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4. 4. 선고 2023구단648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위탁교육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서울 강남구 B, 2층에 본점(이하 ‘원고의 사업장’이라고 한다)을 두고 있다. 한편 C, D, E는 원고 소속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는 2020. 3. 11.부터 2020. 11. 10.까지 위 C, D, E에 대하여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피고에게 각 휴직 기간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을 반복 신청하여 아래와 같이 합계 28,177,900원을 지급받았다.

<1>

다.

그 후 피고는 ‘원고가 고용유지지원금을 부정 수급하였다.’는 제보를 받고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다음, ‘원고는 고용유지조치 기간 동안 그 대상자인 C, D, E가 근로하였음에도, 근로사실이 없다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여 합계 28,177,900원을 부정하게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고용보험법 제35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23. 6. 30. 고용노동부령 제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8조 등에 따라 2023. 4. 4. 원고에게 위 28,177,900원에 대한 반환명령, 56,355,800원의 추가 징수 처분 및 2023. 4. 4.부터 2024. 4. 3.까지 지원금 지급제한 처분(이하 열거된 순서대로 ‘이 사건 반환명령’, ‘이 사건 추가 징수 처분’,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이라 하고, 위 각 처분을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의 부존재

고용유지조치 대상자인 C, D, E는 유지조치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설령 근로 제공 사실이 있더라도 휴직 기간 중 절반 이상의 기간 동안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 특히 근로자 중 C은 급여를 받으며 휴직하고 있는 것이 미안하고 가족들도 걱정하고 있다며, 원고의 사업장에 나와 업무와 무관한 개인 공부를 하였을 뿐이다.

2)

이 사건 추가 징수 처분 및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 관련 재량권 일탈, 남용

설령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및 영업 제한으로 매출이 대폭 감소하는 등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겪었다. 또한 위 각 처분으로 인해 원고의 근로자들의 생계까지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위 각 처분은 그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원고 및 관련 근로자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현저하므로,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나.

판단

1)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을 제3, 4, 5, 11 내지 16,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이를 토대로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C, D, E는 고용유지조치기간 동안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원고는 거짓의 사실을 기재하여 고용지원금을 지급받은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그 처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가)

D, E는 피고가 실시한 조사에서 “원고의 대표이사는 처음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생각으로 서류만 작성하라고 하였다. 그 요구에 거절하면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알겠다고 하였다. 서류상 휴직기간은 2020. 3. 11.부터 2020. 10. 10.까지로 되어 있으나, 해당 기간 동안 모두 정상 출근하여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 같은 고용유지조치 대상자였던 C, E도 모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E의 경우 처음에는 원고 대표이사의 요구를 거절하였으나, 승낙할 때까지 설득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20. 9.경부터 2020. 11.경까지 두 달 정도 휴직을 권고 받았으나 동시에 정상적으로 근무를 하라고 하여 정상 출근하였다. 고용유지조치 대상자였던 C, D도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업무를 수행했었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D, E의 진술은, 그들에게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고, 그 각 진술에는 스스로에게 불리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상당히 신빙성이 높다.

나)

D, E의 교통카드 이용내역에 의하면, 위 각 근로자들은 고용유지기간 동안 마치 정상적으로 출퇴근한 것처럼 통상적인 출퇴근 시간대에 주거지와 원고의 사업장을 오간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C의 하이패스 사용내역, 후불 교통카드 등 이용 내역에 의하면, C 또한 자가용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고용유지기간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주거지와 원고의 사업장을 오간 것으로 확인된다.

다)

한편 C은 원고의 주장과 같이, ‘고용유지기간 동안 업무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고, 원고의 사업장에 출근한 사실은 있으나 대표이사와 주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개인적인 공부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고의 직원인 F 또한 같은 취지로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믿을 수가 없다.

(1)

이들의 진술은 앞서 살펴본 D, E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데, D, E의 진술은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고 교통카드 이용내역 등 객관적 자료와도 부합하고 있어 신빙성이 높은 반면, C 등의 진술은 그렇지 못하다.

(2)

C은 화성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의 대표이사와 대면하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주식 관련 대화, 개인 공부 등을 상당한 시간이나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원고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할 이유는 전혀 없다. C의 주거지와 원고의 사업장 사이의 거리를 고려할 때, 출퇴근이 강제되지 않았다면 C이 원고의 사업장을 방문할 이유는 없다고 봄이 경험칙에 훨씬 부합한다.

(3)

D은 조사 과정에서 피고에게 ‘원고의 대표이사가 담당 주무관과 통화하는 동안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C과 F의 진술은 원고 대표이사의 회유에 따라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라)

결정적으로, 원고 및 원고의 대표이사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 소속 공무원을 속여 고용유지지원금 명목의 돈을 편취함으로써 사기죄,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 고용보험법위반죄를 저질렀다.’는 범죄사실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3고단1842호로 공소제기 되었는데, 원고의 대표이사는 위 사건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였다. 그리고 그에 따라 2023. 6. 1. 원고의 대표이사는 징역 3월에 집행유예 1년, 원고는 벌금 300만 원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23. 6. 9. 확정되었다.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데(대법원 1983. 9. 13. 선고 81누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위 확정판결의 인정사실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마)

결국 위 D, E의 진술 내용과 그 신빙성, 이에 부합하는 교통카드 이용내역 등 객관적 자료, 관련 형사 사건의 판결 내용 등을 종합하면, C, D, E는 고용유지기간 동안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추가징수 처분 및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 관련 재량권 일탈, 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 제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추가 징수 처분과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1)

이 사건 지급제한 처분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 [별표 2]의 기준에, 이 사건 추가징수 처분은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78조 제1항 제2호의 기준에 각 부합한다. 그런데 위 각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 또한 위 각 기준은 부정수급한 지원금의 액수, 부정수급 전력의 유무나 부정수급 방법 등을 고려해 처분 수위에 차등을 둠으로써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간의 균형을 꾀하고 있으므로, 현저히 부당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2)

한편 고용보험에 필요한 재원은 보험료 외에 고용보험법에 따른 징수금·적립금·기금운용 수익금과 그 밖의 수입으로 조성되고(고용보험법 제78조 제2항), 이와 같이 마련된 고용보험기금에 의해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사업의 지원이 이루어지며(고용보험법 제80조 제1항 제1호), 이로써 종국적으로 고용보험법 제1조에서 선언하고 있는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 등의 직업능력의 개발과 향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 촉진’ 등 입법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므로, 고용보험제도의 근간을 위협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의 부정수급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고용보험기금이 보다 건실하게 운영되도록 할 공익상의 필요는 매우 크다.

(3)

그런데 원고의 경우 부정수급한 지원금의 합계가 28,177,900원으로 적지 않고, 부정수급 기간도 8개월가량으로 상당히 길다. 그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 본 D의 진술에 의할 때 원고의 대표이사 등은 처음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수급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거부하는 근로자를 설득할 정도로 부정수급에 적극적이었으며, 그것이 누군가의 제보로 탄로 나자 근로자로 하여금 거짓 진술할 것을 종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 및 그 대표이사가 한 행위는 위법의 정도가 중하다.

(4)

즉, 이 사건 추가 징수 처분 및 이 사건 각 지급제한 처분은 위와 같은 정도의 위법을 저지른 원고에게 불이익을 가함과 동시에 고용촉진 지원 제도를 악용하려는 장래의 위법행위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에서 행해진 것이므로, 이로써 원고가 받게 될 불이익과 비교형량할 때 위 각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