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6. 1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6. 16.부터 원주시 B 노상에 있는 공영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이라 한다)에서 주차요금을 받는 주차관리원 업무를 하여 왔다.
원고는 2021. 12. 31. 위 업무 중 주차하려는 차량에 주차권을 발급하러 가다가 그 곳을 지나가던 다른 차량에 부딪히는 교통사고로 외상성 경막하 출혈, 외상성 거미막하 출혈의 부상을 입고 C병원에 후송되어 응급수술을 받았다.
원고는 2022. 4. 19. 위 부상에 대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2. 6. 15. 원고가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점, 사업주로부터 구체적·개별적 업무지시를 받지 않고 개인용무가 있으면 출퇴근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으며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비롯하여 특별히 휴무, 이석, 결근 등의 근태관리를 받지 않은 점, 사업주에게 납부하는 사납금을 초과하는 수입은 모두 원고에게 귀속되었고, 사납금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원고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던 점, 그 밖에 4대 사회보험이 가입되지 않았고 근로소득세도 납부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22. 10. 12. 기각결정을 받았고, 2022. 12. 15. 재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2023. 5. 10. 청구기각의 재결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 11,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일정한 시간에 이 사건 주차장으로 출퇴근을 하였고, 정해진 주차구역만에서 업무를 하였으며, 업무 중 이 사건 주차장의 요금수납 등에 관하여 총무였던 D과 수시로 통화하며 그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 할 것임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주시는 1년마다 입찰을 통해 이 사건 주차장의 위탁관리업자를 선정하여 왔고, 원고가 주차관리원으로 업무를 시작할 당시에는 E이 2021. 6. 8. 원주시와 위탁관리계약을 맺고 이 사건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위 위탁관리계약은, 위탁관리자가 이 사건 주차장을 직접 직영하여야 하고, 제3자에게 운영권을 양도할 수 없으며, 선임한 주차관리원에 대하여 감독과 업무 교육을 실시하고, 관리원들로 하여금 통일된 모자, 명찰 등을 착용토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원고는 2021. 6.경 이 사건 주차장의 또 다른 주차관리원이었던 D의 소개로 위 주차장에서 주차관리원 업무를 시작하였다. 원고는 처음에는 120만 원 가량의 보수를 받고 업무를 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이 사건 주차장에서 신용카드 또는 현금 등으로 주차요금을 받고 영수증 등 보관하였다가 일주일에 1회 가량 이를 D을 통하여 사업주에게 제출한 다음 그로부터 관리주차면수에 따른 사납금을 공제한 나머지 수입금을 정산받았다.
원고는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을 하였고, 주말에는 휴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주차장의 관리원 모자, 조끼를 착용하였고, 미리 지급받은 신용카드 단말기로만 요금을 수납하였으며, 자기의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대행하도록 할 수 없었다. 원고는 이 사건 주차장에서 대기를 하다가 주차하려는 차가 있으면 주차권을 발급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하였다. 원고는 미리 정해진 주차요금만을 받을 수 있었고 임의로 주차요금을 감면하거나 초과 요금을 지급받을 수는 없었다. 원고는 업무 도중 D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업무상 필요한 사항에 관한 의사연락을 하였다.
피고가 작성한 사업장 사실관계확인서(을 제7호증)에는 쉬는 날을 사업주에게 직접 보고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총무 D에게는 알려야 하였고, 쉬는 날에는 사납금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수입을 정산받으면서 이 사건 주차장의 위탁관리자로부터 부가가치세를 수취하거나 이를 납부하지는 않았다.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9호증, 을 제3, 10, 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원주시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 본문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처분의 경위와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주차장에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자기의 책임과 계산에 따라 주차요금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고, 정해진 시간에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주차하려는 차량이 있으면 그로부터 미리 정해진 주차요금을 받을 수만 있었을 뿐이며, 임의로 휴무일이나 업무시간을 변경할 수도 없었다. 결국 원고는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을 받았고, 원고가 사납금을 제외하고 정산받은 수입도 정해진 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고 얻은 대가 이외의 다른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없으며, 스스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를 두고 사업소득을 얻기 위한 영업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원고가 필요에 따라 출퇴근시간이나 업무일을 조정할 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러한 경우에도 원고는 총무 D에게는 적오도 이를 알려야 하였는데, 근로자도 필요에 따라 휴가 등이나 지각, 조퇴 등을 할 수 있음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업무가 근로제공의 성격을 갖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원고가 쉬는 날에는 사납금을 내지 않았음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휴무하는 날 수입을 얻지는 못할지언정 그로 인하여 손실까지 부담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는 근로제공의 실질에 더 부합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업무를 위하여 사용했던 장비와 착용했던 복장은 직접 마련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주차장 관리자로부터 지급받은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사업주로부터 제공받은 비품과 작업도구를 사용하여 정해진 시간에만 업무를 한 것에 해당한다.
원고는 업무하는 날에는 사납금을 부담하여야 하였으나(앞서 본 것처럼 휴무일에는 사납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야외에서 이 사건 주차장을 구역별로 관리하는 업무 특성상 사업주가 일일이 개별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는 대신 그 근로자에게 미리 정해진 사납금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성실한 근로를 하도록 유도하는 수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납금을 제외한 수입이 원고의 소득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였음이 부인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가 사업주나 동료와 문답한 내용, 확인서 등에는 수입이 사납금에 미달하는 경우 주차관리원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출퇴근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가 없으며, 업무를 함에 있어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가 제출한 동료의 녹취록 등에는, 주차관리원이 업무시간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고, 출퇴근시간을 변경할 수도 없다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위 피고의 위 문답내용이나 확인서의 기재만을 취신하고, 원고가 제출한 위 녹취록의 신빙성은 배척하여, 원고가 자유롭게 업무시간 등을 조절하면서 그에 관한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라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