 경험칙이나 사회통념상 분명하다.
특례 고시 제5조 제5호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조사·발간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 등을 감안할 경우 원고의 경력과 유사한 남성 광원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계산에 따르면 그 평균임금은 29,075.34원으로 추정 된다. 그리고 앞서 본 근속연수 1년 미만의 동종근로자의 평균임금과 비교했을 때 위와 같이 산정한 평균임금이 원고의 당시 통상 생활임금을 현저히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로써 원고와 업종, 근속연수, 경력연수 등이 유사한 재해근로자로서 임금총액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한 사람보다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한 원고가 과도한 이득을 얻게 된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